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1화(21/581)
“소재 합성?”
이게 뭐야?
예상치 못한 알림에 카르페는 허겁지겁 스킬 설명을 읽어 나갔다.
[마도공학(魔道工學) Lv. 1 – 8성]-마법적인 소재를 연구하여 2차 가공할 수 있게 됩니다.
[Active]1. 합성
2. 분해
3. 제작
4. 연금
5. 마법 부여
[Passive]마법 소재의 발견과 채집 확률 상승
2. 합성, 분해, 제작, 연금, 마법 부여 시 낮은 확률로 추가 보너스 생성
*스킬 레벨 1당 패시브 확률 3% 증가.
-뭔가 했더니 생산 계열 스킬이었군.
“어, 그러고 보니 그런 언급이 있었던 것도 같기도.”
카르페가 자신의 양손을 쳐다봤다.
마도 병기 에니그마. 레전더리 등급의 장갑 아이템.
분명 그 아이템의 설명에 마도왕이 ‘직접 제작한’이라는 문구가 있었던 것이다.
-아마 마도왕이란 놈은 대마법사이자 연금술사. 뭐, 그런 설정인가 본데?
“크. 전투면 전투, 생산이면 생산, 혼자서 다 하는 만능캐네요.”
-아니면 그냥 잡캐일수도 있고 말이지.
“질투가 추합니다.”
천마가 괜한 심술을 부렸지만, 신화 클래스가 그냥 잡캐일 리 없다는 건 천마도, 카르페도 잘 알고 있었다.
-아무튼 생산 스킬, 그것도 8성이라. 운도 좋군.
생산 계열 스킬은 귀하다.
전투 스킬에 비해 그 숫자가 너무나도 적었으니까.
-아마 8성 생산 스킬을 보유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거대 길드에서 스카우트하려고 난리를 치겠지.
“일 없습니다. 히든 클래스는 자고로 솔플로 커야 제맛이지.”
-좋은 생각이다. 어중간한 것들이나 서로 몰려다니는 거야. 동물도 그래. 늑대 같은 놈들이나 무리 짓는 거지 호랑이가 몰려다니는 거 봤냐?
“크으. 옳으신 말씀.”
일인군단! 만인지적!
유아독존이라는 달콤한 말에 취한 두 사람에게, 사자나 코끼리 같은 최강 맹수들도 무리를 짓는다는 사실은 중요치 않았다.
오직 호랑이만이 진리였다.
[인벤토리에 합성 가능한 소재가 있습니다. 합성하시겠습니까?]두 사람의 앞에 다시 한번 알림창이 떠올랐다. 마치, 헛소리 좀 그만하라는 듯이 말이다.
“아, 맞다.”
정신을 차린 카르페가 다시 스킬창에 집중했다. 그리고 마도공학 중 ‘합성’ 부분을 활성화했다.
띠링.
그러자, 효과음과 함께 하나의 창이 떠올랐다.
“여기다가 소재를 넣으면 되나 본데요.”
등장한 창에는 두 개의 빈 슬롯이 있었고, 그 아래에 회색빛의 [합성]이라는 버튼도 있었다. 누가 봐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간단한 인터페이스였다.
“어디 보자.”
카르페는 인벤토리에서 ‘화염의 도토리’와 ‘얼음의 도토리’를 꺼내서 합성 슬롯에 넣었다.
띠링.
[합성하시겠습니까?]알림음과 함께 회색빛 [합성] 버튼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이런 식이군.
“이대로 합성하면 두 가지 속성을 모두 가진 도토리가 나오겠죠?”
-아마 그렇겠지. 뭐, 얼어붙은 불꽃의 도토리. 이런 거라도 튀어나오지 않겠냐?
“쓰읍. 또 골치 아프네.”
카르페가 보유한 도토리는 총 8가지였다. 그중에서 2개를 선택해서 합성해야 했다.
“그럼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28가지.
“아오! 펫 속성 선택지 좀 줄여 보겠다고 전직 먼저 한 건데 오히려 늘어났잖아!”
합성 스킬이 없을 때는 8개 중에 하나만 고민하면 됐는데, 이 무슨…….
-그냥 대충해, 인마! 어차피 나중에 신수나 환상종으로 갈아탈 건데.
“그냥 형이 두 개 골라 주십쇼. 전 이런 거 진짜 불편해서.”
-에휴. 그냥 빛이랑 어둠 골라! 다 고만고만하지만 그게 그나마 범용성이 크니깐.
“편-안.”
카르페가 태양의 도토리를 꺼내려고 다시 인벤토리를 열었다.
“어? 뭐야?”
인벤토리에 남아 있는 6개의 도토리가 여전히 깜빡깜빡 점멸하고 있었다.
“……이거 설마.”
무슨 상황인지 대충 감을 잡은 카르페가 태양의 도토리를 집어 들고 합성창에 쑥 집어넣었다.
띠링.
그러자 빈 슬롯이 하나 더 생겨나면서 태양의 도토리가 들어갔다. [합성] 버튼은 여전히 활성화된 상태로.
“…….”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카르페는 인벤토리의 도토리를 죄다 꺼내서 합성창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물의 도토리, 달의 도토리, 초목의 도토리…….
카르페의 손에서 도토리가 전부 사라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다 들어가네?”
-그냥 들어만 가는 거 아냐? 막상 합성하려고 하면 합성 불가…….
[합성하시겠습니까?]-……는 아니구나.
천마는 어이가 없었다.
아니, 그래도 속성 간 상극이란 게 있는데, 이렇게 막 섞을 수 있다고?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자신이 지난 10년간 쌓아 온 게임 지식이 뭐가 된단 말인가.
‘말려야 한다.’
사실, 지금 천마는 불안감에 싸여 있는 상태였다.
정확히는 카르페가 전직 퀘스트를 수행하는 시점부터였다.
라세에 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10년 차 회귀자라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것치고 현실은 어떠한가?
해금? 당연히 모른다.
신화 클래스의 마도군주? 역시 모른다. 당연히 마도군주의 직업 스킬인 마도공학에 관해서도 몰랐다.
‘라세 그까이 거 전부 내 손바닥 안이지~’라는 태도를 고수했건만 결과는 모르는 것투성이였다.
‘이 상황에서 또 모르는 게 나온다면?’
카르페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뻔하지 않은가.
‘10년 차라더니 영…….’
‘공략집은 무슨…….’
‘생각보다 아는 것도 별로 없는 거 같고, 그에 비해 직업은 농부 같은 거나 던져주고…….’
‘말하는 잡귀…….’
‘배후령…… 바꿀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으으. 안 돼!
더 이상 자신의 지식을 부정당할 순 없었다.
‘존재 가치를 입증해야 해!’
천마가 다급하게 카르페를 말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말이 안 되지. 야, 잘 들어 봐. 넌 잘 모르겠지만 속성에는 기본적으로 상극이라는 게…….
“흐음.”
-……그러니까 욕심부리지 말고 그냥 두 개만 넣지? 어차피 안 된다니까?
“흐으으음.”
-미래가 뻔히 보이지 않냐? 미래가. 합성 실패 뜨면서 도토리 전부 증발하는 미래가!
“흐으으으음.”
-……네가 내 말을 씹고 진행하는 미래가 너무 잘 보여서 빡칠 것 같아.
“역시 형은 저를 너무 잘 알아요.”
이런 재밌어 보이는 걸 그냥 넘길 수야 있나.
-아, 안 돼!
“돼!”
카르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합성] 버튼을 눌렀다.
[합성을 시작합니다.]파앗!
밝은 빛무리와 함께 8개의 도토리가 떠올라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더니, 이내 하나로 뭉쳤다.
[축하합니다. 합성에 성공하셨습니다.] [레전더리 등급의 소재 ‘엘레멘탈 에이컨’을 획득하셨습니다.]“그렇지!”
-…….
카르페는 환호를, 천마는 절망을. 두 사람의 희비가 교차했다.
그러나 알림은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보너스가 부여됩니다.]“어? 보너스?”
‘갑자기 웬 보너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마도공학 패시브 중에 낮은 확률로 보너스가 부여된다고 했었죠? 그게 터졌나 보네.”
-……운마저 좋으면…… 내 존재 가치는……? 떠드는 잡귀……?
“형, 아까부터 뭘 그렇게 중얼거려요?”
카르페는 천마의 낯선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알림창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보너스로 소재의 등급이 한 단계 상향 조정됩니다.]“오. 등급 상향이라니 좋은 게…… 어? 등급 상향?!”
카르페가 두 눈을 부릅떴다. 잠깐만 이렇게 되면?
[레전더리 소재 ‘엘레멘탈 에이컨’이 에픽 등급 소재 ‘태초의 파편’으로 변경됩니다.]“우와.”
입이 딱 벌어졌다. 설마 이렇게 에픽 등급을 건질 줄이야!
카르페가 멍한 얼굴로 합성에 성공한 아이템의 정보를 확인했다.
[태초의 파편] [등급 : 에픽] [분류 : 마법 소재, 속성석] [도토리의 형상을 한 태초의 기운이 담긴 파편입니다. 모든 것은 태초의 하나로부터 시작했습니다.]“이제, 이거 마법 다람쥐 알에다가 적용하면 되는 거 맞죠?”
-……혼자서도 잘하는구나.
“뭔 소리예요. 자기가 가르쳐 준 거면서.”
-응?
“형이 말해 줬잖아요. 다람쥐 알은 도토리로 부화시킬 수 있다고.
-……어, 어. 그랬지.
“크. 다람쥐 던전 못 들어갔으면 어쩔 뻔했어. 천마님 만세다, 이겁니다.”
천마가 다람쥐 던전을 알려 주지 않았으면 알도 못 얻었을 거고, 에픽 도토리 역시 못 얻었을 거다.
신화 클래스도 그렇다. 게릴라 퀘스트의 존재를 몰랐으면, 신화 클래스 역시 없었을 테니까.
-……너.
카르페 입장에서는 별다른 의미를 담지 않은,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일지 몰라도 천마에게는 아니었다.
너덜너덜해진 멘탈을 치유해 주는, 어둠 속 한 줄기 빛과도 같은 한마디였다.
“그럼 이제 부화를…… 으헉! 형 뭐예요? 지금 울어요?!”
-……뭔 소리야? 에픽뽕 맞았다고 지금 정신 못 차리지?
“어, 아닌데. 분명히 방금.”
-헛소리 말고 알이나 까. 에픽 도토리로 부화시키면 뭐가 나올지 나도 궁금하니까.
평소랑 다름없는 천마를 보고 카르페는 고개를 갸웃했으나 이내 잊어버렸다.
하긴, 지금 그런 게 무슨 대수겠는가. 에픽 등급 펫이 뜰 판국에!
“자, 간다!”
카르페가 태초의 파편을 마법 다람쥐의 알에 가져다 댔다.
띠링.
[부화 조건을 만족했습니다. 지금 부화시키시겠습니까?]생각할 필요도 없는 물음이었다. 카르페가 ‘Yes’ 버튼을 터치하자, 이내 알 표면에 쩌저적 금이 가기 시작했다.
[부화에 사용된 소재가 터무니없이 높은 등급의 소재입니다.] [부화 개체의 정보가 수정됩니다.] [개체 종족이 마법 생물에서 환상종으로 변경됩니다!]파사삭!
이내 알이 완전히 깨졌고, 그 속에서 자그마한 검은색의 털 뭉치가 튀어나왔다.
“뀨?”
카르페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다람쥐였다. 녀석은 좌우를 한 번씩 둘러보고는 카르페의 몸을 타고 쪼르르 올라가서, 카르페의 얼굴에 몸을 부비기 시작했다.
“뀨! 뀨!”
“이거, 하는 짓이 귀엽네.”
-일반 마법 다람쥐랑 비슷하게 생겼군. 털이 검다는 것만 빼면.
“색이 독특하긴 하다.”
일반적인 다람쥐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색깔.
완전한 검은색은 아니었고, 회색과 검정의 중간 느낌이 나는 옅은 검은색 털의 다람쥐였다.
“뀨우우.”
카르페가 손가락으로 간질거리자 기분이 좋은지, 연신 뀨뀨 울어대는 녀석.
그때 눈앞에 알림창이 등장했다.
[펫의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아, 이름 정해야 하는구나.”
-그래,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서로의 이름을 교환한 것처럼, 펫도 이름을 지어 줘야 관계가 완성되는 거지.
“그렇군요.”
흐음. 또 고민이 된다. 이런 건 자고로 심혈을 기울여서 이쁘게 지어 줘야 하는 법이니.
물론, 효율을 중시하는 천마에게는 부질없는 짓으로만 보였다.
-쓸데없이 이름에 의미 부여하지 말고 대충 지어 주지 그러냐? 아까부터 뀨뀨거리는 거 보니 ‘뀨뀨’로 어때?
“뀨우웃!”
“싫다잖아요. 하여간 누가 사악한 마교 교주 아니랄까 봐 인성은…… 어?”
마교 교주? 천마?
순간, 카르페의 머릿속으로 하나의 단어가 스쳐 지나갔다.
그래. 바로 이거다. 마침 색깔도 비슷하다.
[이름을 정해 주십시오.]“좋아. 정했다.”
-답지 않게 빨리 정했네. 뭔데 그래?
뀨뀨라는 무성의 작명을 투척한 주제에 궁금하긴 한 모양인지, 천마가 재촉했다.
그 물음에 카르페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묵향(墨香).”
자신이 아는 한 최강의 천마 이름을 선물했다.
[펫 이름이 갱신되었습니다.]띠링.
[태초의 타미아스] [이름 : 묵향] [레벨 : 1] [등급 : 에픽] [분류 : 펫, 환상종] [성격 : 호기심 많은, 활발한] [다람쥐들의 왕국, 타미아스의 고귀한 혈통들은 마법의 힘을 타고납니다. 그중에는 아주 희박한 확률로 모든 속성의 마법을 다루는 종이 태어나기도 합니다.] [보유 스킬]스펠 오브 에잇(Spell of Eight) – 8성
수집 본능 Lv. 1 – 6성
은영보 Lv. 1 – 5성
-초보자 도시에서 신화 클래스에 에픽 펫이라…….
정보를 확인한 천마가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태클 걸 생각도 들지 않았다.
“향아. 어감도 좋네. 우리 평생 가자꾸나.”
“뀨우웅!”
“나는 유저 중에 지존. 넌 펫 중에 지존이 되는 거야. 어때? 아, 너도 좋다고?”
“뀨!”
-염병들 그만하고 움직이자. 아직 가야 할 곳이 남았으니까.
“응? 이제 초보자 도시 졸업 아니에요? 레벨 10인데?”
-레벨 11만 아니면 괜찮아. 스킬을 배웠으니 써먹어 봐야 할 거 아냐. 전투 스킬 써 보고 싶다며?
그리고 이왕 시험해 보는 거 화끈하게 가야지.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놈이 있었다.
-졸업 시험 상대로는 안성맞춤이지.
헬 비스트.
‘레이씬의 악몽’이라고 불리는 초보자 존 최강의 몬스터가 말이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