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0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08화(308/581)
“적이 쓰러졌다! 우리들의 승리다!”
“와아아! 이겼다!”
“구스타프 대장 만세! 케일 선임병 만세!”
“그래! 케일 네가 이번 전투의 영웅이다! 케일 만세!”
“와아아아아-!”
[성공적으로 산적 두목을 처치하셨습니다.] [살아남은 병사들이 당신을 경외합니다.] [평판이 대폭 증가합니다.]팍!
2막이 종료되자 다시 카르페의 시야가 까맣게 암전(暗轉)했다.
그리고 잠시 후, 어둠이 사라지며 새로운 풍경이 나타났다.
제3막의 배경으로 바뀐 것이다.
“제군들! 마지막 전투다! 코올 왕국의 안위를 위해서 영혼까지 불살라야 한다!”
오크 부락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카르페가 포함된 군대가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자가 돌격 전, 사기를 높이기 위해 연설을 하고 있는 상황.
지휘관은 구스타프가 아니었고, 에밀리아라는 여기사도 아닌, 아예 처음 등장한 NPC였다.
“오크들의 번식 속도를 생각한다면, 지금 반드시 뿌리채 뽑아 버려야만 한다! 내 가족,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한 전투다! 모두 무기를 들어라!”
“와아아아-! 오크 놈들을 물리쳐라!”
“전군 돌격! 단 한 놈도 살려 두지 마라!”
그렇게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지휘관의 연설이 끝나자 카르페의 몸 역시 운신이 가능해졌다.
카르페는 2막에서 얻은 레어 검을 뽑아 들고 가장 선두에 서서 오크 부락을 향해 달렸다.
“인간! 인간이 쳐들어왔다!”
“전투다! 인간을 잡아서 신께 바쳐라!”
제3막의 부락 전투는 1막, 2막을 어떻게 클리어했는가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진다.
1막에서는 최대한 많은 병사를 살려서 버틸수록.
2막에서는 보급품과 식량이 최대한 손상이 되지 않을수록 3막의 난이도가 내려간다.
그리고 지금 카르페는 라세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활약으로 1, 2막을 클리어한 상태.
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하는 1막에선 역으로 오크 대장을 잡아 버려서 병력을 최대한 온존했다.
그리고 2막에서 반드시 발생해 왔던 이벤트인 ‘화공(火攻)’이 카르페의 활약으로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산적들이 불화살을 날리기 전에 카르페가 먼저 궁수들을 도륙 냈던 것이다.
그 덕에 불도 번지지 않았고, 보급품 절반이 손실되는 이벤트 역시 스킵되었다.
즉, 현재 카르페가 수행하는 3막 전투는 병사도, 보급도 최상인 상황.
지금까지의 라세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최고 상태였다.
시청자들은 지금부터 벌어질 전투에 대한 기대감을 채팅창에 표출했다.
-와 씨, 군대 인원들 봐라. 3막에서 이렇게 많은 전력이 있는 건 첨보네.
-설마, 에밀리아 땅 살아날 수 있는 거야?
-창마! 에밀리아 반드시 살려 줘! 우리 눈나 살려 달라고!
-이건 대충해도 이기겠다. 무기 상태 개 좋네.
촤악!
카르페의 검이 선두의 오크의 목을 베어내며 전투가 시작되었다.
* * *
-와, 씨…….
-내가 지금 뭘 보고 있는 거냐. 이게 정말 내가 알던 그 라세가 맞냐?
-ㄷㄷ 다른 게임하는 거 같네. 가슴이 웅장해진다.
-쉽게 이길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 일방적일 줄은 몰랐네.
-무냐고 대체! 창마, 그는 신인가? 신마, 그는 창인가?
이번 전투의 MVP 역시 단연 카르페였다.
넓은 공간에서 서로 엉키는 난전은 카르페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 중 하나였다.
카르페는 정말 닥치는 대로 오크들을 베어냈고, 손에 잡히는 무기를 전부 이용해서 싸웠다.
검과 창은 물론이고, 어떨 때는 화살로 오크를 저격했고, 어떨 때는 오크들의 배틀 엑스를 빼앗아서 휘둘렀다.
그리고 그 무기들 중 어느 것 하나 숙련도가 모자란 것은 없었다. 적어도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그랬다.
-……진짜 웨폰 마스터네. 이게 말이 되나? 무슨 자기 혼자 스킬 쓰는 것마냥 게임을 하는데?
-진짜 스킬 쓰는 거 아님?
-빙의 퀘스트인데 스킬을 어케 씀? 븅딱임?
-아니 ㅅㅂ 그럼 저게 말이 되냐? 차라리 빙의 상태에서도 쓸 수 있는 스킬을 원래 익히고 있었던 거 아님?
-오, 차라리 그게 말이 되는 듯. 스킬빨이었네!
-ㄹㅇ ㅋㅋ. 진짜 여포나 척준경이 아닌 다음에야 사람이 저렇게는 못 싸우지. 빙의에도 적용되는 무기 스킬 있는 게 차라리 납득 됨.
-입라세 지리네 ㅋㅋ 그래서 그게 도대체 무슨 스킬인데?
-그거야 나도 모르지 ㅎㅎ;
-ㅂㅅ
다들 눈앞의 현실을 부정해 가면서 ‘우리가 모르는 스킬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는 지경이었다.
-뭐, 정확히는 스킬빨이 아니라 템빨이 조금 있긴 하지.
시청자들의 채팅을 보며 천마가 피식 웃었다.
천마가 말한 템빨은, 카르페가 2막에서 얻은 레어 검을 말하는 게 아니다.
게임의 아이템이 아닌 현실의 템빨.
바로 카르페의 접속 장치인 ‘아르테미스’를 뜻하는 말이었다.
-확실히 감응도 좋은 놈이 쓰니까 반응이 다르네. 미세하지만 확실히 빨라.
아르테미스는 라세의 최초 개발자가 손수 핸드메이드로 만든 접속 장치다.
현존하는 모든 캡슐 중 단연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이었고, 한국에는 단 3대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최고급 머신의 성능은 카르페의 반응속도와 결합하여 보통 사람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움직임을 만들어 냈다.
그게 현재 카르페가 더욱더 미쳐 날뛸 수 있는 이유였다.
-이놈. 이거 또 눈 돌아갔구만.
천마가 카르페의 활약을 지켜보며 혀를 내둘렀다.
완전히 전투에 몰입한 카르페에게 더 이상 천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카르페는 무아지경의 상태로 오크들을 도륙해 나갔다.
-피지컬은 진짜 괴물 그 자체네. 이런 놈이 어째서 지난 회차에서는 한 번도 눈에 안 띄었지?
이 정도 피지컬이면 소문이 나도 몇 번은 났어야 했다.
정말 카르페가 말했던 것처럼 게임할 돈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정말로 불행한 일이었다. 이런 재능충이 돈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다니…….
“크아아악!”
푹!
전투가 끝났다.
카르페의 검이 오크 부족장의 옆구리를 파고들었다.
“이, 인간. 비겁…….”
쿠웅!
오크 부족장의 거대한 몸이 땅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리고 그런 부족장 앞에는 아름다운 여기사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허, 허억……. 살……았나?”
-와, 미친! 에밀리아 진짜 살았다!
-언니 ㅠㅠㅠㅠㅠㅠㅠ 흐트러진 언니도 넘모 예뻐요!
-개쩐다. 이게 안 죽을 수도 있는 거였구나.
퀘스트의 원래 스토리대로라면, 에밀리아는 오크 부족장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대가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리고 그런 부족장에게 남은 병사들이 달려들어 가까스로 쓰러뜨리는 게 일반적인 스토리였다. 그 과정에서 많은 병사들이 죽는 건 당연한 이야기고.
-와, 오크 부족장한테 데미지가 들어가긴 하는구나. 이거 잡으려고 사람들이 진짜 많이 시도했었는데.
-그러게. 이게 되는 거였네 ㅅㅂ. 유명 랭커도 절대 불가능하다고 단언하지 않았나?
-ㅋㅋㅋ 랭커는 무슨. 지금부터 아만보라고 불러라. 아만보쉑.
카르페가 일반 오크들을 상대로는 무쌍을 찍을 수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 오크들을 상대했을 때의 경우다.
오크 부족장의 두꺼운 가죽은 마나를 운용하는 스킬이나 오러블레이드가 없으면 뚫을 수 없었고, 일반 병사의 몸인 카르페는 그런 스킬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때문에 오크 부족장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존재는 오직 NPC 에밀리아뿐.
그리고 카르페는 에밀리아 남긴 상처에다가 정확히 검을 박아 넣음으로써 오크 부족장에게 데미지를 줬던 것이다.
-자, 오늘부로 족장 공략법 나왔죠? 님들도 이제 부족장 잡을 수 있습니다!
-ㅋㅋㅋㅋ 상처 난 곳을 쑤시면 되는 거였네. 아 ㅋㅋ 그 쉬운 걸 여태 못했네. 아니, 그걸 어떻게 하라고 이 미친넘아!
-ㄹㅇ루 ㅋㅋㅋ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상황에서 정확히 상처를 어케 쑤심?
-??? : 공략법은 알려 드렸습니다. 어때요? 참 쉽죠?
“너…… 이름이 뭐지?”
호흡을 고른 에밀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카르페에게 물었다.
이 역시 존재하지 않는 이벤트다.
채팅창은 이미 광란의 도가니였다.
“케일입니다.”
“좋다. 케일. 네 덕에 목숨을 건졌구나. 코올의 이름을 걸고,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
에밀리아가 카르페에게 걸어와 한쪽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손을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리며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오크 부족장이 쓰러졌다! 우리들의 승리다! 여기 오크 부족장을 쓰러뜨린 영웅의 모습을 보아라!”
와아아아아아-!
병사들의 환호 소리와 함께 눈앞으로 수많은 알림창이 등장했다.
[압도적인 활약으로 전투에서 승리하셨습니다.] [플레이어에 대한 평판이 대폭 증가합니다.]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클리어하셨습니다!] [지금까지의 활약상을 집계하여 퀘스트 사항을 포인트로 표시합니다.] [집계 중……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후아! 끝났다!”
퀘스트가 깊은숨을 토해냈다. 정말 오랜만에 미친 듯이 싸울 수 있었기에 아직 여운이 남아 있었다.
“어우, 채팅 많이 쌓였네요. 제대로 대답 못 해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한 번 빠지면 정신을 잘 못 차려서…….”
-님 개쩔었음. 그 정도로 몰입할 수 있다는 게 부러움.
-지금까지 내가 봤던 전투 영상은 전부 쓰레기였단 걸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쌉레전드 영상 ㅇㅈ. 방송 하루 만에 바로 대기업 되겠네. 이게 클라스인가?
“대기업? 어…… 헐?”
카르페는 현재 시청자 수를 살펴보고는 숨을 삼켰다.
27,301명.
무려 3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있었다. 정말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었다.
“와, 어쩐지 채팅 속도가 미쳤더라니. 따라 읽기가 힘드네요.”
-ㅋㅋㅋ 말은 그러면서 줠라 잘 읽네.
-인간의 동체 시력이 아니다.
그리고 그 순간.
띠링.
[집계가 완료되었습니다.] [총합 103,788점! 현재 1위에 랭크됩니다!] [기존 1위 기록 34,111점은 2위로 하락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레벨이 10 증가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7성 확정 스킬팩’이 인벤토리로 지급됩니다.]기존 1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은 압도적인 포인트.
채팅창이 터져 나갔지만, 카르페는 묵묵하게 방송을 끝마쳤다.
“퀘스트가 끝났으니 이만 방종하겠습니다. 미흡한 방송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이대로 끝낸다고? 난 15분밖에 못 봤다고!
-가지 마! 창마 믿어! 믿는다고! 가지 말고 더 방송해 줘!
-리액션도 안 해 주고 가는 게 어딨어!
-갈 땐 가더라도 얼굴 보여 주고 가라!
“얼굴이요? 죄송한데 초상권이 있어서…….”
-보자마자 구독했음. 다음 방송 언제 함?
“글쎄요. 오늘 재밌긴 했는데 기약은 없습니다. 또 괜찮은 컨텐츠 있으면 찾아오도록 할게요.”
카르페는 그렇게 화면을 향해 손을 흔들어 준 후, 방송을 종료했다.
그리고 약 3시간 후.
-야!! 천마 TV에 새 영상 떴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