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6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66화(266/581)
“후우. 이제 오늘도 마무리인가.”
사냥과 대회 스케줄을 마무리한 카르페는 현재 룸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다.
오늘은 64강에 이어 32강까지 모두 진행되었고 당연하게도 카르페는 개인전과 단체전 두 경기 모두 압도적인 승리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흐흐. 설마 PK를 걸어올 줄이야. 아주 재밌는 상황이 나왔군.
현재 천마는 PK 당시의 상황을 영상으로 편집하는 중이었다. 아마 이걸 업로드하면 인터넷 반응이 꽤 볼 만할 것이다.
“되게 의욕적이시네.”
-재밌잖아. 매번 사냥 장면만 편집하니까 질린단 말이야. 가끔 이런 것도 있어야지.
“뭐, 재밌으시다니 다행이네요. 아니, 근데 이거 NPC랑 유저랑 전부 참여하는 대회 아니었어요? 왜 다 유저만 만나지?”
대회의 설명과 달리 참가자들 중 거의 대부분이 플레이어였다. 아니, 거의 대부분이 아닌 왕녀를 제외한 모두가 플레이어였다.
-왜기는. 바로 그 왕녀 때문이겠지.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왕녀의 데뷔전이잖아. 그런데 굳이 거기에 참여해서 왕녀랑 싸운다? 눈치가 어지간히 없지 않고서야 그럴 귀족이 있을까?
“흐음. 황제의 눈 밖에 난다는 건가요? 황제가 생각보다 쪼잔한 인물이었나 보네.”
-아니, 딱히 그렇지도 않아. 제노니아 왕은 나름 공명정대한 인물이니까. 하지만 그래도 귀족 입장에서는 굳이 출전할 필요가 없지. 어차피 주역은 왕녀일 테니.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개인전과 단체전이 귀족 사회에 있어서 크게 의미가 없는 종목이란 게 더 큰 이유였다.
제노니아 귀족들의 관심사는 오로지 엘레강스 그랑프리였으니까.
개인전과 단체전은 엘레강스 그랑프리가 진행되기 전, 분위기를 달구는 정도의 역할이었다.
“아무튼 이대로 올라간다면 왕녀와는 결승에서 맞붙겠네요.”
이제 대회 일정도 거의 막바지였다.
오늘로써 32강이 종료되었고 내일은 16강부터 준결승까지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그다음 날에는 펫 개인전의 결승과 단체전의 결승이 진행되고 두 결승전까지 모두 끝나게 되면 마지막 피날레로 엘레강스 그랑프리가 진행된다.
100명의 본선 진출자가 벌이는 치열한 멋짐 다툼!
가장 메인이 되는 이벤트가 대회 마지막 날에 몰려 있는 만큼 사람들은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카르페 역시 마찬가지였다.
“로이어드면 충분히 주인공이 될 수 있겠지.”
<물론이다. 마스터. 나를 믿어라.>
“음. 든든해. 너의 힘을 마음껏 보여 줘.”
사실, 원래대로라면 전력을 다해서는 안 됐다.
카르페의 최우선 목적은 어디까지나 로한의 돌. 엘레강스 그랑프리의 3등 상품이었으니까.
혹시라도 로이어드의 멋짐이 과해서 우승해 버리면 곤란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과거의 이야기일 뿐. 이제는 전력을 다해 승부에 임해도 상관이 없는 상태였다.
“설마 거기서 얻을 줄은 몰랐는데.”
놀랍게도 카르페는 이미 로한의 돌을 보유하고 있었다.
대회 본선이 시작되기 직전 카르페에게 접근했던 의문의 NPC 디트리히.
그가 선물이라면서 건넸던 물건이 바로 로한의 돌이었기 때문이었다.
띠링.
될 놈은 뭘 해도 된다. 그리고 카르페는 될 놈이었다.
어떻게 3등을 해서 돌을 손에 넣나 고민하는 와중이었는데 그냥 순수한 선물이라면서 공짜로 굴러들어와 버린 것이다.
디트리히는 선물을 건네준 다음 떠났지만, 카르페는 멍한 눈으로 로한의 돌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그건 정말 의외의 선물에 놀라기도 한 탓이었지만.
“설마 로한의 돌이 영혼석과 관계가 있을 줄은 몰랐죠.”
로한의 돌은 인형들의 영혼이 담겨 있었던 ‘영혼석’과 똑같은 형태였던 것이다.
다만, 색깔만은 달랐다.
영혼석이 밝고 선명한 붉은색인 반면, 로한의 돌은 그 색깔을 꼬집어 말하기 힘들 만큼 여러 가지 색이 혼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있었다.
로한의 돌을 얻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로한의 돌을 얻는 순간, 관련된 퀘스트가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애석하게도 퀘스트 창은 아주 잠잠했다.
그리고 해금도 사용해 봤지만 로한의 돌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아이템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그냥 보석으로만 보였다.
당연하지만 천마 역시 용도를 알지 못했다.
그냥 이름에 ‘로한’이라는 단어가 우연히 들어갔을 뿐이지 로한제국, 그리고 ‘룰러’와는 전혀 무관한 물건일까?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에는 또 영혼석과 너무나 동일한 형태였다.
카르페는 잠시 고민한 후, 심플하게 결론을 내렸다.
어차피 봐도 모르니까 알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자.
데우스 엑스 엘리스.
카르페는 자신이 아는 최고의 마도공학자에게 달려가서 로한의 돌을 보여 줬다.
“후예님. 어서 오세요. 어머? 그 예쁜 돌은 뭔가요?”
그리고 카르페의 방법은 성공적이었다.
엘리스는 급격한 관심을 보이며 로한의 돌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사실 유물분들의 영혼석은 드렛슈 님이 홀로 만드신 거라, 저도 자세히 알지는 못해요. 그래도 최대한 살펴볼게요.”
엘리스는 정녕 천재였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자마자 연구소에 칩거했고 정확히 30시간 뒤, 초췌하지만 기쁜 얼굴로 나와서 카르페에게 말했다.
“단서를 잡았어요. 후예님! 충분한 시간과 재료, 예산만 주어진다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엘리스가 그런 말을 하는 그 순간.
카르페가 그토록 기다려왔던 퀘스트 창이 떠올랐다.
띠링.
[잊혀진 초고대 제국 (1)] [등급 : 신화] [퀘스트 제한 : ‘로한 제국’, ‘룰러’에 대한 퀘스트 단서를 획득한 플레이어] [마법공학에 있어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가 고대 제국의 흔적을 분석 중입니다. 그녀에게 도움이 될 만한 무언가를 제공하면 조금 더 빠르게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현재 분석 진행률 : 1%] [해당 퀘스트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클리어되는 퀘스트입니다. 단, 일부 재료를 얻거나 추가 퀘스트를 달성함으로써 그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룸 업그레이드 – 공방의 설비 업그레이드로 인한 분석 속도 상승(분석 진행률 20% 증가)] [로한의 돌에 대해 아는 자에게 자문 구하기(분석 진행률 20% 증가)] [또 다른 로한의 돌 획득(분석 진행률 20% 증가)]신화 등급의 퀘스트가 생성된 것이다. 마도왕 시나리오, 묵향의 진화에 이어 카르페에겐 세 번째에 해당하는 신화 퀘스트였다.
“어디 보자, 지금 진행률이…… 6프로네.”
로한의 돌을 선물로 받은 것이 바로 6일 전이었으니, 하루당 1%꼴로 오르는 셈이었다.
-이대로 아무런 짓도 안 하고 가만히 둔다는 가정하에 94일 뒤에는 다음 퀘스트로 넘어가겠네.
“하지만 굳이 그 시간을 전부 기다릴 필요는 없죠.”
퀘스트 하단에 기간을 단축시킬 방법이 세 개나 제시되어 있었다.
“당장 해 볼 만한 건 또 다른 로한의 돌 획득인데…….”
하지만 그건 그랑프리의 3등 상품. 카르페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천마 역시 고개를 저었다.
“차라리 20일을 기다렸으면 기다렸지, 로이어드의 멋짐을 숨기진 않겠어요. 그건 이 완벽한 기체를 설계한 우리에 대한 모욕이다!”
-맞아. 로이어드의 멋짐을 일파만파 퍼뜨려야 해. 이 귀한 걸 우리만 볼 수는 없어.
<훗. 전사는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하였던가. 마스터. 나는 마스터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런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카르페와 로이어드는 그랑프리에서 아낌없이 전력을 발휘할 것을 결의했다.
“그럼 일단 당면의 제일 큰 문제는 펫 개인전인데…….”
결승에서 만나는 제노니아의 3왕녀. 용좌 아르셀리.
천마는 현재의 묵향으로서는 폭룡을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하지만 시합을 이기는 건 가능할 수도 있지. 그 무식한 용을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잖아. 펫 개인전의 승리 조건은 두 가지니까.
첫 번째 방법. 상대의 권속을 무력화시키면 된다.
그리고 두 번째 방법. 소환자를 무력화시킨다.
지금 상황에서 카르페와 묵향이 노려볼 만한 것은 바로 두 번째 방법이었다.
-용좌 아르셀리 자체도 꽤 강하긴 해. 하지만 폭룡에 비할 바는 아니지. 아마 왕녀는 100레벨 후반에서 200레벨 초반쯤 될 거다.
왕녀는 소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어린 나이다. 게다가 펫을 특화하는 직업과 스킬을 가졌기에 본인의 전투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쉽지 않지. 주인은 공격할 수 없으니까. 순수하게 묵향의 공격으로 용좌를 쓰러뜨려야 해.
“……확실히 이렇게 해도 어렵네요.”
폭룡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그 틈을 뚫고 아르셀리에게 공격을 성공시킨다.
그냥 말만 해도 정신이 멍해질 정도의 난이도였다.
“하지만 해 봐야지. 그냥 포기하는 건 성미에 안 맞아.”
카르페는 그렇게 말하며 인벤토리에서 한 가지 아이템을 꺼내 들었다.
자그마한 직사각형의 아이템.
바로 스킬팩(중급)이었다.
카르페는 얼마 전 95레벨을 달성했고 이 스킬팩은 그때 받았던 보상이었다.
“드디어 깔 때가 왔구나. 여기서 무슨 가능성이 떠 줄 것이라고 짐은 믿어 의심치 않노라.”
-……그건 또 무슨 컨셉이냐?
“왕녀가 상대라길래 그냥 한 번 해 봤습니다.”
-……미친놈인가?
“아무튼 간다!”
부욱!
카르페는 힘껏 카드팩을 뜯었다.
여기에서 무언가 상황을 뒤집을 만한 조커가 뜨기를 바라면서.
파앗!
짧은 빛과 함께 떠오르는 다섯 장의 카드들.
카르페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제일 왼쪽 카드부터 오픈해 갔다.
3성. 반복.
5성. 반복.
3성. 반복……!
“아오. 망할 또 난리네. 어째 최근 들어서 손맛을 영 못 보네요. 오늘도 일부러 길일을 택해서 까는 건데.”
-쯔쯔쯔. 길일은 개뿔이. 인마. 매번 뜨면 그게 게임이냐. 사기질이지. 넌 초반에 진짜 말도 안 되게 잘 뽑았으니까 지금은 좀 못 뜨는 게 정상…….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파앗!
네 번째 카드 오픈에서 환한 이펙트가 펼쳐졌다.
무지갯빛 이펙트.
바로 8성 카드의 증거였다.
“크아아아아! 이게 얼마만의 8성이냐!”
-허미. 쉬퍼얼…….
동서남북으로 울부짖는 카르페와 욕설을 내뱉는 천마.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별로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광경이었다.
이윽고 무지갯빛이 사라지며 8성 카드의 정체가 드러났다.
“……어?”
-헐.
카르페와 천마가 동시에 의미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