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47)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47화(147/581)
해변 도시 루아나에서 만난 대장장이이자 강화사인 ‘키리 폰 퍼거스’.
카르페는 그의 가문에 보물을 되찾아준 대가로 한 가지 약속을 받았었다.
‘실력을 연마하며 은인을 기다리겠습니다. 혹 수도를 방문하시면 꼭 찾아 주십시오.’
언제든 찾아온다면 또 장비를 강화해 준다는 약속.
카르페는 지금 그것을 언급하고 있었다.
-흐음. 아이템 강화라…… 좋은 생각이야. 지금 레벨이 몇이지?
“63이요.”
-타이밍이 딱 좋네. 조금만 더 올리면 되겠어.
퍼거스가 말한 수도는 루인데리아 연방국의 수도인 ‘루이실란’을 일컫는 말이다.
루이실란은 다른 지역과 달리 입장하는 데 레벨 제한이 존재하는 지역이었고 이는 다른 국가의 수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65레벨. 2업만 더 하면 수도로 갈 수 있겠군. 마침 근처에 적당한 사냥터도 있겠다. 65 찍고 바로 이동하면 되겠어. 어, 잠깐만. 그러고 보니 동선이 좋은데?
“뭐가요?”
-로이어드의 제작 재료 중에 적(赤)미스릴이 있었잖아. 그거 제노니아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루이실란에서도 구할 수 있어. 기왕 강화하러 가는 김에 적미스릴까지 구해 오면 되겠군.
“이야. 진짜 우연이네요. 어떻게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지?”
-글쎄. 우연인지 필연인지…….
“응?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니, 상식적으로 너무 이상하지 않아? 가는 곳마다 딱딱 풀리면서 날먹을 한다는 게. 이쯤 되면 어떤 초월적인 우주의 의지가 네 운명을 결정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밑도 끝도 없이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회귀는 말이 되고?
“치사하게 치트키를 들이밀다니…….”
그 어떤 비상식적인 일을 들먹여도 회귀와 비교한다면야 평범한 일일 수밖에.
그래, 일곱 번 회귀한 사람이 게임 하다가 죽어서 다른 유저의 배후령으로 뽑히는 일보다는 초월적인 우주의 의지가 더 현실성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 감사의 인사부터 드려야겠네. 우주의 의지님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사냥이나 하자.
* * *
“파이어 볼!”
콰앙!
카르페가 발동한 마법이 다크 클레이(Dark clay)에게 적중했다. 어둡고 습기 있는 곳을 좋아하는 진흙 형태의 몬스터였다.
“구어어엉…….”
화염 마법에 적중당한 다크 클레이는 구슬픈 소리를 낸 후, 바스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떠오르는 알림창.
띠링.
[레벨 업!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후우. 이걸로 1레벨 남았네. 여기 진흙들은 그리 어렵지 않네요.”
-여기 질뻐기 놈들이 마법에 특히 취약하긴 하지. 진흙이라서 화기에 약하고 습기도 많아서 얼음 마법에도 약하고. 바람에도 약하고 번개에도 약하고 그냥 다 약해.
하지만 마법에 약한 만큼 물리 공격에는 아주 강력한 내성을 지니고 있었다.
검으로 베면 진흙이 갈라졌다가 다시 붙을 뿐이었고 둔기로 때려도 잠시 형태가 망가졌다가 곧장 회복되었다.
-정 무기로 잡고 싶으면 속성이 부여된 무기로 잡으면 되는데 그래도 마법이 훨씬 쉽지.
“마법사 직업 특화 사냥터네요.”
현재 카르페가 있는 곳은 개미지옥 던전의 지하 4층 지역이었다.
애초에 카르페가 있던 곳이 개미지옥의 20층이었으니 굳이 멀리 이동할 필요가 없었다.
개미지옥의 저층은 60레벨대가 딱 사냥하기 좋은 사냥터였고 마침 4층에는 마법사가 잡기 쉬운 몬스터가 존재했으니까.
“뭐, 그렇다고 마법사 혼자 오는 건 자살행위 같지만요. 아, 또 나왔어. 잊을 만하면 나오네.”
마법사가 사냥하기 좋은 사냥터라고 해서 마법사 계열의 직업만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그에 못지않게 물리 계열의 직업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많은 직업은 암살자나 도적 계열이었다.
사실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 일이었다.
암살자 클래스는 다크 클레이와 가히 최악이라 말해도 될 정도로 상성이 안 좋았으니까.
스킬 대부분이 물리 스킬이었고 시각 대신 온도로 사물을 인식하는 다크 클레이의 특성상 은신 스킬도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미지옥의 4층에 암살자 클래스가 많은 건 다크 클레이 외에 매력적인 사냥감이 넘치기 때문이었다.
마법사들.
그들의 목표는 바로 다크 클레이를 사냥하고 있는 마법사 플레이어들이었다.
-마법사 계열은 특히 체력이 적은 경우가 많으니까 어쌔신들이 노리기에는 아주 제격이지.
“이걸로 네 번째인가? 괜히 PvP 명소라고 불리는 게 아니구나.
카르페로부터 약 20m 앞쪽, 한 명의 플레이어가 벽에 찰싹 붙어서 숨죽이고 있었다.
은신 스킬을 발동시키고서. 카르페가 은신 간파 아이템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
카르페는 마치 꿈에도 모르고 있는 것처럼 천천히 이동하다가.
“죽어라앗…… 어?”
상대가 휘둘러오는 단도를 아무렇지 않게 잡아챘다.
어쌔신 유저는 당황하며 단도를 빼내려 했지만 놈의 근력 수치는 카르페보다 한참 아래를 밑돌았다.
단도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마, 말도 안 돼. 마법사가 어떻게?!”
“너희들은 어째 하나같이 레파토리가 똑같냐?”
습격하는 방식도 그렇고 습격이 들통 나서 무기가 잡혔을 때도 그렇고.
반응이 하나같이 동일했다.
“이쯤 되면 누가 작정하고 강의라도 푼 거 같네. 다 똑같은 강의라도 보나?”
“어? 뭐야? 마법사인 줄 알았더니 동업자였어? 너도 라세 채널 중에 ‘네 척추에 백어택’이라는 분 보고 공부를…….”
“……진짜 강의가 있어?”
그냥 비꼬는 목적으로 던진 말이었는데?
진짜 강의가 있다는 소식에 카르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놈의 악의 축이구만. 하긴, 암살자가 PK하기 좋은 명소라고 소개해 주면 제법 장사 잘되겠네.”
카르페는 그렇게 말한 후, 무기를 빼앗은 후 바닥에 던져 버렸다.
웨폰 드랍이 발동한 것이다.
“이, 이런 상황은 그분 강의 영상에 없었는데!”
“그러게 돈을 좀 더 쓰더라도 지엽적인 문제까지 짚어 주는 1타 강사를 만나지 그랬냐. 잘 가라.”
퍼버벅!
카르페는 어쌔신 유저의 전신을 두들겼고 그리 레벨이 높지 않았는지 딱 두 방 만에 회색빛으로 물들어 사라졌다.
놈이 사라진 자리에는 가죽 갑옷이 하나 놓여 있었다. 카르페의 그림자 속에서 묵향이 툭 튀어나와 갑옷을 챙겼다.
“허허. 경험치도 많고 아이템 드랍도 잘되는 것이 그야말로 갓 사냥터로다.”
-경험치랑 아이템을 주는 놈들이 서로 다르긴 하지만 갓 사냥터인 건 맞지.
이후 카르페는 네 권속을 다 소환한 후, 사냥을 진행했다.
티나와 길리안이 몸으로 다크 클레이를 막아서는 동안 묵향이 마법을 사용해 놈들을 잡아냈고.
“마스터. 몰고 왔어!”
미라쥬는 ‘화염벌새’로 변신한 후 여기저기서 다크 클레이들을 몰아왔다.
열기에 민감한 다크 클레이의 특성을 이용한 몰이 방법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몰린 다크 클레이 사이에 카르페가 뛰어든 후.
“영구동토!”
쩌저적!
광역 9성 스킬로 놈들을 모조리 얼려 버렸다.
질뻐기들은 얼음의 파도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얼음 파편이 되어 부서지고 말았다.
“후우. 시원하네. 역시 마법사는 광역 사냥을 해야 해.”
-페이스가 아주 좋군. 어쩌면 오늘 안으로 렙업할 수도 있겠는데?
“그러게요. 몹이 얼마나 몰려 있는지가 관건이겠네.”
-그래. 열심히 잡아라. 앞으로 1레벨. 강화와 적미스릴이 널 기다리고 있다!
“근데 꼭 적미스릴일 필요가 있을까요? 그냥 미스릴도 있잖아. 붉은 몸체가 도대체 뭐길래?”
-로망. 그건 로망이다!
로이어드를 제작하기 위해 남은 재료 중 굵직한 것은 총 세 가지.
적미스릴, 유니콘의 뿔, 그리고 페가수스의 날개.
엔진 코어 역할을 하는 ‘최상급 정령의 정수’와 달리 이 세 가지 재료는 순전히 ‘멋’이 있다는 이유로 설계도에 추가되었다.
사실, 카르페도 설계도를 그릴 때는 신나서 그리긴 했는데 막상 재료를 구하려니 조금 귀찮아서 설계도를 수정하려고 했었지만.
-멋만 있는 게 아니라 성능도 월등히 좋아진다잖아.
“……엘리스가 그렇게 말하긴 했죠.”
저 세 가지 재료들은 그 자체로도 강력한 마력을 품고 있기에 재료로 사용할 경우 인형의 품질을 올린다는 모양이었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설마……’ 하며 불안해합니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마스터여. 나는 그대를 믿는다.’라고 재차 강조합니다.]-너는 저 어린 영혼이 불쌍하지도 않느냐!
“알았어. 알았어. 이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어 봅시다.”
카르페는 다시 사냥을 이어 나갔다.
몹을 잡고 잡고 또 잡고.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PK범들 역시 잡아나가면서 약 2시간을 투자한 결과.
띠링.
[레벨 업!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65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중급 스킬팩’이 주어집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하세요.]“됐다!”
기어코 하루 접속 시간이 끝나기 전에 65레벨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어지는 보너스 스킬팩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라 할 수 있었지만, 카르페도 차마 예상치 못한 보상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주군.”
“응? 무슨 일이야?”
“저도 달성했습니다. 이번에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티나는 그렇게 말하며 카르페에게 직사각형의 물체를 내밀었다.
[중급 광휘의 스킬팩]-2성부터 8성 스킬까지 등장하는 중급 스킬팩입니다.
-‘광휘의 티스타니아’ 전용 스킬이 등장할 확률이 존재합니다.
“어?”
-오? 하긴 묵향도 얼마 전에 30을 찍었으니 다른 권속들도 찍을 때가 되긴 했지.
티나가 레벨 30을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그게 또 끝이 아니었다.
“마스터. 마스터.”
“응? 왜 그래?”
“나도 있어.”
미라쥬 역시 카르페에게 스킬팩을 내밀었다.
[중급 환영의 스킬팩]<음홧홧! 이거 참 공교롭군. 마침 본 장군에게도 이런 것이 왔네만!>
그리고 길리안 또한 카르페에게 스킬팩을 내밀었다.
[중급 암군의 스킬팩]“……헐.”
갑작스레 쏟아지는 스킬팩의 향연에 카르페가 깜짝 놀라 인형들의 상태창을 열었다.
[광휘의 티스타니아 Lv. 30] [환영의 미라쥬 Lv. 30] [암군의 길리안 Lv. 30]인형 셋 모두 레벨이 똑같았다.
-흠. 인형들은 레벨이 다 맞춰서 올라가게 조정되어 있나? 하긴 티나와 달리 미라쥬는 제일 처음 영입될 때 15레벨이었고 길리안은 25였으니까. 얼추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거 같기도 하고.
“……와.”
천마가 뭐라고 중얼거렸지만 지금 카르페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총합 네 개의 스킬팩이 갑자기 솟아나자 카르페는 정신이 혼미해졌으니까.
스킬팩이 네 개.
뽑기가 네 번.
행복이 네 배!
“크아아!”
카르페는 스킬팩 하나당 한 번씩 총 네 번 울부짖었다.
뽑기의 시간이 도래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