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05)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05화(305/581)
카르페가 무기를 창으로 최종 확정하고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흘렀을 때였다.
“케일! 케이일! 이 겁쟁이 녀석! 어디로 숨었나!”
이번 퀘스트를 수행하는 플레이어가 남성이라면 케일, 여성이면 캐서린이 된다. 케일은 바로 카르페를 찾는 소리였다.
촤악.
막사 입구가 젖혀지며 거한 남성 구스타프가 들어왔다.
이미 영상으로 봤던 광경이었기에 카르페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그를 쳐다봤다.
“케일! 이 겁쟁이! 또 여기에 숨어 있었…… 응?”
호통을 치려던 구스타프의 표정이 일순 변했다.
“뭐냐, 네 녀석. 무기를 고르고 있었던 건가? 크하하! 오래 살다 보니 별일도 다 있구나.”
구스타프는 카르페의 앞으로 다가와선 커다란 손으로 등을 팡팡 두드렸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준비하고 있었군. 그래. 선임병사라면 그 정도는 되어야지. 좋다! 무기를 챙겼으면 얼른 따라 나와라! 몬스터가 쳐들어오고 있다!”
구스타프는 그렇게 말하곤 다시 막사 밖으로 나가 버렸다.
[‘NPC 구스타프’가 플레이어를 좋게 생각합니다.] [평판이 증가합니다. 평판은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당 퀘스트 클리어 시, 플레이어의 평판에 따라 클리어 점수가 달라집니다. 많은 NPC에게 도움을 주십시오.]“오. 평판 시스템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이런 식이었구나. 이걸 올려야 한다는 말이네요.”
카르페가 짧게 감탄하자 유일한 시청자인 김성근이 다시 채팅을 시작했다.
-무기 잽싸게 고른 거 보니 뉴비가 대충 공략은 봤나 보네. 그러면 여기서 바로 나가면 안 되는 것도 알지? 히든 포션 챙겨서 든-든하게 시작해야 한다고. 자, 먼저 침대 밑부터……
하지만 카르페는 김성근의 훈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침대 밑을 뒤지고 있었다.
“아, 찾았다.”
[하급 체력 포션 x3을 획득하셨습니다.]카르페가 쉽게 찾아내자 무안해진 그는 다른 훈수를 시작했다.
-……예습을 잘하는 훌륭한 뉴비로구나. 하지만 이건 몰랐을걸?
김성근은 이 파릇파릇한 뉴비가 이 정보만은 모를 것이라 확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히든 피스는 발견된 지 채 20시간도 지나지 않은 것이었으니까.
‘늙은 병사의 기억’에 관한 정보라면 그 누구보다도 소식이 빠른 이가 바로 그였다.
-뉴비님. 히든 피스 또 있음.
“그래요?”
-이게 어제 발견된 거라 아는 사람 아무도 없을 거. 크으. 근데 내가 특별히 알려 준다. 어때? 고맙지?
하지만 카르페는 그 채팅에 반응하지 않고 다시 움직였다.
포션을 찾아낸 침대에서 약 1m쯤 떨어진 바닥.
그곳의 흙은 다른 쪽 흙과 비교해서 아주 조금 밝은 색깔을 띠었다.
정말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힘들 만큼 미세한 차이였다.
카르페는 그 부분에 창날을 푹 박아 넣고 파헤치기 시작했다.
조금만 파고 들어가자 그곳에서 다시 포션 3개가 등장했다.
[하급 마나 포션 x3을 획득하셨습니다.]-……어?
김성근도 이번에는 정말 크게 당황하고 말았다. 그가 말하려고 했던 게 바로 이 히든 피스였으니까.
-??? 아니, 이걸 어찌 알어?
“그냥 밑에 슥 보니까 흙 색깔이 다르던데요? 티 엄청 나던데.”
-무친…….
티가 날 리 없다.
그게 금방 티 나는 히든 피스였다면, 게임이 오픈한 지 1년에 가까워진 지금에서야 발견될 리 없지 않은가.
저건 100% 이미 알고 있었던 거다. 그리고 능청스럽게 우연히 발견한 척 연기를 하는 거고.
그는 카르페가 보통 뉴비가 아님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혹시 10대 길드 출신? 정보 많이 수집한 거 같은데?
“설마요. 저 10대 길드 그다지 안 좋아해요.”
-에이, 10대 길드 맞구만. 아, 풋풋한 뉴비인 줄 알았더니 기득권 적폐였네. 개노잼. ㅅㄱ.
입맛이 썼다.
귀여운 뉴비를 어화둥둥 해 주면서 퀘스트를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설마 10대 길드 소속일 줄이야.
김이 새 버린 그가 방송에서 나가려는 그 순간.
“오. 여기도 수상하네.”
카르페의 행동에 나가려던 것을 멈췄다.
놀랍게도 카르페는 포션을 발견한 그 침대에 창을 쑤셔 박은 것이다.
“와, 있다!”
그리고 그 침대 속에서 손바닥만 한 부적을 발견했다.
[호부(護符)를 발견하셨습니다. 퀘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받는 데미지가 3% 감소합니다.]-미친?
-미친?
-무친? 개 무친? 아니, 이게 뭐야?!
경악한 김성근이 빠른 속도로 채팅을 쏘아 올렸다.
장담할 수 있다.
이건 아무도 모르는 히든 피스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발견된 적 없는 그런 히든 피스다.
아니, 누군가는 찾았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방송이나 사이트에 공개된 적은 절대로 없었다.
-미친. 10대 길드는 이런 것도 알고 있는 거?
“아니, 10대 길드 아니라니까요.”
-그럼 이걸 어떻게 앎?
“그냥 딱 봐도 수상하지 않나? 침대 각도가 미묘하게 틀어져 있잖아요. 한 4도 정도?”
-딱 보기는 뭘 딱 봐!
아까부터 자꾸 딱은 무슨 놈의 딱이야!
그가 보기에는 100% 연기가 틀림없었지만, 따질 수가 없었다. 본인이 눈치 챘다는데 뭘 어쩌겠는가. 그것도 아직까지 단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말이다.
“근데 방금 나가시려던 거 아니었어요?”
-나간다고? 내가? 그럴 리가?
“아까 수고라고…….”
-열심히 수고하는 플레이가 보기 좋다는 뜻이었지. 나도 열심히 수고해서 빡 시청하겠음.
“그래 주시면 고맙죠.”
카르페는 순식간에 태세 전환을 하는 시청자를 보며 피식 웃었다.
‘형. 그럼. 이제 여기 남은 히든 피스 더 없어요?’
-그래. 없다. 침대고 배게고 주위에 있는 항아리고 다 부숴도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얌전히 나가면 돼.
당연한 말이지만, 정보의 출처는 천마비급이었다.
그 어떤 라세 폐인, 백수를 가져다 놓는다 하더라도 천마 앞에서는 갓난아기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었다.
-건방진 놈. 겨우 땅 파는 거로 훈수를 하려 들어? 장담하는데, 저놈 지금 사이트에 글 쓰고 있을 거다.
하지만 김성근은 천마가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매너 있는 시청자였다.
-님.
“네?”
-이거 사이트에 알려도 됨? 이거 알려지면 바로 하꼬 탈출할 듯.
그는 무단으로 퍼트리는 대신 카르페에게 일단 허락을 구했다.
이 바닥에서 가치 있는 정보가 얼마나 대단한 무기인지 잘 알고 있었으니까.
아무리 익명성이 보장되는 공간이라도 그런 도둑질을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당연히 안 되겠지만 일단 물어는 보려고.
“그래 주시면 고맙죠.”
-엥? 진짜로? 이거 개쩌는 정보인데?
“좋은 건 나눠서 써야죠. 발견해서 다행이네요.”
-미친. 대인배의 풍모ㄷㄷ. 장담하는데 님은 무조건 뜰 것임.
감동했다.
이런 고급 정보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다니. 하물며 그 이유가 고작 ‘좋은 건 나눠 쓰는 게 좋다’란다.
언젠가 잃어버렸던 인류애가 재충전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카르페의 행태를 바라보던 천마는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좋은 건 나눠 쓰자? 네가 퍽이나 그런 놈이겠다.
‘아니, 그런 마음도 있긴 있거든요. 조금이지만.’
사실, 카르페에게는 이번 방송을 통해 어떤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계획을 꾸미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소문을 타는 게 필수였다.
‘잘됐으면 좋겠는데.’
-입소문 타려면 정보를 뿌리는 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지. 아마 금방 몰려 올 거다.
지금까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은 히든 피스라면, 넘치도록 어그로를 끌어줄 터.
‘혹시 시청자 한 명도 없으면 내가 글 올려야 하나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겠네요.’
카르페의 허락을 얻은 김성근은 라세 커뮤니티에 바로 정보를 뿌렸다.
<최초 공개. 늙은 병사의 기억 새로운 히든 피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어그로글과 뻘글이 난무하는 곳이어서 모두가 처음엔 그 글을 낚시라고 생각했다.
-어? 뭐야? 방금 그 밑에 글 진짜인 거 같은데?
-나도 방금 보고 옴. 찐임.
-오늘 첫방하는 하꼬던데 ㄷㄷ.
하지만 그 글을 읽어 본 누군가가 방송 링크를 따라 들어갔고, 순식간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 * *
<추상열일님께서 방송에 입장하셨습니다.>
<공2님께서 방송에 입장하셨습니다.>
<령폐하님께서 방송에 입장하셨습니다.>
<비은영 님께서……>
커뮤니티 글이 효과가 있었는지 카르페의 방송 시청자 수도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직은 많지 않은 숫자, 하지만 이내 더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다.
-라하!(라세 하이라는 뜻 ㅎ)
-뭐지, 이 신선한 뉴비 냄새는? 오늘이 첫방이라고?
-켜업. 커여운 뉴비.
-나 스트리머 첫방 보는 거 첨이야. 어뜨케 떨려 ㄷㄷㄷ
-와, 야신 할배 여기도 있네? 하꼬 냄새는 귀신같이 맡고 나타나는구나.
아무래도 방송의 첫 시청자인 ‘야신’은 이 바닥에서 유명인사인 듯했다.
-글 올린 게 할배였음?
-ㅇㅇ. ㅎㅇ.
-진짜 새로운 히든 피스?
-찐임. 목숨 걸고 장담함. 그리고 우리 뉴비 집중해야 하니까 채팅 살살하고.
-??? 할배 노망났어?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에 채팅 자제하라는 건 뭔 소리야?
크워어어어어-!
현재 퀘스트는 목책을 향해 오크 무리들이 달려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카르페가 처음 봤던 여성 스트리머가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 버린 바로 그 장면이었다.
-캬, 타이밍 맞게 잘 들어왔네. 초반 부에서 제일 재밌는 부분이잖어.
-나, 가끔 저 오크 면상 꿈에서 나옴. 어쩜 저렇게 끔찍하게 생겼지?
-옆에 구스타프도 생긴 거로는 만만치 않음.
-ㅇㅈ. 하프 오크일듯.
-아, 쫌! 우리 뉴비 말 걸지 말라고! 집중 못 해서 죽으면 책임 질 거냐고!
-BJ날머기? 날머기님! 시청자 왔는데 리액션 좀 해 줘요!
리액션?
카르페는 그 채팅에 말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몸으로 보여 줬다.
목책을 향해 달려오는 선두의 오크.
카르페는 그 오크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갔다.
-헉.
-뉴비 급발진 ㄷㄷ
-아이고, 뉴비 트라우마 생기겠네. 저건 자기 캐릭터가 아닌데.
간혹 그런 스트리머들이 있었다.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생각에 어처구니없이 급발진해 버리는 경우. 특히 첫 방송이나 하꼬 스트리머일 때 그런 경우가 많았다.
시청자들은 지금 상황이 바로 그 상황이라 생각했다.
푹.
카르페의 빠른 찌르기가 정확히 오크의 머리통을 꿰뚫어 버리기 전까지는.
[일점 찌르기 헤드샷에 성공하셨습니다.] [평판이 증가합니다]“크……어…….”
선두에 나섰던 오크는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한 채 그대로 거꾸러지고 말았다. 거대한 덩치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쿵! 소리가 나자, 그때서야 시청자들도 정신을 차렸다.
-……어?
-뭐지? 오크 가죽이 저렇게 쉽게 뚫리는 거였나?
-아니, 미친. 방금 그거 그냥 찌르기야? 스킬 아니고?
-뭔 소리야? 케일한테 창 스킬이 어딨음.
-대박. 미친 깔끔했다.
-돌았다. 바로 커뮤니티에 홍보 때리고 온다.
시청자들은 자꾸만 늘어가기 시작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