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4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40화(240/581)
다음 날.
똑똑.
“회장님. 최대성 선수를 데려왔습니다.”
“어어. 그래. 들어와.”
회장실이 문이 열리면서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최대성과 그를 인솔해온 곽무성이었다.
“최대성 선수. 이거 오랜만입니다. 계약서 작성할 때 한 번 보고 처음이죠?”
“네. 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자자, 서 있지 말고 일단 소파에 앉으시지요.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놈인데 제법 푹신합디다.”
회장은 그렇게 말하며 반대로 자신은 일어섰다.
“귀한 손님이 왔으니 차를 대접해야겠군. 최대성 선수는 뭘 좋아합니까? 커피? 녹차? 아니면 주스?”
“회, 회장님. 그런 건 제가 하겠습니다.”
“어허. 곽 팀장은 가만히 앉아 있어. 내 공간에 손님이 왔으면 당연히 주인인 내가 대접을 하는 게 맞는 거지. 내가 곽 팀장 것도 하나 타다 주지. 허허. 이게 또 회장이 타 주는 커피가 그렇게 맛있거든.”
꿀꺽.
곽무성은 회장의 웃음에 마른침을 삼키며 일어나려던 자세 그대로 다시 앉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저건 일종의 쇼였다.
내가 이렇게 허물없는 사람이다. 난 아랫사람에게도 직접 커피를 타 줄 수 있을 만큼 탈권위적이고 사고가 유연한 사람이다. 그런 걸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이다.
“……커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커피 좋지! 그럼 곽 팀장은?”
“저, 저는 생수가 좋습니다. 카페인 알러지가 있어서…….”
“쯔쯔. 곽 팀장은 또 생수인가? 하긴 건강만 따지자면 생수만 한 게 없긴 하지. 그럼 잠시.”
회장은 바로 옆에 있는 탕비실로 들어간 후, 금방 음료를 준비해 왔다.
탁.
“자, 그럼 자세한 이야기를 좀 들어 볼 수 있을까요?”
“네. 먼저 전적으로 제 실수로 발생한 일입니다. 죄송합니다.”
회장의 말에 최대성은 일단 고개부터 숙였다.
그가 아무리 참을성 없고 안하무인인 성격이라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리가 멍청한 것은 아니었다.
성질을 부릴 때도 상대를 봐가면서 부려야 한다.
눈앞에서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저 남자는 자신의 고용주이자 후원자였다.
그가 받는 모든 지원의 다 저 사람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다.
자신의 돈줄에게 무례하게 굴어서야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허허. 아니, 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 탓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당사자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들어야 저희가 이후 대처를 할 수 있으니 물어보는 거지요. 편하게 말해 주세요.”
“네네. 알고 있습니다.”
평생을 제 잘난 맛에 살아온 최대성이지만, 눈앞의 남자에게는 아무런 자존심도 세울 수가 없었다.
김태상.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가 누구냐는 질문이 나오면 항상 언급되는 인물이었으니까. 이름만 대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 만한 대기업의 오너가 바로 그였다.
“그래서 어떻게 된 겁니까? 히든 퀘스트를 수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분명, 무슨 특수한 유물을 얻는 퀘스트였다는 보고를 들은 기억이 있었다.
그것도 레전더리 등급으로 예상되는 특수한 유물이라고 했었는데.
“퀘스트가 어려웠습니까?”
“아뇨. 퀘스트 자체는 간단했습니다. 그냥 일정 시간 동안 피를 뽑기만 하면 됐으니까요. 조금 귀찮긴 했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물론, 퀘스트 중에 NPC들과 불화가 있긴 했지만 최대성은 그 부분을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럼 왜?”
“다른 유저가 퀘스트에 난입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특수한 네임드 NPC인 줄 알았다.
갑자기 들이닥쳐선 단 한 방에 자신을 쓰러뜨렸으니까.
하지만 사망 이후, 적대 세력의 플레이어라 PK 페널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알림이 뜬 것이다. 유저가 확실하다는 증거였다.
“그러니까…… 퀘스트가 겹쳤다?”
“그런 것 같습니다.”
간혹 그런 일이 발생하곤 한다.
특정한 하나의 보상을 두고 서로 다른 유저가 각각의 퀘스트를 수행하는 경우.
흔히들 상투적으로 ‘더블 부킹’이라고 하는데 그 현상이 하필이면 최대성의 퀘스트에 발생하고 만 것이다.
“난입한 유저가 누군지는 알고 있습니까?”
“아뇨. 부끄럽지만 순식간에 죽어 버려서요. 리플레이 기록을 돌려봤는데도 얼굴은 안 잡혔어요.”
“순식간이라 함은?”
“……한 방입니다.”
심히 쪽팔리긴 했으나, 최대성은 순순히 진실을 말했다.
어차피 최대성의 플레이 기록은 마모니즘에서 요구하면 무조건 보여 줘야 했다. 그런 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했으니까.
뻔히 들킬 거짓말을 할 바엔 쪽팔리더라도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훨씬 나았다.
“그건 좀 아쉽군.”
최대성이 아직은 70레벨대의 유저였으나 그 피지컬이나 게임 이해도는 결코 70레벨 수준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공식 1위인 천검의 감응도 기록을 깨 버린 게 바로 최대성이었으니까.
솔직히 130레벨대의 김태상 자신이라고 해도 지금의 최대성을 한 방에 쓰러뜨릴 자신은 없었다.
그런 최대성을 단 한 방에 쓰러뜨린 유저라면 필시 최상위 랭커임이 틀림없었다. 아마도 다른 10대 길드에 속에 있을 누군가일 것이다.
“누가 훼방을 놨는지 알아야 대비를 할 텐데. 아쉽게 됐군.”
“죄송합니다. 제가 좀 더 대응을 잘했어야 했는데. 너무 방심했습니다.”
“허허. 이건 그냥 사고 같은 거니까 잊어버립시다.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있어 봤자 돈이 되지도 않으니깐.”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김태상은 입맛이 조금 썼다.
현재 마모니즘 길드는 거대한 퀘스트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국가급 퀘스트는 아니었지만 그에 준하는 범위로, 결과에 따라 세계가 변할 수도 있는 그런 퀘스트.
최대성은 그 퀘스트에서 핵심적인 활약을 해 줘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휩쓸리고 말다니.
“그렇다면 레전더리 유물 보상은 그 난입한 유저가 이미 먹었겠군요?”
“그건 아닐 겁니다. NPC 말로는, 제 피가 많이 들어가서 이젠 제가 아니면 다룰 수 없다고 했으니까요. 아마 부수는 게 최선이었을 겁니다.”
“그러면 좀 낫군.”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김태상은 조금 속이 풀어지는 것을 느끼며 최대성에게 말했다.
“아쉽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혹시 다른 문제는 없습니까? 중요한 아이템을 떨궜다던가.”
“다행히도 아이템 드랍은 없었…… 아. 퀘스트 중에 받아야 할 영약 하나를 못 얻게 되었네요. 퀘스트가 터져 버렸으니.”
“……그건 제가 곽 팀장에게 말해서 성능 좋은 영약을 수배해 보죠. 허허. 만약 또 필요한 게 있다면 가감 없이 말해 주세요. 저희 길드에서 최대성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아주 큽니다. 하하.”
“예. 감사합니다. 회장님.”
조금 더 말을 주고받은 후, 최대성은 자리를 떠났다.
“후우. 이봐, 곽 팀장.”
“넷. 회장님.”
“영약은 최대한 적당한 거 뒤져서 나오면 지원해 주고. 나머지는 말 안 해도 알지?”
“네. 리플레이 기록 넘겨받아서 최대한 단서를 찾아보겠습니다. 이대로 둘 순 없지요.”
“그래. 알아서 잘 처리해 봐. 다음 보고는 좀 즐거운 보고였으면 좋겠군.”
* * *
다음 날.
게임에 접속한 카르페를 가장 먼저 반겨 준 것은 바로 묵향이었다.
“뀨웃! 뀨!”
“그래그래. 우리 향이 형 보고 싶었니? 응, 근데 왜 이렇게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어?”
-왜긴 왜겠냐. 너 없는 동안 신나게 광산 탐험했으니까 그렇지.
“어. 형. 오셨네요. 밤새 잘 주무셨습니까.”
-거의 못 잤지. 애초에 잘 필요도 없지만. 아, 맞다. 그 새롭게 생긴 자동 사냥 기능 꽤 괜찮더라.
카르페가 접속을 종료한 동안, 천마는 다른 권속들을 이끌고 광산을 탐험했다.
광산 쪽에 새롭게 생긴 갱도 던전엔 50레벨 정도의 벌레형 몬스터가 등장했는데 권속들이 경험치를 올리면서 동시에 아이템을 얻기에도 좋았던 것이다.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도 않았어. 대놓고 권속 레벨링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다.
“크으. 역시 갓겜이라니까. 그런데 득템은 없었나?”
-하여간 날먹하는 놈이 템 욕심까지 그득해선…… 향아. 보여 줘라.
“뀻!”
묵향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볼 주머니에 있던 아이템을 하나 꺼냈다.
띠링.
[미지의 광산 원석] [등급 : 히어로+] [분류 : 마법 소재] [위치를 특정할 수 없는 미지의 광산에서 발견되는 물질입니다. 아이템 제작 시 첨가할 경우 추가적인 스텟 보너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어. 제작 재료?”
-그래. 아무래도 룸은 휴식과 제작의 공간이니까. 아이템도 그런 게 드랍되는 것 같더라.
“스텟 보너스라니 괜찮네요. 나중에 권속들 입혀 줄 아이템이나 날 잡고 만들어 볼까.”
-그것도 괜찮겠지. 아, 맞다. 그리고 보니까 생각났는데 어제 석관실에서 봤던 놈 기억 나냐?
“아, 그 프리스트 할배요? 자결했잖아요.”
-아니, 그놈 말고. 들어왔을 때 낫 들고 덤벼들던 놈.
“아!”
천마의 설명에 카르페는 상황을 떠올릴 수 있었다.
“한 방에 죽은 걔? 그 사람이 왜요?”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건데 어디서 봤던 놈 같더란 말이지. 그런데 어젯밤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떠오르더라고. 아마 최대성일 거다. 얼굴이 낯이 익었어.
“최대성?”
처음 들어 보는 이름에 카르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천마가 설명을 덧붙였다.
-2년 뒤에는 한국 랭킹 1위가 되는 놈이지. 마모니즘 길드 소속인데 그놈이 아크람 퀘스트에 엮어 있었을 줄은 몰랐네.
“헐. 그래요?”
-그래. 대단한 놈이다. 천검보다 게임을 반년 늦게 시작한 놈이 천검을 제치고 한국 1위를 먹었으니까. 게임 센스로 따지면 독보적인 놈이지.
“그런데 왜 그런 유저가 한 방에 죽어요?”
-……그건 니가 비정상이라서 그런 거고 인마. 아무튼 이제야 의문이 풀리네. 그 녀석이 랭킹 국내 1위가 될 수 있었던 건, 그놈 게임 센스가 특출나기도 했지만 다른 도움도 컸거든.
후발주자이면서 선두주자를 제칠 수 있었던 이유.
그건 최대성의 본인과 그 권속이 워낙 특별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유저들은 그걸 ‘적마녀’라고 불렀지.
새하얀 가면을 쓰고 다니던 붉은 머리의 마녀.
라세 최초로 등장한 ‘레전더리’ 등급의 인형이었고 최대성과 적마녀는 최강의 듀오로 유명했다.
“어, 설마 그거…….”
-그래. 그 마녀가 아마 적마였겠지. 최대성에게 세뇌당한 적마. 강제적인 주술 때문에 랭크는 레전더리로 하향 먹었던 거고.
“와, 대박이네.”
이건 정말 상상도 하지 못한 스토리였다.
-아마. 마도왕이라는 직업이 세상에 등장하지 않으면 유물이 그런 식으로 세상에 흘러나오는 구조인 거겠지. 네 덕분에 내가 알던 역사가 크게 변하겠어.
룸에서 그런 대화를 주고받던 중, 다른 권속들도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셨습니까. 주군.”
“그래. 티나. 티나도 잘 지냈어?”
“네. 군사님의 지휘 아래 광산을 탐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이곳의 일은 저희에게 맡겨 주시길.”
“마스터! 마스터!”
그리고 세실리아가 호들갑을 떨며 카르페에게 다가왔다.
“마스터. 있잖아.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한번 들어 볼래?”
“응? 뭐가?”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띠링.
[혈마술로 인한 기억 간섭이 세실리아의 봉인된 기억 일부를 깨어나게 합니다.]“우리 드렛슈가 남긴 보물 찾으러 안 갈래?”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