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2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20화(320/581)
“우와악!”
“피해라! 이건 스쳐도 사망이다!”
폭룡과 와룡으로부터 쏘아지는 두 줄기의 빛은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눈치 빠른 몇몇 유저들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치자, 다른 유저들도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적청용파(赤靑龍波).
대륙 11강 용좌를 상징하는 고유 스킬로써 두 수호룡이 힘을 합쳐야만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합체 스킬이었다.
두 마리의 수호룡이 모두 건재한 상태에서 MP가 70% 이상일 경우에만 발동 가능한 스킬.
게다가 조건만 만족했다고 바로 발동하는 형식이 아니라 일정 시간동안 스킬에 집중해야 하는 채널링스킬이라 제대로 발동시키는 게 무척 까다로운 스킬이기도 했다.
하지만 까다로운 만큼 그 위력만은 확실했다.
콰아아앙-!
적청용파가 상급 악마에게 적중하는 그 순간, 거대한 폭발과 함께 마치 지진을 연상케 하는 격렬한 진동이 동반됐다.
“미친…….”
“와, 스킬 이펙트 실화인가? 이건 진짜 뼈도 못 추리겠다.”
“이거 최초로 등장한 스킬 맞지? 캬, 뽕맛 제대로다!”
“이 정도 위력이면 당연히 9성 스킬이겠지? 역시 용좌는 용좌구나. 클라스가 다르네.”
사람들은 대륙 11강의 위용에 저마다 감탄을 터뜨리기 바빴다.
그중 일부는 ‘해치웠나?’ 같은 재수 없는 소리를 떠드는 사람도 몇몇 존재했지만.
띠링.
[상급 악마 호카스타가 소멸했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보너스 포인트를 획득합니다.]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제아무리 상급 악마라 할지라도 디버프란 디버프는 다 먹은 상태에서 대륙 11강의 궁극기를 받아 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호카스타가 소멸했다는 알림에 이어서 이번에는 유저 전체에게 단체 알림이 등장했다.
[제노니아 지역의 상급 악마 1체가 소멸하였습니다!] [현재 제노니아에 존재하는 상급 악마의 수 : 4/5] [지금부터 제노니아 지역에 한해 지역 보너스가 부여됩니다.] [상급 악마가 소멸함으로써 제노니아 지역의 마계화 속도가 20% 감소합니다.] [앞으로 12시간 동안, 악마를 처치할 시 포인트가 10% 추가 정산됩니다.]“뭐?!”
“헐. 10% 추가 정산?”
“와, 대박이네. 상급 악마 잡으면 이런 단체 보너스가 생기는 구나.”
“캬, 길리안트 쪽으로 안 가길 잘했다. 이럴 때가 아니지! 닥사다! 닥사!”
“파티하실 분 구합니다! 레벨 120대 프리스트 클래스입니다! 탱, 딜러님 모셔요! 숙련자분 지원해 주세요.”
“저요! 저 할래요!”
“넵. 아, 혹시 직업이……?”
“어쎄신이요. 순간 폭딜은 자신 있습니다.”
“아, 죄송요. 도적 계열은 좀…….”
포인트 보너스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유저들은 부랴부랴 다시 악마 사냥에 나서기 시작했다. 중급 악마부터는 무리였지만, 하급 악마들은 그들로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후우. 잡았구나.”
그리고 이곳에서 유일하게 용좌와 같은 파티인 카르페에게는 다른 플레이어와 다른 추가적인 알림이 등장했다.
[플레이어의 파티가 상급 악마를 쓰러뜨리셨습니다.] [플레이어의 기여도를 정산 중입니다.] [정산 완료. 상급 악마 호카스타에 대한 플레이어의 기여도는 27%입니다.] [이벤트 포인트 2,700점을 획득하셨습니다.] [플레이어의 업적으로 인해 포인트가 20% 추가 정산됩니다.] [이벤트 포인트 540점을 획득하셨습니다.] [지역 보너스로 인해 포인트가 10% 추가 정산됩니다.] [이벤트 포인트 270점을 획득하셨습니다.]“오오오!”
상급 악마를 쓰러뜨리고 얻은 포인트가 무려 3,510점.
중급 악마를 쓰러뜨렸을 때와 비교해서 약 3배가량 되는 포인트였다.
“캬. 갓겜이다, 갓겜. 혜자도 이런 혜자가 없어.”
안 그래도 이벤트 랭킹 2위와 꽤 차이나는 점수였는데 이번 한 방으로 정말 까마득하게 점수가 벌어지고 말았다.
-벌써부터 중급 하나와 상급 하나라. 출발이 순조롭구만.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1등은 확정이겠어.
“그런 복선 좀 깔지마요. 꼭 그런 말하면 이변이 터지더…… 응?”
그때, 일부 유저가 카르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권마 님! 제발 저랑 파티 좀 해 주세요!”
“저는 파티까지 바라지도 않습니다. 제발 친추만 좀 해 주세요!”
“스킬 트리 좀 알려 주세요! 저도 마권사 지망이에요!”
“제발 천마신교에 가입시켜 주세요!”
이벤트를 뒷전으로 미루면서까지 카르페에게 친목을 시도하려는 이들이 있었다.
“아.”
-셀럽의 숙명 같은 거지. 지난번 탑 앞에서 천검 봤을 때 기억나냐? 팬들한테 둘러싸여서 이동하던 거. 너도 까딱하면 그 꼴 나는 수가 있다.
“…….”
과장 같은 게 아니었다.
현재 천마신교의 위세는 결코 천검에게 뒤지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카르페에게 다가오던 이들은 제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
쿵!
허공에 떠 있던 폭룡이 카르페와 플레이어들 사이에 정확하게 착지한 것이다.
조금만 더 옆으로 착지했다면 분명 깔려죽었을 게 분명할 만큼 아슬아슬한 착지였다.
“으헉?!”
“폭룡이다!”
“와, 이렇게 가까이서 보다니. 용종이 좋아하는 아이템이 뭐였더라…….”
카르페에게 다가오던 유저들은 잽싸게 태세를 전환해서 바이칼에게 호감도 작을 시도했지만.
<꺼져라. 잡아먹어 버리기 전에.>
바이칼이 낮은 목소리로 위협하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부 도망치고 말았다.
<흥. 이방인이라고 전부 강단이 있는 건 아니군.>
“고마워. 대신 쫓아 준 거지?”
<가만히 뒀다간 계속해서 시끄럽게 떠들었을 터. 그런 건 딱 질색이다. 딱히 널 위해서 한 행동이 아니다.>
“……츤데레?”
<무엇인가. 그 의미 모를 단어는.>
“아무것도 아니야.”
카르페가 고개를 젓자, 폭룡은 다소 불만이라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오래 살아온 자로서 하나 충고하마. 너 정도의 실력이라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너에게 접근하려 들 것이다. 달콤한 말로 너를 현혹하는 것들을 멀리해라. 그들은 너에게 하등 도움되지 않는다. 방금 무리 같은 것들 말이다.>
“정석적인 충고네. 그래. 알았어.”
<좋다. 그럼 자리를 정리하도록 하지.>
폭룡은 그렇게 말하며 어떤 곳을 주시했다.
아까 전까지 상급 악마가 존재했던 자리였다. 적청용파가 작렬한 자리에는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크레이터의 중심에 한 가지 아이템이 드랍되어 있었다.
“크으! 그래! 상급 악마쯤 되면 아이템을 떨궈야 정상이지!”
보스 몬스터를 잡았으면 당연히 득템이 따라오는 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번 드랍템의 소유권은 카르페에게 있지 않았다.
카르페의 기여도가 27%라는 건, 용좌의 기여도가 73%라는 뜻이다. 당연히 아이템 소유의 우선순위도 용좌 쪽이 먼저였다.
하지만.
<아이템 같은 건 별로 관심 없다. 더러운 악마가 사용하던 물건이라면 더더욱. 알아서 해라.>
<아무래도 그렇지? 우리가 별로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폭룡과 와룡. 둘 다 아이템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애초에 대륙 11강쯤 되는 존재라면 물욕이 많지 않았다.
“큽. 너희들 정말 좋은 녀석들…….”
물론, 어디까지나 예외는 있었다.
“와! 득템이에요!”
아르셀리 왕녀.
그녀는 두 눈을 반짝이며 크레이터 속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낑낑거리면서 자기 몸만큼이나 거대한 곤봉을 들고 크레이터 밖으로 나왔다.
“후우. 무겁네요. 이게 악마가 남긴 아이템이군요!”
“…….”
“역시 선생님의 말은 늘 옳아요. 득템의 순간이 가장 짜릿한걸요.”
소심한 성격에서 벗어난 부작용(?)으로 득템에 미쳐 버린 아르셀리 왕녀.
그녀는 거대한 곤봉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괴물을 키웠구나.”
-누굴 탓하겠냐. 처음부터 끝까지 네 탓인데.
“에휴.”
아르셀리는 곤봉을 조금 살펴본 후, 시무룩해 하는 카르페에게 다가왔다.
“자, 이거 선생님께 드릴게요.”
“……네?”
“득템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좋은 거지, 아이템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 왕궁에는 아주 좋은 보물들이 많이 있답니다. 제가 이것까지 가질 필요는 없어요.”
“……흑.”
“선생님. 우세요?!”
전언 취소한다.
아르셀리는 괴물이 아니라 아주 착한 아이였다.
* * *
“후우. 오늘도 알차게 보냈네.”
카르페는 아르셀리에게서 아이템을 넘겨받은 후, 곧장 악마 사냥에 나섰다.
지역 보너스가 적용되는 동안 뽕을 뽑았고, 그 결과 엄청난 포인트를 쌓을 수 있었다.
1위 이름 없음 – 5,380포인트
2위인 군터와는 4배 이상 차이나는 수치였다.
천마에 말마따나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1등은 확정적인 수준이었다.
접속 시간 내내 살뜰하게 악마를 잡아낸 카르페는 기분 좋게 접속을 종료했고, 이후 헬스와 샤워를 마친 후 집에 도착했다.
“어디, 그럼 오늘 라세 입벤이나…… 응?”
띠링.
서핑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려던 정훈에게 메시지가 도착했다.
“뭐지, 올 사람이 없는데…… 아.”
메시지의 주인을 본 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타도 투신 : 투신! 그대의 활약이 담긴 영상을 보았소이다! 실로 놀라운 솜씨였소!]현재 상급 악마의 레이드 장면은 천마가 편집 중이었지만, 그곳에는 정훈만 있었던 게 아니다.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었고 그들 중 몇몇이 상급 악마 레이드 장면을 촬영해서 인터넷에 업로드했던 것이다.
“하여간 사이버 렉카들은…….”
정훈은 고개를 저었다.
로브의 후드로 얼굴이 가려져 있었기에 정체가 드러날 일은 없었으나, 이미 정훈과 천마신교의 실체를 알고 있는 극소수의 인간들은 예외였다.
그리고 한조는 그 극소수 중 한 명이었다.
“그래. 왠지 연락이 올 것 같더라니.”
정훈은 피식 웃으며 메시지를 읽어나갔다.
[오랜만에 연락을 드리는구려. 그간 기체 강녕하시었소? 그동안 소인은 수련에 힘썼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소. 레벨도 많이 올렸고 스킬도 늘었……]메시지는 아주 장문이었다.
요약하자면 이벤트 기간 동안에는 파티원 레벨 차이로 인한 페널티가 대폭 완화되니 기회가 되면 같이 파티 사냥이나 하자는 메시지였다.
“음…… 한조 정도면 괜찮지. 게임도 잘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리고 천마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에는 파티 상태에서만 할 수 있는 이벤트도 따로 있다는 모양이었다.
정훈은 그냥 짧게 알았다고 답장을 보냈다. 한조가 보낸 장문 메시지에 비하면 아주 조촐했다.
띠링.
그리고 그 순간, 또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와, 기다리고 있었나. 칼답장 지리네…… 어?”
카르페는 당연히 한조가 메시지 답장을 보냈을 거라 예상하고 확인했으나, 이번에는 아주 의외의 인물로부터의 메시지였다.
[천검 류세아 : 혹시 잠시 연락 괜찮으실까요?]라세 공식 랭킹 5위이자 가장 유명한 여성 플레이어.
천검의 메시지였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