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33)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33화(133/581)
천마 TV가 업로드됐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전환되었다.
-한동안 영상 업로드 없어서 채널 접은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었네.
-제일 최근 영상이 바람 동굴에서 KD 썰어 먹던 거였지?
-난 벌써 수십 번 돌려봤다. 이번엔 또 어떤 사이다 영상을 가져왔을까?
초보자 마을의 원피단. 그리고 바람 동굴의 KD 길드.
이미 라세에서 악명을 떨치던 두 적폐 세력이 천마의 손에 끝장난 바가 있었고 그런 악의 집단에 맞서 싸우는 히어로물 장르는 시대를 불문하고 꾸준히 인기가 있는 법이었다.
다른 채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들.
더는 평범한 영상으로 만족할 수 없게 돼 버린 라세의 고인물들에게 천마 TV의 영상들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그런 영상에 매료된 유저들이 꾸준히 찾아와 영상을 재생했고 채널에 처음 업로드되었던 ‘원피단 사냥’ 영상 조회 수는 누적 5천만 뷰를 달성!
모든 사람들이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새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 채널이 되어 버린 것이다.
-천마가 지금쯤이면 2차 전직 완료했으려나?
-아니지. 천마는 딱 봐도 사기 배후령에 사기 직업 뽑은 놈인데, 그런 경우일수록 2차 전직 난이도가 헬인 게 라세 상식임. 아마 아직 2차 전직 퀘스트 진행 중일 것.
-그럼 이번 영상은 2차 전직 퀘스트 영상인가? 이것도 나름 기대되네.
-드디어 천마의 직업이 공개되나?
하루에도 몇 시간씩 영상을 찾아보는 채널 라세의 망령들이 천마 TV 채널을 방문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신박한 영상으로 즐거움을 줄 것인가? 정말로 2차 전직 영상인가?
많은 이들이 그런 마음으로 새로 업로드된 ‘NEW!’ 영상을 클릭했고.
-……엥?
-이게 왜 여기서 나와?
거기에는 다른 이들이 조금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 담겨 있었다.
바로, 은사자 길드의 전쟁 영상이었다.
-뭐야? 국가급 퀘스트 영상? 이거 떡밥 다 식은 지가 언젠데 이제 와서?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네. 물론, 뒷북인 것과 별개로 은사자놈들 몰락하는 건 꿀잼이 맞다.
-그런데 천마가 왜 이걸 지금 올리지? 설마 이제 인지도 좀 쌓았다고 대충 이슈 영상 퍼 날라서 조회 수 챙기려고?
-그런 싸이버렉카충 같은 짓을 하다니. 천마 놈. 실망이 크다.
-어차피 좀 있으면 은사자가 저작권 신고 때려서 영상 내려가겠네. 간만에 영상 올라와서 허겁지겁 왔더니 이게 뭐냐?
이미 수십 번은 본 영상이 또 올라왔다는 사실에 대부분의 유저가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초심을 잃었다느니 돈맛을 봤다느니 하는 악플이 영상에 막 달리기 시작하던 그 순간.
-어? 잠깐만, 이거 뭔가 이상한데.
-그러게. 인터넷에 떠도는 거랑 구도가 다른 거 같은데…….
몇몇 눈치 빠른 사람들은 영상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은사자가 라이브로 진행했던 방송과는 ‘시점’이 달랐던 것이다.
은사자 영상을 통해 봤던 것과 다른 1인칭 모드.
영상의 주인공은 은사자의 후방에서 그야말로 학살극을 펼치고 있었다!
-어어? 이거 설마……?
-설마, 아니겠지?
은사자의 국가 퀘스트 영상은 라세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다 본 그런 영상이다.
때문에 후방에서 은사자 길드원을 상대로 무쌍을 찍는 저 유저가 누구인지는 이미 너무나 유명했다.
10대 길드의 선두. The Sun 길드의 부길드 마스터.
랭킹 6위의 플레이어 얼음 여왕 케이트.
라세의 랭커 중 ‘유일’하게 9성 스킬 영구동토를 익혔다고 알려진 플레이어였다.
쩌저적!
-나왔다! 영구동토!
-역시 케이트다. 다시 봐도 시원시원하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하냐? 영상 시점이 1인칭이잖아!
당연한 말이지만 1인칭 시점의 영상은 플레이어 본인이 아니고서야 촬영이 불가능하다.
즉, 영상의 주인공은 케이트 본인이라는 소리가 된다.
-……그게 말이 돼? 케이트의 영상이 왜 천마 TV로 업로드되는 건데?
-그러게. 말이 안 되는데.
-어? 설마?! 천마 TV가 사실 The Sun 길드의 새끼 채널이었던 게…….
라세 유저들에게 ‘영구동토=케이트’라는 공식이 너무나 뿌리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사람들은 설마 영상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도 않고 있었다.
배후령을 1성으로 뽑고 랭커로 도약한다는 건 그만큼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내 하나의 댓글이 올라오면서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다.
-안녕하세요. The Sun 길드의 케이트입니다. 저와 관련된 영상이 업로드되었다고 들어서 황급히 달려왔습니다. 드디어 제 누명을 벗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네요. 은사자를 방해한 건 제가 아니라고 이미 몇 차례 입장을 밝혔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플레이 로그를 공개할 수 없었기에 그런 의심도 어쩔 수 없다 생각했지만……(중략)……오늘까지 계속 저에게 책임을 요구했던 은사자 길드 분들은 진실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누명에서 벗어나게 해 준 천마 TV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메일로 개인 연락처를 보내오니 언제고 편하실 때 연락 주시길. The Sun 길드는 언제나 인재를 환영합니다.
-뭐야? 이거 찐이야?
-헐. 찐이네. 방금 아이디 검색해 보고 옴.
-와 씨. 그럼 케이트가 아니라 진짜 천마가 은사자한테 깽판 쳤다는 거네?
그 사실에 온 커뮤니티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히 어떤 유저가 ‘내가 그때 생방송에서 천마 맞다고 그랬잖아! 내가 옳았어! 옳았다고!’라는 게시글을 올리자 순식간에 베스트 게시물로 올라가 버릴 만큼 이슈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
-아니, 잠깐만. 근데 천마 본인일 리는 없잖아?
-그래. 랭커가 원킬 났는데. 50레벨은 죽어도 할 수 없는 일임.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뿐이네.
원피단을 잡고, KD를 파괴했던 천마는 이제 갓 루아나를 벗어난 50레벨의 중저렙 유저다.
그런 유저가 랭커를 일격사 시킨다? 버그가 아닌 이상에야 불가능한 일이다.
즉, 결론은 하나밖에 없었다.
-천마 TV는 최소 2인 이상의 플레이어로 이루어져 있다는 소리겠지.
-와, 도대체 뭐 하는 곳이지? 한 사람은 원피단 KD를 다 부수고, 한 사람은 은사자 길드에 싸움을 걸어?
-천마 TV는 그야말로 전설이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추측을 확신으로 바꿔 주는 결정적인 요소가 있었다.
이번에 업로드 된 영상의 마지막 부분.
지금까지의 천마 영상에는 없던 문구가 삽입되어 있었던 것이다.
영상의 주인공이 은사자의 랭커를 잡고 전장을 이탈하면서 영상은 검은색 화면으로 전환되었다.
그리고 그 검은색 화면 위로 떠오르는 짧은 단어들.
천마신교(天磨神敎)
우호법(右護法)
권마(拳魔)
그 세 단어를 마지막으로 영상은 끝이 났다.
-와…….
스무 글자도 되지 않은 짧은 단어의 나열이었지만, 사람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는 충분했다.
-천마 TV가 천마신교라는 길드를 창설했다는 뜻이지? 영상의 주인공은 그중에서 권마라는 사람이라는 거고.
-이제 보니 진짜 선전포고였네. 은사자 길드한테 10대 길드의 지위를 내 놓으라고 한 거잖아!
-와, 이게 다 설계였구나.
-미쳤다. 미쳤어! 천마신교 만세! 저 더러운 적폐놈들 전부 패주세요!
-천마 펀치! 천마 펀치!
-야, 근데 천마신교 컨셉 좀 유치하지 않냐? 솔직히 마지막 문구는 좀 오그라들었다.
-나두…….
커뮤니티는 새로운 대형 길드의 출현에 달아올랐다.
적폐라고 불리는 악들과 맞서 싸우는 정의감. 그리고 그 정의감을 뒷받침할만한 실력, 베일에 싸인 구성원까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아주 전부 때려 박은 듯한 그런 길드가 나타난 것이다.
-천마와 권마 전투 스타일이 비슷한 거 보면 아마 마권사를 전문으로 양성하는 히든 피스를 보유했다는 소리겠지?
-전투 교관도 따로 있을 듯. 부럽다. 나도 어떻게 가입할 방법 없으려나?
-10대 길드 새끼들 딱 긴장해라. 십만대산의 주인이 중원을 제패하러 나가신다!
라세 유저들이 실존하지도 않는 길드에 대해 저마다 소설을 써 내려가던 그 시각.
천마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탄식을 뱉었다.
-아, 맞다.
“응?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생각해 보니 우의정보다는 좌의정이 더 높잖아? 젠장, 우호법 말고 좌호법으로 할걸!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무슨 소리예요?”
-내 실수다. 좀 더 고증에 충실해야 했는데.
“주군. 어제 군사님께서는 ‘무협’이라는 책을 열심히 탐독하셨습니다. 아마 그 영향이 아닐까요?”
“어휴. 하여튼 소설 책 좀 줄이라니까. 제발 현실을 살아 주세요.”
-뭐, 어때? 재밌잖아. 그리고 나는 이제 라세가 현실이야!
그저 재미로 올린 컨셉질에 모든 유저들을 낚아 올리고 말았다.
* * *
그리고 다음 날.
-자, 일단 다른 자잘한 재료들은 둘째치고 핵심으로 구해야 할 재료들은 네 가지다.
첫 번째로 유니콘의 뿔.
로이어드가 가장 원하는 멋진 뿔을 제작하기 위한 재료로,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보스 몬스터 ‘유니콘’을 잡아야만 얻을 수 있는 재료였다.
-다행스럽게도 유니콘은 마도왕국 제노니아에서 찾을 수 있는 몬스터다.
환상종으로 분류되는 희귀 보스 몬스터였기에 꽁꽁 숨겨진 존재였으나 천마의 지식에는 유니콘을 만나는 방법 또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놈은 조금 많이 세다. 지금 네 전력으로 잡기에는…… 솔직히 필승을 장담하긴 힘들어. 쌍둥이 동상들보다 세거든.
“그래요? 흠. 그럼 일단 다른 재료부터 구하면서 겸사겸사 레벨링도 해야겠네요.”
-그래. 내 생각도 그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필요한 재료가 ‘페가수스의 날개’지.
이건 천마가 반드시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 날개 모양의 제트 엔진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였다.
“……어째 유니콘도 그렇고 페가수스도 그렇고 말 몬스터만 잡는 것 같네요.”
-우연이야 우연. 아무튼 이놈은 좀 더 뒤로 미뤄야 해. 지금 당장 잡으러 갈 만한 수준이긴 한데 거리가 멀어. 신성국가 세인트루할까지 가야 한다.
“흐음. 그럼 나머지 두 개는?”
-붉은 몸체를 구현하기 위한 적(赤)미스릴, 그리고 출력을 담당해 줄 마력 코어. 다행히 이 두 개는 전부 제노니아 안에 있어. 우리가 먼저 찾으러 갈 건 바로 마력 코어다.
“그리고 그것들 얻는 방법은 다 천마 형 머릿속에 있고?”
-당연한 걸 묻는군. 내가 처음 만날 때 말했었지? 넌 최고의 카드를 뽑은 거라고. 떠 먹여 줄 테니 입만 벌리고 있어라.
“천마신교 만세!”
의욕에 찬 카르페가 천마에게 재차 물었다.
“그럼 어디로 움직여야 하나요?”
-의욕에 찬 건 좋은데 그 전에 챙길 건마저 챙기고 가야지. 너 60렙 찍었잖아.
“60렙……? 아, 맞다! 선물!”
플레이어가 20레벨을 달성할 때마다 주어지는 배후령의 선물.
다만, 카르페는 배후령이 이레귤러였기에 배후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 없었다.
그 대신, 직업과 관련된 NPC로부터 선물을 받는 구조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디맨션 게이트 열어서 라마르크 왕성으로 이동해야겠네요. 거기서 후딱 챙길 거 챙기고…….”
그때였다.
카르페의 눈앞에 새로운 선물이 등장한 것은.
띠링.
[유희의 신 ‘케록’이 임시 사도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합니다.] [대장장이의 신 ‘아스텔’이 임시 사도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합니다.]“……엥?”
어떻게든 카르페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하는 두 흑우신들이 음머어~ 말을 걸어 왔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