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53)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53화(253/581)
푸욱.
“찌…… 찌익.”
티나의 검이 두목 쥐의 심장을 관통했다. 30초간 이어지는 묵향의 마법과 브레스, 티나의 맹공이 기어코 두목 쥐를 쓰러뜨린 것이다.
땅바닥에 쓰러진 두목 쥐는 그대로 회색빛으로 물들어 사라졌다. 동시에 카르페의 눈앞으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띠링.
[히든 몬스터 ‘두목 용맥 쥐’를 쓰러뜨리셨습니다.] [앞으로 5분 후, 추출기에 용액이 가득 찹니다.]퀘스트가 종료되기까지 앞으로 5분.
하지만 더 이상 용맥 쥐들이 달려드는 일은 없었다. 보스가 쓰러지자 얼마 남아 있지 않던 용맥 쥐들도 모조리 도망가고 만 것이다.
“주군. 무사히 적장을 쓰러뜨렸습니다.”
“그래. 훌륭했어. 멋진 솜씨야.”
“뀨웃!”
“그래. 그래. 향이도 멋졌어. 오늘은 도토리 배터지게 먹을까?”
“……주군. 오늘 향과 싸우면서 느낀 건데 향의 옆구리 살이 많이 두터워진 것 같습니다.”
“마스터! 나는 뚱뚱한 향이도 좋아!”
“으음…… 어쩔 수 없지. 미라쥬 말대로 통통한 향이도 귀엽지만 건강을 생각해야 하니까. 도토리는 조금만 줄이자.”
“뀨웅?!”
카르페는 충격을 받은 묵향을 두어 번 정도 쓰다듬어 준 후, 두목 쥐가 쓰러진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두목 쥐가 사라진 자리에는 한 가지 아이템이 떨어져 있었다.
“응? 구슬?”
카르페의 주먹 정도 크기였는데 약간 파르스름한 옥색의 구슬이었다.
띠링.
[두목 용맥 쥐의 내단] [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소모품, 마법 소재, 강화 소재, 퀘스트 아이템] [광산 던전의 지하 깊숙한 곳에는 용맥이라 불리는 특수한 장소가 있습니다. 용맥은 대자연의 마나를 강하게 품은 지형으로, 용맥 주변의 생물들은 다른 종에 비해 특수한 경우가 많습니다.개중에는 오랜 세월 용맥을 양분으로 삼아 내단을 형성하는 개체도 드물게 존재합니다.] [복용 시, 마력 스테이터스 +5] [뛰어난 장인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와 레전더리 내단? 쥐 주제에 영물이었구나.”
-레전더리 등급치고는 스텟 상승량이 높지는 않군. 뭐, 애초에 먹어서 스텟 올리는 용도 같지도 않지만.
“저도 그 정도 눈치는 있죠.”
뛰어난 장인이라면 다른 활용 방법을 알지도 모른다는 문구.
애초에 이곳을 방문한 목적을 생각한다면 이 용맥 내단이라는 녀석도 아마 강화와 관련이 있을 게 틀림없었다.
[퀘스트 완료. 용맥의 추출이 완료되었습니다.]“마침 딱 끝났네.”
퀘스트 알림을 확인한 카르페는 추출기를 인벤토리로 회수한 후 퍼거스의 공방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도 성공하셨군요, 은인. 고생하셨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장 강화를 진행하겠습니다.”
퍼거스는 카르페가 구해 온 용액을 가지고 몇 가지 공정을 마쳤다.
“자,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아이템을 강화하시겠습니까?”
“네. 여기 있는 것들부터 진행하려고요. 꽤 많아요.”
카르페는 드렛슈의 보물고에서 얻은 레전더리 아이템을 주르륵 늘여놓았다.
카르페가 얻은 마도 병기부터 권속들의 전용 장비 네 개까지.
총 다섯 종의 장비였다.
“오오. 이거 놀랍군요. 하나같이 대단한 물건들입니다.”
퍼거스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장비들을 살피며 감탄을 토해냈다.
“저도 알기 힘든 마법 공학적 요소가 들어가 있군요. 뛰어난 장인의 솜씨가 느껴집니다.”
“강화는 가능하겠죠?”
“물론입니다. 다만, 강화 전에 장비를 조금 손봐야 할 것 같습니다.”
퍼거스는 그렇게 말하며 카르페의 마도 병기를 제외한 네 장비를 가리켰다.
“귀걸이는 괜찮지만 나머지 장비들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군요. 아마 제대로 관리받지 못한 채 오랜 세월 방치당한 탓이겠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장비거늘.”
“……역시 그렇죠? 젠장. 그래. 어쩐지 그럴 것 같더라니.”
카르페는 짚이는 게 있었기에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보물고에서 얻은 장비들 중, 귀걸이를 제외한 나머지 장비들은 드렛슈가 바둑 내기로 걸었던 판돈이었다.
카르페는 권속들의 전용 장비를 얻는 족족 권속들에게 장비시켰고, 그 후 무의 시험에서 드렛슈와 싸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의 시험에서 권속들의 장비는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수 기능은 죄다 봉인되어 있었고, 방어력도 일반 장비보다 조금 더 뛰어난 수준에 그쳤던 것이다.
-……그때 분명히 드렛슈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제되는 봉인이 걸려 있는 거라고 하지 않았었냐? 뭔 이상한 이유 들먹이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그러더니.
“아오. 이 미친 구라왕 같으니라고. 단순히 관리 소홀로 맛 간 거 가지고 뭐, 봉인이 어쩌고저째? 어쩐지 물어볼 때 당황하더라.”
“죄송합니다. 주군.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티나가 무슨 죄겠어. 다 드렛슈가 게으른 탓이지.”
무의 시험 때 더 죽도록 패 놨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었다.
“혹시 고치는 데 오래 걸릴까요?”
“하하. 아닙니다. 장비가 손상된 건 아니니까요. 그저 오랜 세월이 흐른 탓에 품고 있던 마나가 고갈된 것뿐입니다. 이대로 가만히 둬도 자연의 마나를 흡수해서 살아날 테지만. 제가 조금만 손을 보면 당장 사용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요? 후우. 다행이네요. 그럼 그렇게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퍼거스는 그렇게 말한 후, 장비들을 모루에 올려놓고 이것저것 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자 장비들은 하나같이 은은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후우. 다 됐습니다. 이제 강화를 진행해도 될 것 같군요. 이번에도 전부 12강까지 만들어 드리면 되겠지요?”
“네. 아, 혹시 용액이 부족하진 않을까요?”
“으음. 이 정도면 아슬아슬하게 딱 맞을 거 같습니다.”
퍼거스의 말에 카르페는 조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으으. 몇 개는 뒤로 미루고 15강부터 도전해 볼까…….”
현재 카르페의 무기는 14강. 명실상부 라세 최고강 행성파괴 무기였다.
하지만 강화의 욕심은 끝이 없는 법이었으니…….
“질러? 말어? 어차피 반복도 있으니 장비 터질 일은 없는데…….”
-그래도 소모 재료는 복구가 안 되잖아. 그냥 일단 애들 전용 장비부터 12강 해 주고 나중에 여유 많을 때 진행하는 게 낫지 않겠냐?
“하지만 강화는 주 무기를 최우선적으로 하는 게 RPG의 정석이란 말이죠. 아오. 이거 고민되네.”
하지만 그런 카르페의 고민은 결과적으로 의미 없는 고민이었다.
퍼거스가 멋쩍은 듯 뒤통수를 긁으며 카르페에게 말했다.
“저, 은인. 죄송한 말씀이지만 아마 15강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네? 장비가 부서질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하하. 그런 게 아니라 제 능력의 문제입니다. 그때 은인이 돌아가시고 15강 강화 확률을 계산해 봤는데 0.01%로 잡히더군요.”
“……헐.”
-엥? 15강 확률이 그렇게 낮았나? 낮기는 하겠지만 그런 미친 수준은 아닐 텐데?
“저희 가문 강화술의 부작용입니다. 14강까지는 그 어떤 강화술보다도 압도적인 확률을 자랑하지만, 그 이상부터는 일반 강화보다 확률이 훨씬 낮아지지요.”
“아…….”
-아하. 어쩐지. 이 미친 NPC 강화 확률이 너무 밸붕이다 싶었더니 이런 제약이 있었구만. 그나마 납득이 되는군.
천마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카르페는 할 말을 잃었다.
카르페가 아무리 ‘1%면 충분히 할 만하다!’라고 외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0.01%는 쉽게 장담하기 힘들었다.
“아니, 아니다. 정신 차려라. 카르페! 진정한 뽑기러라면 숫자에 현혹되지 않는다! 뜬다, 안 뜬다. 오직 둘 중 하나이므로 확률은 50%인 것이다! 나는 확률을 그렇게 배웠다.”
-응 아니야. 만 번 도전해야 한 번 성공한다는 소리야.
“……그렇겠죠.”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무궁무진한 뽑기의 세계에서 0.01%라는 확률은 그리 보기 드문 확률도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창렬겜 중에는 그보다 더한 것도 수두룩했으니까.
하지만 강화 재료인 ‘특수 용액’이 문제였다. 이건 몇 개월마다 용맥이 재충전되어야만 구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이 귀한 걸 고작 0.01%에 태워야 한다고?
“끄응. 혹시 앞으로 영원히 0.01%인 겁니까?”
“그건 아닙니다. 제가 더 높은 깨달음을 얻으면 확률이 훨씬 더 올라갈 것입니다. 다만, 깨달음이 언제 올지는 저도 알 수가 없어서…….”
“후우. 그래도 다행이네요.”
앞으로 영원히 0.01%가 아닌 게 어디인가.
아쉽긴 하지만 이번에는 권속들의 장비를 강화해야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카르페가 아쉬워하는 것을 느낀 것인지 퍼거스가 말을 이어 갔다.
“앞으로 용맥에 대해서 좀 더 연구해 볼 생각입니다. 저희 가문의 비술은 용맥에서 시작해서 용맥으로 끝나는바, 아마 해답은 거기에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요? 혹시 거기까지 호위가 필요하시면 제가…… 어?”
용맥의 연구?
마침 거기서 얻은 물건이 하나 있지 않은가. 그것도 강화와 관련된 물건이 말이다.
“혹시 이게 도움이 좀 될까요?”
카르페는 인벤토리를 열어서 두목 쥐의 내단을 꺼내 들었다.
“허, 허억?! 은인! 이것을 어떻게?!”
퍼거스의 반응은 아주 격렬했다.
해변 도시에서 가문의 상자를 열었을 때만큼이나 말이다.
“용맥 근처에 돌연변이 쥐가 있더라구요. 그 녀석을 잡고 얻은 내단입니다.”
“제, 제가 잠시 살펴봐도 괜찮겠습니까?”
“네. 여기요.”
카르페가 내단을 건네자 퍼거스는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대하듯 어루만졌다.
“이건…… 아아! 이 얼마나 황홀한 빛깔이란 말인가!”
“도움이 될까요?”
“이를 말씀이십니까! 벌써부터 영감이 치솟고 있습니다!”
띠링.
[히든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 [‘퍼거스 가문의 비술 (1)’을 클리어하셨습니다. 일정 시간 경과 후, 퍼거스의 강화 확률이 상승합니다.]“……뭐여. 이게. 갑자기 히든 퀘스트?”
-와. 운도 좋네. 퀘스트 아이템이라더니 여기다 써먹는 놈이었구만.
“아, 안 되겠습니다. 은인. 저는 이만 연구를 하러 가 보겠…….”
“아니! 잠시만요! 다른 장비 강화는 해주셔야죠!”
“아, 맞다.”
흥분을 가라앉힌 퍼거스는 이내 망치를 들고서 장비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땅! 땅!
기분 좋은 금속음이 공방에 울려 퍼졌고.
띠링.
[축하합니다. +12 마도 병기 – 카이론을 획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12 마성갑 – 아크라미아를 획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12 홍염의 로드를 획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12 유령마수를 획득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12 대지의 포용을 획득하셨습니다.]+12 장비 다섯 개를 연속으로 획득하고야 말았다.
“자, 그럼 은인. 살펴 가십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쿵!
강화가 끝나자 퍼거스는 거의 반쯤 쫓아내듯 카르페를 내보내 버렸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