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42)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42화(242/581)
“뀨우웅…….”
묵향의 쫑긋했던 두 귀가 축 처지고 말았다. 카르페가 기세 좋게 오픈한 카드팩의 결과가 그리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신통치 않은 정도가 아니라…….
-와, 역대 최저치 아니냐? 어떻게 22224가 뜨냐?
“…….”
-너 내가 알던 카르페가 맞긴 맞아? 어떻게든 5성은 띄우던 놈이 기어코 쓴맛을 보네. 캬아, 암. 이게 나라지. 이런 날도 있어야 말이 되는 거지.
“……아오. 왜 이렇게 신났어요!”
-원래 사람이란 게 올바른 정의를 보게 되면 신이 나게 되어 있어.
“끄응…….”
카르페가 한숨을 후우 내쉬었다.
이 귀한 스킬팩이 이렇게 증발하다니!
“향아. 미안해. 형이 능력이 부족해서 영구동토를 못 뽑아 줬네. 날 욕하렴. 넌 그럴 자격이 있어.”
-능력보다는 양심이 더 부족한 발언이네.
“뀨우웅! 뀨웅!”
“주군. 향이 괜찮다고 말합니다. 대신 다음번에는 프로미넌스를 뽑아 달라고 합니다.”
“그래. 그래. 우리 향이가 뽑아 달라는데 뽑아 줘야지. 딱 기다려 보렴. 다음에는 진짜로…….”
-진짜 같은 소리 하네. 미친 것들.
“후우. 그래. 형이 말한 것처럼 이런 날도 있는 거죠.”
카르페는 자신의 손에 들린 4성 카드를 바라보았다.
평소 카드 운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없는 등급이었지만, 그렇다고 또 완전 꽝이라 하기도 애매했다.
[4성 스킬 카드 – 헤이스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이미 플레이어가 보유 중인 스킬입니다. 강화를 진행하시겠습니까?]“강화를 진행한다.”
[강화 성공! +1 헤이스트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1 강화 효과로 헤이스트의 MP 소모가 30% 감소합니다. 또한 지속 시간이 20% 증가합니다.]4성 카드의 정체는 다름 아닌 ‘헤이스트’.
고등급의 스킬은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버프 스킬이었다.
-뭐, 냉정하게 보더라도 이 정도면 충분히 쓸 만하긴 하지.
“그렇죠. 그렇긴 한데…….”
평소 워낙에 잘 뽑고 다녔던 게 문제다.
주력으로 사용하던 4성 스킬의 강화에 성공하고도 찝찝한 마음이라니.
이래서야 천마가 노양심 날먹러라 놀려도 할 말이 없었다.
그때였다.
“후예님! 완성되었어요!”
카드 오픈이 딱 끝난 시점.
타이밍 좋게도 엘리스가 정원에 나타났다. 그녀는 손바닥 크기의 무언가를 손에 들고 있는 채였다.
“아, 그건가요?”
“네. 이대로 끼워서 조립하기만 하면 돼요! 금방 끝나는 작업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엘리스는 그렇게 말한 후, 로이어드가 있는 쪽으로 다가갔다.
“로이어드 님. 지금 바로 장착할게요. 몸 좀 숙여 주시겠어요? 뒷목 부근이 보이게요.”
<알았다. 잘 부탁하지.>
로이어드는 그렇게 말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지만, 그럼에도 엘리스의 손이 로이어드의 목까지 닿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게 모자랐다.
“으. 역시 로이어드 님은 너무 크네요. 잠시만요. 사다리를 가져올게요.”
<아니, 그럴 필요 없다. 엘리스. 이러면 되겠지.>
로이어드는 그렇게 말하곤 아예 바닥에 엎드려 버렸다.
<이제 손이 닿는가?>
“아, 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끝낼게요.”
엘리스는 로이어드의 뒷목 쪽으로 다가가 목 근처의 버튼 같은 걸 조작했다.
그러자 철컥, 철컥 격철이 물리는 소리와 함께 로이어드 뒷목 부근이 활짝 열렸다.
“어디 보자. 이렇게…… 이렇게…….”
엘리스는 자신이 들고 온 직사각형의 물건을 로이어드의 뒷목 속에 조립해 넣었다. 조립은 그녀가 말했다시피 아주 잠깐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철컥-!
“자, 다 됐어요. 이제 일어나셔도 돼요!”
<끝난 건가? 크게 무언가 달라진 느낌은 없다만…… 아, 근력이 조금 상승한 것 같기는 하군.>
“오? 그래?”
“후예님. 아마 로이어드 님의 정보를 살펴보시면 정확하게 뭐가 변했는지 알 수 있으실 거예요.”
엘리스의 말에 카르페는 로이어드의 상태창을 불러왔다.
[고대의 골렘] [이름 : 강철(强鐵)의 로이어드] [레벨 : 40] [등급 : 에픽+].
.
.
[장착 모듈]-1번 : 경험의 모듈(Module)
-2번 : 빈 슬롯
-3번 : 빈 슬롯
-4번 : 빈 슬롯
-5번 : 빈 슬롯
“오오. 등록됐다.”
카르페가 80레벨을 달성하고 받은 선물.
그건 다름 아닌 로이어드의 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파츠였던 것이다.
[경험의 모듈] [등급 : 유니크] [착용 제한 : 강철의 로이어드 전용] [뛰어난 마도공학자가 개발한 골렘용 회로 모듈입니다. 장착 시, 보다 향상된 능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근력 +2
[추가 옵션 : 경험치 획득량이 20% 증가합니다(해당 효과는 다른 경험치 획득 효과와 중복 적용이 가능합니다)] [추가 옵션 : 이동 속도가 소폭 증가합니다]당연한 말이지만, 골렘인 로이어드가 일반적인 방어구를 장착할 순 없었다. 즉, 다른 권속과 달리 로이어드에게 존재하는 장비 슬롯은 무기와 보조 무기 단 두 개뿐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5개의 모듈 슬롯이란 게 존재했다. 방어구 착용 불가라는 페널티를 나름대로 상쇄할 수 있는, 일종의 로이어드 전용 장비 슬롯인 셈이었다.
“첫 모듈은 제가 왕성 지하에서 가져온 것들로 어떻게든 만들었지만…… 이후 다른 모듈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재료가 필요해요. 혹시라도 발견하시면 저에게 가져와 주세요!”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크으. 경험치 증가 옵션은 언제나 진리지.”
-이제 권속도 여섯이니 점점 더 레벨 업이 힘들어질 거다. 경험치 증가 관련은 모조리 끌어 모으는 게 좋지.
라세는 플레이어의 경험치와 권속의 경험치가 아예 별개로 적용이 되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경험치 100짜리 몬스터를 잡았다고 치면, 플레이어에게 100의 경험치가 들어오고 권속에게는 10~20 사이의 권속 전용의 경험치가 따로 들어가는 식이었다.
문제는 이 권속 전용 경험치가 권속 수에 따라 나눠서 적용된다는 것.
권속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저 1~20의 경험치를 n분의 1로 나눠 먹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성장이 더뎌질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이 딱 하나의 권속만을 키우는 이유기도 했다.
-테이머나 네크로맨서 같이 애초에 권속이 전투 수단인 직업은 경험치 보정이 들어가지만 넌 아니니까. 어찌 보면 마도군주 직업이 나름대로 밸런스가 있는 셈이지. 에픽 등급의 권속을 일곱이나 퍼주는 대신 성장은 더럽게 어려우니까.
“끄응. 시스템이 그러니 어쩌겠어요. 더 빡세게 사냥할 수밖에.”
-내 생각에는 그래서 자동 사냥 시스템이 열린 것 같다. 일반적인 성장 속도로는 도저히 답이 안 나오니까 이런 식으로라도 경험치를 좀 퍼주는 거지.
“진짜 다행이다…….”
-아, 맞아. 자동 사냥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여기 룸에서 획득한 경험치는 선택적으로 분배가 가능하더라.
“……뭔 소리예요, 그게?”
-그러니까 광산 자동 사냥으로 1,000의 경험치를 먹었으면 그 1,000을 뀨뀨 하나한테 몰빵할 수도 있고, 공평하게 다 같이 나눌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엥? 진짜요? 몰빵이 된다고?”
그런 중요한 걸 왜 이때까지 몰랐지?
카르페가 깜짝 놀라서 천마를 쳐다보자 천마는 고개를 으쓱였다.
-나도 어제 너 로그아웃한 다음에 알았다. 권속끼리 몬스터 잡으니까 그런 알림이 뜨더라고. 이제 너한테도 표시될걸?
“진짜네…….”
카르페가 룸의 ‘원정’ 카테고리를 살펴보자 천마가 말했던 설명이 새로 생성되어 있었다.
-나중에 좀 레벨링이 늦어지는 애가 있다 싶으면 걔한테 몰아주면 되겠지. 그게 아니면 반대로 하나만 집중 육성해도 괜찮고.
“으음. 상황 봐서 사용하면 되겠네요. 선택지가 늘어나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이지.”
아주 좋다. 그것도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만큼 좋았다.
“그럼 이제 진짜 출발하겠습니다.”
카르페는 룸에서의 일을 마무리한 뒤, 드렛슈의 보물고를 향해 출발했다.
* * *
“으응…… 이 산이 아닌가?”
“또오? 이번에는 확실하다면서! 세실은 거짓말쟁이야!”
“미안해. 그치만 나도 너무 오래전이라 헷갈린단 말이야. 800년 전 기억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니? 아, 저쪽인 거 같기도 하고!”
현재 일행은 루인데리아 연방국의 수도 ‘루이실란’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에 있었다.
사아가스 산맥.
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산맥으로, 마도왕국 제노니아를 제외한 세 강대국에 모두 걸쳐 있는 거대한 산맥이었다.
현재 카르페 일행이 있는 곳은 사아가스 산맥의 초입 부근으로 레벨 110 정도의 몬스터가 주로 등장했다.
“아, 마스터. 저 늑대 또 나타났어.”
미라쥬가 가리키는 방향에는 곰보다도 거대한 늑대가 일행을 향해 으르렁 거리고 있었다.
사이가스 울프라는 몬스터로 이 부근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몬스터였다.
매우 민첩하면서 동시에 탱커의 갑주마저 찢어 버릴 만큼 강력한 발톱을 가지고 있는 터라 유저들에겐 악몽의 대상으로 꼽히기도 하는 몬스터였지만.
“크롸라라락-!”
<어딜! 어림없다!>
일행을 향해 달려드는 사이가스 울프를 로이어드가 막아섰다.
카가각-!
사이가스의 울프의 이빨과 발톱은 강철마저 찢어발길 수 있었지만, 로이어드의 적미스릴 신체 앞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발톱과 강철 신체가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으나 단지 그뿐.
로이어드는 큰 어려움 없이 사이가스 울프의 공격을 받아 낼 수 있었다.
“우리 로이 참 잘했어요. 프로미넌스!”
그리고 이어지는 세실리아의 9성 스킬.
세실의 손에서 발사된 홍염의 감옥이 그대로 늑대를 집어 삼켰고 불태우기 시작했다.
“크허허어어엉?!”
사이가스 울프는 끔찍한 작열통에 땅바닥을 이리저리 굴렀으나 마법의 불꽃이 고작 그런 거로 사그라들 리가 없었다.
[사이가스 울프가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광폭화’ 상태에 돌입합니다.] [일정 시간 동안 고통에 둔감해지고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방어력이 하락합니다.]“에잇! 한 방에 죽으면 좀 좋아!”
프로미넌스가 9성 딜링 스킬이긴 하지만 그 시전자인 세실리아의 레벨이 고작 40이었다.
스킬이 아무리 강력해도 110레벨의 몬스터를 원킬에 보낼 수는 없었고, 사이가스 울프는 광폭화 상태로 돌입하여 카르페 일행을 향해 달려들었다.
놈으로서는 나름 회심의 공격이라 할 만 했으나.
“향아!”
“뀨우웃!”
콰쾅!
묵향의 손짓에 한 줄기 벼락이 떨어졌다. 콜링 썬더가 작렬한 것이다.
[사이가스 울프가 마비 상태에 빠집니다!]“잘했어! 캘러미티 인페르노!”
그리고 이어지는 카르페의 화염 마법.
[사이가스 울프가 쓰러졌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사이가스 산맥 초입의 악몽이라 불리던 몬스터가 너무나도 손쉽게 쓰러지고 말았다.
“후우. 이제 슬슬 나와 줬으면 좋겠는데. 보물고가 이 산맥에 있는 건 확실한 거지?”
“확실하다니까. 지금 나 못믿…… 어? 마스터. 저기인 것 같아! 이번에는 확실해!”
세실리아는 밝게 웃으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