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0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00화(100/581)
-돌겠네. 레전더리 세트템을 이런 초반에 풀어? 그것도 성장형 아이템을?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세트 아이템은 동일 등급의 다른 아이템보다 윗줄로 취급된다.
개개의 능력은 동일 등급에 비해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세트 효과의 시너지는 모자란 능력을 보충하고도 남았으니까.
한마디로 레전더리 세트 아이템은 준 에픽급 효과를 낸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다.
-아니지. 아직 마도 병기가 총 몇 피스나 있는지 모르잖아. 다섯 부위 이상의 세트 효과도 있다면…… 신화 등급에 근접할 수도 있겠네.
어이가 없었다.
이 마도군주라는 직업은 도대체 얼마나 밸런스를 터뜨려 놔야 직성이 풀린단 말인가.
“부탁드리겠습니다! 에너지를 구해 주세요!”
염원하던 비원이 정말로 이뤄질 수 있다는 생각에 한껏 기대되는 것일까.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허리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구해 오겠습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그런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으음…… 대략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요.”
그녀가 그렇게 말한 직후 카르페의 눈앞으로 다시 퀘스트창이 갱신되었다.
띠링.
[마도 병기 제작을 위한 재료를 구하시오.] [원한이 서린 에너지 파편 150개] [원한이 서린 에너지 결정 30개] [원한이 서린 에너지 정수 1개]“……꽤 많네요.”
“죄, 죄송해요. 근처에서 자연 발생하는 에너지로는 얼마 모으지 못해서…….”
“아뇨. 충분히 구할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노가다 앞에는 장사 없는 법.
카르페는 초 장기전에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퀘스트를 완료하기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는 물어봐야 했다.
“저 정수라는 건…… 역시 보스 몬스터가 드랍하는 거죠?”
“네. 맞아요. 이 미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켄타우로스가 품고 있는 에너지랍니다.”
“딱 좋네.”
2차 전직, 묵향의 진화, 그리고 마도 병기의 제작까지.
전부 다 켄타우로스만 처치하면 완료되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그놈이 어디에서 배회하고 있는 지인데…… 어쩔 수 없죠. 직접 찾아볼 수밖에.”
“아! 그거라면 잠시만요!”
엘리스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 후 연구용 데스크로 달려가 서랍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저렇게만 보면 유령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여기 어디 있을 텐데…… 아! 찾았다.”
그녀는 서랍 속에서 돌돌 말린 양피지 같은 것을 꺼내서 카르페에게 건넸다.
“이 미궁의 지도예요. 켄타우로스가 자주 출몰하는 지역을 표시해 뒀어요.”
“……네?”
카르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지도를 받아들었다.
[엘리스의 수제 지도를 획득하셨습니다.] [지금부터 미니 맵에 해당 미궁의 지도가 표시됩니다.]-……되는 놈은 진짜 뭘 해도 되는구나. NPC 구해주기만 해도 레전더리 세트템이니 맵핵이니 막 퍼주네. 이게 정녕 게임이냐? 공정위에 고발해도 되겠다!
“와. 이거 엄청 절실했는데 감사합니다. 제가 꼭 구해다 드릴게요.”
“네. 그럼 믿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저는 여기서 제작에 필요한 밑 작업을 하고 있겠습니다.”
카르페와 일행은 엘리스를 연구실에 두고 밖으로 나왔다.
“와, 일이 이렇게 풀리네.”
-오냐. 세상 아주 혼자 살지? 너 혼자 다 해 처먹어라. 퉤. 되는 놈만 계속 잘 되는 더러운 세상.
“오늘따라 질투가 유독 추하시네.”
-레전더리 세트템…… 나도 딱 한 번밖에 못 껴 본 건데…….
천마가 자그맣게 꿍얼거리는 동안 카르페는 미니 맵을 확인했다.
현재 자신의 위치와 꼬불꼬불한 미궁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왔다.
“어디 보자. 이게 보스몹 출현 지역인가?”
미니 맵에는 황금색의 해골 표시가 곳곳에 박혀 있었다.
총 여덟 군데.
아마도 저 여덟 곳의 장소 중 한 곳에 켄타우로스가 등장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카르페가 필드 보스를 탐색할 때 썼던 FB 레이더도 비슷한 구조였으니까.
“아오. 레이더가 필드 보스만 적용되는 게 아쉽네요. 던전 보스도 찾아주면 이런 고생 안 해도 되는 건데.”
-거기까지 가능하면 너무 사기지.
“어쩔 수 없죠. 가장 가까운 곳부터 싹 훑고 지나가는 수밖에.”
운이 좋으면 첫 번째 포인트에서 바로 보스와 조우할 지도 모르는 일!
“8분의 1이면 무조건 된다고 봐야지.”
-그래. 오늘도 어김없이 1일 1쌉소리 잘 들었다.
“그런데 마도 병기를 완성하고 나면…… 엘리스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녀는 스스로를 지박령이라고 말했다.
그녀를 옭아매던 미련이 완성하고 나면 그녀는 도대체 어떻게 될 것인가?
“그대로 성불하려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쓸쓸한 일이군요.”
“흐음. 그럼 이건 어떨까? 엘리스의 영혼을 세 번째 유물로 옮기는 거야.”
그녀는 카르페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뚜렷한 자아를 가진 영혼이었다.
그리고 그 실력 또한 마도왕이 인정할 정도라고 하니 그야말로 완벽한 인선…….
“아마도 무리겠지요.”
“……어째서?”
“엘리스는 공학적 지식은 뛰어난 반면, 전투 쪽으로는 재능이 전무한 수준입니다. 린드오르의 육체를 제대로 다룰 수 없을 것입니다.”
“아…….”
마도왕의 세 번째 유물은 ‘암군(暗軍)’이라는 이명이 붙을 만큼 저돌적인 장군이다.
그런 터프한 육체에 전투 재능이 없는 여성의 영혼은…… 확실히 문제가 있긴 했다.
“엘리스가 린드오르……? 마스터. 너무 안 어울려.”
“저도 미라쥬와 같은 의견입니다. 주군. 애초에 그 정도로 파장이 맞지 않으면 영혼이 제대로 정착하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클 테지요.”
“영혼이 있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구나. 호문쿨루스는 복잡하네.”
카르페는 그렇게 말하며 티나를 쳐다봤다.
티 한 점 없는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은빛 갑주의 기사.
‘광휘’라는 이름의 호문쿨루스이자…… 마도왕의 딸인 아크람의 공주였다.
마도왕은 어째서 그녀를 호문쿨루스로 만들었을까?
카르페는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어쩌면 떠올리기 싫은 아픈 상처를 후벼 파는 질문일 수도 있었…….
-그러고 보니 넌 어쩌다 공주님이면서 호문쿨루스가 된 거냐?
“……이걸 말하네.”
-뭐야? 갑자기 왜 그런 벌레 보는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봐?
“그냥요. 새삼스레 형이 세심함이랑 백만 광년쯤 떨어져 있는 인간이란 걸 느꼈달까?”
-???
“조금 긴 이야기입니다만.”
티나는 그렇게 운을 뗀 후에 말을 이어 갔다.
“위신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마도왕께서는 한 번 인류에게 배신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전쟁은 인간을 피폐하게 만드는 법이다.
불굴의 정신력을 가진 마도왕은 그것을 견뎌낼 수 있었지만 다른 인간들은 아니었다.
버티지 못한 인간이 아크람을 배신하고 배후령 쪽에 붙었고, 그 결과 전세는 급격하게 기울게 되었다.
“그때, 마도왕은 결심하셨지요. 나약한 정신의 인간이 아닌 절대적으로 자신의 명령을 따를 수 있는 병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마도왕의 일곱 호문쿨루스였다.
오직 마도왕의 명령만을 따르며 압도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적을 섬멸하는 전투 병기.
마도왕의 모든 정수가 담긴 최고의 걸작들이라 할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완전무결한 것은 아니었다.
“자아가 없는 인형이기에 배신당할 염려는 없었지만, 또한 자아가 없기에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단순한 명령은 무리 없이 수행했지만, 갑작스러운 변수에는 몹시 취약했던 것이다.
마도왕은 그 결과에 크게 실망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방법을 찾아 나섰고…… 이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절대로 배신하지 않을 영혼을 인형에 넣으면 된다고.
“그렇게 해서 선택된 영혼이 바로 제 영혼입니다. 당시 저는 불치의 병에 걸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더할 나위 없는 인선이었죠.”
카르페가 가진 영혼석의 설명에도 나와 있듯, 영혼의 이식은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진행이 가능했다.
티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마도왕의 제의를 수락했고, 그녀의 영혼은 절대복종 마법이 새겨진 채 새로운 육체에 깃들게 된 것이었다.
마도왕의 일곱 인형은 대부분이 그런 방식으로 탄생했다.
“…….”
-…….
생각보다 무거운 이야기에 두 남자는 서로 눈치를 봤다.
‘그러게 왜 그런 질문을 해서는…….’
-아니. 나도 이런 스토리일 줄은 몰랐지!
‘사과해. 얼른! 오체투지만이 답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두 사람의 걱정은 하등 의미가 없는 걱정이었다.
“제 모든 삶을 통틀어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만약 또다시 같은 선택지에 놓이게 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똑같은 길을 선택할 것입니다.”
그녀 자신의 선택이자 긍지였다.
티나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래? 대단하네. 티나는.”
“송구한 말씀이옵니다. 주군. 아, 도착했군요.”
일행은 어느새 첫 번째 해골이 표시된 위치까지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미친. 아니, 이게 진짜로?
“제가 말했죠? 8분의 1이면 무조건 당첨이라고.”
놀랍게도 첫 번째 포인트에서 켄타우로스와 조우할 수 있었다.
상반신은 사람이지만 하반신은 말의 형상을 한, 흔히들 ‘켄타우로스’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밉다…… 아크람…… 드렛슈! 너를 저주한다!”
띠링.
[이벤트 보스 ‘저주하는 망령 – 케이로나스’와 조우하셨습니다!]켄타우로스는 카르페를 인식하자마자 격렬한 분노를 토해내며 달려왔다.
“드으레에엣슈우! 감히! 죽어라!”
“아니, 마도왕 이 양반은 적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카르페는 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뒤로 훌쩍 물러났다.
방금까지 카르페가 있던 곳에 케이로나스의 창이 박혀 들었다.
창날에 강력한 독이 묻어 있는 모양인지, 바닥에 박히는 순간 연기가 피어오르며 악취를 풍겼다.
“너를 저주한다!”
띠링.
[케이로나스가 당신에게 ‘통곡의 저주’를 부여합니다.] [60초간 받는 데미지가 30% 증가합니다.] [케이로나스가 당신에게 ‘울분의 저주’를 부여합니다.] [60초간 이동 속도가 50% 감소합니다.]2차 전직 퀘스트의 마지막 시련인 만큼, 켄타우로스는 아주 강력했다.
엘더 스네이크의 상태 이상 능력과 백호의 육체 능력.
두 몬스터의 장점만을 한데 섞어 놓은 까다롭기 그지없는 몬스터였던 것이다.
만약 다른 이들이 봤다면, 뭐 이런 미친 몬스터를 만들어 놨냐고 욕을 퍼부었을 상황이었지만.
띠링.
[해금이 발동합니다.] [모든 상태 이상이 해제됩니다!]카르페에게는 상태 이상이 의미가 없었으며.
“죽어라!”
“싫은데?”
후웅.
카르페는 자신의 머리를 향해 찔러오는 창을 그리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백호급의 신체 능력 역시 카르페를 위협할 순 없었다.
“마지막이라고 해서 좀 기대했더니 다른 놈들이랑 별다를 것도 없네.”
그리고 결과 역시 그리 다르지 않았다.
딱 HP가 높았던 만큼의 시간이 더 걸렸을 뿐.
“원통하도다! 드렛슈! 너를 저주한다!”
쿠웅.
켄타우로스의 거대한 몸이 쓰러졌다.
[케이로나스를 처치하셨습니다.] [퇴치의 증표로 켄타우로스의 꼬리를 획득하셨습니다.] [2차 전직을 위한 모든 과업을 달성하셨습니다.] [원한이 서린 에너지 정수를 획득하셨습니다!]“후우. 드디어 끝났네.”
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마도 병기를 제작하기 위한 재료가 아직 남아 있었으니까.
그 후 카르페는 미궁의 몬스터를 끊임없이 잡아냈다.
잡고. 잡고. 또 잡고!
그렇게 3일의 시간이 지난 후.
[원한이 서린 에너지 결정을 획득하셨습니다.]“끄, 끝났다!”
기어코 모든 재료를 획득한 카르페는 엘리스에게 재료를 넘겼고.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보상으로 마도 병기 – 바실라스를 획득하셨습니다!] [바실라스가 당신을 주인으로 인정합니다. 2차 전직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셨습니다.] [신화 등급 클래스 ‘마도군주’에서 ‘마도패왕(魔道霸王)’으로의 전직을 완료하셨습니다.] [전직 퀘스트 동안 누적되어 있는 경험치가 일괄 적용됩니다.] [레벨 업!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레벨 업!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레벨 업…….] [레벨 업…….].
.
.
[55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중급 스킬팩이 주어집니다.]여정의 끝을 알리는 알림의 폭탄이 카르페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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