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3)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3화(23/581)
[전투 개시까지 1분 남았습니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십시오.]후욱!
3미터는 돼 보이는 거대한 체구의 개.
붉은빛이 감도는 검은색 털이 인상적인 몬스터가 마법진에서 등장했다.
크르르르!
아직 전투 준비 시간이라 덤벼들지는 못하고, 으르렁거리고만 있는 헬 비스트.
거대한 송곳니가 드러내며 침을 뚝뚝 떨어지는 것이 카르페를 먹음직스러운 먹이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머리만 세 개면 완전히 켈베로스네, 이거.”
-실제로 켈베로스도 있긴 해. 헬 비스트는 그놈의 열화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좀 많이 열화판.
헬 비스트는 지옥에서 서식하는 몬스터답게, 지옥의 뜨거운 열기를 이겨 낼 수 있도록 화염 속성을 갖춘 몬스터였다.
-반대로 말하자면, 약점 또한 뚜렷하다는 거지. 자, 준비해라.
“향아. 무기에 마법 좀 걸어 줘. 얼음 속성으로.”
“뀨우!”
카르페의 말에 묵향이 짧게 대답하며 허공을 한 바퀴 돌았다.
그러자 카르페의 검에 차가운 기운이 깃들기 시작했다.
[권속이 스펠 오브 에잇을 사용합니다.] [무기에 빙 속성이 부여됩니다. 5분간 지속됩니다.]묵향의 스킬 ‘스펠 오브 에잇(Spell of Eight)’.
무려 8성짜리 스킬로, 8가지 속성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통합 스킬이었다.
능력은 크게 두 가지.
첫째로 화염, 물, 번개, 얼음, 풀, 빛, 어둠, 정신까지, 총 여덟 속성에 한해 마법 데미지를 증가시키며 해당 속성의 상위 마법을 페널티 없이 익힐 수 있게 해 주는 마스터리 역할.
둘째로 여덟 가지 속성 중 하나를 대상의 무기에 부여할 수 있는 인첸트 역할.
카르페가 받은 속성 부여는 바로 이 두 번째 능력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카르페가 무기에 자신의 버프 스킬을 걸었다.
“스트라이킹.”
[그린 스킨 슬레이어에 스트라이킹이 적용됩니다.] [무기의 물리 데미지가 20% 증가합니다.] [스트라이킹(Striking) Lv. 1 – 3성]– 대상의 무기에 물리 데미지를 증가시키는 버프 스킬입니다.
– 스킬 레벨이 오를수록 물리 데미지가 증가하며, 부여할 수 있는 대상의 수가 증가합니다.
Lv. 1 : 물리 데미지 20% 증가.
Lv. 3 : 물리 데미지 40% 증가. 최대 두 명에게 부여 가능.
Lv. 5 : 물리 데미지 60% 증가. 최대 세 명에게 부여 가능.
Lv. 10(Master) : 물리 데미지 100% 증가. 마법 데미지 30% 증가. 최대 여덟 명에게 부여 가능.
마도 군주로 전직하고 얻은 전투형 버프 스킬이 처음으로 사용되는 순간이었다.
“후우.”
인첸트를 마치자 전투 준비 시간이 모두 지나갔다. 긴장감이 기분 좋게 몸을 옥죄여 왔다.
[곧 전투가 시작됩니다. 5초 전, 4초 전…….] [전투 개시!]“크아아아아!”
헬 비스트는 전투가 시작됨과 동시에 몸에 불길을 두르고, 카르페를 향해 전력 돌격을 감행했다.
인페르노 대쉬(Inferno Dash).
라세 오픈 초반에 수많은 유저를 회색빛으로 물들였던 기술로, 헬 비스트를 상징하는 스킬이자 시작 패턴이었다.
지금에야 많은 공략 영상들이 있어서 다들 대비하고 시작하는 패턴이었지만, 간혹 속도가 느린 유저들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이었다.
휙!
물론, 카르페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현재 민첩 수치는 각종 타이틀과 아이템 효과로 40이 넘어가는 상황이었으니까.
카르페는 손쉽게 몸을 틀어서 공격을 피해 냈다.
-뭐, 따로 조언해 줄 필요도 없겠구만.
공략 영상을 보거나, 천마에게 패턴 설명을 들은 것도 아니었다.
“이놈, 약하네요?”
그저 헬 비스트가 카르페에 비해 너무 약했을 뿐.
단지, 그뿐인 이야기였다.
“크르르!”
카르페가 너무 쉽게 피한 것이 약올랐던 탓일까.
헬 비스트는 그 자리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놈의 필살기 패턴이라고 할 수 있는 ‘인페르노 브레스’의 준비 동작이었다.
“이건 뭐, 죽여 달라고 광고하는 것도 아니고. 코앞에서 이렇게 큰 기술을 써?”
숨을 들이쉬는 동작에서 헬 비스트의 고개가 조금 젖혀졌다.
동시에 놈의 목젖이 훤히 드러났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카르페는 전속력으로 헬 비스트의 품에 파고들었다.
“?!”
헬 비스트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카르페의 속도에 당황했지만, 이미 브레스가 목까지 차오른 상황이었다.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다.
푸욱!
카르페가 내지른 검이 헬 비스트의 목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하셨습니다! 크리티컬 히트! 대상의 방어력과 속성 저항력을 대폭 무시합니다.] [무기에 빙 속성이 부여되었습니다. 화 속성 적에게 50% 추가 데미지를 가합니다.]크리티컬로 인한 방어 무시와 속성 추가 데미지가 터지자, 헬 비스트가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커어어어헝!”
거기에 더해, 목을 관통당한 나머지 화염 브레스를 뱉지도 삼키지도 못한 상황!
여기서 다시 추가 데미지 효과가 발생했다.
[스킬 ‘엘레멘탈 마스터리’의 효과로 속성 데미지가 10% 추가됩니다.]마도군주로 전직하면서 얻은 엘레멘탈 마스터리의 효과가 발동된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타이틀 ‘한 방에 주님 곁으로’의 효과로 첫 공격에 10% 데미지가 추가됩니다.]“크워어어어억?!”
레전더리 장갑과 히어로 등급의 검.
버프 스킬의 향연과 상성 데미지.
그리고 타이틀 효과와 크리티컬 히트, 이 모든 것들이 시너지를 일으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
푸화악!
헬 비스트의 브레스가 역류하면서 내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속성 저항력이 대폭 감소한 놈은 스스로 만들어 낸 화염을 견딜 수 없었다.
띠링.
[헬 비스트를 쓰러뜨리셨습니다.]헬 비스트.
초보자 존의 악몽이자 통곡의 벽이라 불리는 보스 몬스터.
쿵!
지옥의 번견이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못 하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아, 이거 이렇게 끝내면 안 되는 거였는데.”
카르페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이것저것 시험해 보면서 모처럼의 보스 몬스터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려 했건만.
너무 무방비한 약점 노출에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말았다.
-……네가 무슨 야생 맹수냐? 약점 보인다고 물어뜯고 보게.
“실수였어요. 쩝. 적어도, 엘레멘탈 애로우도 종류별로 시험해 보고 싶었는데.”
-뭐,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거니까. 지금은 전리품부터 수거하자고.
“그래야겠습니다.”
카르페는 고개를 끄덕이며 헬 비스트의 사체로 향했다.
놈은 이내 회색빛으로 물들며 재가 되어 사라졌고, 그 자리에는 두 가지 아이템이 떨어져 있었다.
[지옥 정찰견의 가죽] [분류 : 가죽, 가공 소재] [등급 : 레어] [지옥의 가장 하급 몬스터인 헬 비스트의 가죽입니다. 그러나 대륙에서는 보기 힘들기 때문에 희소한 소재입니다.] [지옥 불의 정수] [분류 : 마법 소재] [등급 : 레어] [헬 비스트의 신체에서 드물게 발견되는 핵입니다.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아쉽네. 장비류는 없나?”
-헬 비스트는 원래 장비류 드랍이 없는 몬스터다. 아니, 애초에 드랍률 자체가 낮아서 두 개 떨어지면 엄청 잘 떨어진 거지.
“그래요?”
운이 좋은 거였구나.
그러고 보니, 아까 동굴 밖에서 정수 같은 걸 비싸게 산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았다.
“제작 재료 같은데, 일단 킵해야겠네요.”
아직 제대로 연구가 되지 않은 스킬이었지만 ‘마도공학’과 엮어서 써먹을 일이 생길지도 몰랐으니까.
“그럼 이걸로 끝인가?”
그때, 다시 카르페 눈앞에 알림창이 나타났다.
[축하드립니다. 기존 기록을 갱신하셨습니다. 당신의 업적이 비석에 기록됩니다.] [아이디를 공개하시겠습니까?] [워프가 생성됩니다. 워프를 통해 시작의 도시, 혹은 던전 입구로 되돌아가실 수 있습니다.]“음. 일단 아이디는 비공개.”
[비공개를 선택하셨습니다. 비석에 ???로 기록이 표시됩니다.]우웅.
공기가 떨리더니 두 개의 워프 포탈이 생성되었다. 정보를 살펴보니 왼쪽에 있는 포탈은 던전 입구로 돌아가는 포탈이었고, 다른 하나는 마을로 향하는 포탈이었다.
“입구로 돌아갈 필요는 없으니 바로 마을로…….”
카르페가 오른쪽 포탈로 들어가려는 순간이었다.
-잠깐.
“네?”
-챙길 건 마저 챙기고 가야지.
“으잉?”
의미 모를 말에 카르페가 눈을 깜빡였다.
전리품 수거라면 이미 끝났는데…….
-아까 헬 비스트 소환됐던 자리 있지? 저기, 마법진 있는 곳.
천마의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거기 파 봐.
“헐…… 설마?”
-그래. 숨겨진 보상. 이스터에그다.
“당장 파겠습니다!”
카르페는 헬 비스트가 나왔던 마법진으로 황급히 달려갔다.
헬 비스트가 소환됐던 바닥에는 아직 희미하게 마법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니, 근데 뭐로 파지? 깊게 파야 해요?”
-별로 깊진 않아. 땅이 부드러워서 손으로도 팔 만해.
“어쩔 수 없네요.”
검으로 파 볼까 생각했지만, 검 폭이 워낙 좁아서 손보다 효율이 떨어질 게 뻔했다.
카르페가 허리를 숙이는 그 순간이었다.
“뀨뀨!”
묵향이 쪼르르 달려와서 땅바닥을 헤집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카르페가 피식 웃어 버렸다.
“향아. 고맙긴 한데 그 작은 발로 우다다 파 봤자 종일…….”
-……잘 파는데?
“어라?”
묵향은 놀라운 속도로 땅을 파헤쳐 나갔다.
성인 남자가 삽을 들고 달려도 저 속도의 반의반도 따라가지 못할 만큼 빠르게!
“땅파기 스킬인가?”
-그런 거 없었잖아.
“그러게요. 신기하네. 종족 특성인가?”
-아무튼, 잘됐군. 금방 나오겠어.
천마의 말대로 약 3분 뒤, 바닥에서 낡은 상자가 튀어 나왔다.
“와, 이런 게 있었네. 이거 유명한 이스터에그예요?”
-설마. 내가 직접 알아낸 거다.
“……대단하시네요. 어떻게 여길 팔 생각을 하지?”
-좀 미쳐 있던 시기였지…….
상자는 따로 잠금이 걸려 있지 않았기에 그대로 열렸다.
그 속에는 적당량의 골드와 꽤 많은 수의 물약이 들어 있었다.
[4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초급 HP 회복 물약 x10, 초급 MP 회복 물약 x5를 획득하셨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힘의 엘릭서(귀속)를 획득하셨습니다.]“엘릭서?!”
-흐흐. 끝내주지? 10레벨 이하만 복용할 수 있는 초보자 존 전용 엘릭서지만 말이다.
“최고입니다. 바로 마셔야겠네.”
엘릭서는 바로 뚜껑을 열어서 들이켰다.
딸기 주스와 비슷한 맛이 느껴졌고, 다 마시자마자 바로 알림이 떴다.
[근력 스텟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다 마셨으면 돌아가자. 이제 남은 건 진짜 없으니까.
“흐음. 형 혹시요.”
-……없어. 진짜 없어.
“나머지 땅도 다 파보면 하나쯤 더 나오지 않을까요?”
-없다니까!
“여기 있는 땅 다 파 봤어요?”
-그건 아니지만…….
“그럼 있겠네. 가라, 향아!”
“뀨뀨! 뀨우~!”
-미친 것들…….
그렇게 30분 뒤.
놀랍게도 상자 하나를 더 발견했고, 카르페는 민첩을 하나 더 올릴 수 있었다.
천마가 ‘이게 진짜 된다고?’라는 말과 함께 머리를 부여잡은 건 덤이었다.
* * *
그리고 그 시각, 던전 입구.
“아, 진짜 파티원 더럽게 안 구해지네. 걍 우리끼리 들어갈까?”
“어제 둘이서 들어갔다가 개껌처럼 씹힌 거 벌써 까먹었냐? 얌전히 파티원 구해라.”
“어제야 방심해서 그런 거…… 아, 알겠다. 알겠으니까 그런 눈으로 보지 마.”
파티원에게 구박을 받은 남자, 라칸은 입맛을 다셨다.
“역시, 아까 레어 갑옷을 입은 어리바리한 놈을 꼬셨어야 했는데.”
딱 봐도 초보 같았는데 솔로 플레이라니.
운이 좋아 레어 갑옷 하나 주웠나 본데, 애석하게도 헬 비스트는 레어 갑옷 하나로 덤벼들 만한 녀석이 아니었다.
필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아, 생각할수록 아깝…… 뭐야?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
원래 소란스러운 공간이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라칸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곧, 소란의 진원지를 찾아낼 수 있었다.
타임 어택 레코드가 기록되는 비석. 그 근처에서 소란이 일고 있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냐?”
“라세 이 새끼들 일 똑바로 안 해? 뭔, 헬 비스트 던전에서만 두 번째 버그야!”
“버그?”
라세에 버그가 있었던가?
라칸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비석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됐길래 사람들이 이렇게 호들갑을 떠나 생각하면서.
하지만 라칸이 비석을 확인하는 순간, 스스로도 똑같은 소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1위 ??? – 9초
솔로 플레이 1위 기록에 그런 수치가 새겨져 있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