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49)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49화(249/581)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는다는 게 이런 것일까?
인형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드렛슈는 그야말로 넝마가 되어 있었다.
드렛슈가 항복이란 말을 약 100번쯤 외치고 나서야 겨우 전투를 빙자한 구타가 끝났다.
“끄응…….”
“그럼 이제 무의 시험도 통과인 거죠?”
“놀리는 거냐? 항복이라고 몇 번을 말했잖아!”
드렛슈가 투덜거리며 허공에 손가락을 딱! 튕겼다.
[문무의 관 진(眞)을 통과하셨습니다. 장소가 변경됩니다.]알림과 함께 카르페를 비롯한 모든 인원이 어떤 장소로 워프되었다.
꽤 널찍한 방이었는데 방 가운데에는 커다란 원탁 하나가 놓여 있었다.
“어, 여기는?”
“내가 평소에 머무는 곳이다. 적당히 아무 곳에나 앉아 있어라. 너에게 줄 물건을 가져올 테니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드렛슈는 그렇게 말한 후, 다시 한번 워프로 사라졌다.
“그럼 여기가 드렛슈의 방…….”
카르페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깔끔함을 넘어서 황량한 느낌마저 들 만큼 아무것도 없었다.
원탁을 제외하고는 딱딱해 보이는 침대 하나, 그리고 방구석에 방치되어 있는 낡은 바둑판 하나가 전부였다.
“이런 곳에서 혼자 800여 년을 버틴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좀 많이 짠하네.”
“걱정은 고맙다만 네 생각만큼 쓸쓸한 건 아니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평소에는 거의 겨울잠이나 자는 상태니까.”
“어, 금방 오셨네요.”
“워프 두 번만 쓰면 되는 일인데 오래 걸릴 리가 없지.”
드렛슈는 어느새 다시 나타나 그렇게 말했다. 그의 손에는 자그마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
“그건가요? 시험에 통과한 보상이?”
“그래. 이건 내 권한으로도 소환이 불가능한 놈이라서 이렇게 직접 가져와야만 해. 내 마력 패턴을 물려받은 자가 문무의 관을 통과했을 때만 만질 수 있도록 되어 있거든.”
“아하.”
오직 마도왕의 후예만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라는 소리였다.
이곳의 관리자인 드렛슈의 기억조차 함부로 만질 수 없는 거로 보아 아주 특별한 보상임이 틀림없었다.
“자, 가져가라. 이제부터 네 거다.”
하지만 드렛슈는 그 귀한 보상이 들어 있는 상자를 아무렇지도 않게 휙 던져 버렸다.
카르페는 깜짝 놀라 화들짝 상자를 받아 냈다. 손바닥 정도의 아주 작은 상자였다.
“지금 열어 봐도 돼요?”
“물론. 그러라고 준 거니까.”
잠금장치는 걸려 있지 않았다.
카르페는 마치 유리로 된 상자를 다루듯 아주 조심스럽게 상자 뚜껑을 열었다.
딸깍.
“어?”
상자 안에는 특이한 문양의 장식 두 개가 들어 있었다. 장식의 크기는 아주 작아서 한 개의 크기가 새끼손가락의 손톱보다도 작았다.
“이게 뭐지? 장식 같은데 어디다 붙이는 건가?”
“장식? 무슨 소리야? 그거 귀걸인데?”
“귀걸이라고요? 이게? 아…….”
뭔가 선입견이 있었던 거 같다.
카르페가 생각하는 귀걸이는 그냥 귀에 다는 길쭉한 장식이란 이미지가 강했으니까.
“하긴. 남자가 끼는 귀걸이는 대부분 이런 형태이긴 하…… 아니, 잠깐만. 그런데 귀걸이? 그거 분명 히든 부위 아니었나?”
그리고 그런 카르페의 예상이 맞다는 듯 귀걸이의 정보창이 떠올랐다.
띠링.
[마도 병기 카이론] [등급 : 레전더리] [착용 제한 : 히든 클래스 ‘마도패왕’] [마도왕이 심혈을 기울여서 개발한 또 다른 마도 병기입니다. 착용자의 마법 능력을 향상케 하며 또한 신체를 회복시킵니다.]– 전 스테이터스 +5
[추가 옵션 : 마법 데미지 20% 추가] [추가 옵션 : ‘마법 흡혈’ 사용 가능. 마법 흡혈 발동 시, 30초간 마법 데미지 10% 추가 증가. 30초간 마법 데미지의 10%만큼 사용자의 HP를 회복합니다. 또한 마법 데미지의 2%만큼 MP를 회복합니다. (마법 흡혈의 재사용 대기 시간 : 600초)] [추가 옵션 : 사용자의 레벨에 비례해서 성장합니다.]*획득 시 귀속
*마도 병기 3세트 효과
– 전 스테이터스 +7
– 물리, 마법 데미지 15% 증가
– 물리, 마법 방어력 15% 증가
– HP +1,500, MP +250
“……우와. 보상이 마도 병기였구나.”
-허. 이러니 마도왕 전용 보상일 수밖에. 이로써 히든 부위도 3세트가 만들어진 건가? 하, 레벨 100도 안 된 놈이 템은 300레벨보다 더 좋네. 미친 똥겜 같으니라고.
카르페는 즉시 귀걸이를 장착했다.
마도 병기 3세트 효과가 활성화되며 뻥튀기되는 능력치!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것이, 자칫하다간 이대로 행복사해 버릴 것 같았다.
“축하드립니다. 주군. 이로써 한 걸음 더 주군의 대업에 가까워지셨군요. 위신을 멸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그건 좀 오버 같긴 하지만…… 아무튼 고마워.”
보물고라는 이름이 절대로 부족하지 않은 던전이었다.
이것까지 하면 이번에 획득한 레전더리 아이템이 벌써 다섯 개다. 남들은 게임 접을 때까지 하나 가질까 말까 한 레전더리를 오늘 하루에만 다섯 개 얻은 것이다!
“후. 이게 게임이지. 이렇게 보람찰 수가 없네. 그럼 오늘 여기서 마무리…….”
“응? 뭔 소리야? 아직 남았는데.”
“네? 남았다니요? 또 뭐가요?”
“설마 보상이 마도 병기 하나라고 생각했던 거냐? 그건 문무의 관을 통과한 보상일 뿐이야. 내 인정을 받기만 하면 얻을 수 있는 보상이라는 말이지.”
그렇다.
카르페에게는 아직 하나의 보상이 더 남아 있었다.
문무의 관 통과 보상과 별개로 히든 NPC 드렛슈의 기억에게 승리한 보상이 말이다!
“자, 받아라.”
휙.
드렛슈는 그렇게 말하며 직사각형의 물체를 던졌다. 카르페는 얼떨결에 그 물체를 받아들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 물체의 형태나 촉감이 너무너무 익숙하게 다가왔다.
꼴깍.
설마 하는 상상에 침이 저절로 넘어갔다.
“……설마.”
-아니겠지. 쓰바. 아무리 이루기 힘든 업적이라고 해도 그건 너무 선을 넘는 거지.
카르페는 드렛슈에게 넘겨받은 물건을 확인했다.
직사각형 형태의 카드. 카드의 앞 뒷면 중앙에는 ? 표시가 큼직하게 박혀 있었다.
“스킬 카드…….”
스킬‘팩’이 아니다. 스킬 카드다. 팩이 아닌 단 한 장의 스킬 카드였다.
사실, 카르페는 과거에도 이렇게 한 장으로 이루어진 스킬 카드를 얻은 적이 있었다.
바로, 서빙제의 파편을 잡고 나서 말이다.
서빙제의 파편은 지금 카르페가 들고 있는 것처럼 단 한 장의 스킬 카드를 드랍했다.
그 당시 천마가 했던 말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재생되었다.
‘보스가 드랍한 한 장짜리 스킬 카드는 그 보스가 보유한 스킬 중 하나가 등장한다.’
“…….”
-…….
카르페와 천마가 동시에 침묵했다.
즉, 지금 이 스킬 카드는 드렛슈가 보유한 스킬 중 하나가 등장하는 스킬 카드라는 소리였다!
‘으어어어! 으어어어!’
-진짜 염병하는 게임이네. 뭐 이렇게 퍼주지? 내가 이 정도로 퍼 받았으면 진즉에 끝장을 봤을 텐데…….
카르페가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고 천마가 세상을 원망하고 있는 그때, 드렛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카르페에게 물었다.
“뭐야? 혹시 그게 뭔지 모르는 거냐? 한 장짜리 스킬 카드는 내가 보유한 스킬 중에 랜덤으로…….”
“아니, 알아요. 알아요. 그냥 진정이 안 돼서 쳐다보고 있었어요.”
“호들갑 떨기는. 냉정하게 따지면 마도 병기보다 크게 좋은 보상도 아니잖아. 내가 가진 스킬이 얼마나 많은데. 그중에서 좋은 게 뜬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건 확실히 드렛슈가 말한 대로였다.
이건 한 장짜리 스킬 카드다 보니 반복도 먹히지 않았으니까.
오픈하는 그 순간 확정. 그야말로 단 한 판의 진검승부였다.
“게다가 그건 내 본체의 스킬은 등장하지 않아. 지금 내가 익히고 있는 스킬 중에서만 등장한다.”
드렛슈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카르페에게는 아니었다.
정령합일.
그 무지막지한 스킬에 당했을 때,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었던가.
이 카드에는 그 정령합일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정령합일. 정령합일. 제발 정령합일!!!”
“흐음. 글쎄 과연 나올까? 6성 이하는 등장하지 않게 해 놨다만…….”
“그 정도면 거저 주는 거죠!”
심장이 요동치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솟구친다.
그리고 행복회로가 가열 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래. 생각해 보면 내가 정령합일에 얻어터졌던 건 다 액땜이었던 거야. 지금 여기서 딱 정령합일을 뽑기 위한 액땜!”
-또 쌉소리 시작하네. 아니, 근데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 그 쌉소리를 다 실현시키긴 했으니…….
천마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카르페를 쳐다봤다.
“후우우…….”
“깔 거면 빨리 까. 괜히 나까지 궁금해지게.”
“액땜도 했고. 터도 좋아. 보물의 기운이 막 느껴져. 좋아. 지금이 타이밍이다!”
카르페가 쌉소리와 함께 카드에 손을 얹자 눈앞으로 알림창이 떠올렸다.
[‘마도왕 드렛슈의 기억’ 스킬 카드를 개방하시겠습니까?]“개방한다!”
사르륵.
카르페가 선언하자 손에 들고 있던 카드의 ?가 지워지며 카드의 정체가 드러났다.
텁!
하지만 카르페는 자신의 손바닥으로 스킬 카드를 완전히 가렸다.
“너. 뭐하냐? 기껏 개방했는데 왜 가려?”
“끝에서부터 조금씩 조금씩 쪼으면서 확인할 겁니다. 한 번에 확인하면 부정 탐.”
“……뭐라는 거야? 너 어디 아프냐? 그런다고 결과가 바뀌어?”
드렛슈의 기억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카르페를 쳐다봤으나 카르페의 의지는 확고했다.
“아니, 내가 여기에 처박혀 있는 동안 세상의 상식이 바뀐 건가? 요새는 이게 정상이야?”
드렛슈는 네가 대답해 보라는 듯한 시선으로 티나를 쳐다봤지만, 티나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
“……다 주군께서 생각하신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신인 저는 믿고 기다릴 뿐입니다.”
“너도 이해 못 하는 거지?”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렇습니다.”
“그래. 다행이다. 세상이 그렇게 많이 미치지는 않았구나.”
카르페는 자신이 미친놈 취급을 받건 말건 진지했다.
뽑기는 중대 사항이다! 그 어떤 외압에도 타협할 수 없었다.
카르페는 스킬 카드를 가린 손바닥을 조금씩 조금씩 내렸고.
“헉.”
“왜 그래? 뭐가 잘못됐냐?”
“숫자 윗부분이 동그래!”
“미친놈인가 진짜.”
7성은 아니라는 뜻. 8성 아니면 9성이다!
-8성이겠군. 얼티밋 스톤 커스? 그게 아니면 캘러미티 인페르노 중복 가나? 나쁘지 않아. 캘러미티 인페르노 +1 강화 옵션이 뭐였더라…….
“부정 타는 귀신은 물러가라! 가자! 정령합일!”
카르페는 타이밍이 왔다는 듯 손을 완전히 치웠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튀어나오는 알림창.
띠링.
[축하드립니다. 9성 스킬 카드를 획득하셨습니다.]“헐…… 진짜로 뜬다고? 이게? 너 운 되게 좋구나.”
“크아아아아!!!”
왔구나! 왔어!
카르페가 동서남북으로 울부짖는 순간 다음 알림창이 이어서 나타났다.
[9성 스킬 카드 ‘천무지체(天武之體)’를 획득하셨습니다.]“어?”
뜨긴 떴는데, 뭔가 조금 빗나간 모양이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