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172)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172화(172/581)
엔진 윙까지 장착을 마치자, 로이어드의 몸체는 완벽하게 완성되었다.
“와, 이거…….”
감탄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왔다. 스스로 제작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완성된 로이어드는 정말로 멋졌다.
4m 체고의 붉은 거인.
막연하게 설계 도면으로 봤을 때도 ‘아, 멋지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완성하고 보니 멋짐,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그 어떤 무기로도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단단함과 그 어떤 힘에도 밀릴 것 같지 않은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졌던 것이다.
‘강철’이라는 이명(異名)이 그렇게 어울릴 수가 없었다.
-……감동이다. 내 살아생전, 아니 사후에 이 기체를 만들어 보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역시 라세는 갓겜이야. 살아 있길 잘했다! 아니, 죽긴 했지만 아무튼!
천마는 감동에 벅찬 나머지 횡설수설하며 감격했다. 평소의 그답지 않은 언행이었다.
우우웅.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새로운 신체에 공명합니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새 신체에 안착할 시, ‘강철의 로이어드’가 플레이어의 권속으로 귀속됩니다.]이제 영혼석을 부여하는 일만이 남았다.
로이어드의 머리 파츠 윗부분에는 거대하고 멋진 뿔이 달려 있었다. 말할 것도 없이 유니콘의 뿔을 가공해서 만든 부위였다.
그리고 그 뿔 바로 밑, 이마 부근에 빈 홈을 만들어 놨는데 바로 영혼석을 집어넣을 공간이었다.
거대 로봇의 이마에 보석을 넣는 건 국룰 중의 국룰인 법.
카르페와 천마, 그리고 로이어드 세 남성은 이마 부분에 보석을 박는다는 의견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상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다만 엘리스는 그 멋짐에 공감하지 못하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상하네요? 그런 중요한 부분을 왜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이마 부위에 넣는 건가요? 꽁꽁 숨겨 둬야 하는 거 아닌가요?”
“뭐, 그건 그렇긴 하지.”
-보석의 멋짐을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이래서 이과는 안 되는 거야. 모든 현상을 늘 논리적으로만 파악하려 한단 말이지.
“……형도 이과잖아.”
-난 감성이 넘치는 이과니까 괜찮아. 그리고 애초에 약점도 아니잖아.
보통 슈퍼로봇 장르에서 이마의 보석은 약점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로이어드는 그게 아니었다.
영혼이 부여되고 난 이후의 영혼석은 그냥 단순한 보석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전투 중에 파괴된다고 해서 로이어드의 기능이 정지할 일은 없었다.
“일부러 끼워 넣으려고 영혼석을 더 크게 개조하기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물릴 수는 없지.”
카르페는 인벤토리에서 로이어드의 영혼석을 꺼내 들었다.
“자, 그럼.”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잠시만 시간을 달라고 말합니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너무 떨려서 이대로 소멸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떨리는 건 이해하는데 무슨 소멸까지야.”
카르페는 어이없어하면서도 약 5분 정도, 로이어드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줬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이제 각오가 되었다고 말합니다.]“오케이. 자, 향아.”
“뀨?”
“네가 마지막을 장식해 줘. 내 손은 저기까지 안 닿아서.”
로이어드의 체고는 4m다. 이마 부분은 아무리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높이였다.
사다리 같은 것을 기대어 놓고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그럴 바엔 그냥 향이가 하는 게 더 간단하고 좋겠다 싶었다.
“뀨!”
묵향은 카르페에게 경례를 한 후, 로이어드의 영혼석을 볼 안에 쑤셔 넣었다. 자기 몸만큼이나 거대한 영혼석이었지만 묵향은 ‘수집 본능’ 스킬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수납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축축하다고 말합니다. 기분이 묘하다고 말합니다.]“규우우우?”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아니, 싫은 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규우우우욱!”
묵향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로이어드의 몸체를 타고 쪼르르 위로 올라갔다. 순식간에 머리 부분까지 도착했고, 묵향은 자신의 입에서 영혼석을 꺼냈다.
“뀻!”
그리고 망설임 없이 홈 부분에 영혼석을 밀어 넣었다.
파앗!
영혼석이 홈에 끼워진 그 순간, 초록색 빛이 환하게 터지며 동시에 알림이 떠올랐다.
[로이어드의 영혼석이 신체에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영혼석의 영혼과 신체의 상성이 최상입니다. 모든 능력을 100%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강철(强鐵)의 로이어드. 기동합니다!]어두웠던 로이어드의 눈에 불빛이 들어왔다.
기기기긱! 쿵!
로이어드가 한 발자국 내딛자 육중한 진동음이 울려 퍼졌다. 로이어드는 자신의 주먹을 몇 차례 쥐었다 펼치며 새로운 육체를 음미해 나갔다.
<……과연. 실로 훌륭하군.>
로이어드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의 취향이 잔뜩 반영된 낮은 중저음의 보이스였다.
“어때? 몸은 마음에 들어? 잘 움직이고?”
<물론이다. 움직이는 데 조금의 거슬리는 점도 없군. 지난번의 신체, 드렛슈님이 만든 신체만큼이나 익숙하다.>
하지만 그 외관은 하늘과 땅 차이.
로이어드는 벅차오르는 감동에 몸을 잘게 떨었다.
이 얼마나 오랜 인고의 시간이었단 말인가. 800년의 세월을 넘어서 드디어 비원을 달성하고야 만 것이다!
드렛슈의 인형들은 하나같이 멋지고 아름다운 외양이었으나, 오직 자신만은 뭉툭하고 투박한 아이언 골렘이었다.
내심 불만이 컸지만 드렛슈는 ‘성능만 좋으면 그만이잖아?’라고 말하며 외관을 바꿔 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위신과의 대전쟁을 앞둔 상황에서 외모 투정을 부리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꼴사나웠기에 외모 콤플렉스는 속으로 삭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디어!
800년의 세월을 넘어서 멋진 외양을 손에 넣은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육체를!
-캬. 그 투박한 강철 골렘이 전신 성형 한 방으로 인생 아니, 골생역전했네. 이래서 의느님 의느님 하는구나.
“복귀를 환영합니다. 로이어드. 주군의 기사에 걸맞은 멋진 모습이군요. 사실, 저로서는 이전의 로이어드도 괜찮았습니다만…… 확실히 지금이 더 멋지군요. 각진 몸체에서 당당한 위엄이 느껴집니다.”
“로이어드! 멋있어! 나 한 번만 태워 주면 안 돼?”
<으으음. 실로 단단해 보이는 모습이구만. 음홧홧! 앞으로 잘 부탁함세. 무쇠 양반!>
<…….>
자신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외양을 가진 인형들이 자신의 외양을 극찬하고 있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오며 자존감이 차올랐다.
<마스터. 그대의 노고의 감사한다. 그대는 순전히 내 욕심에서 비롯된 요구에도 아무런 불평 없이 그대로 수용해 주었다.>
마도왕의 인형들은 전투 병기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전투 병기에게 외양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걸 로이어드 스스로도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더욱 새로운 주인에게 감동했다.
<아니, 그대는 불평 없이 수용해 주는 수준을 넘어 오히려 그대가 더 적극적으로 새로운 신체를 만들어 주었지. 필시, 그대는 나의 마음속 상처를 꿰뚫어 본 게 틀림없을 터.>
“……어? 그, 그런가?”
딱히 그런 기억은 없었지만,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었다.
<이제는 내가 그 마음에 보답할 때이다.>
로이어드가 카르페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강하게 꿇자, 쿵! 진동과 함께 공방이 들썩였다.
<카르페. 나의 새로운 마스터여. 이 육신이 모두 바스러져 사라질 때까지 그대의 방패가 되겠다. 내 영혼과 명예를 걸고 이 자리에서 맹세하겠다.>
띠링.
<‘강철의 로이어드’가 플레이어에게 귀속됩니다!>
<호감도 수치가 맥시멈으로 고정됩니다. 당신의 명령이라면 그 어떤 불합리한 일이라도 망설이지 않고 달려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로이어드의 세부적인 스펙이 떠올랐다.
[고대의 골렘] [이름 : 강철(强鐵)의 로이어드] [레벨 : 30] [등급 : 에픽+] [분류 : 골렘, 메카닉] [성격 : 굳센, 조용한] [마도왕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네 번째 인형입니다. 아쉽게도 그 외양에는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방어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단단한 골렘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새로운 마스터가 공을 들여 재창조에 성공했습니다. 각종 마력 소재로 인해 기존보다 등급이 반 등급 향상되었습니다.] [보유 스킬]강철의 학습법(8성) – Lv. 1(Master)
-새로운 신체에 빠르게 적응해 나갑니다.
– 획득 경험치 2배 증가(플레이어의 레벨 이상 성장할 수 없습니다)
– 스킬팩 오픈 시 전용 스킬 등장 확률 대폭 증가.
붉은 혜성(8성) – Lv. 1(Master)
– 네 가지의 고급 소재가 제작에 사용되어 폭발적인 시너지를 탄생시켰습니다.
– 물리, 마법 방어력 33% 증가
– 화, 빙 속성에 대한 내성 33% 증가. 화, 빙 속성으로 공격할 시 데미지 33% 증가
– HP/MP 회복 속도 3배 증가
– 이동 속도 33% 증가
– 총 HP를 초과하는 데미지를 입었을 시, HP가 1만 남은 상태로 살아남습니다. 이후 33초간 초당 3%의 HP를 회복합니다(쿨타임 33시간).
– 모든 화속성, 빙속성의 스킬들의 습득 조건을 무시하고 습득할 수 있습니다.
“와…….”
에픽+ 등급!
카르페의 모든 권속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의 권속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 * *
현재 카르페는 로이어드와 함께 인근 필드에 나와 있었다.
또 하나, 최고의 권속을 얻었는데도 성능 시험에 들어가지 않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카르페는 로이어드의 기념비적인 첫 전투를 위해 사냥감을 물색했다. 마침, 도시 근처에 딱 상대하기 좋은 필드 보스가 있었다.
[자이언트 라이나서러스 리젠까지 1분 17초]필드에서 FB레이더를 사용하자 그런 알림이 떠올랐다.
그리 멀지 않은 장소였고 카르페가 레이더에서 가리키는 좌표로 이동하자 딱 맞춰 리젠이 시작되었다.
[자이언트 라이나서러스가 리젠됩니다!]알림과 동시에 바닥에 커다란 마법진이 생성되었고, 그 마법진으로부터 사족 보행하는 동물이 생성되었다.
“쿠오오오오!!!”
거대한 코뿔소.
족히 10m는 되어 보이는 코뿔소가 흉폭하게 소리를 질렀다. 레벨 60 부근에서는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보유했다고 알려진 몬스터였다.
-웬만한 탱커도 저 코뿔에 찔리면 그대로 회색화면이지. 어때? 시험 상대로는 딱인 거 같지 않아?
“그러게요. 어찌 이렇게 상황에 딱 맞는 보스 몬스터가 근처에 있다냐.”
-그게 다 내 지식의 힘이지. 자, 준비해라. 저놈 선공 몬스터라 바로 달려들 거다.
<나에게 맡겨라. 마스터.>
로이어드가 위풍당당하게 앞으로 나섰다.
자이언트 라이나러 아무튼…… 코뿔소는 그 광경에 분노했다.
감히 고철 덩어리 주제에 자신 앞에 서다니.
단숨에 꿰뚫어 주마!
거대 코뿔소가 자신의 장기인 코뿔을 무기로 전력 돌격을 감행했다.
로이어드는 그 무시무시한 돌격을 보고도 조금도 피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마주 달려나갔다.
콰아아앙!
그리고 곧 두 거체가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굉음을 터뜨렸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