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9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96화(296/581)
[편하게 죽을 생각 따위는 버려라.]촤아악!
아스타로트의 등 뒤로 거대한 악마의 날개 한 쌍이 펼쳐지며 검은 기운이 폭사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보스전의 시작.
카르페 역시 짧게 호흡을 고르며 자세를 잡았다.
“후우. 정답을 맞춘 것까지는 좋은데…….”
과연 이길 수 있을까?
이번 승부의 행방은 카르페의 개인 역량보다 전적으로 아스타로트의 현재 상태에 달려 있었다.
방금 알림에서도 보았듯, 현재 아스타로트는 ‘약화’된 상태다.
관건은 그 약화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하는 점이었다.
-마계의 대악마. 사해를 제외하면 세계관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놈들이지. 놈이 정상이었다면 아마 손가락 하나만 까딱해도 죽었을걸.
추정 레벨 약 500.
드렛슈의 전성기 시절이 400레벨 중·후반이었으니 그보다도 높은 셈이었다. 100레벨이 조금 넘는 카르페로서는 감히 비교하기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나도 과거 전성기 때 딱 한 마리 잡아 본 게 다야. 아가레스라는 놈이었는데, 으으. 다시 떠올려도 끔찍하군.
‘……잡은 게 신기하네요.’
-천운이었지. 세인트루할 쪽 도움이 없었다면 절대로 불가능했을 거다.
물론, 같은 대악마들이라 하더라도 전투력은 천차만별이다. 천마가 쓰러뜨린 아가레스는 대악마들 중에서도 최상급 전투력을 가진 존재였다.
-아예 개인 무력이 없다시피 한 비전투 계열 대악마도 있긴 한데…… 아무래도 저놈이 그런 것 같지는 않지?
“그래 보이죠?”
카르페를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고 있는 아스타로트를 보고 있자면 그런 생각이 들 수가 없었다.
-전성기의 한 5% 수준으로 약화됐으면 해 볼 만할 거다.
“많이도 약해져야 하…… 온다!”
[아까부터 무엇을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지? 죽고 싶은 거라면 그 바람을 들어주마. 죽어라! 다크 플레어(Dark Flare)!]아스타로트의 손에서 검은색 화염구가 발사되었다.
카르페 역시 물러서지 않고 마법을 날렸다.
“캘러미티 인페르노!”
카르페의 손에서 발사된 화염 기둥.
검은 화염구와 화염의 기둥이 허공에서 충돌하며 거대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콰아아앙-!
“……젠장!”
카르페는 곧장 옆을 향해 굴렀다.
곧이어 카르페가 있던 자리에 다크 플레어가 내려 꽂혔다.
아스타로트가 발사한 다크 플레어가 카르페의 마법을 부숴 버린 후, 그 기세 그대로 카르페를 향해 날아왔던 것이다.
놈의 마법이 카르페의 마법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방증이었다.
-……텄군. 한 10% 되는 모양인데?
“제대로 맞으면 한 방에 빈사까지 가겠네요.”
그 기나긴 시간 동안 봉인당해 약화되었음에도 이 정도 위력이라니.
대악마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은 게 아니었다.
-정면 승부로는 힘들겠군. 이건 150레벨 던전의 보스가 가질 만한 위력이 아니야.
하지만 분명 던전의 진입 조건에는 ‘레벨 150 이하’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즉, 여기서 도출되는 결론은 하나뿐이다.
-무적 보스 패턴. 남들은 평생 라세 하면서 한 번 보기도 힘든 건데 넌 왜 이렇게 자주 만나!
[크크. 기세 좋게 떠들더니 조용해졌구나. 내 아무리 약해졌다 한들 너 같은 버러지 하나도 어쩌지 못할까.]아스타로트의 손에는 어느새 검은색 마기로 이루어진 검이 들려 있었다.
팟!
아스타로트의 모습이 카르페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놈이 블링크 마법을 시전한 것이다.
[일단, 감히 이 몸에게 마법을 날린 그 팔부터 받아 가마.]등 뒤쪽으로부터 들려오는 스산한 목소리.
카르페는 조건반사처럼 다시 옆으로 굴렀다. 정말 찰나의 차이로 카르페가 있던 곳에 마기의 검이 떨어졌다.
쾅!
마기의 검이 바닥에 충돌하며 다시 한번 폭발이 발생했다.
[호. 피했나? 움직임이 좋은 버러지로군.]“후욱. 대악마의 칭찬이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는데.”
[아직 입을 놀려대는 걸 보니 정신을 못 차렸구나. 좋다. 네놈에게 천천히 공포를 새겨 주지.]스스스.
아스타로트가 그렇게 말한 순간, 놈의 신체가 갑자기 둘로 늘어났다.
아니, 둘이 아니라 셋.
그리고 잠시 뒤 셋은 넷이 되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스타로트가 총 13명이 되어 있었다.
“…… 허. 분신술? 대악마가 아니라 닌자였어?”
-쉐도우 얼터 에고(Shadow Alter Ego). 그림자를 이용한 8성 환영 스킬이다. 쯧. 상당히 까다로운 스킬이니 조심해.
일반적인 분신술 스킬이 단순히 본체를 흉내 낼 뿐이라면, 쉐도우 얼터 에고는 분신 하나하나가 본체와 똑같은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플레이어는 아예 습득이 불가능한 스킬이기도 했다.
-분신의 전투력은 거의 없긴 하지만, 겉모습과 기세만은 진짜랑 똑같아. 육안으로 구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더럽게 까다롭네. 무슨 공략법 같은 것도 없나요?’
-일반적인 공략법은 당연히 ‘간파’ 계열 스킬이지.
환영이나 은신을 꿰뚫어 보는 간파 계열 스킬.
그리고 마침 카르페에게는 그런 기능을 발휘하는 아이템이 있었다.
드래곤의 눈.
모든 은신과 환영을 판별하는 최고의 레전더리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띠링.
[대악마 아스타로트가 ‘기만의 안개’로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는 중입니다.] [‘기만의 안개’는 아스타로트의 전용 스킬로 정신 계열 간섭을 차단, 왜곡할 수 있습니다.] [드래곤의 눈의 효과가 무효화됩니다.] [기만의 안개를 꿰뚫어 보기 위해선 아이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놀랍게도 드래곤의 눈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카르페가 게임을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젠장.’
서빙제의 파편에게까지도 통했던 드래곤의 눈이었는데, 처음으로 막혔다.
덕분에 카르페는 현재 아스타로트의 HP 상황이나 어떤 스킬 구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없는 상태였다.
-대악마쯤 되는 클래스면 이런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긴 하지. 쯧. 확실히 까다롭군.
하지만 간파가 먹히지 않는다고 해서 공략법이 없는 건 아니다.
-광역기. 간파가 안 먹히면 분신이고 본체고 한 번에 다 공격해 버리는 게 최고의 공략이지.
그리고 카르페에게는 라세 최고의 광역 스킬이라 할 수 있는 마법을 보유하고 있었다.
-영구동토면 분신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본체는 힘들겠지만.
그리고 그 순간.
[죽어라!] [벌레는 땅을 기어야지.] [끝없는 공포 속에 절망해라!]아스타로트와 그 분신들이 각자 마기의 검을 들고 카르페에게 달려들었다.
동시에 카르페의 마법이 발동되었다.
“영구동토!”
쩌저적-!
카르페를 중심으로 얼음의 파도가 뻗어 나간다.
빠른 속도로 공간을 침식해 나가던 영구동토는 곧장 아스타로트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크아악!] [감히 인간 주제에! 감히이!] [너는 결코 살아나갈 수 없다!]영구동토에 휩쓸린 분신들이 하나둘 얼음 동상으로 변해 간다.
[영구동토? 이건 꽤 놀랍군. 재주가 많은 버러지로구나.]카르페는 가디언을 잡는 동안 단 한 번도 영구동토를 사용한 적이 없었다.
유령인 척 따라다니는 아스타로트를 의심하고 있었기에 필살기라 할 수 있는 영구동토를 의도적으로 숨겼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스타로트에게는 큰 효과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 봤자 버러지의 재주. 이 몸에게는 소용없다!]아스타로트의 본체 앞으로 반투명한 검은색 막이 생성되었다.
영구동토는 그 막을 뚫어 내지 못하고 가로막히고 말았다.
[크하하! 아주 재밌어. 그래, 또 무언가 보여 줄 게 남았다면 해 보아라. 어쩌면 이 몸이 마음에 들어 살려 줄지도 모르…….]파악!
하지만 아스타로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카르페가 창룡보를 발동하여 돌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돌진 방향은 아스타로트 쪽이 아니었다.
[이 버러지가 감히!]지금까지 상황을 즐기고 있던 아스타로트가 격한 분노를 토해냈다.
카르페가 달려나간 방향.
바로 로한 대제 아래에 있는 거대한 석관을 향해서였다!
-그래, 이게 정답이지. 달려라!
전투의 처음. 아스타로트의 마법과 카르페의 마법이 격돌했을 때, 천마는 아스타로트가 무적 보스 패턴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무적 보스일 경우는 필연적으로 정면 승부가 아닌 다른 공략법이 있기 마련이다.
그 공략법이 무엇인지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가장 처음 석관을 공격했을 때, 아스타로트가 깜짝 놀라며 막았으니까.
결국 이 보스전 공략은 아스타로트의 공격을 피해서 석관을 부수는 것!
카르페는 전속력으로 석관을 향해 달렸다.
[거기 서라!]아스타로트는 쉴드를 해제한 후, 블링크 스킬을 발동했다.
순간이동으로 카르페 옆으로 이동한 아스타로트는 카르페의 목을 향해서 마기의 검을 날리려 하였으나.
“쿼터 라이프! 영구동토!”
카르페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재차 영구동토를 발동했다.
“그래. 이렇게 나올 줄 알았지.”
이미 아스타로트가 블링크를 사용한다는 건 알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블링크로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카르페는 그에 맞춰 다시 한번 영구동토를 발동한 것이다.
설마 영구동토를 연속 두 번 발동할 줄은 몰랐기에, 아스타로트는 이번 영구동토를 그대로 얻어맞고 말았다.
쩌저적!
아스타로트의 발끝이 얼어붙으며 기동성을 상실했다.
물론, 아스타로트 정도 되는 마법 저항과 속성 방어력을 갖추고 있다면 영구동토의 결빙 효과도 곧 풀려 버리고 말 것이다.
길어야 3초.
하지만 카르페에게는 그 3초면 충분했다.
1초도 걸리지 않아 석관 앞에 도착했으니까.
카르페는 곧장 석관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부서져라!”
[아, 안 돼!]카르페의 주먹이 석관에 닿기 직전.
[……라고 할 줄 알았나? 크크. 유감이군.]어느새 카르페의 눈앞에는 아스타로트가 자리해 있었고.
카르페의 주먹은 아스타로트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이럴 줄 알고 분신을 한 체 숨겨 놓았지. 역시 인간의 예상은 뻔하디뻔하구나.]아스타로트가 소환한 분신은 애초에 13체가 아닌 14체였던 것이다.
그중 하나를 소형화시킨 후, 석관 근처에 배치시켜 놓았다. 바로 이런 일을 대비해서였다.
그리고 아스타로트는 그 분신과 지금 막 위치를 바꾼 참이었다.
카르페가 즐겨 사용하는 스킬 ‘캐슬링’을 아스타로트도 익히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영구동토가 두 번 연속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어. 자, 이제 끝내자. 버러지치고는 제법 잘…….]“누구 맘대로?”
우우웅.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카르페의 손에.
새하얀 수류탄이 떠올라 있었다.
[…….]아스타로트가 악마의 모습을 꺼낸 후, 처음으로 침묵했다.
“뭐, 나도 이렇게 쉽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지.”
[네놈!]“무적 보스? 그래, 당연히 튼튼하겠지. 어디 한번 이것도 견딜 수 있나 보자고!”
콰아아앙!
신성 수류탄이 폭발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