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0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06화(306/581)
“케일! 이 무모한 놈 같으니!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고 지랄이야! 뭐, 잘못 처먹기라도 했나!”
카르페가 선두에 나서 오크를 일격에 죽여 버리자 구스타프가 크게 소리쳤다.
다만, 탓하는 말과 달리 그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결과는 아주 좋았으니까.
“잘했다. 게으름만 부리고 다니는 줄 알았더니 할 때는 하는군! 그래.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
[NPC 구스타프가 플레이어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평판이 증가합니다.]-크으! 나왔다! 구스타프. 특급 칭찬. 아주 칭찬해!
-그만큼 만족스러우셨다는 거지.
-와, 근데 구스타프 특급 칭찬 개오랜만에 보네. 저 대사, 진짜 깔끔하게 처리했을 때만 뜨는 거잖아.
-ㅋㅋㅋ 어제 달달이는 이거 시도했다가 바로 끔살 당함.
-이거 첫방이라며? 근데 왜 대기업의 향기가 나냐?
선봉 오크의 일격사가 꽤 괜찮은 퍼포먼스였는지 채팅창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빙의 퀘스트라고 해서 살짝 걱정했는데, 이 정도면 적응할 만한 거 같네요. 조금 반응이 둔해지긴 한 거 같지만.”
-기만 자연스러웠고.
-아 ㅋㅋ 난 반응이 둔해졌지만 오크 따위는 헤드샷 한 방에 보내는 피지컬이라고 ㅋㅋ
-니들은 이런 거 못하지?
-bj 날머기가 아니라 bj 기만이었고요.
-와, 근데 자세 깔끔하던데 뭐 현실에서 봉술 수련하거나 그러심?
당연한 질문이었다.
그만큼 카르페의 찌르기는 일품이었으니까.
마치, 찌르기 스킬이 발동했다고 착각할 만큼 말이다.
“봉술 수련? 아뇨. 현실에서는 그냥 평범한 학생인데. 운동 따로 해 본 적 없어요.”
-아 ㅋㅋ 뉴비 컨셉 씨게 잡으시네. 운동한 적은 없지만 헤드샷은 잘하고요 ㅋㅋ
-하지만 그런 청정수 코스프레 싫지 않아.
-재미만 있으면 됐지.
“진짠데 안 믿으시네.”
[xx의 노예님께서 방송에 입장하셨습니다.]-여기가 심상치 않다고 해서 왔습니다.
“아, 어서 오세…….”
카르페가 시청자들의 채팅에 반응하는 그때, 다음 장면이 시작됐다.
“오크들의 사기가 꺾였다! 다들 돌격!”
구스타프는 그렇게 말하며 선두에 서서 오크를 향해 돌격을 감행했다.
카르페 역시 그 바로 옆에서 달렸다.
-아, 이 이벤트 시작되네.
-구스타프 이 무뇌야. 가지 마! 가지 말라고! 바로 옆에 오크 궁수 매복해 있다고!
-우리 뉴비 트라우마 생기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늙은 병사의 기억’ 퀘스트는 자유도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퀘스트인지라 강제로 진행되는 이벤트가 많았다.
지금 일어나는 구스타프의 돌격 이벤트가 바로 그러했다.
구스타프가 돌격을 감행하면 옆쪽 숲에서 매복하고 있던 오크 궁수들이 일제히 구스타프를 노리고 화살을 쏘아 댄다.
그리고 집중되는 화살을 버텨 내지 못하고 사망하게 된다. 만약, 플레이어가 구스타프 옆에 있으면 마찬가지로 화살의 먹이가 된다.
게임 초창기에는 수도 없이 많은 플레이어가 이곳에서 사망한 그런 이벤트였다.
-매복해 있다고 말해 줘도 믿지 않으니 답이 없다.
-무지성 돌격의 결말은 사망뿐.
-날머기도 뒤로 빼야 해! 옆에 있다간 같이 죽어!
시청자들의 올바른 훈수.
현재 알려진 정석적인 공략법은 구스타프가 사망한 다음, 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것이었다.
팍!
하지만 카르페는 구스타프 바로 옆을 그대로 따라붙었다.
-어? 어어?
-안 돼! 돌격 멈춰!
-따라가면 죽는다고!
-이 집, 극한의 매운맛 방송이었네. 그래, 다 죽으면서 배우는 거지.
시청자들이 극구 말렸으나, 카르페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멍청한 놈들! 걸렸구나! 궁수들 사격 개시!”
오크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소리치자 수풀에 숨어 있던 오크 궁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선두에 있던 카르페와 구스타프를 향해 일제히 화살을 날렸다.
“헉!”
구스타프의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설마 매복이 있었을 줄은!
날아오는 화살을 보며 구스타프가 이를 악물었다.
옆에 있는 병사라도 살려야 한다.
그는 방패가 되기를 결심했다.
“젠장! 당장 도망…….”
“숙여요!”
하지만 구스타프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휘익!
그보다 먼저 카르페의 창이 빠르게 휘둘러졌으니까.
엉겁결에 고개를 숙이는 구스타프의 머리 위로 카르페의 창이 춤을 추었다.
채채채채챙!
놀랍게도 카르페는 날아오는 화살을 창으로 전부 쳐 내 버린 것이다.
연속으로 빠르게 휘둘러지는 카르페의 창이 쉴 새 없이 화살을 걷어 내기 시작했다.
“…….”
“…….”
그 말도 안 되는 행위에 적군, 아군 할 거 없이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저, 저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너무 깜짝 놀란 것일까. 오크들의 화살이 그치기 시작했다.
“좋아. 이때다. 여기 있지 말고 도망가요!”
“그, 그래! 그래야지. 크윽!”
카르페가 최대한 화살을 걷어 낸다고 걷어 냈지만, 그래도 백이 넘는 화살 전부를 걷어 낼 순 없었다.
몇 발 정도는 구스타프의 몸에 명중했으나, 다행히도 목숨을 앗아 갈 정도의 것은 없었다.
두 사람은 화살을 피하며 무사히 뒷라인으로 도망갈 수 있었다.
“너, 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언제 그런 실력을 숨기고 있었어!”
“자고 일어났더니 귀신이 몸에 빙의해서 그래요.”
“귀, 귀신?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빙의 퀘스트였으니까 카르페의 말이 크게 틀리진 않았다.
현 상황을 믿지 못하는 건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뭐임? 내가 지금 뭘 본 거임?
-잘 모르겠음.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있음.
-아니, 미친? 날아오는 화살을 쳐 낸다고? 스킬도 없이 그냥 휘둘러서?
-시바. 이거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입라세 하지 말라고 개욕 처먹었을 텐데. 생방으로 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안 믿기네.
-미친. 이게 막아지는 거였어? PvP 랭킹 1위도 못했던 건데?
시청자들은 하나같이 현실을 부정 중이었다.
지금껏 이 ‘구스타프 사망’ 이벤트를 막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도가 있었던가.
실력에 자신 있는 플레이어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죄다 도전했지만 구스타프를 살리는 것에 성공한 플레이어는 없었다.
때문에 구스타프는 살릴 수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런데 지금.
카르페가 그 상식을 완벽하게 부숴 버린 것이다.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천마마저 놀랍다는 듯 혀를 찼다.
-너, 진짜 피지컬은 말도 안 되는 수준이구나. 이거 적어도 앞으로 반년 더 있어야 성공하는 놈 나오는데. 이렇게 쉽게 성공할 줄은 몰랐네.
‘그래요? 생각보다 엄청 어려운 건 아닌데. 요령만 있으면요.’
단 하나의 화살도 놓치지 마라!
이런 거였으면 당연히 카르페도 장담할 수 없었으나, 구스타프를 살리는 것에만 집중하면 못할 것도 없었다. 급소 부위만 지켜 주면 되니까.
물론, 어디까지나 카르페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의미였다.
-난놈은 난놈이군.
평소 날먹과 뽑기에 눈이 돌아가 있는 상태라 그렇지, 할 때는 이렇게 잘하는 놈이었다.
이해 불가 수준의 압도적 피지컬.
그리고 전투 센스.
이건 노력으로 되는 영역이 아니었다. 순수하게 타고 나야만 가능한 재능의 영역이었다.
-진짜 라세의 끝을 볼지도…….
채팅창은 방금 전 이벤트로 계속 시끄러웠다.
-방금 내 친구한테 말해 줬다가 개쌍욕 처먹음. 술 처먹었으면 곱게 자라고 함.
-그냥 어그론 줄 알고 들어왔다가 이걸 라이브로 보네. 하, 레전드다. 진짜.
-지금 커뮤니티에 또 글 올라옴. 곧 사람들 개몰려올 듯.
-아니, 근데 이다음은 스토리가 어떻게 진행되는 거야? 구스타프 살았는데?
-어, 그러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사태에 시청자들의 이목이 모였다.
구스타프가 사망하고 원군이 올 때까지 최대한 버티는 게 원래의 스토리.
하지만 구스타프가 죽지 않고 살았으니, 다른 스토리가 열려야 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스토리가 지금 시작됐다.
“젠장! 이 비열한 오크 놈들! 방패병을 선두 삼아 궁수 쪽으로 우회한다!”
“와아아아-! 오크를 몰아내라!”
구스타프의 명령에 병사들이 궁수 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와, 이게 내가 알던 구스타프가 맞냐? 무슨 소리를 해도 멧돼지처럼 돌진만 하던 놈이?
-화살 맞으니까 정신이 번쩍!
-원래는 정신 번쩍 할 새도 없이 죽어야 하는데 말이지.
“케일! 우선 너에게 맡기겠다. 포션으로 회복한 후에 곧바로 따라가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그래. 너만 믿는다!”
[NPC 구스타프가 플레이어를 극히 신뢰합니다.] [평판이 대폭 증가합니다.]“와아아아-!”
카르페는 병사들과 함께 오크 궁수들을 습격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군계일학의 활약의 보였다.
찌르고, 또 찔렀다.
[헤드샷! 오크 궁수를 처치하셨습니다!]“어이! 정신 차려! 어리버리 까면 바로 죽는다!!”
“가, 감사합니다! 케일 선임병!”
[NPC 고움이 플레이어에 의해 목숨의 구원을 받았습니다.] [평판이 증가합니다.]위기 상태의 NPC를 구해 주자 평판이 계속해서 올랐다.
카르페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오크 병사를 도륙했다. 카르페의 창을 단 한 번이라도 받아 내는 오크는 한 마리도 존재하지 않았다.
-…….
-아니, 이게 뭔…….
시청자들도 채팅을 잊고 게임에 몰입했다. 그만큼 카르페의 전투는 압도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푹!
“이, 이럴 수가…….”
쿠웅.
이번 습격의 대장이었던 오크가 카르페의 창에 쓰러졌다.
동시에 구스타프를 비롯한 모든 병사가 환호성을 외쳤다.
“승리다! 우리는 살아남았다!”
“구스타프 대장 만세! 케일 선임병 만세!”
“창신의 재림이다!”
“맞다. 케일. 네가 이번 전투의 일등공신이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라. 상부에 보고해서 꼭 받아 내고 말 테니.”
[이번 전투의 주역입니다. 평판이 대폭 상승합니다.]-미친. 기어코 대장을 잡았구나.
-개 미쳤다. 진짜…… 이게 내가 했던 그 게임이 맞나? 아예 장르가 다른 거 같은데.
원군이 합류하기 전에 대장을 처치.
그 말도 안 되는 업적에 채팅창이 다시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음? 이거 왜 이래요? 갑자기 멈췄네?”
-ㅋㅋㅋ 뉴비 당황한 거 봐.
-장면 하나가 끝나서 잠시 쉬어 가는 타이밍임.
-보통 여기서 스트리머 리액션 들어가는데, 우리 대기업(진) 께서는 뭐 없나?
“아하. 그렇군요. 리액션이라…….”
카르페는 시청자 수를 살폈다.
1,307명.
첫 방송이라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숫자다.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레전드 방송이라 입소문을 내준 결과였다.
“와, 사람 엄청 많아졌네요. 몇 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아, 그러니까 빨리 리액션! 도네 쏴? 도네 쏴야 리액션 할 거야?
“아, 리액션 뭐 해야 하지. 창질이라도 보여 드려야 하나.”
-그건 지금까지 봤잖아!
“음……. 그럼 이건 어때요. 재밌는 이야기.”
-???
-개뜬금 없이 재밌는 이야기?
채팅창이 갈고리로 도배되기 시작하자, 카르페가 잠시 뜸을 들였다.
카르페가 시청자를 모았던 이유.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최근 천마신교 사칭이 많더라구요. 사칭범들이 뭐 교육 빙자해서 돈도 뜯고 하던데.”
-그렇다곤 하던데…… 지금 그게 왜 나옴?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딱 말씀드리겠습니다. 천마신교는 돈 받고 누구를 가르치고 그러지 않습니다. 절대 속지 마세요.”
-……엥?
-……설마?
옛날 고전 히어로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이 있다.
정체를 숨기는 게 정석이었던 히어로의 클리셰를 부수던 명장면.
아임 아이언 맨.
“천마신교 소속. 창마(槍魔)의 이름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천마신교는 절대 돈 받고 누굴 가르치지 않습니다. 제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채널에서 확인하십시오.”
그렇게 레전드 방송이 탄생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