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5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50화(250/581)
“……천무지체?”
“뭐? 천무지체?! 와, 너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운이냐? 뽑을 수 있는 것 중에 제일 좋은 걸 뽑았다고?”
정작 뽑은 당사자인 카르페보다 옆에 있던 드렛슈가 더 화들짝 놀랐다.
“정말로 천운이군. 장담하건대 9성 스킬을 통틀어도 천무지체보다 나은 스킬은 거의 없을 거다. 특히나 전투 계열이면 더더욱.”
드렛슈의 어조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천무지체는 다른 무엇도 아닌, 무려 스킬 포인트를 상승시켜 주는 스킬이었으니까.
스킬의 종류와 레벨이 곧 전투력으로 직결되는 라세의 시스템상, 스킬 포인트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스킬 포인트는 무조건 다다익선이긴 하죠. 다다익선이기는 한데…….’
하지만 앞선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유저를 기준으로 한 상황의 이야기였고 카르페를 기준으로 삼으면 상황이 조금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제가 다른 사람보다 스킬 포인트가 많은 편이라서요. 물론 더 많아지면 좋긴 한데…….”
다른 플레이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카르페에게는 여분의 스킬 포인트가 꽤 남아 있었다.
“지금 저는 스킬 포인트 추가보다는 그냥 위력적인 스킬 얻는 편이 더 좋단 말이죠.”
“허. 어이없는 소리로군. 천무지체는 300년에 한 번 탄생할까 말까 한 스킬이거늘 뭐가 어쩌고저째? 도대체 스킬 포인트가 얼마나 많길래 그런 소릴 하는 거냐?”
“다른 사람의 3배?”
“…….”
카르페의 대답에 드렛슈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 새끼가 지금 약을 팔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눈초리로 쳐다볼 뿐.
하지만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은 진실이었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이긴 한데 거짓말을 하는 거 같진 않군.”
“진짜입니다. 이거 거짓말해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후우. 그렇군. 그래서 홀리 세크리파이스 같은 것도 망설임 없이 썼던 거구만. 난 또 미래는 생각도 않고 오늘만 사는 놈인 줄 알았지.”
-오. 사람 보는 눈이 제법 정확한데? 다시 봤다.
“…….”
드렛슈는 짧게 한숨을 내쉰 후,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 네 녀석이 스킬 포인트가 많다는 건 이해했다. 하지만 넌 한 가지 착각을 하고 있어.”
“착각요? 무슨 착각?”
“천무지체가 단순히 스킬 포인트를 늘려 주기만 하는 스킬일까?”
“네?”
“굳이 내가 설명할 필요 없이 네가 직접 확인해 봐.”
“……잠시만요.”
카르페는 드렛슈가 말하는 대로 천무지체의 카드를 확인했다.
띠링.
[9성 스킬 카드 – 천무지체] [천무지체는 모든 무(武)에 최적화된 전설의 신체입니다. 무에 한해서, 다른 이보다 더욱 빠르게, 또한 더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Passive : 레벨 업 시, 스킬 포인트를 추가로 +1 획득하게 됩니다(해당 효과는 소급적용됩니다).
-Passive : 모든 ‘전투’ 관련 스킬 습득 시, 습득 제한이 대폭 완화됩니다.
-Passive : 모든 공격 데미지 10% 상승. 모든 피격 데미지 10% 감소.
-Passive : 모든 경험치 획득량 10% 증가.
“……어?”
-헐. 미친. 저게 뭐야?!
스킬 설명을 읽어 나가던 카르페와 천마의 입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그리고 그제야 원하는 반응이 나왔다는 듯 드렛슈가 피식 웃었다.
“흐흐. 이제 알겠지? 내가 왜 천무지체를 최고의 스킬이라고 했는지.”
“아니, 이게 무슨…….”
스킬 하나에 패시브 효과가 4개나 달려 있다고?
게다가 옵션 하나하나가 전부 심상치 않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것이.
“습득 제한 완화? 이름만 봐도 어떤 느낌인지 대충은 알겠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인 거죠?”
“말 그대로 받아들이면 돼. 스킬 중에는 종종 습득 제한이 걸려 있는 게 있잖아. 그 조건을 완화해 준다는 소리지.”
가령 예를 들면 ‘이기어검’ 같은 검술 최상위 스킬이 있다.
이기어검 스킬은 스킬 포인트만 사용하면 바로 익힐 수 있는 일반적인 스킬과 달리 검술 관련 마스터리 스킬을 10레벨까지 마스터해야만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습득자가 천무지체인 경우 검술 마스터리를 10이 아닌 5레벨까지만 익혀도 이기어검을 습득할 수 있다는 거지.”
“……와. 제한이 반토막나는 거예요?”
“꼭 반토막인 건 아냐. 스킬에 따라서는 아예 조건이 삭제되는 경우도 있다. 정령술 같은 게 바로 그런 경우지.”
-아하. 어쩐지. 그래서 마법사인 주제에 정령술을 익힐 수 있었던 거구만.
원래 마법사라면 익힐 수 없어야 하는 ‘정령합일’과 ‘번개의 상급 정령 소환’.
드렛슈는 천무지체를 타고났기에 정령 관련 스킬을 습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한계가 없는 건 아니야. 제아무리 천무지체라도 정령왕을 소환해서 부릴 순 없거든. 최상급까지는 어찌 다룰 순 있지만.”
“아니, 그것만 해도 엄청 말도 안 되는 거 같은데요. 진짜 개사기 스킬이었구나.”
사정을 알고 나니 정령합일을 뽑았으면 오히려 더 난감할 뻔했다.
현재 카르페로서는 뽑아도 익힐 수도 없을뿐더러, 만약 편법으로 익혔다 하더라도 정령 소환 스킬을 별도로 익혀야만 써먹을 수 있었을 테니까.
-무슨 이딴 경우가 다 있냐? 안 그래도 스킬 포인트 썩어 도는 놈이 스킬 습득 제한도 날로 먹는다고? 그냥 스킬이라는 스킬은 다 익혀서 마스터하라는 소리인가? 이 미친 것들아! 선 좀 넘지 말라고!
해금. 반복. 그리고 천무지체.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게임을 하면서도 들어 보지 못했던 스킬이 자꾸 카르페에게 모여들고 있었다.
“후. 여기 있는 보물을 싹 다 털어도 천무지체 하나만 못하지. 계속 가만히 있을 거야? 얼른 익혀.”
“당연히 익혀야죠!”
띠링.
[9성 스킬 – ‘천무지체’를 습득하시겠습니까?] [해당 스킬은 습득 시, 5포인트의 스킬 포인트가 소모됩니다.] [해당 스킬은 스킬 레벨 업이 불가능한 1레벨 마스터 스킬입니다.]“습득한다!”
천무지체는 9성 중에서도 특별취급인 모양인지 다른 9성 스킬과 달리 5포인트나 잡아먹었으나, 스킬의 효과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저렴한 대가였다.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자 스킬 카드가 사르르 사라지며 눈앞에 알림이 떠올랐다.
[축하합니다. ‘천무지체’ 스킬을 습득하셨습니다.] [플레이어가 현재 86레벨입니다. 스킬이 소급적용되어 85의 스킬 포인트를 획득합니다.]“허허.”
어마어마한 숫자에 헛웃음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안 그래도 넉넉했던 스킬 포인트가 이제는 정말로 터져 나갈 지경이 되고 말았다.
“아, 1레벨 마스터 스킬이라 좀 아쉽네요. 차라리 스킬 포인트 5씩 먹어도 좋으니까 10레벨 찍히고 패시브 수치 좀 더 올라가면 좋았을 텐데.”
“……혹시 너 평소에 양심 없다는 소리 좀 듣는 편 아니냐?”
-역시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해. 그래. 통일제국의 황제라면 그 정도 눈썰미는 있어야겠지.
천마와 드렛슈가 뭐라고 하건 카르페는 이미 행복 과포화 상태였다. 저런 사소한 비난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와. 이걸 다 어떻게 쓰지. 경매장에 있는 신성 수류탄 싹 다 긁어서 심심할 때마다 터뜨리고 다녀야 하나.”
-진짜 그래도 되겠는데. 아니, 애초에 경매장엔 그 정도 매물이 없겠다. 차라리 그냥 앞으로 7성 이상 스킬은 매물 뜨는 족족 사서 익히는 게 낫지 않을까.
‘근데 보통 RPG라는 게 효율 좋고 데미지 좋은 스킬 몇 개만 주구장창 쓰는 장르란 말이죠. 잡다하게 익혀 봤자 쓰지도 않고 공기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포인트를 그냥 썩히는 것보다는 그렇게라도 선택지를 늘리는 게 더 좋은 선택이기는 했다.
“후우. 마음 같아서는 스킬 포인트 좀 권속들 나눠 주고 싶네요.”
하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플레이어가 권속의 스킬 포인트를 빼앗아서 쓸 수 없듯, 반대로 플레이어의 스킬 포인트를 줄 수도 없었다.
-스킬 포인트를 권속에게 준다라…… 그야말로 스킬 포인트가 솟아나는 놈만 할 수 있는 발상이네.
“아깝다. 그것만 가능해도 권속들도 스킬 올마스터 노려볼 수 있을 텐데.”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네?”
-엥?
드렛슈의 중얼거림에 카르페의 고개가 고속으로 회전했다.
“방법이 있다고요? 권속에게 스킬 포인트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이?”
“그래. 쉽진 않지만 방법이 있긴 하지.”
드렛슈가 고개를 끄덕이자 카르페는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기분이 되었다.
“마도왕 드렛슈 폐하. 제가 평소 마음속 깊이 존경하던 분의 이름입니다.”
“입에 침이나 바른 다음 거짓말해라. 그런 놈이 그렇게 감정을 담아서 후려쳐? 그리고 내가 그 방법을 알고 있다는 건 아니야.”
“네? 방금까지 방법이 있다면서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을 안다는 뜻이지.”
“……그 사람이 누군데요?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당장 찾아가겠습니다.”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몰라.”
“네?”
“나보다 앞선 세대의 인물이니까. 이미 옛날 옛적에 시체가 되었겠지.”
드렛슈는 조금 씁쓸한 어조로 말했다.
“아이러니한 일이야. 정작 스스로에 대한 정보는 생각나는 게 없는데 이런 정보는 남아 있다는 게 말이지.”
마도왕 드렛슈는 800년 전 사람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아크룩스 대륙의 역사가 800년이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드렛슈가 활약하기 이전 세대에도 수많은 왕조가 존재했었고, 또한 스러져갔다.
그리고 그 머나먼 과거의 나라 중에 아크람 제국만큼이나 강력한 나라 또한 존재했다.
“로한 제국. 아크람 제국이 나타나기 500년 전에 대륙을 통일한 나라의 이름이다.”
드렛슈는 우연한 기회에 로한 제국의 기록을 접할 수 있었고 거기서 놀라운 정보를 얻었다.
“로한 제국은 권속을 다루는 기술, 특히 그중에서도 인형술이 극도로 발달한 나라였다. 내가 일곱 인형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의 드렛슈가 어떤 힌트를 얻었는지 기억 조각인 자신은 알 수 없었다.
그저 본체의 안배대로 그 사실을 후예에게 알려 줄 뿐이었다.
“자, 잘 들어라. 문무의 관을 통과한 후예에게 주는 내 마지막 선물이다.”
드렛슈는 한 템포 뜸을 들인 후,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룰러(Ruler). 나는 로한의 지배자를 그렇게 불렀다. 그의 흔적을 찾아라. 그렇다면 네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어쩌면 나조차도 닿지 못했던 곳까지 닿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 순간이었다.
띠링.
[새로운 ‘신화’에 대한 단서를 획득하셨습니다.] [주의하십시오. ‘신화’ 등급과 관련된 퀘스트는 대륙의 행보를 바꿀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잊혀진 고대의 비밀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는 당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