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4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40화(140/581)
이미 두 개체가 존재한다는 알림창.
그 두 명이 누구인지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더 썬 길드원들이겠네요.”
애초에 천마가 이 정보를 알고 있는 이유도 그들 때문이었으니까.
-그래. 그것도 아마 길드 마스터 놈이겠지. 여기 클리어하려고 꽤 많이 도전했다고 들었는데 아마 지금이 딱 그 시기인가 보군.
“타이밍 한번 참…… 그쪽도 정령핵 노리고 온 건가?”
-그건 아냐. 놈들은 그저 직업 퀘스트를 따라온 것일 뿐이니 여기에 뭐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 애초에 정령핵은 더 썬이 알아낸 정보가 아니라 내가 직접 찾은 거야.
“그래요?”
천마의 설명에 따르면 3회차 회귀에서 이 ‘화염 정령의 쉼터’라는 히든 에어리어 정보를 들었고, 4회차 회귀 때 더 썬보다 한발 앞서 방문했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 안쪽에서도 숨겨진 장소에 정령핵이 있었지. 꽤 까다롭게 숨겨져 있어서 아마 발견 못 하지 싶다.
“그럼 일단 다행이네요.”
-그래. 놈들이 먼저 들어갔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하지만 세상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다.
혹시라도 천운이 터져서 그들이 정령핵을 발견할 가능성도 분명 존재했다.
카르페는 지체 없이 쉼터 내부로 입장하려다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형.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요? 여기가 4인 제한인 건 먼저 들어간 사람들도 알았을 거 아니에요.”
-그렇겠지. 알림이 뜨니까.
“그럼 4인 꽉꽉 채워서 다른 유저가 못 들어오도록 방비해야 하는 거 아닌가? 왜 두 명만 들어갔을까요?”
-흠. 글쎄다. 그것까지는 모르겠군. 아마 내부적인 사정이 있지 않을까?
“내부적인 사정이라…… 아무튼 저에겐 행운이네요.”
이제 남은 고민은 하나다.
권속들 중 누구랑 들어갈 것인가?
카르페는 일단 입구에 손을 올리고 ‘해금’을 발동했다.
하지만 4인 제한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결국 한 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끄응. 이번에도 안 먹히네. 이놈의 해금은 진짜 원리를 모르겠네요.”
-네가 사용하고 싶을 때마다 해금이 다 터졌으면 게임 이미 망했지. 경험치 제한도 풀고, 하루 접속 시간도 풀고. 캬, 프리 서버 하는 기분이겠네.
“맞아! 제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임!”
-미친놈.
“아무튼 해금도 안 먹히니 한 명을 선택해야겠네요.”
“주군.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 정령이든 위신의 주구이든 상대가 그 누구라도 베어 보이겠습니다.”
<로드. 본인도 근질근질하네만. 개미 놈들로는 성에 차질 않네.>
“뀨우우!”
“흐아아암. 졸려.”
천성이 게으름뱅이인 미라쥬를 제외하고는 서로 같이 들어가겠다고 주장해 왔다.
-다들 전투에 환장을 했구만. 주인을 닮아서 그런가? 어쩔 거야?
“으으음.”
카르페는 잠시의 고민 끝에.
“향아. 네가 같이 가자.”
“뀨뀨뀨!”
“……향입니까? 그라면 믿고 맡길 수 있지요. 안타깝지만 여기서는 물러나겠습니다.”
<음홧홧! 마법 다람쥐 선생이라면 어쩔 수 없지. 로드, 무운을 빌겠네!>
“마스터. 조심해. 향이도.”
카르페는 고개를 끄덕인 후, 묵향을 제외한 나머지를 룸으로 돌려보냈다.
카르페가 묵향을 선택한 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바로 속성.
‘화염 정령의 쉼터’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안쪽은 화염 정령들이 주 몬스터로 등장했다.
빛 속성의 티나나 어둠 속성의 길리안보다는 여덟 가지 속성을 다룰 수 있는 묵향 쪽에 유틸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한 것이다.
-괜찮겠어? 전열에서 공격을 받아 줄 탱커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그 생각도 하긴 했는데…… 티나나 길리안도 전문 탱커는 아니잖아요. 그럴 바엔 그냥 딜에 집중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먼저 들어간 두 사람이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카르페로서는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뭐, 나쁘지 않은 판단이야. 화염 정령들의 공격력이 강력하긴 해도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니까. 네 반응속도면 충분히 대응할 만해. 정 탱커가 필요하면 소환 쿨타임 돌 때 교체해도 늦지 않으니까.
“그렇죠. 후우. 그럼 들어갈게요.”
[플레이어 외 권속 1개체. 모두 두 개체가 확인되었습니다. ‘화염 정령의 쉼터’에 입장하시겠습니까?]“입장한다.”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자 순식간에 풍경이 변했다.
* * *
“으아. 더워.”
쉼터에 입장하는 순간 찌는 듯한 열기가 덮쳐 왔다. 20층 자체가 덥긴 했지만 이곳은 아예 급이 달랐다.
뜨거운 공기에 숨이 턱 막힌다는 게 이런 상황을 두고 한 말이리라.
“무슨 근처에 용암이라도 흐르는…… 와, 뭐야? 진짜 흐르네?”
화염 정령의 쉼터는 커다란 동굴 형태의 공간이었는데, 바닥 쪽으로 커다란 화염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화기가 극도로 충만한 장소입니다.] [유니크 등급 이하의 ‘얼음’ 속성 권속은 자동으로 역소환됩니다.] [강력한 열기의 영향을 받습니다. 화염 저항 스킬이 없는 경우 모든 능력치가 10% 감소합니다. 상태 이상 ‘화상’에 빠질 확률이 대폭 증가합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 [모든 상태 이상이 해제됩니다.]쉼터에 입장하는 순간에 각종 디버프 메시지가 떠올랐지만, 해금이 깔끔하게 정리해 버렸다.
“역시. 갓금이야. 성능 확실하구만.”
-……조금 전에는 지 맘대로 발동한다면서 투덜대지 않았냐?
“허어. 갓금 선생님 들으시는데 어디서 그런 망발을…….”
하지만 해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열기 자체는 가시지 않았다.
“와. 진짜 사우나 들어온 느낌이네. 갓겜 아니랄까 봐 이런 것까지 구현을 해 놨네요.”
-흐흐. 다행히 나는 열기가 안 느껴지는군. 부럽냐?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지. 설마 귀신이 부럽겠습니까. 더운 건 조금 참으면 되지.”
-…….
하지만 결과적으로 카르페는 더위를 견딜 필요가 없었다.
“뀨뀻!”
묵향이 카르페의 몸을 타고 쪼르르 올라왔다.
그리고 목 부근에서 ‘스펠 오브 에잇’ 스킬의 얼음 속성을 발동했다.
곧 카르페의 전신에 시원한 냉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와. 향이 데려오길 잘했네. 고마워 향아. 오늘 돌아가면 도토리 배터지게 먹어 보자.”
“뀨뀨뀨!”
카르페가 묵향의 턱을 간질이자 묵향도 기분 좋다는 듯 울어댔다.
동굴의 끝에는 철문이 있었는데 아마 저쪽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 같았다.
-철문을 통과하면 또 이런 형태의 에어리어가 나오는데 몇 번 통과하다 보면 보스룸에 도착할 거야.
“그래요? 생각보다 간단…….”
그때였다.
바닥에 흐르는 용암 속에서 정령들이 하나둘 솟아나기 시작했다.
[화염의 정령들이 침입자를 인식합니다.]<인간! 인간이다!>
<허락되지 않은 존재다! 죽여라!>
둥둥 떠다니는 공 형태의 하급 정령과 커다란 도마뱀 형태의 중급 정령들이었다.
하급 정령이 훨씬 많긴 했으나, 중급 정령 역시 최소 10마리는 되어 보였다.
“헐. 중급 정령? 이거 바람 동굴에서는 보스 몬스터로 등장했잖아요?”
그런데 그게 10마리나 동시에 튀어 나온다고?
루아나 지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
새삼 개미지옥 던전이 고레벨 던전인 게 실감이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바람 동굴의 하급 정령을 생각하면 안 된다. 같은 하급 정령이라도 그놈들보다 훨씬 세.
“그렇겠죠. 100레벨이 넘는 지역이니까.”
게다가 숫자도 훨씬 많았다.
카르페는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다고 생각하며 주먹을 말아 쥐었다.
“간다!”
팟!
창룡보를 발동한 카르페가 가장 가까운 하급 정령에게 접근했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주먹을 휘둘렀다. 퍽! 소리와 함께 하급 정령이 그대로 튕겨 나갔다.
“아이스 애로우!”
그리고 뒤이은 얼음 화살까지 그대로 적중했다.
깔끔하게 연계기가 성공했으나 카르페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보다 한참 고레벨의 몬스터가 공격 두 방으로 쓰러질 리 만무했으니까.
카르페가 이어서 윈드 커터를 발동하려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화염의 하급 정령을 쓰러뜨렸습니다.]“……엥?”
-어? 그럴 리가?
놀랍게도 하급 정령은 카르페의 공격 단 두 번 만에 쓰러지고 말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카르페가 주위를 살펴봤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렵다. 두려워!>
<으아아! 다가오지 마. 제발!>
<가이저! 그 괴물이 어째서……!>
화염 정령들은 두려움에 떨며 패닉을 일으키고 있었다.
처음 카르페를 발견하고 적대감을 표출할 때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천마조차 예상치 못한 상황.
그가 아는 지식 내에서는 정령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없었다.
하지만 원인을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카르페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가 돌연 푸른빛을 내뿜으며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띠링.
[‘서빙제의 징표’가 화염의 기운에 불쾌해 합니다.] [서빙제의 기운이 ‘아주 미약하게’ 방출됩니다.] [중급 이하 화염 정령들의 공격력과 방어력이 50% 감소합니다. 냉기 저항이 추가적으로 300% 감소합니다.] [서빙제의 징표를 착용한 자가 공격 시 모든 공격이 치명타로 적용됩니다.]“……헐.”
-이런 미친. 장난하나! 방깎에다 올 크리가 말이나 되는 소리야?!
세계관 최강자가 주고 간 선물이 화염 정령들에게 분노를 토해냈다.
“와, 이게 뭐야? 아이템 설명에는 이런 옵션 없었는데?!”
-아이템 중에는 가끔 특수한 상황에 직면해야 능력이 개방되는 것들도 있거든. 아오. 서빙제의 징표가 그런 아이템이었나 보네. 어쩐지 에픽치곤 옵션이 심심하더라니.
“그래요?”
천마의 설명을 들은 카르페가 그 즉시 아이템 정보를 불러왔다.
[서빙제의 징표] [등급 : 에픽] [착용 제한 : 서빙제의 인정을 받은 자] [미지의 존재 서빙제가 관심을 둔 자에게 준 선물입니다.]– 전 스테이터스 +7
– 추가 옵션 : 단 한 번, 반지를 사용할 시 서빙제의 힘을 빌릴 수가 있습니다(해당 기능 사용 시 반지 파괴)
– 추가 옵션(개방 완료) : 화염과 얼음 정령을 상대할 시 폭발적인 능력을 발휘합니다.
* 숨겨진 조건을 달성하여 추가적인 능력이 개방된 상태입니다.
* 최상급 이상의 얼음 정령과 조우 또는 최상급 얼음 정령의 핵이 있는 장소 방문(조건 달성 완료).
* 최상급 이상의 화염 정령과 조우 또는 최상급 화염 정령의 핵이 있는 장소 방문(조건 달성 완료).
“허. 진짜네?”
천마의 말대로였다. 단 한 가지 옵션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서빙제의 징표에 두 번째 옵션이 생성되어 있었던 것이다.
“아니, 근데 두 번째 조건은 지금 달성했다 치고, 첫 번째는 언제 완료한 거지?”
최상급 이상의 얼음 정령?
장담하건대 그런 존재와 마주친 기억은 없었다.
-그러게. 내 기억에도 없는데?
“크.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이네요. 해금이 조건을 강제로 개방한 거지. 역시 갓금이야!”
-……이번 건 해금 탓이 아닌 거 같은데.
천마가 의문을 표했으나 지금 중요한 것은 그런 사소한 게 아니었다.
“향아. 부탁해.”
“뀨뀨!”
묵향이 공중제비를 돌자 카르페의 건틀렛에 냉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권속 묵향의 ‘스펠 오브 에잇’이 발동합니다.] [무기에 얼음 속성이 깃듭니다!]“합!”
카르페는 다시 한번 창룡보를 발동해서 가까운 하급 정령에게 도약했다.
그리고 휘둘러지는 주먹.
퍼엉-!
[크리티컬이 발동합니다!] [화염의 하급 정령을 쓰러뜨리셨습니다.]“크. 이게 얼마만의 원킬이냐!”
-와. 또 선 오지게 넘네. 무슨 100레벨 사냥터에서 원킬 사냥이야!
카르페의 날먹이 다시 한번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