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2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28화(328/581)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들이 집단 지성을 이루어내면서 서서히 체계가 잡혀 나가기 시작한다.
악마 침공 이벤트가 갑작스레 시작되며 당황했던 유저들은 이제 나름대로의 공략법을 찾아내는 중이었다.
-악마 이벤 꿀팁 알려 준다. 제노니아 변두리 도시에 늙은 마녀가 퀘스트 주는데 이 퀘스트 클리어하면 암 속성 저항 포션 얻을 수 있음. 이거 빨고 악마랑 싸우면 훨씬 덜 아프더라. 퀘스트는 그냥 주변에서 채집할 수 있는 재료 몇 개 구해다 주면 되는 간단한 퀘스트임. 혼자 꿀 빨까 했는데 그냥 공익 차원에서 품.
-신성국 교단에서 파는 성수 구입해서 무기에 바르면 데미지 잘 박힙니다. 조금 비싼 게 흠이긴 한데, 퀘스트를 통해서 얻을 수도 있어요. 여기 성수 퀘스트 링크요.
-방금 전, 중급 악마 레이드 성공한 파티의 파티장입니다.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해냈네요. 이번 악마 이벤트의 핵심은 마계화 밖에서 싸우는 겁니다.
악마들이 기본적으로 호전성이 높아서 한 번 어그로 튀면 끝까지 쫓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도 그런 식으로 밖으로 유인해서 겨우 잡았네요.
네? 그러다가 따라잡혀서 마계화 안쪽에서 싸우면 어쩌냐고요? 그럼 뭐…… 죽어야죠.
-방금 마계화 내로 진입했다가 회색 화면 보고 오는 길이다. 질문받는다.
└도대체 왜 들어감? 랭커도 픽픽 죽어 나가던데.
└뒤틀린 악마 잡고 포인트 먹으려고 했지. 휴, 나는 안 죽을 줄 알았는데 ㅅㅂ. 디버프 말도 안 됨. 답이 없음. 천마신교 권마나 철마쯤 되는 거 아니면 그냥 밖에서 싸우는 게 답임.
└진짜 죽어도 각 안 나옴?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데…….
└하지 말라면 하지 마. 이 새끼야!
-나도 들어갔다가 죽음. 웬만한 실력자 파티 아니면 버티는 게 어려울 것 같더라.
수많은 유저들이 경험해 본바, ‘마계화 대지 밖에서 싸울 것’이 악마 이벤트의 기본 공략법이 되었다.
하지만 언제나 예외는 있는 법이다.
특히 그 누구보다도 앞서 나가야 하는 입장이라면 더더욱.
바로 10대 길드들이 그런 상황이었다.
쿵!
“후우. 이걸로 또 한 마리.”
10대 길드 ‘더 썬’의 부길드 마스터인 케이트.
그녀는 방금 막 쓰러뜨린 중급 악마의 시체를 보고 깊은숨을 토해냈다. 며칠째 이어진 강행군으로 피로가 쌓인 탓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곁으로 길드 마스터 군터가 다가왔다. 같이 강행군을 했음에도 그녀와 달리 아주 쌩쌩한 모습이었다.
“피곤해 보이는군.”
“어쩔 수 없죠. 다른 길드에 뒤처질 수는 없으니까.”
10대 길드란 이름은 그저 평범하게 플레이해서는 유지가 불가능하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이번 이벤트 역시 마찬가지.
현재 10대 길드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마계화 대지 내에서의 사냥을 지속하는 중이었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목표밖에 없었다.
상급 악마 레이드.
퍼스트 킬은 11강의 도움을 받은 천마신교에서 가져갔지만, 적어도 10대 길드 중에서는 1등을 해야만 했다.
모든 10대 길드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다른 쪽들은 어때?”
“비슷해요. 슬슬 적응이 끝나서 밀고 있는 중이죠. 마모니즘이랑 플루토는 상급 악마 트라이도 했던걸요. 물론, 무참히 깨졌지만.”
현재 악마 이벤트가 진행 중인 지역은 제노니아 왕국과 길리안트 제국, 두 곳이다.
그리고 그중 제노니아에는 10대 길드 중 네 개 길드가, 길리안트 제국에는 나머지 여섯 개의 길드가 상주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무참히 깨졌다라. 생각보다 더 강한 모양이군. 많이 죽었나?”
“마모니즘에서는 100명 정도요. 플루토에서는 150명쯤 로그아웃 당한 뒤에 바로 후퇴한 모양이에요. 그중 1/3은 1,000위 이내 하이 랭커였고요.”
“흠. 의외로군. 플루토야 멧돼지 같은 녀석들이라 그렇다 쳐도 매사에 신중한 마모니즘도 그렇게 많은 피해를 입었다니.”
“그러게 말이에요. 무슨 관련 퀘스트라도 받았나?”
“아무튼 우리도 준비를 해야겠군.”
현재 상급 악마들의 위치는 파악이 끝난 상태이다.
처음 악마 침공이 시작된 시골 마을을 중심으로 4개 방위에 각각 한 마리씩의 상급 악마가 배치되어 있는 형태였다.
“거대한 놈이 3체. 인간 형태가 1체라고 했었지.”
“네. 덩치들 중 하나를 목표로 잡으면 될 거 같아요.”
대형 몬스터와 소형 몬스터.
단순히 생각하면 소형 몬스터 쪽이 상대하기 쉬워 보이나 실상은 반대다.
적어도 대규모 전투에서는 대형 몬스터 쪽이 압도적으로 쉬웠다.
이는 순전히 라세의 파티 시스템 때문이다.
라세는 기본적으로 최대 4인까지 파티 구성이 가능하다. 그 이상을 꾸리려면 공대라는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나 공대 개설은 국가의 허락을 얻어야 하기에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급 악마처럼 4인 파티로는 절대로 공략이 불가능한 몬스터는 어떻게 사냥을 해야 할까?
아, 저건 지금은 죽어도 못 잡는 몬스터니 덤비지 말자고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인간은 언제나 그렇듯 늘 방법을 찾아내는 동물이었다.
4인 파티로 공략이 불가능하다면, 그리고 공대를 짤 수가 없다면.
그냥 4인 파티를 무한정 꾸려서 죽어라 달려들자!
이게 바로 현시점 거대 길드의 ‘유사 공대’ 사냥법이었다.
“그래. 거대한 놈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낮겠지.”
라세는 같은 파티일 경우, 아군의 공격에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바꿔 말하자면 파티가 다른 경우엔 얼마든지 데미지가 들어간다는 뜻이었다.
여러 파티가 동시에 한 몬스터를 공략할 경우, 불의의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특히 그 몬스터가 인간과 비슷한 크기거나 소형일 경우에는 100이면 100 팀킬이 일어난다.
하지만 대상이 대형 몬스터라면?
피격 범위가 늘어나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다. 한 파티가 다리를 공략할 때, 다른 파티는 얼굴을 노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원거리 딜러들이 뛰어나고 인원이 많은 길드라면, 대형 몬스터를 선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0대 길드 중 1위인 더 썬 역시 그런 케이스에 해당되었다.
“후우. 아깝네요. 이벤트가 1개월만 더 늦게 시작했어도 공대 개설권을 얻었을 텐데.”
더 썬 길드는 마도왕국 제노니아에서 많은 업적을 달성했고, 그 결과 조만간 공대 개설권을 손에 넣기 직전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보다 조금 먼저 이벤트가 발생하고 말았으니 케이트 입장에서는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일어난 일을 두고 한탄해 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지. 자, 충분히 쉬었으니 다시 움직여 보자고.”
“으. 알았어요. 후우. 그래도 이벤트 길드 순위는 1등으로 유지 중이라 다행이네요.”
순위표를 확인한 케이트가 살짝 웃었다.
이벤트가 시작되고 벌써 일주일이 다 되어 가는 중이다. 그동안 중급 악마를 열 마리도 넘게 잡았고, NPC의 도움을 통해 뒤틀린 악마도 두 체 쓰러뜨렸다.
말도 안 되는 괴물이 튀어나온 바람에 개인전 1등은 물 건너갔지만, 길드 1등은 충분히 달성 가능했다.
“좋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이대로 1등 굳혀야…… 응?”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두두두두.
더 썬 길드가 사냥 중인 근처에서 강한 진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케이트가 고개를 돌려 진원지를 찾아냈을 때, 그녀의 입에서는 반사적으로 이름 하나가 튀어나오고 말았다.
“……철마?”
쿵쿵쿵!
진동의 정체는 철마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 로봇이었다. 그리고 그 거대 로봇은 어떤 방향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사실, 여기까지는 별로 큰 문제가 아니다.
천마신교의 인원이라면 마계화 대지 내에서도 제집처럼 뛰어다닐 수 있다는 걸 이미 증명한 상태니까.
문제는 그 붉은 로봇 주위에 있는 인물들이었다.
“……천검? 시렌?”
“흐음. 에덴 길드인가. 익숙한 얼굴이 많군.”
비단 천검과 시렌뿐만이 아니다.
소수 정예 길드인 에덴은 그 구성원이 전원 하이 랭커로 구성되어 있는 집단이었고, 당연히 그들의 얼굴과 복장, 무기 같은 건 잘 알려져 있었다.
“30명쯤 되나? 저 정도면 에덴 길드 전원이 나왔나 본데.”
“그러게요. 아니, 그런데 왜 철마와 같이?”
사실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는 당연한 물음이다.
“같은 길드 상태인 듯하군. 용병인가?”
“아! 길드 순위에 천마신교가 안 보인다 했더니, 에덴 쪽에 합류한 모양이네요.”
“흐음. 철마쯤 되는 인물을 고용하려면 많이 비쌌을 텐데, 에덴이 좀 무리한 모양이군.”
“그렇…… 어?”
하지만 더욱 놀라운 일은 바로 다음에 벌어졌다.
“인간 놈들! 감히 어딜 가느냐!”
중급 악마 한 마리가 철마와 에덴 일행의 앞을 막아섰다.
그들의 전력을 생각해 보면 전혀 어려운 상대가 아니었다. 에덴 길드는 4인으로 충분히 중급 악마를 토벌할 수 있는 실력자들이고, 철마의 경우 직접 확인한 건 아니었지만 단독으로 중급 악마를 토벌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중급 악마가 쓰러지는 건 당연한 수순.
하지만 놀라운 건 그 과정이었다.
“로이어드!”
<맡겨 둬라. 마스터.>
카르페의 명령에 붉은 거인 로이어드가 중급 악마를 온몸으로 붙잡아 버렸다.
<폭주 출력!>
[폭주 출력이 발동합니다. 로이어드의 체력 스텟이 근력 스텟으로 전환됩니다.]“이, 이 고철이 감히?! 놔라!”
<그럴 수야 없지.>
로이어드 혼자서 중급 악마를 묶기에는 레벨 차이가 극심했지만, 폭주 출력을 사용할 경우 잠시간 묶는 게 가능했다.
그리고 그 잠시가 아주 중요했다.
중급 악마의 움직임이 잠시 멈춘 걸 확인한 시렌이 큰소리로 외쳤다.
“묶였습니다! 전부 공격! 전력 전개! 화력 아끼지 마!”
“좋다! 바로 이거지!”
“윈드 애로우!”
“블래스터 커터!”
“플레임 더스트!”
그리고 놀랍게도 에덴 길드원 ‘전원’이 중급 악마를 공격했다.
붉은 로봇이 맞든 말든 전혀 상관치 않는 태도였다.
쾅! 콰아앙!
“커, 커헉?!”
그리고 결과 또한 놀라웠다.
에덴 길드원들의 모든 공격은 로이어드에게 조금의 피해도 주지 않았고, 중급 악마는 쏟아지는 화력을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이벤트가 시작되고 가장 최단 시간 중급 악마 레이드가 성공한 것이다.
케이트는 그 광경을 보며 멍하니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그리고 중급 악마를 쓰러뜨린 그들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어떤 쪽으로 진격해 나갔다.
바로 상급 악마가 있는 장소였다.
“저쪽 방향은…… 인간형 상급 악마가 있는 장소였던가.”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해요? 공대? 방금 그거 공대 맞죠? 진짜 공대라고? 에덴이 우리보다 먼저 개설권을 따냈어?”
“흐음. 재밌게 됐군.”
“재미없어요! 방금 저거 못 봤어요? 저런 식으로 싸우면 순위 따라잡히는 것도 순식간…….”
“우리도 따라간다.”
“네?”
“저쪽이 뭘 할지 궁금하잖나. 일단 가서 구경이나 좀 해 보자고.”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