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35)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35화(135/581)
[초급 스킬팩 (펫 전용)] [1성부터 7성 사이의 스킬 카드 중 한 장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 [펫 전용 스킬이 등장합니다.]2차 전직 이전의 유저가 5레벨마다 스킬팩을 보상으로 받는 것처럼, 권속 또한 마찬가지였다.
펫의 경우 10레벨마다 1개씩의 스킬팩을 보상으로 받았고, 마도왕의 인형들은 15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팩을 받았다.
즉, 묵향은 방금 전투로 이제 막 30레벨을 달성한 셈이었다.
“와, 진짜 경험치 너무하네. 제가 60레벨을 찍었는데 향이가 딱 반이라고?”
천마가 권속들 키우는 게 정말 힘든 게임이라고 누차 말했지만 이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렛슈류 인형술’ 스킬로 경험치 150% 뻥을 받고 있는데 이 정도면 다른 유저들은 그냥 펫 키우지 말라는 소리 아닌가.
-뭐, 네가 특이 케이스이긴 하지. 보통 유저라면 펫 한 마리도 겨우 구해서 키울까 말까인데 넌 지금 권속만 해도 넷이잖아. 당연히 경험치가 분산될 수밖에 없어.
“아니, 그러면 테이머나 네크로맨서는? 걔들도 다수의 권속을 부리잖아요. 그런 직업들은 전부 힘들게 육성해요?”
-그건 아냐. 그런 권속으로 전투하는 계열은 직업 특성상 경험치 보정이 들어가니까. 대신 본체가 아주 약하지. 3차 전직 마친 테이머여도 일대일로는 2차 전직 전투 직군 못 이긴다.
오죽하면 권속들이 본체고 플레이어는 그저 버프 셔틀일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런데 넌 아니잖아? 본체도 개사기인데 권속들도 개사기야. 거기다 권속 레벨 업 속도까지 더 빠르다? 어디서 무슨 소리 안 들리냐?
“……무슨 소리요?”
-퍼퍼퍼펑! 님 양심 터지는 소리요. 더불어 제 속 터지는 소리도 DLC로 들어보쉴?
“큼. 조금 양심이 없었나?”
-조금 같은 소리 하네. 지금 네 상태에서 권속 레벨까지 쭉쭉 위로 치고 나가면, 무슨 혼자서 10대 길드랑 맞짱이라도 뜨려고?
“5억 명이 하는데 그중 한 명쯤은 그럴 수도 있는 거잖아!”
-없어. 인마! 이게 무슨 프리 서버 게임이냐!
“뭐, 나중에 경험치 템 하나둘 쌓다 보면 좀 괜찮아지겠죠. 아무튼 징징거리는 건 여기까지 하구요.”
카르페는 묵향의 스킬팩을 집어 들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징징거리게 된 건 뽑기를 앞두고서 행한 신성한 의식의 일부였다.
이미 유구한 게임의 역사가 증명한바, 지르기 전에 징징거리는 행위는 대박 출현 확률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켜 줬으니까.
미신 따위가 아닌 철저한 과학적 통계를 통해 검증된 확고한 진실이었고 카르페는 과학을 신봉하는 자였다.
-…….
“후우. 스킬 뽑기는 꽤 오랜만이라 떨리는데.”
특히 펫 스킬팩은 지난 엘프 마을에서 묵향이 20레벨을 달성했을 때 이후로 처음이었다.
카르페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때가 최악이었죠.”
고생고생하면서 엘프 주민들의 퀘스트를 처리했고, 그 결과 묵향은 20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박의 염원을 담아 스킬팩을 오픈했었지만.
“아니, 지금 생각해봐도 어이가 없네. 어떻게 그렇게 뜨지?”
실로 놀랍게도 1 1 2 1 1이라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결과가 등장했던 것이다.
그때 뽑은 2성 스킬 카드 ‘디그(Dig)’는 아직도 카르페의 인벤토리에 잠들어 있었다.
-아, 기억난다. 기념비적인 첫 쪽박이었지. 그래. 사람이 어찌 성공만 하고 살겠어.
“으으. 이번에도 그럴 순 없어!”
카르페는 눈을 부릅뜨고 스킬팩을 노려봤다.
처음 뽑았을 때처럼 ‘6성 – 거대화’ 같은 진리 스킬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써먹을 수 있는 스킬이면…… 하고 바랄 뿐.
지난번의 실패를 떠 올리자 겸손해진 카르페는 조심스러운 손놀림으로 스킬팩을 뜯었고.
팟!
허공으로 5장의 카드가 솟구쳐 올랐다.
카르페는 염원을 담아 제일 왼쪽 카드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해 나갔다.
1성 – 돌 던지기
1성 – 낚시
2성 – 빨리 달리기
“으아악! 이 미친 게임이!”
그날의 악몽을 떠올린 카르페가 덜덜 떨었다.
이럴 순 없어.
눈을 질끈 감은 카르페가 네 번째 카드를 오픈하는 그 순간.
파앗!
환한 은빛 이펙트가 터져 나왔다.
-오! 6성이다!
“으아. 살았다.”
카르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3성, 4성이 나오다가 6성이 나오면 이렇게 식은땀 흘리지도 않았을 텐데, 이놈의 게임은 어찌 된 게 늘 1, 2성부터 깔린단 말인가.
[6성 스킬 – 비스트 브레스] [습득 제한 : 야수형, 용종형 권속] [입에서 ‘화’ 속성 브레스를 발사합니다. 대상의 방어력을 일부 무시합니다.] [스킬 레벨이 증가할수록 데미지와 방어 무시 비율이 증가합니다.]“어? 브레스?”
-괜찮은 게 나왔네. 6성 스킬 중에는 최상급이야. 어떻게 보면 거대화보다 더 좋지.
“그래요?”
-그래. 실질적 위력은 거의 7성급인데 습득 제한 때문에 6성 판정 먹은 놈이니까.
펫 전용 스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펫이 익힐 수는 없는 스킬.
다행히도 묵향은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향아. 잘됐네. 좋은 스킬이래.”
“뀨뀨뀻!”
“향. 대단합니다! 이건 정말 훌륭하군요!”
카르페가 비스트 브레스를 뽑았는데, 정작 당사자인 묵향보다도 티나가 더 좋아했다.
“기승 스킬에 랜스 차징. 거기에 더해 브레스라니. 전설 속 용기병이 부럽지 않은 상황이군요. 역시 향은 대단합니다.”
“뀨?”
“여기, 제가 모아 뒀던 도토리입니다. 부디 받아 주시길.”
“뀨웃!!”
카르페는 눈을 반짝이는 둘을 보며 피식 웃은 후, 마지막 카드를 확인했다.
“혹시라도 마지막에 7성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
1성 – 낮잠 자기
-응. 그런 거 없어.
“……뭐. 저도 별 기대 안 했습니다.”
마지막 장을 열어 본 카르페는 1초의 고민도 없이 비스트 브레스를 선택했다.
[축하합니다. 6성 스킬 카드 – 비스트 브레스를 획득하셨습니다.] [권속 ‘묵향’이 습득 조건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스킬 포인트 1을 투자하여 습득하시겠습니까?]“습득한다.”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스킬 카드는 녹아서 사라졌고, 묵향이 스킬을 습득했다는 알림이 떠올랐다.
“크으. 이래서 뽑기를 끊을 수가 없다니까. 본격적으로 재료를 모으기도 전에 시작부터 좋네요.”
-내가 생각해봤는데 넌 좀 덜 좋아도 될 것 같아.
“늘 그렇지만 오늘도 질투가 추하네요. 동생이 잘 뜨면 같이 기뻐해야지.”
-선만 안 넘으면 같이 기뻐해 줄 수 있는데 넌 늘 선을 넘잖아. 인마!
* * *
카르페는 인근 도시로 이동한 후, 워프를 이용했다.
목적지는 ‘카이로하 사막’. 사막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야 끝까지 전부 모래로 덮인 장소였다.
“여기에 재료 중 하나가 있다고요?”
-그래. 정확히는 여기가 아니라 이 밑이지. 지금 몇 시야?
“시간요? 어디 보자…… 5시 43분이네요.”
-그럼 조만간 알게 되겠군. 저 앞에 커다란 바위 보이냐? 저걸 기준으로 삼고 100m 정도 북쪽으로 이동해. 거기에 입구가 있으니까.
“흐음. 알겠습니다.”
천마 내비게이션에 따라 이동한 곳은 처음 도착했던 곳과 똑같은 모래사막이었다.
-좋아. 제대로 도착했다.
“여기 맞아요? 아무것도 없는데?”
-흐흐.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지. 이번 던전은 숨겨진 던전이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않아도 곧 입구가 드러날 거다.
그리고 천마의 말은 곧 현실이 되었다.
스스스스스.
카르페 바로 앞의 모래가 바닥으로 쑥 꺼지는 것이 아닌가.
소용돌이 형태로 모래가 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는 걸 보니 한 가지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개미지옥?”
-그래. 실제로도 사람들이 그렇게들 불러. 자, 여기가 제노니아의 2대 던전 중 하나인 ‘개미지옥 던전’이다.
마도왕국 제노니아에는 2대 던전이라 불리는 명물이 있었다.
첫 번째는 바로 ‘적색탑’.
레벨에 따른 페널티 없이 모든 유저가 각자의 인스턴스 던전을 즐길 수 있는 스테이지형 던전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가 이 개미지옥이지. 적색탑과 마찬가지로 이 던전도 레벨에 따른 페널티가 없는 곳이다.
하지만 적색탑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개미지옥은 인스턴스 던전이 아닌 모든 유저가 동일한 공간에서 만나는 ‘오픈형’ 던전이지.
“……레벨 제한이 없는데 오픈 던전이라고요?”
-그래. 게다가 적색탑만큼이나 깊고 히든 피스가 숨겨진 장소다. 이쯤 되면 이 밑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질지는 뻔히 짐작이 가지?
카르페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고레벨들이 서로 죽고 죽이는 무한 PK의 장소겠네요.”
-정답이다. 개미지옥은 라세에 존재하는 사냥터 중 막피가 가장 활성화된 곳이야.
히든 피스와 경험치가 넘쳐나는 사냥터인데 레벨 제한까지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어째, 바람 동굴 때랑 상황이 비슷하네요.”
-그래도 거기처럼 통제 길드가 있는 건 아냐. 안에서 살아남는 건 별개로 쳐도 누구라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지.
“어째서요? 이런 꿀 사냥터면 당연히 통제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건, 일단 너무 넓어.
개미지옥은 바람 동굴처럼 소규모 던전이 아닌 초대형 던전이었다.
선발대가 쉼 없이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 지하 몇 층이 끝인지는 짐작도 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상태였다.
-길드 한두 개가 커버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 아니지. 10대 길드쯤 돼야 통제가 먹힐걸?
“그 부분이 이상하네요. 그럼 형 말대로 10대 길드가 통제를 걸어야 하는 거 아닌가?”
끝을 짐작할 수 없는 광활한 던전. 넘치는 몬스터와 히든 피스들.
기득권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10대 길드들이 이걸 가만히 놔둔다고?
RPG 거대 길드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카르페로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게 재밌는 부분이지. 적색탑 때를 떠올려 봐. 거기 최선두에서 공략하고 있던 길드가 어디였냐?
“그야, 에덴이잖아요. 천검 있는 곳.”
-그래. 거기랑 마찬가지로 이 개미지옥도 최선두 공략팀이 있는 던전이야. 바로 The Sun 길드가 말이다.
“……아하.”
10대 길드 중 1위라고 평가받는 명실상부 라세 최강의 길드. 더 썬.
그들이 공략 중인 던전에 통제를 건다?
그건 더 썬과 한판 붙어보겠다는 소리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10대 길드들도 미치지 않는 이상 그런 위험을 감수할 리 만무했다.
-더 썬 놈들은 웃긴 게 개미지옥을 통제할 힘이 있으면서도 통제를 하지 않아. 10대 길드 중에서는 그나마 정상적인 놈들이거든.
게임은 게임으로써 즐겨야 한다.
더 썬의 길드 마스터 군터는 그런 사상을 가진 플레이어였고, ‘통제’라는 행위를 그 누구보다도 싫어하는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뭐야? 10대 길드는 죄다 적폐라고 하더니. 괜찮은 곳이었네?”
-그나마 괜찮다는 거지. 그나마. 뭐, 다른 놈들보다는 훨씬 괜찮다는 건 동의한다만.
“흐음. 아무튼 지금 엔진 코어로 쓸 재료가 이 개미지옥에 있다는 거죠?”
-그래. 그리고 하필이면 그 재료를 지금의 더 썬이 노리고 있는 시점이기도 해.
즉, 한마디로 말해서.
-더 썬과 붙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말이지.
“그거참. 재밌겠네요. 진짜로.”
카르페가 활짝 웃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