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0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04화(104/581)
띠링.
[마도왕의 세 번째 유물 (4)] [분류 : 직업 시나리오 퀘스트] [퀘스트 제한 : 마도왕의 의지를 잇는 자] [세 번째 유물 ‘암군의 린드오르’는 오직 라마르크의 왕만이 방문할 수 있는 비처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 라마르크 국왕은 당신에게 유물을 내어줄 생각이 없습니다. 간신에게 현혹된 우둔한 왕은 간신 외의 그 누구의 말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입니다.방법은 오직 하나뿐, 현 왕을 몰아내고 새로운 왕을 옹립해야만 합니다. 1왕자를 도와 혁명을 성공시키십시오.] [퀘스트 성공 시 : 세 번째 유물 획득, 라마르크 왕실의 특별 지위, 라마르크 왕국의 전폭적인 지원] [퀘스트 실패 시 : 세 번째 유물 획득 실패, 라마르크 왕국 소멸]
“……허?”
혁명? 스토리가 이렇게 이어진다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흐름이었기에 카르페는 자세히 퀘스트 알림을 읽어 나갔다.
‘쓰읍. 이런 퀘스트가 뜬 거 보면 그 국왕놈은 애초에 줄 생각이 없었구나.’
-그런가 보군. 거 참. 직업 퀘스트 주제에 시나리오 스케일 하고는…….
‘그러니까요. 아무리 신화 등급이라지만 나라 하나를 뒤집어엎으라는 건 좀 너무한 처사 아닌가?’
-뭐, 그나마 대륙 최약소국이라 다행이긴 하네. 결국 하긴 할 거잖아?
‘당연하죠. 애초에 시작도 안 했으면 모를까. 여기까지 왔는데 뺄 수 없지.’
카르페는 퀘스트를 읽어 나가다 의미심장한 문구를 발견했다.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하겠는데……. 실패 시 라마르크 왕국 소멸? 이게 무슨 말이에요? 원래 미래에 라마르크 왕국이 멸망해요?’
-아니. 내가 아는 미래에 그런 역사는 없어. 아마 마도왕 퀘스트와 연관돼서 뭔가가 터지는가 보군.
‘후우. 이거 책임이 막중하네.’
당연히 성공시킬 생각이었지만, 마음가짐을 한껏 다잡았다.
“나라의 못난 모습을 후예께 말씀드려야 하는 사실이 실로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로이슈텐 전 1왕자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여 왔다.
“제가 부덕한 탓입니다. 제 잘난 맛에 동생의 마음을 신경 쓰지 못했지요. 정말 착한 아이였는데…….”
열등감에 쌓인 2왕자를 등한시했다.
1왕자는 길리안과 똑같은 후회를 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로서는 속죄의 마음으로 동생에게 왕위를 양보할 생각이었습니다만…….”
문제는 재상 세르가일이었다.
세르가일은 국왕의 온갖 감언이설로 국왕의 눈을 흐린 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하며 백성들을 수탈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세율은 2배 가까이 올라 있었고, 세금을 내지 못하면 노동력으로라도 강제로 착취해 갔습니다. 백성들의 분노는 당연히 쌓여 갔습니다.”
그전의 왕이 명군까진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어진 임금이었기에 더욱 크게 와 닿았다.
카르페가 처음 라마르크에 도착했을 때, 주민들의 흉흉한 기세는 비단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뿐만 아니라 그런 이유도 있었던 것이다.
“더욱이 국방비는 점점 줄어들어서……. 1만이 넘던 국경수비대는 이제 절반도 남지 않았습니다.”
세르가일 재상은 그마저도 더 줄이려고 했으나 길리안이 그것만큼은 기를 쓰고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라마르크는 길리안트 제국과 국경을 맞닿은 나라. 이대로 가다간 필시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로이슈텐 왕자가 다시 고개를 숙여 왔다.
“국빈께 염치없는 부탁입니다만, 이 나라를 구하는 데 힘을 빌려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비록 미약한 힘이지만, 혁명의 불꽃에 작은 불씨가 되어 보겠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띠링.
-……혁명의 불씨 운운하는 거 안 부끄럽냐? 어차피 주목적은 유물이잖아? 혁명은 부차적인 거고.
‘어허. 분위기란 게 있는 겁니다. 분위기란 게. 유물 얻으면서 겸사겸사 좋은 일도 하면 좋은 거지, 뭘.’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재상이란 놈에게 한 방 먹이지 않으면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카르페는 그렇게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와 약간의 대의적인 이유로 혁명군에 합류했다.
“그럼. 현 상황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알려 드리겠습니다.”
촤악.
1왕자는 그렇게 말하며 지도를 펼쳤다.
그리고 지도에 표시된 왕성을 지휘봉으로 탁! 가리키며 말했다.
“이곳이 라마르크의 수도인 ‘라마르크’입니다. 그리고 이쪽.”
지휘봉이 라마르크의 남쪽에 있는 요새 같은 곳을 가리켰다.
“여기가 국경 요새 ‘알칸라트라’입니다. 그리고 여기가 저희 혁명군의 거점인……”
탁.
지휘봉이 요새 동쪽에 있는 도시를 가리켰다.
“푸썬입니다. 혁명군 대부분이 이 도시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지요.”
“혁명군의 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약 3만 명입니다. 라마르크의 모든 군대를 합친 수보다 배 이상 많은 숫자입니다.”
“백성들의 불만이 엄청났나 보네요.”
생각보다 수가 훨씬 더 많았다.
이 기세면 혹시 혁명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정규군에 비하면 혁명군은 오합지졸일 수밖에 없지만, 원래 혁명이란 게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수가 불어난다.
혁명에 호응하는 사람이 점점 붙다 보면 종국에는 10만 이상의 사람이 모일지도 몰랐다.
“그럼 이제 남은 건 진격뿐이겠군요.”
1왕자가 순서대로 가리킨 중요 포인트가 ‘ㄴ’의 형태였다.
한국의 지형으로 비유를 하자면.
라마르크의 수도가 서울.
국경 요새가 광주.
혁명군이 있는 푸썬이 부산 같은 느낌으로 위치해 있었다.
-딱 비슷하긴 하군. 물론, 실제 거리는 한국의 그것보다는 훨씬 가깝겠지만.
“흐음…….”
“저희 혁명군은 푸썬에서 출발하여 국경 요새를 통과한 후에 수도로 진격할 예정입니다.”
“네? 어째서요?”
카르페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푸썬에서 수도로 일직선으로 진격하면 되는데 왜 굳이 국경 요새를 들러야 하죠? 아, 혹시 국경 요새에서 혁명군이 추가로 합류하는……”
“아닙니다. 저희도 그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그쪽으로는 길이 없습니다.”
한국의 지형과 달리 라마르크 왕국에는 수도와 푸썬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산맥이 존재했다.
지형이 험난하고 몬스터가 즐비해서 닳고 닳은 모험가가 아니고서야 산맥을 가로지르는 행위는 목숨이 10개가 있어도 모자랐다.
평범한 백성이 주축인 혁명군으로서는 어림도 없다는 얘기였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로를 따라 산맥을 돌아서 국경 요새를 통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곳을 지키는 군대와의 전투는 피할 수 없겠죠.”
“……잠깐만요.”
국경 요새에서 전투? 혁명군과 라마르크의 국경 수호대가?
카르페가 설마 하는 심정으로 물었다.
“국경 요새를 지휘하는 분이 혹시?”
“……맞습니다. 대장군 길리안 공작님이십니다.”
대륙 11강 중 한 명이자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라마르크를 지켜온 수호신.
도패 길리안.
이번에는 그가 적이었다.
-이야. 축하한다. 네가 좋아하는 무적 보스 잡기 하게 생겼네.
“……그냥 산맥을 돌파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사실 그쪽도 고려하고 있긴 합니다만…….”
“…….”
아무래도 그 어떤 퀘스트보다 험난한 여정이 될 것 같았다.
* * *
카르페가 국가 규모의 퀘스트를 받은 그 순간.
다른 곳에서도 국가 규모의 퀘스트가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길리안트 제국.
라마르크 왕국과 국경을 맞닿은 대륙 4강국 중 하나인 기사들의 국가.
길리안트 제국과 라마르크 왕국의 국경선 인근을 통치하는 후이난 후작의 성에 한 명의 남자가 후작을 알현하고 있었다.
“그래. 그대들 신의 사자들이 나의 검이 되어 주겠다고?”
“그렇습니다. 후작 각하. 변방의 소국 따위에 각하께서 직접 움직이시는 것은 불필요한 일입니다. 믿고 맡겨 주신다면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내보이겠습니다.”
“흐음……. 그것도 좋겠지. 좋네. 자네들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해 낸다면, 내가 책임지고 폐하께 건의하여 그대들에게 작위를 내려 주도록 하지.”
‘됐다!’
고개를 숙인 남자, EU를 기반으로 하는 10대 길드 ‘은사자(Silver Lion)’의 길드 마스터인 에반스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후작이 고개를 끄덕인 그 순간, 그의 눈앞에 퀘스트가 발동되었다고 알림이 등장한 것이다.
‘국가급 퀘스트! 우리 길드가 세계 최초야!’
심장이 고장 난 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그만큼 이번 일에 들인 수고와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방증이었다.
‘국가급 퀘스트를 성공시키는 걸 중계한다면……. 우리 길드가 부동의 1위가 될 터.’
현재 은사자 길드는 10대 길드 중 다섯 번째, 딱 중간 정도의 힘과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써 마지막이 될 것이다.
10대 길드 중 1, 2위를 다투는 미국과 중국도 하지 못한 업적을 방금 자신이 달성했으니까.
에반스는 자신의 친동생이자 부길드 마스터에게 귓말을 넣었다.
-퀘스트 발동했다. 지금부터 전 길드원 하던 임무 멈추고 이쪽에 집중하게 지시 내려.
-어? 뭐야? 진짜로 성공했어? 농담 아니고 진짜로?
-그래. 동원할 수 있는 인력을 모조리 동원하고 자금도 끌어모아야 해. 아, 기습적으로 라이브 생중계 때릴 거니까 철저하게 입단속 시키고.
-크! 이게 진짜로 이뤄지는구나! 좋아. 나만 믿어. 철저하게 준비할 테니까.
-그래. 우리는 세계의 정점이 될 거다.
에반스가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있을 때, 후이난 후작이 입을 열었다.
“그래. 그대들에게 대규모 공격대를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도록 하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럼 물러가게나. 준비가 되면 또 연락하도록 함세.”
“네. 각하.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에반스가 조금 과하다 싶을 만큼 예의를 차리며 물러난 것을 후작은 고개를 살짝 까닥거리며 오연한 태도로 지켜보았다.
그리고 에반스가 완전히 사라지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역시. 이방인들은 재밌군.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욕심이 아주 많은 자들입니다.]후작의 그림자에서 성별을 알기 힘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 하지만 난 욕심 많은 자가 싫지 않네.”
후작은 테이블 위에 놓여진 호랑이 조각상을 집어 들었다.
에반스라는 이방인이 선물이랍시고 바친 유리 호랑이였다. 세밀한 조각 솜씨가 돋보이는 것이 아주 비싼 물건일 게 분명했다.
“임무를 주고 보상을 주면 어떤 궂은일이라도 마다하지 않지. 특히 그 보상이 직위라면 더더욱.”
설령 죽음이 뻔한 임무더라도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이 죽어도 되살아나는 불사자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주 유용한 일꾼들이야.”
현재 4대국 사이에는 함부로 군사를 동원할 수 없는 평화 협정이 체결되어 있는 상태였다.
[군사를 동원한다면 루인데리아 연방국이 정치적으로 간섭할 명분이 생깁니다.]“원래라면 그럴 테지. 허나 용병을 고용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네.”
그 평화 협정에 ‘이방인’들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번 일에는 아주 안성맞춤인 셈이었다.
비록 현재 그들은 아주 미약한 하룻강아지에 불과했지만.
“혹시 또 모를 일 아닌가? 무수히 많은 강아지들이 달려들어서 늙은 호랑이를 쓰러뜨릴지도.”
쨍그랑!
후이난 후작이 호랑이 조각상을 던져 버리자 유리 조각이 비산하며 바닥에 흩뿌려졌다.
“길리안 그 늙은 괴물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하군.”
[모든 것은 후작님의 뜻대로 진행될 것입니다.]라마르크 왕국에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 * *
카르페는 라마르크 왕성 근처 분수대에 앉아 있었다.
“미치겠네. 서빙제의 파편을 넘으니까, 이번에는 대륙 11강과 붙으라고? 뭔 퀘스트가 이따위예요? 난이도가 지랄 맞은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마도왕 퀘스트가 지랄 맞은 게 한두 번이냐? 이제 그러려니 해라.
“……싸우면 무조건 지겠죠?”
-정면 승부로는 턱도 없긴 하겠지. 그런데 걱정할 필요 있냐? 이번에도 무슨 이벤트가 발생해서 결국 할 만하게 되지 않을까?
“아닐 수도 있잖아요. 게다가…….”
솔직하게 말해서 길리안과는 싸우고 싶지 않았다.
그간 그에게 받은 호의를 생각한다면……. 적대하기 망설여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쯔쯔. NPC에게 감정 좀 주지 말라고 그토록 일렀건만.
“……못 하겠다는 게 아니라 조금 꺼려진다고요. 조금. 아주 조금.”
때문에 카르페는 현재 길리안의 설득에 나설 참이었다.
어떻게 혁명군 쪽에 가담해서 1왕자를 옹립할 생각이 없냐고 말이다.
-그게 가능했으면 드렉이나 다른 대신들이 진작에 했겠지. 딱 보면 사이즈 뜨잖냐. 그 늙은 괴물 딱 봐도 충성에 살고 충성에 죽을 타입이야.
“끄응……. 제 생각에도 그럴 것 같긴 한데. 에휴. 모르겠다.”
머리가 복잡했다.
그래. 이럴 때일수록 머리를 맑게 해 주는 의식이 필요했다.
카르페가 인벤토리에서 직사각형의 작은 물건을 꺼냈다.
[중급 스킬팩] [개봉 시 2성에서 8성 사이의 스킬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카드팩입니다.]*해당 아이템은 거래 불가 아이템입니다.
“흐흐.”
레벨 55를 달성하고 보상으로 받은 스킬팩이었다.
역시 효과 만점이었다. 카드팩을 바라만 봤을 뿐인데 입꼬리가 자동으로 승천하면서 머리가 맑아지는 것이 아닌가!
“역시 복잡할 땐 뽑기야!”
-……머리가 맑아진 게 아니라 도박 중독으로 뇌가 맛 간 거 아닐까?
“그래. 여기서 대륙 11강 잡을 만한 스킬 뽑으면 만사 해결!”
-……확실히 맛이 갔군.
“갑니다!”
카르페는 진중한 표정으로 분수대의 물을 한번 바라본 후(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풍수지리 효과) 스킬팩을 뜯었다.
촤악!
허공으로 떠오른 다섯 장의 카드들.
카르페의 손짓에는 거침이 없었다.
“이거다!”
왼쪽에서 두 번째!
카르페가 그 카드를 터치한 그 순간이었다.
빰빠밤!
“……어?”
-……이런 미친?!
기묘한 효과음과 함께 뿌려지는 무지갯빛 이펙트!
바로 8성의 증거였다.
“크아아아아!!!”
-아니, 이 똥겜아! 깜빡이도 없이 갑자기 이게 뭔 개짓거리야!!!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