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0화(30/581)
“아.”
알림창을 확인한 카르페 또한 상황을 파악했다.
시나리오 이벤트.
지금 눈앞의 상황은 시나리오가 진행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이벤트라는 뜻이었고.
“후, 후예시여.”
게아스라는 묘지기 NPC는 카르페가 ‘마도왕의 유물’ 퀘스트를 진행하면 반드시 죽음이 예정되어 있는 NPC라는 뜻이었다.
카르페가 쓰러진 게아스에게 다가가자,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쿨럭, 쿨럭. 놈들이 저희의 존재를 눈치채고 말았습니다. 이것을 받으십시오.”
게아스가 힘겹게 자신의 품속으로 손을 넣었다. 빠져나온 그의 손에는 자그마한 구슬 파편과 부적 하나가 들려 있었다.
“제, 제가 드릴 수 있는 마지막……. 부디 아크람의 의지를…….”
툭.
힘겹게 버티던 게아스의 팔이 바닥으로 축 늘어졌다.
그리고, 이내 그의 몸은 회색빛으로 물들어 사라지고 말았다.
띠링.
[정화의 수정구 파편] [분류 : 퀘스트 전용] [침입자의 습격으로 깨져 버린 정화 아티팩트의 파편입니다. 미약한 정화의 힘을 품고 있습니다.] [아크람의 증표] [분류 : 퀘스트 전용] [사용 제한 : 마도군주] [마도왕의 유물을 얻기 위한 열쇠입니다. 자격이 되지 않는 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그렇게 두 가지 아이템을 받아드는 순간 다시 한번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마도왕의 유물 (2)-3] [아크람을 적대하는 세력이 습격해 왔다. 그들이 유물을 파괴하기 전에 회수해야 한다.] [퀘스트 성공 시 : 마도왕의 유물 획득, 연계 퀘스트 진행] [퀘스트 실패 시 : 메인스트림 취소, 아크람과 관련된 퀘스트 소멸, 사망 시 퀘스트 실패]“…….”
카르페는 조용히 두 아이템을 인벤토리에 갈무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르페의 표정은 조금 굳어 있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다만, 이거 게임이다. 그냥 단순히 NPC가 죽은 거야. 과몰입하지 마.
“네? 에이, 당연하죠. 그냥 게임 스토리 진행하면서 이벤트 일어난 것뿐이잖아요?”
애초에 이제 두 번, 그것도 아주 짧은 대화만 나눈 사이일 뿐이었다.
과몰입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게 웃긴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감히 유물을 노려?”
지금 화가 나는 것은 그저, 자신이 얻어야 할 물건을 노리는 무뢰배에 대한 정당한 분노일 뿐이었다.
카르페는 그렇게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 * *
오두막을 나선 카르페는 전속력으로 달려 다시 구덩이에 도착했다.
“여기구만.”
구덩이 바로 앞에 찍힌 부츠 자국을 보며 카르페가 피식 웃었다. 처음 이곳을 조사했을 때는 없던 흔적이었다.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고민이었는데, 노골적으로 입구를 표시해 놨네요.”
그런데 이대로 뛰어내려야 하나?
차마 그러지는 못한 카르페가 한쪽 발을 슬쩍 구덩이 속으로 집어넣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이벤트 던전 ‘루아나의 구덩이’를 발견했습니다.] [던전 등급 : ???] [입장 제한 : 마도군주] [이벤트 전용 던전입니다. 두 시간 이내에 클리어하지 못할 시 퀘스트에 실패합니다. 해당 던전은 클리어 이후 일반 던전으로 변경됩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무식하게 안 뛰어내려서 다행이다.
카르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입장한다.”
던전 입장을 승인하는 순간, 시야 한구석에 2시간의 타이머가 떠 올랐다.
슉.
몸 전체가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어두운 동굴 안이었다.
띠링.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공간입니다. 암(暗), 마(魔), 불사(不死) 속성의 몬스터가 대폭 강화됩니다.] [알 수 없는 기운으로 인해 시야가 제한됩니다. 스테이터스가 대폭 감소합니다.]던전에 입장하자마자 밀려오는 디버프의 폭풍에 카르페는 반사적으로 욕설을 뱉을 뻔했지만, 그보다 한발 앞서 카르페의 몸이 약한 빛을 뿜기 시작했다.
[정화의 수정구 파편이 미약한 정화의 힘을 발휘합니다.] [시야가 다소 회복됩니다. 스테이터스가 소폭 회복됩니다.]카르페를 감싼 은은한 빛이 횃불 같은 역할을 하며 던전 내부를 밝혔다. 시야가 다소 회복된다는 건 아마 이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아까 퀘스트창을 읽어서 알겠지만, 이번 퀘스트는 한 번이라도 죽으면 그대로 끝이다. 절대 방심하지 마.
“물론이죠.”
카르페는 묵향을 그림자에서 소환한 뒤에 상태창을 열었다.
일단, 능력치가 얼마나 감소했는지 확인해야 했으니까.
띠링.
[이름 : 카르페] [레벨 : 14] [HP : 1010/1010] [MP : 285/285] [근력 : 1(+36) 민첩 : 1(+46)체력 : 1(+33) 손재주 : 1(+37)
마력 : 1(+33)]
-분배 가능한 보너스 스테이터스 : 69
[타이틀 (10개)](자세히)-세 개의 최초 외 9개
[배후령]0성 – 천마지존(이레귤러)
[스킬](해금 외 4개)10성 – 해금(解禁) Lv. 14
[배후령 스킬]0성 – 반복(反復) Lv. 14
-분배 가능한 보너스 스킬 포인트 : 39
“꽤 많이 떨어졌네.”
타이틀 효과 등으로 전 스텟이 40 넘게 상승했었는데 지금은 30대였다.
계산해 보니, 전 스텟이 정확히 7씩 감소한 상태였다.
“페널티가 상당하네요. 보너스 스텟 좀 투자하는 게 나으려나.”
지금까지는 추가 스텟을 분배하지 않아도 무쌍을 찍었기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이번 던전은 척 봐도 범상치 않았다.
-나쁘지 않은 생각이군. 언제까지고 아낄 것도 아니니.
라세 시스템상 한 번 분배한 스테이터스는 보통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스텟 분배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했다.
느낌적인 느낌으로 찍었다가 잡캐, 망캐가 되는 건 그야말로 한순간.
물론, 최고의 공략집이 따라다니는 카르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보통 마법 계열 유저가 타는 스텟 트리는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지.
첫째로 포대(砲隊)형.
이름 그대로, 오로지 화력에 올인해서 폭딜에 중점을 둔 테크트리.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강력한 테크트리지. 스텟 찍기도 쉬워. 근력, 체력, 민첩은 전부 버리고 마력과 손재주에 몰빵하면 돼. 분배는 3 대 1로.
“손재주? 손재주는 왜?”
-아무리 강력한 마법이라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손재주는 명중률에 관여하거든.
“아하.”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이 밸런스형이었다.
-이쪽은 보통 정통 마법사가 아니고, 마검사 같은 특수 직군이 타는 테크트리지. 넌 이쪽이다.
물론, 마도군주 클래스를 포대형 테크트리로 가도 된다. 다른 마법 계열 직군은 감히 넘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화력을 뿜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카르페의 피지컬이 너무나 아깝다고 천마는 판단했다.
-네 전투 센스를 최대한 살리려면 이쪽이 좋지. 이 경우는 마력과 손재주를 2 대 1로…… 아니, 근데 설명이 필요하긴 하냐?
“네? 잘 나가다가 갑자기 뭔 소리예요?”
-내가 아무리 떠들어 봤자 결국 넌 네 맘대로 찍을 거잖아. 즐겜러 새캬.
“……절 어떻게 보시고.”
카르페가 재미 제일주의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스텟처럼 게임에 민감한 부분까지 지를 만큼 막 나가진 않았다.
-아, 몰라. 그냥 찍고 싶은 거 대충 찍어. 올 체력 마법사 같은 짓거리만 안 하면 아이템으로 대충 커버칠 수 있으니까.
“오! 올 체력 마법사?”
-……하면 죽일 거다. 저주해서 죽일 거라고!
일단 던전 안의 몬스터를 상대해 본 후에 스텟을 찍기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고, 천천히 던전 안으로 나아갔다.
“근데, 형.”
-왜?
“아까 마법 계열 유형이 세 가지라고 하지 않았어요? 나머지 하나는?
-내가 탔던 특화형 테크트리인데, 굳이 몰라도 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어? 형 마법사였어요?”
-말 안 했었나?
“전혀요.”
그러고 보니 천마가 회귀했다는 사실만 알지,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라세에서는 어떤 플레이어였는지에 대해서는 들은 기억이 없었다.
-……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야기해 줄 테니까 일단 던전부터 진행하자. 서둘러.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첫 몬스터와 조우할 수 있었다.
덜그럭. 덜그럭.
구덩이 밖에서도 줄곧 봤던 스켈레톤 한 구가 덜그럭 소리를 내며 카르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다만, 구덩이 밖과는 달리, 스켈레톤 손에는 검 한 자루와 방패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강화 스켈레톤>
놈의 머리 위에는 그런 이름이 붉은색으로 떠올라 있었다.
“빨간색이라.”
라세는 플레이어와 몬스터 간의 레벨 차이에 따라서 몬스터의 이름이 다르게 보인다.
플레이어와의 레벨 차이가 미미하면 하얀색, 몬스터가 높으면 빨간색, 반대로 몬스터가 낮으면 회색으로 표시되었다.
즉, 지금 눈앞에 강화 스켈레톤은 카르페보다 상당히 레벨이 높다는 뜻.
“파이어 애로우!”
일단 견제의 의미로 마법을 발동했다.
물론, 지금까지 카르페의 견제를 한 번이라도 견딘 몬스터는 없었기에, 견제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콰아앙!
“어?”
-오호.
그리고 지금 처음으로 카르페의 견제를 버틴 몬스터가 나타났다.
아니, 버티는 것을 넘어서…….
“막았네?”
놀랍게도, 강화 스켈레톤은 방패를 들어서 카르페의 마법을 막아 냈다.
-막을 수도 있지. 파이어 애로우가 무슨 헬 파이어도 아니고.
“그것도 그렇네요.”
마법을 다시 한번 시전했지만, 이번에도 똑같이 방패에 막히고 말았다.
이럴 바엔 차라리 접근전이 낫겠다 싶어서, 카르페는 스켈레톤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다.
그러나.
“읏?!”
강화 스켈레톤 뒤쪽에서 갑작스레 날아온 화살 하나가 카르페의 전진을 방해했다.
급격하게 몸을 틀어 화살을 피한 카르페는 강화 스켈레톤 뒤쪽을 쳐다봤다.
<강화 스켈레톤 아처>
어느새 나타난 또 다른 해골이 카르페를 향해 시위를 겨누고 있었다.
“헐. 협공도 해?”
-이놈들 밸런스가 괜찮은데? 한 놈은 탱하고 한 놈은 딜. 캬, 신화급 몬스터 카르페 레이드! 힘내라 뼈다귀들!
“형, 누구 편이에요?”
천마의 말대로 확실히 탄탄한 조합이긴 했다.
마법은 방패에 막히고, 접근하자니 화살이 문제였다.
“이걸 깨트리려면…… 아니지, 굳이 힘들게 머리 굴릴 필요 없지. 형, 혹시 라세에도 부파 있어요?”
-부파? 부파가 뭔데?
“부위 파괴요. 몬스터 뿔이나 장비 같은 거 노려서 부수는 거. 웨폰 드랍이 되는 거 보면 부파도 될 거 같은데.”
-별 걸 다 줄이네. 일단 대답하자면, 된다. 물론 부수고 싶다고 다 부술 수 있는 건 아니고 특정 부위나 장비만 가능해.
“방패는?”
-당연히 되지.
“오케이.”
저 조합을 뚫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겠지만, 지금은 1분 1초가 아까운 때였다.
앞서 구덩이로 들어온 프리스트가 무슨 짓을 하고 있을 줄 알고 시간을 낭비한단 말인가.
“몸이 안 좋으면 머리가 고생하는 법이죠.”
-……반대 아니냐?
“같은 논리로, 딜이 딸리니까 공략이 필요한 겁니다.”
딜찍누.
자고로 RPG에서 딜로 찍어 누르는 것만큼 편한 게 없는 법이다.
“마력에 스텟 10 투자.”
[마력이 10 상승합니다.]“파이어 애로우!”
콰아앙!!!
조금 전 파이어 애로우보다 훨씬 큰 굉음이 터졌다. 강화 스켈레톤은 이번에도 방패로 막아 냈지만 척 보기에도 방패는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마력에 10 투자.”
[마력이 10 상승합니다.]“파이어 애로우!”
콰아아앙!!!
그리고 다시 한번 강화된 파이어 애로우에, 스켈레톤의 방패가 기어코 터져 버리고 말았다.
스켈레톤에게 표정이 있을 리 만무하지만, 놈들이 당황하고 있다는 것이 카르페에겐 생생하게 느껴졌다.
천마가 탄식했다.
-……이 던전을 기획한 놈이 이 광경을 보면 뒷목 잡을 거다. 이렇게 깨라고 밤낮 지새우며 던전 설계한 게 아닐 텐데.
“알 바 아님! 파이어 애로우!”
그 뒤로는 일방적이었다.
방패가 날아가 버린 강화 스켈레톤은 파이어 애로우 단 두 방에 불타서 사라졌고, 버팀목인 탱커가 사라지자 아처의 에임이 흔들렸다.
명중률이 곤두박질치는 건 당연지사!
“합!”
어느새 거리를 좁힌 카르페가 인벤토리에서 검을 꺼내 휘둘렀다.
활을 쏘지 못하는 스켈레톤 아처는 제대로 된 반항 한 번 하지 못하고 쓰러졌고.
띠링.
[레벨 업! 보너스 스테이터스가 지급됩니다.] [15레벨을 달성하셨습니다. 보상으로 인벤토리에 ‘초급 스킬팩’ 하나가 지급됩니다.]다시 ‘반복’의 순간이 도래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