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8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86화(286/581)
카르페는 예티 킹 레이드를 성공리에 마무리한 후, 룸으로 돌아왔다.
[룸 업그레이드를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업그레이드에 소요되는 시간은 5:00입니다.] [룸 업그레이드가 진행되는 중에는 일부 시설과 기능을 사용할 수 없으니 유의해 주십시오.]“이번엔 그래도 5시간밖에 안 걸리네요. 지난번에는 하루 정도 걸리더니.”
-그때는 원정 기능 추가 때문에 지형 자체가 변해 버렸으니까. 이번 업그레이드에는 그 정도 대규모 공사가 없는 모양이지.
“아깝다. 업데이트는 자고로 대규모 업데이트가 제맛인데.”
[지금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시겠습니까?]“진행한다.”
드드드드.
카르페가 업그레이드를 승낙하자, 대지가 잘게 떨리기 시작했다.
지난번의 업그레이드와 비교하면 아주 미약한 진동이었다.
“어머. 웬 소란인가 했더니 업그레이드가 진행됐던 거군요.”
업그레이드가 시작되자 저택에서 엘리스가 걸어 나왔다.
눈 밑이 퀭하고 머리칼은 푸석한 게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어서 오세요. 후예님. 흐아암.”
“……안녕하세요. 엘리스. 좀 주무셔야 하는 거 아녜요?”
“그렇지 않아도 지금 자려구요. 업그레이드 때문에 공방이 출입 금지가 됐거든요.”
“고생이 많으시네요.”
“제가 좋아서 하는 걸요. 흐아암. 그럼 가 볼게요.”
엘리스는 그렇게 말한 후, 비틀거리며 다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쟤 진짜 매드 사이언티스트 아니냐? 열정 페이로 무한 착취당하는 중인데 그걸 즐긴다고? 변태도 이런 변태가 없네.
“…….”
-잘해 줘라. 나중에 끝도 없이 부려 먹힌 끝에 흑화해서 최종 히든 보스로 나와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복선 자제 좀요. 솔직히 엘리스가 상대면 이길 자신이 없다.”
[업그레이드 완료까지 4시간 59분 남았습니다.]“크. 역시 고생 끝의 과실은 달콤하구만.”
-…… 고생? 고생은 네가 아니라 반지가 한 거 아닐까?
천마의 말에 카르페가 ‘서빙제의 징표’를 쳐다보았다.
[개방된 서빙제의 징표] [등급 : 에픽+] [착용 제한 : 서빙제의 인정을 받은 자] [미지의 존재 서빙제가 관심을 둔 자에게 준 선물입니다.]전 스테이터스 : +7
[추가 옵션 : 단 한 번, 반지를 사용할 시 서빙제의 힘을 빌릴 수 있습니다(해당 기능 사용 시 반지 파괴).] [추가 옵션 : 화염과 얼음 정령을 상대할 시 폭발적인 능력을 발휘합니다.] [추가 옵션(개방 완료) :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 지역의 몬스터에게 ‘위압’을 발휘합니다(일부 몬스터 제외).]* 개방 조건 :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의 보스 몬스터와 조우
이번에 예티 킹 레이드를 진행하면서 또 하나의 추가 옵션이 개방되었고, 그 덕분인지 아이템 명칭에 ‘개방된’이라는 접두사가 추가되면서 등급이 반 단계 상승해 버렸다.
카르페가 두 번째로 획득한 에픽+ 등급 아이템이었다.
“사실 사해라고 부르는 건 판타지 주민들의 음해가 아닐까? 사해(四害)가 아니라 사복(四福)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데요.”
서빙제도 그렇고 북염존도 그렇고.
재해는 개뿔. 복덩이도 이런 복덩이가 없었다.
-그래도 페널티가 없는 건 아니잖아.
“아, 그건 그렇죠.”
사실, 카르페는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징표의 능력으로 역대급 날먹각이 섰다고 판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정 지역에 등장하는 모든 몬스터에게 디버프를 거는 옵션이었으니까.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은 그 방대한 높이만큼 다양한 레벨 대의 몬스터가 서식하는 곳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다른 사냥터를 갈 필요도 없이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에서만 200레벨 이상을 찍는 것도 가능했다.
서빙제의 징표를 가지고 있는 카르페에게는 정말 최고의 사냥터라고 할 수 있었으나…….
-라세가 아무리 밸런스 똥망겜이라지만, 그런 밸런스 붕괴를 가만히 둘 리가 없지. 잠깐 버스 타는 것도 아니고 아이템 하나로 한 지역을 홀라당 먹는 게 말이나 되냐?
“하. 라세는 다 좋은데 항상 갓겜에서 2% 부족하단 말이야.”
예티 킹을 사냥하고 서빙제의 징표에 숨겨진 모든 추가 옵션이 개방된 그 순간.
카르페 눈앞으로 새로운 퀘스트 창이 등장했던 것이다.
[‘서빙제의 징표’의 모든 옵션 개방에 성공하셨습니다.] [히든 조건을 달성하여 퀘스트가 개방됩니다.]서빙제의 징표는 장비 아이템이면서 동시에 퀘스트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퀘스트명 : 서빙제의 시험] [퀘스트 등급 : ???] [퀘스트 제한 : 서빙제의 인정을 받은 자, 서빙제의 징표 옵션을 모두 개방] [당신은 드디어 출발선에 섰습니다. 지금부터 개방된 서빙제의 징표가 ‘동류’만 느낄 수 있는 기운을 미약하게 내뿜습니다.대륙 곳곳에 은밀하게 흩어져 있는 ‘서빙제의 파편’은 그 기운에 이끌려 당신을 노릴 것입니다.
살아남으십시오. 그리고 파편을 쓰러뜨려 그 힘을 취하십시오.
서빙제의 파편을 쓰러뜨릴 때마다, 그 힘이 징표에 저장되며 기능이 향상됩니다. 최후의 하나가 되어 서빙제의 진정한 후계자가 되십시오.] [퀘스트 보상 : ?????, 새로운 직업으로 전직 가능] [퀘스트 실패 시 : 서빙제의 징표 파괴, 서빙제와 관련된 모든 퀘스트 소멸]
* 퀘스트 팁 :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에는 ‘서빙제의 파편’ 1개체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 퀘스트가 등장했을 때, 카르페는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서빙제의 파편이라니?
과거 전성기 시절의 드렛슈와 엘프 여왕, 미라쥬가 힘을 합쳐서도 쓰러뜨리지 못했던 그 서빙제의 파편과 싸우라고?
“다시 생각해 보니 어처구니가 없네. 사복이라는 말 취소다. 적어도 서빙제는 재해가 맞다.”
전성기 시절 마도왕 드렛슈의 레벨은 약 400.
아마 서빙제의 파편도 비슷한 레벨일 것이다.
“그걸 도대체 무슨 수로 이기라고…….”
-서빙제의 파편이라고 전부 400레벨은 아니겠지. 그건 말이 안 되니까. 아마 드렛슈가 상대했던 그 파편이 좀 특별 케이스 아닐까?
“그래 봤자 아무리 약한 파편이라도 200렙은 될 거잖아요.”
-뭐, 그 정도는 되겠지. 더 센 놈도 많을 거고.
“끄응…….”
카르페는 설산에서 행복 레벨 업을 하겠다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괜히 거기서 사냥한다고 돌아다니다 파편에게 어그로가 튀면 답이 없었으니까.
-그래도 3차 전직까지 마치면 생각보다 할 만할 것 같은데? 네가 150렙이면 다른 유저 200보다 셀 테니까.
“닥사. 닥렙. 오직 레벨링만이 나의 생존길이다.”
예티 킹을 사냥하고 얻은 또 다른 부산물들.
설인 가죽과 수투(手套)는 각각 유니크 등급의 소재와 장갑이었는데 수투의 경우는 카르페에게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이었다.
“아무리 좋은 장갑이나 건틀릿이라도 권마에 비하면 영…….”
-누차 말하지만 넌 라세 끝날 때까지 무기 신경 쓸 필요 없다니까. 무기는 전부 권속들 주거나 팔아 치워.
“그래야겠네요.”
가죽의 경우는 그래도 써먹을 요소가 있었다. 천마의 설명에 따르면 가공해서 방어구로 만들 경우, 빙 속성 내성과 공격 옵션이 붙은 물건이 탄생한다는 모양이었다.
-어지간하면 유니크는 나올 테니까 시간 나면 만들어 보지 그래. 망치질 안 한지도 꽤 됐잖아.
“가죽에다 망치질한다는 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일단 킵하겠습니다.”
룸에서의 일을 끝낸 카르페는 다시 왕녀의 수업……을 빙자한 용좌 버스에 탑승했다.
[폭룡 바이칼이 호루스 키위 137개체를 쓰러뜨렸습니다.] [권속 광휘의 티스타니아를 포함한 인형 파티가 호루스 키위 79개체를 쓰러뜨렸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포인트가 주어집니다.]“이 상황이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염병.
왕녀 키우기는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카르페가 예티 킹 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끝낸 후부터 왕녀도 카르페의 말에 적극성을 보였던 것이다.
“왕녀님. 이제 좀 득템의 기분을 아시겠습니까?”
“네! 이제 좀 알 것 같아요! 이런 세상이 있었군요.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어요.”
아르셀리는 제 손안의 레어 도토리를 황홀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제가 항상 손발이 차고 막 그랬었는데 열매만 땅에 드랍되면 혈액 순환이 쫙 되는 게…… 정말 기분이 좋아요.”
“바로 그겁니다. 그 기분을 유지해서 좀 더 열심히 잡도록 해 보죠.”
“선생님. 그래도 드랍률이 조금 아쉬운데, 혹시 올릴 방법이 없을까요?”
“잘 물어보셨습니다. 왕녀님. 드랍이라는 건 운칠기삼입니다. 운이 70프로 기세가 30프로인데 이 기세가 파도입니다.”
“기세가 파도!”
“그렇죠. 들어올 때 들어오다가 나갈 때 쫙 나가는…… 뜰 때 몰아쳐야 하는 거죠.”
-……애한테 좋은 거 가르친다. 타짜 만들 일 있냐?
뭔가 처음 육성 방향과는 전혀 다른 쪽으로 성장하는 왕녀였지만…… 카르페는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했다.
‘뭐, 소심하고 싸움을 싫어하는 성정을 고쳤으면 됐지. 사소한 부작용은 어쩔 수 없죠.’
그리고 이번 왕녀 육성 프로젝트의 최고 수혜자라 할 수 있는 존재.
“향아. 이것 좀 먹어 볼래? 내가 또 레어 도토리를 가져왔어.”
“뀨웃뀨뀨!”
“아닙니다. 향. 제가 가져온 호두를 보시지요. 아주 탐스럽게 잘 익었습니다.”
“뀻뀻뀻!”
묵향은 공주 두 명을 양옆에 두고 이쪽 한 입, 저쪽 한 입하며 열매를 받아먹고 있었다.
-……어이가 없네. 저놈은 왜 저기서 하렘물을 찍고 있냐?
“그러게요. 저런 건 라노벨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주인보다 낫구만. 역시 외모가 벼슬이야.
* * *
하지만 이 달콤한 생활도 이제 곧 끝날 것이다.
국왕이 카르페에게 허락한 기간이 얼마 머지않았으니까.
[레벨 업! 보상으로 포인트가 주어집니다!]“이 생활이 끝날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질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카르페의 슬픈 마음을 하늘이 알아 준 것일까.
이번 레벨 업에는 부가적인 득템이 우르르 쏟아졌다.
[권속 ‘광휘의 티스타니아’가 45레벨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광휘의 스킬팩’이 주어집니다.] [권속 ‘환영의 미라쥬’가 45레벨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으로 ‘환영의 스킬팩’이 주어집니다.] [권속 ‘암군의 길리안’……] [권속 ‘강철……] [권속 ‘세실……]권속들이 45레벨을 달성하며 스킬팩 5개가 동시에 쏟아진 것이다.
뽑기의 순간이 도래했다.
<흐음. 스킬팩인가? 그래. 권속의 스킬을 정해 주는 것도 제법 괜찮은 공부가 되겠지. 아르셀리. 이리 와서 지켜보거라.>
“네. 알겠어요.”
<옛날 생각나네.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호호.>
와룡은 카르페 주위에 둘러앉은 권속들을 보며 귀엽다는 듯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게 분명했다.
-쟤들, 반복 보면 아마 기절하겠지?
“뽑기는 언제나 옳다…….”
카르페는 환하게 웃으며 스킬팩을 하나하나 개봉해 나갔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