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29)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29화(29/581)
카르페는 도시 밖으로 나와서 루아나스 해변으로 향했다.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머맨!
“라이트닝 애로우!”
“갸가가가가각!”
카르페는 처음 해변을 방문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머맨을 잡아나갔다.
그러기를 약 40분.
띠링.
[머맨을 처치하셨습니다.] [머맨의 비늘을 획득하셨습니다. (20/20)]“생각보다 금방 모았네요.”
-그래, 비늘은 말이지.
“……그렇죠.”
애석하게도, 머맨의 비늘을 전부 모으는 동안 바다의 정수는 구할 수 없었다.
천마가 드랍률이 낮다고 했으니 그럴 거라 예상은 했지만…….
“드랍률이 많이 낮아요?”
-글쎄. 정확한 드랍률까지 기억하기에는 너무 잡템이라……. 뭐, 낮기는 해도 대충 2시간 안에는 나올 거야.
“쓰읍. 너무 긴데.”
시스템 창을 열어서 오늘 남은 접속 시간을 확인해 보니 5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이거 남은 시간 안에 유물 회수 할 수 있으려나.”
-답지 않게 약한 소리 하기는. 네 운이면 금방 먹겠지.
“그래 맞아!”
어제 그리고 오늘.
단언컨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운이 흘러넘친 이틀이었다.
2시간? 웃기는 소리다. 10분 안에 먹어 주겠다!
“바다의 정수를 얻기 위해선, 꼭 머맨을 잡을 필요는 없는 거죠?”
“그래, 해양 몬스터면 낮은 확률로 다 뱉으니까 되는대로 막 잡아라.”
“갑니다.”
카르페가 다시 사냥에 나섰다.
* * *
한 시간 뒤.
카르페는 아직 바다의 정수를 얻지 못했다.
“아, 왜 안 뜨냐아아!”
-안 뜨니까 오히려 신선하네.
무수한 몬스터들이 회색빛으로 물들어 스러졌고, 인벤토리에는 잡템이 그득했으며, 레벨도 하나 올랐지만, 딱 하나.
바다의 정수만은 얻지 못했다.
-운빨 날먹 귀신인 줄 알았더니……. 너도 사람이긴 했구나.
“오늘 접속 시간 다 써도 못 구하는 건 아니겠죠?”
-설마.
쭉쭉 뻗어갈 준비를 다 마쳤는데, 고작 아이템 하나에 발이 묶이니 답답했다.
“조금 더 해 보고, 정 안되면 경매장이라도 뒤져봐야겠네요.”
-매물이 없을 가능성이 더 높아.
“그럼 어쩔 수 없죠.”
생각해 보면 퀘스트템 하나 구하겠다고 몇날 며칠을 고생했던 게임이 어디 한두 개였나.
겨우 두 시간 남짓 노가다했다고 징징거리기엔, 카르페가 쌓아 온 게임 경력이 너무 많았다.
“조급함 버리고 느긋하게 생각해야지. 퀘스트가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까요.”
-가아끔 도망가기도 해.
“네? 그게 무슨…….”
영문 모를 말에 카르페가 되물으려는 찰나.
“뀨우!”
조급해하는 카르페 곁으로 묵향이 다가와 애교를 부렸다.
“뀨뀨우!”
“그래, 형 생각해 주는 건 우리 향이 밖에 없…… 응? 너 볼이 왜 이러니?”
“뀨웅!”
묵향이 마치 겨울철 먹이를 저장하는 다람쥐처럼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카르페가 향이의 빵빵한 볼을 꾹 누르니 ‘뀻!’이라는 울음소리와 함께 푸른색 구슬 같은 것이 입에서 툭 튀어나왔다.
띠링.
[바다의 정수] [등급 : 레어] [분류 : 마법 소재] [해변가 지형에서 드문 확률로 발견되는 마법 소재입니다. 약한 마나의 기운을 품고 있습니다.]“오오!”
카르페가 구슬을 집어 들며 감탄을 터뜨렸다.
[수집 본능 Lv. 1 – 6성]-권속에게 3×3 크기의 인벤토리가 주어집니다.
-소환자를 기준으로 반경 20m 내에 존재하는 아이템을 확률적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아이템을 우선적으로 수집할지는 전적으로 권속이 판단합니다.
-권속의 등급과 지능이 높을수록 높은 가치의 아이템을 우선 수집합니다.
*스킬 보유 권속의 종족 특성으로 인해, 가장 우선시하는 수집 대상은 ‘도토리’로 고정됩니다.
*스킬 레벨이 증가할수록 인벤토리의 크기와 수집 범위가 증가합니다.
*습득 제한 : 야수형 권속
묵향이 가진 스킬 ‘수집 본능’이 처음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와. 말도 안 돼.”
-주인이 못하니까 펫이 알아서 하는구만. 잘했다. 뀨뀨가 한 건 했군.
“뀻!”
“뀨뀨라고 하니까 화내잖아요. 그런데, 일이 이렇게 풀리네.”
답답하던 찰나에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정수를 얻었다.
몬스터를 직접 잡아서 득템하는 것 못지않은 짜릿함!
도시로 돌아가면 도토리를 한가득 사 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묵향을 쓰다듬었다.
-‘수집 본능’은 야수형 펫 가진 플레이어 워너비 1순위 스킬이지.
인간은 누구나 날먹을 좋아한다.
그런데 ‘수집 본능’은 스킬을 익히기만 하면 자동으로 템을 주워다 주는, 대놓고 날먹 스킬이다 보니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덕분에 경매장에 매물이 떴다고 하면 바로 순삭되는 스킬 카드 중 하나고.
“복덩이여, 복덩이. 앞으로 갓향이라고 불러야지.”
이로써 해변가에서 볼 일은 모두 끝났다.
카르페는 도시에 들러 잡템을 전부 상점에 팔아 버린 뒤 빠르게 오두막으로 향했다.
끼이익.
게아스의 오두막으로 들어서자, 처음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큼한 레몬 향기가 코를 찔러 왔다.
카르페는 자동으로 고이는 침을 삼키며 게아스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말씀하신 것들 다 구해 왔습니다.”
“오오, 확실하군요. 과연 후예십니다. 쉽지 않았을 터인데.”
“운이 좋았습니다.”
빈말이 아니라, 진짜로 너무 운이 좋았지.
그러나 게아스는 겸손의 말로 받아들였는지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가 바로 아티팩트를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대충 30분 정도 걸리겠군요.”
“어? 30분이나 걸려요?”
“마법적 세공이 필요한 작업이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카르페가 살짝 당황했다.
‘보통 다른 게임은 재료 가져다주면 그 자리에서 뚝딱 만들어 주지 않아요? 묘한 곳에서 현실적이네.’
-가끔 그런 퀘스트들도 있지. 이 경우는 보통 그 30분 동안 뭔가를 더 할 수 있도록 추가 퀘스트가 뜰 거야.
천마가 하는 말을 듣기라도 한 듯, 게아스가 새로운 퀘스트를 내밀었다.
“제가 아티팩트를 제작하는 동안 후예께서는 구덩이 주변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입니다.”
띠링.
[마도왕의 유물 (2)-2] [루아나의 구덩이로 향해 수상한 점이 있는지 확인하자.] [루아나의 구덩이 확인하기 (0/1)] [언데드 몬스터 처치 (0/5)] [성공 시 : 정화의 구슬 파편 획득] [실패 시 : 연계 퀘스트 난이도 증가]“알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카르페는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호쾌하게 퀘스르틀 수락한 후 오두막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옴과 동시에, 눈앞에 [30 : 00]이라는 타이머창이 떠올랐다.
“아, 그러고 보니 위치를 안 들었네.”
카르페가 다시 오두막으로 들어가려고 문을 밀었다.
그러나.
“응? 왜 안 열려?”
방금까지 잘 열렸던 문은 요지부동이었다. 단순히 문이 잠긴 느낌이 아니라, 접근 자체를 강하게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게아스가 집중하고 있습니다. 들어갈 수 없습니다.]“아, 이런.”
-미니 맵 한번 띄워 봐. 이런 경우엔 미니 맵에 표시해 주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렇지, 참.”
미니 맵을 띄우자 과연 천마의 말대로 좌표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도착할 장소였다. 카르페는 좌표를 확인한 즉시 나아갔다.
“파이어 애로우!”
퍼석!
카르페의 마법 화살이 스켈레톤의 머리를 부쉈다.
머맨 때와 마찬가지로, 여지없이 원샷원킬!
“언데드도 쉽네요.”
-지금은 단순히 필드니까. 아마 던전 안은 다를 거다.
신화 등급 메인스트림과 관계된 던전이다. 당연히 난이도가 미쳐 날뛸 것이 자명했다.
-너라면 충분히 할 만하겠지만, 그렇다고 방심하면 훅 간다.
“명심할게요.”
출발한 지 10분 쯤 지나서 목표 지점에 도착했다.
공동묘지의 중심지 같은 곳이었는데, 그곳에는 보기에도 흉흉한 깊고 거대한 구덩이가 있었다.
“무슨 초특대 싱크홀 같네. 바닥이 안 보이네요.”
무저갱(無低坑)이라는 말이 딱 어울렸다.
카르페가 구덩이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스켈레톤을 다섯 마리째 잡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조사를 완료하셨습니다.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엥, 이걸로 끝? 엄청 쉽네.”
혹시나 해서 퀘스트창을 확인해 봤으나 완료된 게 맞았다. 카르페가 어깨를 살짝 으쓱해 보였다.
“딱 시간 때우기용이네.”
지금부터 오두막으로 돌아가면 얼추 30분이라는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두막으로 돌아가는 길에 몇 마리의 스켈레톤을 더 사냥했고, 다시 하나의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띠링.
[레벨 업!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이거로 14렙! 1렙만 더 올리면 스킬팩 하나 까겠네. 이렇게 된 거, 레벨 하나 더 올린 다음 스킬 하나 더 익혀서 던전 들어갈까요?”
지금까지 아껴 뒀던 스텟 포인트도 좀 투자하는 게 좋을까?
“어떻게 생각하…… 뭐예요? 왜 심각한 표정이에요?”
-방금 퀘스트 말이야.
“방금? 아, 시간 때우기요?”
-뭔가, 굉장히 작위적이란 말이지. 굳이 의미도 없는 짓을 한 느낌이야.
“흐음?”
카르페는 천마의 말을 듣고 다시 퀘스트를 되새겨 봤다.
확실히, 별달리 중요한 퀘스트라는 느낌은 없긴 했다.
“그냥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주변을 조사하고 정리하는 과정 아니에요? 아예 의미가 없진 않은데.”
-그렇게 볼 수도 있다만…… 아오, 자꾸 거슬리네.
그러나 이미 퀘스트는 끝난 뒤였고, 오두막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루트가 없었다.
“아무튼 돌아가야…… 어? 사람?”
그렇게 돌아가는 길에 한 명의 여성을 발견했다.
약간 어리버리한 인상으로, 백치미가 느껴지는 젊은 여성이었다.
몸매가 드러나는 착 달라붙는 하얀 드레스에 십자가가 그려진 새하얀 모자.
그리고 손에 쥔 기다란 금색 봉은 한 가지 직업을 떠올리게 했다.
“프리스트?”
카르페가 중얼거림을 들은 것인지, 그 여성 프리스트는 카르페를 발견하고 웃으면서 다가왔다.
“저기, 안녕하세요?”
“아, 네. 안녕하세요.”
“제가 지금 언데드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는데요. 혹시 근처에서 보신 적 있으세요?”
“아, 그거라면 안쪽에 꽤 많아요.”
카르페가 자신이 왔던 쪽을 가리키자, 여성 유저는 고맙다는 말과 함께 떠나갔다.
카르페는 그녀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짜식. 아닌 척하더니 너도 남자구나. 하긴, 내가 봐도 미인이긴 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위화감이 들어서요.”
-위화감? 무슨 위화감?
“그걸 모르겠네…….”
-쯔쯔. 변명 안 해도 괜찮아, 인마. 사내놈이 그럴 수도 있지. 다 이해한다.
“아니, 진짜라고.”
-입에 침이나 바르고 그런 말 해라. 아주, 여자랑 얘기하는 동안 침을 몇 번이나 삼키던지……. 야, 내가 다 부끄럽더라.
“……침?”
그 순간,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은 카르페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그러나 이미 프리스트는 자취를 감추고 난 뒤였다.
“젠장!”
카르페가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성이 아닌 오두막을 향해서.
-뭐, 뭐야? 너 갑자기 왜 그래?
“냄새.”
-뭐?
“위화감의 정체가 냄새였어요.”
조금 슬픈 말이었지만, 카르페는 지금까지 모쏠이었다. 그의 인생은 대부분 게임으로 점철되어 있었으니까.
그래서 여성이랑 대화할 때는 조금 긴장하는 편이었다. 특히 상대가 미인이면 미인일수록 더더욱.
그러나, 단언컨대 여성의 코앞에서 노골적으로 몇 번이나 침을 꼴깍 삼킬 만큼 눈치가 없진 않았다!
“레몬 냄새.”
그녀의 몸에서는 저절로 침을 삼킬 수밖에 없는 냄새가 배어 있었다.
거기에 한 가지 더.
카르페가 레몬 향기를 즉시 눈치 채지 못한 건 레몬과 다른 냄새가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 냄새! 젠장!”
카르페가 순식간에 오두막으로 도착해서 문을 열어 젖혔다.
“끄으으으.”
그리고 그곳에는, 피 웅덩이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게아스가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천마가 탄식했다.
-이제야 알겠다.
왜 그런 의미 없는 시간 때우기 퀘스트를 수행해야만 했는지.
답은 간단했다.
정말로 시간을 때워야만 했으니까.
그래야만 게임의 시나리오가 진행되니까!
띠링.
[시나리오 이벤트 – 게아스의 죽음이 진행되었습니다.] [아크람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자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