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1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16화(316/581)
쿠웅!
카르페는 자신의 앞에서 쓰러지는 악마를 보며 깊은숨을 토해냈다.
현재 카르페의 주변으로는 카르페를 제외하고 단 한 명의 유저도 존재하지 않았다.
“후우. 역시 악마는 악마인가. 중급만 돼도 꽤 어렵네.”
“뀨웃!”
“그래도 향이 덕분에 생각보다는 쉬웠던 거 같아. 고마워.”
카르페가 묵향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어 주자 이내 알림이 등장했다.
[중급 악마 자몬을 쓰러뜨리셨습니다.] [중급 악마 토벌 보상으로 이벤트 포인트 1,000점을 획득하셨습니다.] [플레이어의 업적으로 인해 이벤트 기간 동안 포인트가 20% 추가 정산됩니다. 200포인트를 추가로 획득합니다.] [현재 이벤트 개인 순위 1위에 랭크 되셨습니다. 닉네임을 밝히시겠습니까?]“아니오.”
[닉네임 비공개로 설정되셨습니다.]이벤트 포인트가 정산되었다는 알림에 카르페가 이벤트 창을 열었다.
[이벤트 포인트 개인 순위] [1위 – 미공개 1,200점] [2위 – 군터 라우헬 580점].
.
.
“흐음. 이런 식이구나. 그런데 개인 순위라는 건, 단체 순위도 있다는 거네요?”
-그래. 길드 순위가 있지. 저기 이벤트 창 위에 탭 있잖아.
“아, 이거구나.”
길드 탭을 터치하자, 새로운 랭킹 차트가 떠올랐다. 현재 1위는 더 썬 길드로 랭크되어 있었는데, 개인 순위와 달리 실시간으로 상위권 순위가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흐음. 정석적이네. 길드 간 포인트 경쟁 시스템은 RPG에서 꽤 흔한 방식이죠.”
-뭐, 너랑은 관계없는 이야기잖아.
“그렇긴 하죠. 그런데 길드 랭킹 보상은 뭘 줘요? 개인 보상보다 더 좋을 거 같은데.”
-보기에 따라서는 개인전 보상보다 더 좋을 수도 있겠지.
“뭔데요? 에픽템이라도 주나?”
-그런 건 차라리 개인전 상품에 어울리는 거지. 길드전 보상은 활약한 나라에서 이것저것 챙겨 주는 거야. 예를 들면 길드에 작위를 주면서 공대를 허락해 주고, 상행위 같은 걸 했을 때 세금도 좀 감면해 주고 그런 거지.
“뭐야, 별거 아닌데? 나는 다 있는 거잖아요.”
-……네가 미친 거잖아! 다른 10대 길드가 제대로 된 작위 받으려고 얼마나 피똥 싸는지 알아?
“음…… 몰라!”
-에휴. 말을 말아야지.
길드가 왕국의 귀족 세력으로 인정 받는 순간, 길드가 진출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압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왕국에서 주는 거대한 퀘스트를 독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건 말할 것도 없으며, 천마가 말했던 대로 상단 같은 걸 운영하여 부를 쌓는 것도 가능했다.
……문제는 그 모든 것이 애초에 가능했던 카르페에겐 큰 감흥이 없다는 점이었다.
“보상이 엄청 좋으면 1인 길드라도 만들어서 참여할까 했더니 그럴 필요는 없겠네요.”
-1인 길드로는 네가 아무리 기고 날라도 순위권에 못 들지. 차라리 에덴 같은 곳에 잠시 가입하는 거면 또 몰라도.
“하긴, 그것도 방법이긴 하겠다.”
하지만 굳이 길드 보상에 목숨을 걸 필요가 없는 지금은 고려할 필요가 없는 선택지였다.
-아, 사람들이 의문스러워 하긴 하겠네.
“뭘요?”
-아무리 찾아봐도 길드 순위에 천마신교는 없을 거 아니야. 애초에 존재하질 않으니까.
“흐음…… 뭐, 사람이 몇 명 없어서 순위권 밖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랭킹이 모든 유저와 길드의 순위를 보여 주는 건 아니었다.
개인 랭킹은 상위 1만 명까지, 길드는 상위 1,000개의 길드만 랭킹 차트에 표시되었다.
“천마신교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어서 안타깝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인즉. 본좌는 일단 개인전만 힘을 쏟겠노라.”
-네네. 아무렴요. 천마, 철마, 권마, 창마 님께서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지요.
카르페는 쓰러뜨린 중급 악마의 드랍 아이템을 뒤적거렸다. 아쉽게도 별다른 득템은 없었다. 레어 등급의 단검 하나가 드랍되었을 뿐이었다.
“운 좋게 진입하자 만나서 한 놈 잡긴 했는데, 중급 악마가 원래 쉽게 발견되는 건 아니죠?”
-지금 단계에선 거의 대부분이 하급이긴 하겠지. 중급은 그 하급들 인솔하는 분대장 느낌? 아, 그리고 이벤트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고위 등급 악마들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렇게 이벤트가 진행되며 절정에 이르는 순간.
-마계에서 대공 한 마리가 넘어오지. 그놈이 이 이벤트의 최종 보스야.
“그래. 그래도 명색이 라세 첫 대규모 이벤트인데 상급으로 끝나면 아쉽긴 하죠.”
-아스타로트처럼 천 년 동안 봉인당해서 약해진 건 아니고, 적당히 약화된 대공이야. 당연한 말이지만 유저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 이겨.
아니, 비단 유저뿐만이 아니었다.
마계 대공쯤 되는 존재면 결계의 억지력을 받은 상태에도 대륙 11강쯤은 손쉽게 상대가 가능했다.
마계 대공을 무찌를 수 있는 존재는 오직 하나.
바로 용사뿐이었다.
-이벤트 마지막 페이즈 때면, 마계 대공이 출현해서 인류가 계속 밀려. 그러다가 갑자기 루할의 선택을 받은 용사 NPC가 출현하면서 대공을 무찌르고 이벤트 종료. 이게 내가 아는 원래의 스토리다.
지금까지 천마가 경험했던 모든 회차에서 동일하게 진행된 이벤트다.
다만, 이번 회차에서는 동일한 진행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다.
“이번에는 스토리가 조금 다를 수도 있겠네요. 게이트가 루아나가 아닌 다른 두 나라에서 열렸으니까요. 제가 용사 제의를 받기도 했고, 아스타로트도 잡았고요.”
카르페는 혹시 자신으로 인해 스토리가 틀어져 대륙이 멸망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천마는 그런 카르페의 속을 읽기라도 한 듯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조금 달라지기야 하겠지.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전에도 말했다만, 미래라는 건 바꾸고 싶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과거 수차례의 회귀를 통해 알아낸 사실이다.
천마가 그 어떤 노력과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미래는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갔다.
세부적인 과정은 달라질 수 있었으나 큰 줄기만큼은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용사가 대공을 몰아내는 스토리로 흘러갈 거다. 넌 다른 걱정하지 말고 악마나 신나게 때려잡으면 돼.
“간단해서 좋네요. 후우. 전투력 체크도 끝냈으니 이제 전력으로 간다!”
방금 전에 쓰러뜨렸던 중급 악마는 카르페가 전력을 다해서 쓰러뜨린 게 아니었다.
카르페와 묵향. 다른 인형들은 소환하지 않은 채, 오직 둘만으로 잡아냈던 것이다.
“나도 참 옛날에 비하면 많이 강해졌네.”
-흐음. 마법이 약점인 놈이라 상성이 좋긴 했다만, 그래도 중급 악마를 인형 없이 잡은 건 확실히 대단하긴 하지. 진짜 운만 잘 따라 준다면 상급 악마도 둘 정도는 잡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순간, 카르페의 눈앞으로 새로운 알림이 등장했다.
카르페뿐만이 아닌 현재 악마 침공 이벤트에 참가 중인 모든 플레이어에게 전해지는 단체 알림이었다.
띠링.
[이벤트 퀘스트 : 게이트를 부숴라!] [현재 마계의 악마들이 아크룩스 대륙을 침공한 상태입니다. 악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위를 마기로 침식시키는 무서운 존재입니다. 마기가 침식된 대지는 크게 오염되고 언데드와 역병이 창궐하게 됩니다. 한시라도 바삐 악마들을 무찔러야 합니다.] [아크룩스 대륙이 마기에 침식되면 침식될수록, 더욱 많은 악마와 더욱 높은 등급의 악마가 출현하게 됩니다.] [악마들이 소환되는 통로인 게이트를 부수십시오. 하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소환 게이트는 현재 상급 악마 5개체의 힘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게이트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이들을 쓰러뜨려야 합니다.] [퀘스트 달성 조건 : 게이트 파괴 또는 상급 악마 3개체 이상 격파] [퀘스트 달성 시 : 악마들이 대륙에서 물러나며 퀘스트 클리어, 기여도에 따라 특별한 보상 지급] [퀘스트 실패 시 : 다음 페이즈로 진입]“아하. 퀘스트 궁극 목표가 게이트 파괴구나.”
-하지만 지금까지 저게 파괴돼서 퀘스트가 한 방에 클리어된 적은 없지. 전부 마지막 페이즈까지 갔어.
천마가 앞서 설명했듯, 상급 악마와 싸워 볼 만한 존재는 현재 대륙 11강 급 강자뿐이다.
그런 상급 악마가 다섯 체나 게이트를 지키고 있다니, 사실상 게이트를 부수는 건 불가능하다고 봐야 했다.
-게다가 길리안트 제국도 똑같은 상황일 거 아니야. 상급 악마가 총합 10 개체라는 얘기지. 와, 더럽게 빡세네.
“에이. 몰라. 나중에는 결국 용사님이 처리해 주실 거야!”
카르페는 그렇게 말하며 본격적으로 전투를 준비했다.
“권속 소환!”
카르페의 부름에 룸으로부터 모든 인형이 동시에 소환되었다.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건 4m에 육박하는 로이어드였다. 카르페가 소환을 끝내자마자, 저 멀리서 순식간에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 철마 로봇이다!”
“미친! 철마! 철마가 떴다!”
아무도 없던 곳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인파가 몰렸고 그들은 악마는 뒷전으로 카르페에게 말을 걸기에 바빴다.
“와, 미친. 진짜 철마예요? 방금 랭킹 1위 된 거 철마 님 맞죠?”
“중급 솔로 뛰신 거?”
“철마 님! 제발 저랑 파티 한 번만 해 주세요!”
“야이, 등신아. 철마면 다른 천마신교랑 파티 하지, 너랑 파티를 왜 해?”
“아, 말도 못하…… 어? 어디로 사라졌지?”
“뭐야! 어디로 갔어!”
카르페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카르페가 투명망토에 내장된 클로킹 스킬을 발동한 것이다. 인형들도 소형화시켜서 전부 로브에 수납해 버렸다.
그리고 수많은 인파 속을 벗어난 카르페가 클로킹을 해제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거, 게임이면 그냥 사냥이나 할 것이지. 이게 무슨…….”
-크크. 유명인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후우. 확실히 이런 건 귀찮긴 하네요. 당분간 정체 밝히는 건 고려해 봐야겠다.”
카르페는 계속해서 움직여 나갔다.
목적지는 상급 악마가 지키고 있는 게이트였다.
* * *
“캘러미티 인페르노!”
“크어억?!”
카르페의 마법이 하급 악마 하나를 불태웠다.
그리고 이어지는 포인트 정산 알림창. 랭킹을 확인해 보니 여전히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중이었다. 2위인 군터와는 무려 1,000점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페이스가 무난하게 좋네요.”
-그래도 중급 악마 한두 마리면 바로 역전될 수치이기도 하지. 방심하지 말고 계속 잡아.
“으음. 어디서 중급 악마 한 마리 더 떠 줬으면 좋겠는데.”
처음 이곳에 진입했을 때 중급 악마를 만난 건, 정말 운이 좋은 것이었다. 처음 조우한 악마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전부 하급 악마만을 만났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카르페의 바람이 하늘에 통했던 것일까.
“크하하하하-!”
어디선가 하늘을 찢을 듯한 광소가 퍼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마신께서 나를 축복하시는구나. 이렇게 쉽게 발견하다니!”
지금까지 만났던 악마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강력한 마기를 뿌리는 악마가 등장했다.
쿠웅!
[상급 악마 호카스타가 당신을 인식합니다.]“네놈! 어디서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과분한 것을 가지고 있구나. 그 죄는 죽음으로 속죄하거라!”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