Taming the Villainess RAW - Chapter (325)
EP.326) 셋 그리고 둘 마침내 하나 # 6
326 – 셋 그리고 둘 마침내 하나 # 6
미르나는 길이라는 것을 믿었다.
삶에는 똑바르고 올바른 길이 있어서. 그곳을 따라가면 분명 인간으로서 누구보다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어려서부터 믿어왔다.
정도(定道).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미르나의 길은 곧고 올바른 길과는 거리가 멀었다.
구불구불하고 좁은 길. 똑바로 걸어왔던 것만 같았던 발자취는 뒤돌아봤을 때 갈팡질팡해온 곳들이 너무 많아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다.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었을 뿐인데….’
자신의 삶에서 그런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일도. 가문도. 자신의 미래를 정하는 결혼과 사랑도.
평범한 사랑 같은 건 불가능하겠지.
걸어왔던 길처럼 삐뚤빼뚤한 미르나의 마음과 삶에 사랑이란 어디까지나 도구이자 반환점에 불과했을 거다. 그래야만 했다.
하지만 어딘가 혼자만의 사색과 어둠에 잔뜩 잠겨 있는 남자의 모습, 그 눈동자를 보았을 때. 미르나는 이미 자신이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랑으로 인해 자신이 더욱 이기적인 질투심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도.
“솔직히 말씀해보세요. 미르나 님은, 가슴 안에 담아둔 것들을 종종 털어둘 필요가 있어요. 제가 오직 미르나 님만을 사랑했으면 좋겠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미르나의 안에는 언젠가부터 구멍이 있었다.
인내심을 가장해 모든 것을 삼키는 구멍. 얕은 감정과 슬픔 그리고 힘든 것들을 모조리 던져버리고 닫아두면 그만인 구멍.
하지만 그럴수록 구멍은 점점 커져서, 이내 미르나는 자신과 구멍의 경계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남자의 푸른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니. 그 안에서 미르나는 그만 자신의 안에 깊숙이 뚫린 구멍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래요. 사실, 엘가도 스텔라도, 여왕도 다 싫어요. 나르미도 싫고. 그냥 전부 저 혼자만의 것이었으면 좋겠어요. 태오 경이 다른 여자들한테 웃어주는 것도 싫고. 손을 잡는 것도 싫고….”
“또?”
“이런 구질구질한 감정에 휘둘리는 제 자신이 제일 싫어요. 나는, 그냥, 그냥 남들처럼. 남들이 꿈꾸는 것만큼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인데….”
구멍 안에 가득 밀어 넣었던 것들이 눈을 타고 흐른다. 뜨겁고 축축한 것이 끝도 없이 밀려 올라온다. 세상이 끝나가는 기분. 미르나의 안에 있던 것들이 깨지고 부서진다.
삶이 망가진 기분이었다.
아니, 삶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망가져 있던 걸지도. 단순히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잘했어요.”
그때 남자는 부드러운 손바닥으로 미르나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어딘가 자애로우면서도, 동시에 정상은 아닌 것 같았다.
미르나는 깨달았다.
─아아.
이 남자도 어딘가 부서져 있는 거야.
몸에 큰 구멍이 있어서.
미르나 한 명으로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만큼, 큰 구멍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을 원하는 걸 거야.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 건지도 모르고.
그저 눈에 보이는 것을 다 갖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처럼.
그때서야 미르나는 남자의 본질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남자가 결코 자신에게만 얽매일 남자가 아니라는 걸.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무리 혼자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말이다. 이 남자의 사랑은 그야말로 태양처럼 모두에게 공평하게 내리 쬐는 것이겠지.
“…막아줘요.”
“…….”
“…내 구멍을 태오 경, 당신으로 막아 줘. 다시 열리지 않을 만큼, 다시는 아무것도 새어나오지 않을 만큼….”
이윽고 남자가 들어왔다.
숨이 순식간에 가빠지고 몸은 참을 수 없어서 활처럼 구부러진다.
* * *
약과 알콜 그리고 긴 여운에 잠겨 있었던 나르미가 정신을 차린 것은 난생 처음 듣는 소리가 귀를 간지럽혔기 때문이었다.
“━좀─. ━더━─.”
무척 야릇하면서도 동시에 배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여성의 교성.
천천히 몸을 들어 올리자 하얀 살결들이 서로 한데 어우러져서 뒤섞이는 게 보였다.
약 기운 때문인지 마치 하나의 몸에서 여러 개의 팔 다리가 돋아난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로 밀착된 몸.
“아으, 아응, 더, 더 깊게에…. 더 깊게 막아 줘어, 하으, 당신 것으로…. 더, 좀 더 강하게…”
“으윽, 그렇게 조이면….”
놀라운 것은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잔뜩 얼굴을 붉힌 상태로, 눈도 입술도 풀려 신음하고 있지만. 분명 저것은 자신의 얼굴이다.
아니.
정확하게는 언니인 미르나겠지.
하지만 그 도도하고 냉혹할 정도로 금욕적이었던 언니 미르나 드레이코가 남자의 아래에 짓눌린 채 음탕한 탕녀처럼 스스로 애원하기까지 한다니.
믿겨지지가 않는 광경에 나르미는 자신이 꿈이라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찰팍, 찰팍. 찰팍.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흔들리는 가슴과 헐떡이는 숨결. 난생 처음 느껴보는 온갖 야릇한 냄새들까지….
‘…정말 꿈인가?’
평소에도 종종 그랬지만.
나르미에게는 이 모든 것의 현실감이 느껴질 않을 때가 있었다. 눈을 감으면 모든 것이 사라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
지금도 그랬다.
“세게, 더, 더 세게 넣어 줘어…, 하아, 하아으, 아앙, 으으, 또, 또 와아, 또 느끼고 있어….”
“미르나 님, 저도 이제 슬슬…. 자세를 바꾸도록….”
“…….”
알록달록한 유리창 너머로 보는 세상처럼 어딘가 초현실적이기까지 한 모습. 그 야릇하고 음란한 자태들은 어딘가 아름답기까지 하다.
쑤걱, 쑤걱.
남자의 아래 깔린 언니는 평소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이 활짝 다리를 벌린 채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평생 나고 자란 자신도 알지 못했던 언니의 모습에, 나르미의 복부는 어쩐지 뜨거워지기 시작한다.
“아으, 아, 어옷, 하으, 아윽, 아, 하앗…!”
“윽, 미르나 님, 너무 조이고 있어요. 조금만 긴장을 느슨하게….”
찌걱, 찌걱, 찌걱. 찌걱. 쑤걱.
젖은 소리가 끝도 없이 들린다.
남자의 몸에 솟아난 긴 것이 자신과 꼭 닮은 몸의 안쪽으로 들어갔다 사라지는 것의 반복.
단지 그것만으로 언니 미르나는 평소 엄격했던 얼굴도, 몸가짐도 잃은 채 한 마리 암컷처럼 떨어져버렸다.
“하아, 하아-.”
입을 벌려, 혀를 내밀고 키스를 요구하며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라니. 나르미가 알지 못하는 언니의 모습은 위화감이 넘쳐서, 어딘가 슬프고 질투심까지 솟구쳤다.
저렇게나 둘만의 세상에 몰입해서는….
‘…내가 여기 있는 걸 모르는 걸까? 마치 투명인간처럼 대하고.’
아니.
자신은 이곳에 실존하고 있다. 이 어딘가 야릇하고 냄새도, 피부에 달라붙는 땀의 열기와 끈적함도 현실이다.
그래서 유리창 너머로 나르미는 무심결에 손을 뻗었다.
“언니, 언니가 이런 표정을 다 할 줄 알고….”
일부러 짖궂게 말했다.
그에 방금까지 열락에 빠져 있었던 얼굴이 당혹감으로 물드는 게 보인다.
“뭣, 무, 무슨 나르미…!”
“이렇게 헐떡여서는, 아무리 봐도 처녀의 반응이 아니잖아. 한두 번 해 본 게 아닌 것 같아. 언니.”
“나르미, 보, 보지마. 보지맛…!”
버둥거리는 미르나의 손을 나르미가 머리 위로 붙잡아 올렸다.
좌우로 얼굴을 숨기기 위해 버둥거려보지만 남자와 연결되어 있는 상태로는 달아날 수도, 상황을 외면할 수도 없다.
그 붉게 물들어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자신과 똑같은 어딘가 불쌍하고 가련해서 자꾸만 괴롭혀지고 싶어진다.
이것은 일종의 자기애이자 자기파괴.
하지만, 언니를 괴롭히기 위해서 이런 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 그래서 나르미는 천천히 고개를 움직여서 남자에게 입을 맞추었다.
질투심 많은 언니는 이런 걸 못 견뎌 할 테니까.
“추릅, 츠릅. 하으.”
“나르미, 그, 그만, 이거 놔아…!”
하지만 단순히 언니를 놀리기 위해 했던 키스로 나르미의 몸에 다시 불이 붙고 말았다.
물론 나르미가 이상한 건 아니다.
어딘가 비밀 많아 보이는 남자의 얼굴, 그 눈동자와 눈을 마주치며 키스를 한다면 어떤 여자라도 이렇게 되고는 말겠지.
“태오야, 얼른 끝내고 나에게도 똑같은 거 해줘….”
여러 책에서 읽었던 지식을 떠올린다.
남자는 흥분이 극에 달해야 사정을 할 수 있다고 했었던가? 그래서 나르미는 남자를 흥분시키기 위해 손과 입을 움직였다.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거나, 가슴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리거나.
하지만 그가 가장 흥분하는 것은 바로 나르미가 미르나의 가슴에 팔이 닿거나 살결을 문지를 때였다.
“흐응, 태오, 너는 이런 걸 좋아하는 구나. 완전 변태네.”
“으, 자, 잠깐 나르미! 무엇을 하려고…!”
“언니는 좀, 조용히 해. 지금까지 혼자 차지했으면 이제 나눠줄 줄도 알아야지.”
“으읍-!”
근처에 보이는 속옷을 미르나의 입에 쑤셔 넣는다. 언니의 것인지 자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의 것이라도 어차피 똑같겠지.
“속박술.”
가볍게 인을 맺은 나르미.
평소의 언니라면 이렇게 몸을 구속하는 가벼운 술법에 당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마음도 몸도 활짝 열려있기 때문인지 쉽게 몸을 빼앗긴다.
그 결과 미르나는 두 팔을 활짝 펼친 채 침대에 고정되어버렸다.
“으읍-!”
“태오는 이런 걸 좋아하지?”
나르미의 손이 미르나의 가슴을 야릇하게 스쳤다. 타인의 몸을 만지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을 만지는 느낌. 그 기묘한 감각에 나르미 역시 머리끝까지 흥분이 차고 돈다.
마치.
따로 떨어져버린 자신들이 서로 교류하게 되는 기분….
그것은 미르나 역시 마찬가지였던 걸까?
“아으으, 으으윽.”
남자에게 쑤셔지면서 팔과 다리를 움찔거리는 미르나의 얼굴은 이미 치욕과 모욕의 감정을 지운 채 뜨거운 흥분과 열락에 잠겨 있다.
“태오의 기운, 내게도 좀 나눠 줘.”
나르미는 떨고 있는 가슴과 쇄골을 살짝 혓바닥으로 주욱 긁듯이 핥았다. 짭짤한 땀과 함께 야릇하고 그리운 맛이 느껴진다.
“이렇게라도, 다시 하나가 되는 거야. 언니.”
* * *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따뜻한 살결들 사이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대체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걸까? 내가 안고 있는 것이 나르미인지 미르나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을 만큼, 쾌락만을 탐했다.
질꺽. 꿀렁, 꿀렁.
물건을 빼내자 다리 사이에서 하얀 백탁 액이 멈출 수 없이 뿜어졌다.
“아, 안에 가득….”
몸이 움찔움찔 떨릴 때마다 야릇한 조수마저 뿜어지는 데, 덕분에 내 물건은 이미 여러 액체들로 범벅이다.
나는 비교적 상태가 멀쩡해 보이는 자매의 얼굴에 물건을 가까이 가져다대며 말했다.
“빨아서 깨끗하게 해주세요.”
평소라면 감히 하지도 못할 소리겠지.
약인지 알콜인지 그것도 아니면 분위기에 취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의 뒤섞이는 살 내음을 계속해서 맡고 있으니 내 안에서 자신감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크게 솟았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자매 역시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자매는 크게 턱을 벌린 채 혀를 내밀고, 내 물건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도 되는 것처럼 구석구석 핥는다.
“하아, 츠릅, 츠릅.”
물건을 깨끗이 빨던 여성이 나를 흘끔 올려다봤다. 그 도발적인 빨간 눈동자에 나는 다시금 흥분해서 그대로 여자를 엎드리게 한 후에 물건을 쑤셔 넣었다.
“그렇게 다리 잘 벌리고 있어야 해.”
벌써 열 번 가까이 사정을 거쳤음에도 전혀 단단함을 잃지 않은 내 물건. 벌써 몇 번의 절정에 달했음에도 내 물건을 끈덕지게 물어오는 질내.
“아윽, 아하, 아윽, 하으, 하으읏, 아응, 앙, 앙, 앙…! 아으, 구, 굵어어…. 보지이, 보지이 망가져어어….”
그 뜨거운 살결을 느끼며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지금 이 천박하게 신음하고 있는 여성은 나르미일까 미르나일까.
모르겠다.
이미 그녀들의 구분은 내게 있어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슬슬 나와 그녀들의 구분마저 없어진다.
말랑한 살결 사이에 얼굴을 묻어 마침내 나도 그녀들도.
셋에서 둘로.
둘에서 하나로.
아주 합쳐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거, 중독되고 말겠어.
이런 걸 알아버리면 평범한 것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그런 두려움을 느끼며 나의 의식은 깊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듯 점멸하고 만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 다시금 의식을 차렸을 때.
나는 누군가 나의 양 팔을 베고 누워서 숙덕거리고 있다는 걸 눈치 챌 수 있었다.
“…태오, 자는 걸까?”
“몰라. 묻지 마.”
“정말 굉장했어. 특히 언니는….”
“마, 말하지 말래도…! 아무튼, 이것으로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늘어났을 거야. 몸에 기운도 충만해지고. 너도 그렇지?”
“응….”
자매들끼리 대화하고 있는 것이구나. 일어나 대화에 끼어들까 싶다가, 곧 그건 별로 좋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나는 그대로 자는 척하기로 했다.
“신기해. 우리들이 이렇게 따로 떨어지다니. 이제, 내면에 귀를 기울여봐도. 다른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완전히 혼자가 된 거야.”
“밤이 되면 좀 쓸쓸하지. 가슴이 텅 빈 느낌도 들고.”
“완전 이해 돼. 나도 딱 그러거든.”
둘은 조잘조잘 떠들며 웃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사이가 좋다. 피가 이어진 형제란 이런 걸까. 어딘가 부럽기도 하다.
“둘이 붙어 있다가 떨어지니, 막상 기분 좋은 것만도 아니네. 어딘가 외로워서…. 평범한 사람들은 다 이런 걸까?”
“평범한 삶이라….”
그러던 내게 제법 신경 쓰이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는 내가 미워?”
“갑자기 왜.”
“내가 없었으면. 너는 평범하게, 예쁨을 받으며 살았겠지.”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너도 내가 없었으면 평범하게 살았을 거야.”
“만약, 만약에, 너나 나. 둘 중에 누군가 한 명이 사라져야 한다면 말이야. 언젠가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된다면…. 그때는….”
─내가 사라지도록 할게.
누군가 그리 말했다.
누구였을까.
누구라도 상관없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태오야, 일어나 있었어?”
“둘 중 하나가 사라진다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욕심쟁이라서. 하나라도 잃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내 여자들은 그저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기만 하면 돼.
그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느낀, 남자로서의 마지막 철칙이다.
그녀들이 나의 행복을 바라듯.
나 역시 그녀들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
그것으로 우리들의 대화는 잠깐 끝이 났다. 멋지게 한 마디 했는데 다들 침묵하니까 좀 부끄럽다. 하지만 내 몸을 파고드는 두 따스한 온기는 제법 기분 좋은 것이다.
그때 누군가가 문득 생각난 것처럼 입술을 연다.
“그래서 언니, 오늘 보니까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던데 말이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좀 설명해줬으면 좋겠어.”
“흣, 힉…!”
미르나는 거짓말을 너무 못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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