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3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36화(336/581)
띠링.
[마도왕의 여섯 번째 유물 (1)] [퀘스트 분류 : 직업 시나리오] [퀘스트 제한 : 마도왕의 의지를 잇는 자] [당신은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일정 경지에 이른 당신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립니다.] [마도왕의 다음 유물에 대한 단서는 라마르크 왕국에 있습니다. 궁정 대신 ‘드렉’을 찾아가십시오. 그에게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 들으십시오.] [퀘스트 클리어 시 : 다음 퀘스트로 연계] [퀘스트 거절 시 : 연계 퀘스트 삭제, 여섯 번째 유물 소실]“흐음. 이번 유물 시작 NPC는 드렉인가 보네요.”
지난 번 다섯 번째 유물 시작 NPC는 엘리스였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엘리스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이 틀렸다.
-라마르크라. 오랜만이군.
“그러게요. 거기서 혁명에 참가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꽤 흘렀네요. 다들 잘 지내고 있으려나.”
<음홧홧! 로드는 걱정 말게나. 다들 잘 지내고 있을 터이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 않은가. 길리안트 제국 놈들도 악마에 시달리는 중이니 라마르크에게 마수를 뻗치지는 못할 것이야.>
“하긴 그쪽도 난리이긴 하죠. 말 나온 김에 바로 찾아가야겠다.”
카르페는 약간의 준비를 마친 후, 곧장 디맨션 게이트를 발동해 라마르크 왕국으로 워프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왕성으로 직행.
일반적인 플레이어라면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겠지만, 카르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오오. 영웅께서 찾아오셨군요. 잘 찾아오셨습니다. 위대하신 분의 후예시여.”
카르페는 왕성에 도착한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다이렉트로 국왕을 알현할 수 있었다. 격무에 시달리는 모양인지 국왕의 얼굴은 몹시 피로해 보였다.
“……피곤해 보이시네요.”
“하하. 그렇습니까? 확실히 일이 많긴 합니다. 그동안 곪아 있던 것들을 처리하느라 밤잠 없이 일하고 있지요.”
“그러신 줄도 모르고 연락도 없이 너무 갑작스럽게 찾아왔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그게 무슨 섭섭한 말씀이십니까? 카르페 님께서 오신다면 그 어떤 일이라도 제쳐 두고 맞이하는 게 당연합니다.”
라마르크의 국왕 로이슈텐은 단호한 어투로 그렇게 말했다.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과거 라마르크 왕국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우둔한 왕과 뱀 같은 간신이라는 대환장 콜라보로 인해 급격하게 망해 가던 나라였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충신들은 과거 축출당한 1왕자를 중심으로 혁명을 일으켰고, 카르페는 그 혁명을 도와 현재의 국왕을 옹립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국왕의 입장에서 카르페는 나라의 큰 은인이자 선조의 후예였으니 극히 저자세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세르가일. 그 간악한 놈이 저지른 부패가 예상보다 심각해서 애를 먹고 있긴 하지만, 곧 괜찮아질 것입니다. 조금만 더 고생하면 될 테지요. 대충 계산해 보니 앞으로 하루에 20시간씩, 두 달 정도만 더 일하면 조금 숨통이 트일 것도 같습니다. 하하.”
“…….”
국왕은 전혀 괜찮은 것 같지 않은 얼굴로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바빠 죽겠으니 얼른 용건만 말하라고 들리는 건 착각일까?
“자, 영웅께서 오셨으니 연회를 준비하겠습니다. 제가 직접 시종에게 일러…….”
“아, 아뇨! 괜찮습니다. 저는 단순히 드렉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온 거예요. 잠깐이면 됩니다. 잠깐이면.”
“허어. 그러나…….”
“제발요. 저도 일정이 있다 보니…….”
“으음.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알겠습니다. 연회는 다음에 더 성대하게 준비하도록 하지요. 그때는 꼭 참석해 주시길.”
카르페는 강권하는 국왕을 간신히 설득하고 나서야 드렉을 찾아갈 수 있었다.
“후우. 호감도가 너무 높은 것도 문제네. 설마 앞으로 올 때마다 이래야 하는 건 아니겠죠?”
-그래야 할 것 같은데? 몰래 잠입하는 게 아닌 다음에야.
“…….”
카르페는 라마르크 왕국을 최대한 방문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시종의 안내를 따라 드렉의 집무실에 도착했고, 드렉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허허 웃음을 터뜨렸다.
“어서 오십시오. 후예님. 허허. 마침, 이 늙은이가 좋은 정보를 찾아냈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드렉. 그런데 제가 찾아올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흐음…… 글쎄요?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습니다. 허허. 허나 이 모든 것이 다 아크람의 인도가 아니겠습니까. 필시 그런 것이겠지요.”
드렉은 카르페의 갑작스러운 방문에 아무런 의문도 느끼지 않았다. 집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퀘스트가 클리어되면서 다음 퀘스트로 연계된 것이다.
‘라세가 현실적이긴 하지만 이런 부분은 확실히 게임이네요.’
-뭐, 방문할 때마다 어쩌고저쩌고 이유를 설명하는 건 귀찮긴 하지. 어차피 중요한 건 퀘스트 진행이니까.
“자, 이것을 보시지요. 이 문헌에서 마도왕께서 남긴 유물에 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드렉은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낡은 책을 펼쳤다.
“정화(淨化)의 아리스테나. 다음 유물의 이름입니다.”
이어지는 드렉의 설명은 길었으나, 핵심만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아리스테나는 마도왕이 만든 인형들 중, 아군의 서포트를 목적으로 제작된 인형이라는 것.
그리고 인형들 중 유일하게 위신이 아닌 다른 적에 대항하기 위해 제작된 인형이라는 것.
“다른 적요? 아크람 제국은 통일 제국인데 위신 말고 다른 적이 있었어요?”
“그렇습니다. 후예님도 아시겠지만, 세계라는 건 단순히 아크룩스 대륙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아.”
거기까지 듣자 카르페는 다른 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천계. 그리고 마계. 천족과 마족은 고대 때부터 끊임없이 아크룩스 대륙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고대 아크람 제국은 위신뿐만이 아니라 그런 침공과도 싸우고 있었지요.”
주적인 위신만큼은 아니었으나, 천계와 마계의 침공 역시 무시할 수 없는 큰 위협이었다.
“이 문헌에 나와 있는 내용에 따르면 심지어 위신과 천계, 위신과 마계가 협력해서 아크람과 싸웠던 적도 있는 모양입니다. 크흠. 간악한 것들 같으니…….”
“허. 그럼 3 대 1로 싸웠던 거네요? 드렛슈가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구나.”
“허허.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천계와 마계의 침공은 아주 가끔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게다가 위신과 마계, 위신과 천계가 서로 싸웠다는 내용도 문헌에 실려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으려고 호시탐탐 벼르고 있던 상태였지요.”
-……도대체 드렛슈는 무슨 업보를 졌길래 그런 개막장 시대에서 왕으로 살았던 거냐?
아무튼 그런 세상이다 보니 드렛슈는 위신뿐만 아니라 다른 침략을 신경 써야 했고,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바로 여섯 번째 인형인 ‘정화의 아리스테나’라는 설명이었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 나자 카르페의 눈앞으로 새롭게 퀘스트가 갱신되었다.
띠링.
[마도왕의 여섯 번째 유물 (2)] [퀘스트 분류 : 직업 시나리오] [퀘스트 제한 : 마도왕의 의지를 잇는 자] [당신은 궁정 대신 드렉으로부터 다음 유물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천족, 그리고 마족.
지금보다 세상 간의 경계가 가까웠던 과거에는 더욱 많은 침략이 있었습니다.
정화의 아리스테나는 위신이 아닌 적을 상대하기 위해 제작된 인형입니다.
천족, 그리고 마족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존재를 찾으십시오. 운이 좋다면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퀘스트 승낙 시 : 다음 퀘스트로 연계]
“천족과 마족에 대해 잘 아는 자…….”
카르페는 퀘스트를 읽어 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짚이는 곳이 있었다.
천족은 잘 모르겠지만 마족, 악마라면 지금도 지겹게 싸우고 있지 않은가.
카르페가 아는 한, 악마에 대해서 가장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곳은 바로 ‘세인트루할’이었다.
카르페의 다음 목적지가 정해지는 순간이었다.
* * *
“어서 오십시오. 카르페 형제님. 방문을 환영합니다.”
퀘스트를 갱신한 카르페는 이번엔 곧장 세인트루할로 향했다.
세인트루할에 존재하는 대신전. 이곳 역시 일반 플레이어라면 쉽게 방문할 수 없는 장소였으나, 카르페에게는 아니었다.
카르페는 대신전을 방문하고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성녀와 면담을 가질 수 있었다.
“형제님의 활약을 익히 전해 들었답니다. 상급 악마를 두 체나 격파하셨다죠? 정말 대단한 위업입니다! 아아, 루할이시여!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은총입니다.”
“운이 좋았어요. 아, 성녀님도 상급 악마를 쓰러뜨리셨잖아요.”
“루할께서 인도하시는 대로 움직인 결과일 뿐이랍니다.”
카르페가 제노니아 왕국에서 열심히 악마를 사냥하고 있는 동안, 길리안트에 존재하는 상급 악마들도 두 체가 격파되었다.
그리고 그 두 체 중 하나를 격파한 존재가 바로 눈앞에 있는 성녀였다.
과연 대륙 11강!
“형제님. 오늘은 어쩐 일로……?”
“아, 다름이 아니라…….”
카르페는 자신이 얻은 퀘스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고 성녀는 경청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난 후.
“그렇군요. 확실히 관련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루할 님이 활동하시기 전에도 분명 악마의 침략이 존재했으니까요. 관련 문서를 뒤지면 기록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오오. 정말인가요?”
-뭐지? 마도왕 유물 퀘스트가 이렇게 쉽게 진행된다고?
카르페 역시 선뜻 믿지 못해 성녀를 쳐다봤으나 그녀는 자애롭게 미소 지었다.
“형제님께서 이토록 신실하게 악마를 토벌해 주시는데, 저희가 도움을 아낄 이유가 없습니다. 성녀의 이름을 걸고 반드시 도움을 드리도록 할게요.”
“아아…….”
루할 당신은 대체…….
“아,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성녀는 그렇게 말하며 뭔가를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그럼 그렇지.
라세 같은 불친절한 게임에서 퀘스트 진행이 공짜일 리가 없었다.
아마 정보를 주는 대신 무언가를 요구할 심산일 터.
“그…… 용사…….”
“아니, 성녀님. 잠깐만요. 그 얘기는 끝난 거 아니었어요?”
-와, 독하다. 독해. 성녀가 이런 캐릭이었나? 한 번 찍은 인재는 절대 포기를 하지 않는구나.
카르페가 기겁하는 눈으로 쳐다보자 성녀는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뇨! 이번에는 용사를 해 달라는 게 아니라요!”
“그럼요?”
“그, 혹시 용사로 추천해 주실 만한 분이 없나 해서요. 카르페 형제님의 안목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 추천…….”
그런 거라면야.
카르페는 성녀의 말에 잠깐 생각에 잠겼다.
머리 위로 지나가는 몇 명의 후보가 있었…… 아니, 잠깐만.
카르페는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에 황급히 성녀에게 물었다.
“성녀님. 혹시 용사라는 거 꼭 인간만 가능한가요?”
“네? 어, 딱히 그런 규칙이 있는 건 아니긴 한데…….”
“그럼 혹시 생물학적으로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니라도 되나요. 이를테면…….”
카르페는 한껏 기대를 품은 어투로 말을 이었다.
“인형이라든가.”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