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5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54화(354/581)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악마 침공 이벤트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성황리’라는 말에는 조금 어폐가 있었다.
라세 입벤을 비롯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아직까지 이번 이벤트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첫 대형 이벤트치고는 좀 심심하지 않았나? 그냥 악마 잡으면서 포인트 얻는 게 끝이잖아. 이벤트 진행되는 내내 악마만 잡았네. 나중에는 지겹더라.
-ㄴㄴ 원래 RPG 이벤트라는 게 대부분 이런 식임. 라세가 너무 갓겜이라 사람들 기대치가 높았던 것뿐이지 원래 게임 이벤트가 다 이래. 게임이라곤 라세밖에 안 해 본 급식들은 잘 모를 수도 ㅎ
└틀.
-악마 사냥만 하는 걸로 끝이라니 ㅋㅋ 님이 안 해서 그렇지 다른 이벤트 퀘스트 많았거든요. 저렙만 할 수 있는 퀘도 많아서 포인트 쏠쏠했음.
└맞음. 난 이번 이벤트로 장비도 두 부위 바꾸고 소비템도 든든하게 챙김. 개꿀 이벤트 ㅇㅈ.
-상급 악마들이 생각보다 더 간지폭풍이라서 맘에 들더라. 이벤트 초반에 10대 길드 쓸려나갈 때 진짜 지렸음.
-그럼 뭐 하냐? 우리 같은 서민들은 상급 악마 구경만 하다 끝났는데. 더러워서 렙업하든가 해야지.
-이거 이벤트 기획 실패 아님? 다 같이 즐겨야 하는 이벤트인데 상위 유저만 보스 몬스터 독식하는 게 말이 되냐? 라세 운영진들은 해명해라!
└라세 운영진 시즌 713856번째 해명……
-솔직히 10대 길드는 그렇다 쳐도, 유저 개인이 솔로 레이드 성공한 건 진짜 선 넘었음. 게임 밸런스를 얼마나 개판으로 해 놨으면 그게 가능하냐? 운빨똥망겜 진짜 더럽다. 더러워.
이벤트가 괜찮았다는 평도 아쉬웠다는 평도 많았지만, 현재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이슈는 바로 이벤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보스 몬스터들이었다.
-11강들이나 10대 길드가 잡은 건 당연한 거니까 그렇다 쳐도 에덴 길드가 의외였지.
-라세 최초 공대 개설권! 설마 그런 비장의 무기를 숨겨 놓고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
-공대 개설권이 왜 구하기 힘든지 바로 알겠더라. 적어도 레이드에서는 그거 있고 없고가 말이 안 되는 수준임.
-에덴 길드 이벤트 순위도 상위권이더만? 개인 랭킹 쪽에서도 의외인 이름이 많았고.
-ㅋㅋㅋ 하이 랭커라고 거들먹거리던 것들 이번 이벤트로 실력 다 뽀록 났죠? 실전은 다르다. 실전은!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사람들은 개인 랭킹 순위는 하이 랭커들이 전부 가져갈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정작 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하이 랭커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유저가 이벤트 상위 랭킹에 이름을 올리는 반면,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실력자가 랭킹 근처에도 가지 못한 경우 역시 많았다.
-역시 게임은 상성빨이야.
-렙빨, 템빨도 넘어서는 직업빨! 평소에 키우기 힘든 성(聖) 속 트리 탄 사람들은 이번 이벤트로 제대로 본전 뽑았겠네.
일반 몬스터 상대로는 썩 좋지 않지만, 그 대신 암 속성 몬스터에게는 최고의 위력을 보여 주는 직군들.
팔라딘, 몽크, 프리스트, 퇴마사 등 사제 계열 직업들이나 성 속성 특화 직업은 이번 이벤트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덕분에 이벤트 상위 랭킹 대부분은 그들의 차지였다.
-아마 천마도 그쪽 계열 직업이겠지?
-빼박이지. 그게 아니면 그 위용이 설명이 안 됨. 거의 반년 동안 숨겨져 있던 천마의 직업이 드디어 밝혀졌다!
-진짜 부럽다. 전생에 어떤 덕을 쌓아야 그런 직업을 얻을 수 있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이번 이벤트 최고의 승리자.
천마신교. 그리고 천마.
-천마 TV 영상이 다 동일 인물이었다니. 라세 오픈 이래 최고 반전이네 ㅇㅈ?
-이거 터뜨릴 때 얼마나 짜릿했을까. ㅅㅂ상상만 해도 심장 떨림. 대리만족 개 오지네.
-ㅋㅋㅋㅋㅋ 사람들이 철마가 누구니 창마가 누구니 추측하는 거 얼마나 웃겼을까.
-그것만 웃겼겠냐? 철마 vs 군터 논란 나올 때마다 존나 웃었을 듯 ㅋㅋㅋㅋ 애초에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인데.
-천마는 비공식 랭커겠지? 이번 이벤트로 비공식 랭커가 공식 랭커보다 훨씬 더 강할 거라는 게 증명됐네.
-간지 돌았다. 명성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길만 가는 최강자들! 거기에는 천마보다 센 유저도 있을까?
-아마 없지 않을까…… 상상이 안 되는데.
라세에서 제공하는 공식 랭킹에 계정 정보를 등록하지 않은 이들을 ‘비공식 랭커’라고 부른다. 비공식이라서 랭킹 순위도 알 수 없는데 어째서인지 사람들은 랭커라고 불렀다.
-그래서 천마 직업이 뭔데? 주먹도 잘 쓰고 창도 잘 쓰고 마법도 잘 쓰면서 붉은 건담도 부리면서 악마도 잘 잡는 밸런스 터진 미친 직업이 도대체 뭐냐고!
-그거에 대해서 그럴싸한 분석 글 있더라. 링크 남긴다. 일단 레전더리 직업인 건 확실한 듯.
그 무시무시한 상급 악마를 솔로킬 내버린 천마의 직업!
나름대로 게임 분석에 일가견이 있다는 유저들은 죄다 달려들었고, 몇몇 의견은 게임 뉴스에 실리기도 했다.
-힌트는 마지막 라스트 보스전에 있음. 제일 마지막 순간, 성녀랑 천마가 같이 등장한 거 다 봤지? 그거 보면 천마의 직업은 성신교랑 관련된 게 빼박 확실함.
-ㅇㅈ. 게다가 마지막 전투에서 싸움은 괴물 NPC 두 명이랑 성녀가 다 했고 천마랑 천마 권속은 하는 것 없이 뒤에서 뒷짐 지고 구경만 했잖아. 이런 점으로 봤을 때, 천마의 직업은 딱 하나뿐이다.
사람들이 결론 내린 천마의 직업은 다음과 같았다.
-‘메시아.’ 배후령이 성신 루할일 경우에만 전직할 수 있는 특수 직업!
-뭔 소리임? 루할을 배후령으로 뽑을 수도 있다고?
-ㅇㅇ 된다던데? 뽑았다는 사람 봄. 아무튼 봄.
-배후령으로 루할 뽑았다는 건 걍 소문이긴 한데, 카더라 거르고 신빙성이 있긴 함. 성신교 관련 퀘스트 하다 보면 메시아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됨. 모든 악을 몰아내는 구원자라는 모양.
-그럴싸하네. 성신이 키운 비밀 병기면 모든 분야에 만능이면서 그 정도 위엄 보이는 것도 쌉인정이지.
-맞네. 메시아네. 그러면 마지막 미친 NPC들도 설명이 됨. 대악마가 강림하니까 루할이 직접 자신의 투천사(鬪天使) 두 명 붙여 준 거지 ㄷㄷ.
-이쯤 되면 천마가 아니라 천성이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
-레전더리 직업 위엄…….
카르페와 천마가 이 글을 봤다면, 절반 정도는 정답에 근접했다면서 서로 낄낄거렸을 분석이었다.
티나와 아리스, 두 용사가 성신교의 장비로 무장한 상태라 평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인 것 역시 억측에 한몫했다.
-와, 그렇게 생각하면 이번 이벤트는 완전 천마 몰아주는 이벤트였네. 개 같은 운빨똥망겜…….
-아 ㅋㅋ 꼬우면 배후령 잘 뽑으시라고요.
-유저 한 명을 대놓고 밀어주는 똥겜이 있다? ㅋㅋㅋ 박탈감 오져서 겜 접는다. ㅅㄱ
└이 새끼 또 왔네. 넌 도대체 몇 번을 접냐?
-근데 박탈감이 느껴지긴 한다. 천마는 투천사 버스 타고 라스트 보스 드랍템까지 다 날먹했을 거 아니야.
-ㄴㄴ 그건 아니지. 라세가 이런 식의 날먹은 잘 막아 놓는 편임. 이건 사실상 루할이 보스를 잡은 거니까 보스템은 천마한테 권한 없음. 애초에 이벤트 전투였으니까 템이 드랍 안 됐을 가능성도 높다.
-이거 맞음. 나도 비슷한 거 경험해 본 적 있는데 템은 내가 못 가져가더라.
-캬. 님들 왤케 천재임? 이 정도면 거의 완벽한 분석인데?
* * *
“캬. 이 맛에 라세하지. 버스 승차감 진짜 미쳤다.”
마계 대공 할파스를 잡고 룸으로 귀환한 카르페는 전리품들을 확인했다. 이 모든 것이 오롯이 카르페의 소유였다.
“다른 것보다 이게 진짜 대박이네요.”
카르페는 흐뭇한 표정으로 검 한 자루를 쳐다봤다.
할파스가 드랍한 아이템 중 가장 높은 등급의 장비 아이템이었다.
띠링.
[극마검(極魔劍) – 고룬바] [등급 : 에픽] [분류 : 한 손 검, 퀘스트] [착용 제한 : 레벨 200 이상] [물리 공격력 : 1,700 ~ 2,170] [마법 공격력 : 1,300 ~ 1,710] [역사도 기억할 수 없는 아주 머나먼 옛날. 마계의 주인인 마신이 직접 벼렸다고 전해지는 마검입니다. 마신은 자신이 벼린 검을 총애하는 악마에게 선물했고, 그 악마에게 ‘검의 공작’이라는 지위를 하사했습니다.] [특정 NPC가 해당 아이템에 반응할지도 모릅니다.]– 전 스테이터스 +10
[추가 옵션 : 검술 관련 모든 패시브 스킬의 스킬 레벨 +2 증가(해당 기능은 스킬 마스터 레벨을 초과해서 적용됩니다).] [추가 옵션 : 검과 관련된 액티브 스킬 발동 시, 데미지 50% 추가. 암·마 속성 계열 공격일 시 데미지 30% 추가 증가.] [추가 옵션 : 사용자의 레벨에 비례해 성장]*해당 아이템은 귀속 아이템입니다.
“옵션 진짜 끔찍한 수준이네. 스킬 레벨 올려주는 아이템은 처음 보네요.”
-아주 드문 옵션이긴 하지. 레전더리 중에도 있긴 하다만…… 저렇게 검술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어서 전부 올려주는 건 에픽 이상에서만 가능한 옵션이지. 하, 에픽템이 몹드랍으로도 가능한 거였구만.
천마가 지금까지 봤던 에픽 이상 등급의 아이템은 전부 퀘스트나 특정 이벤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물건이었다.
이런 식으로 몹이 직접 드랍하는 방식은 그로서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이 검을 얻음으로 카르페는 검술 관련 스킬도 익힐 것을 결심했다.
“결정했다. 검술 트리도 타야지. 레벨 제한 때문에 지금 당장은 못 쓰지만 이런 아이템을 썩힐 수는 없죠.”
그 누구보다 스킬 포인트가 넘치는 카르페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극마검 고룬바를 제외한 할파스의 드랍템들.
[검의 공작의 인장] [등급 : 에픽] [분류 : 퀘스트 아이템] [마계 대공을 상징하는 인장입니다. 마계의 특수한 장소에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도 모릅니다. 다른 마족이 알게 될 경우, 손에 넣기 위해서 당신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두 개의 인장을 보유한 당신은 악마로부터 표적이 될 가능성이 한층 더 증가합니다.
“이게 또 나왔네.”
아스타로트를 쓰러뜨렸을 때도 얻었던 대악마의 인장.
이로써 카르페의 인벤토리에는 2개의 인장이 모인 셈이었다.
“설마 마계 대공들은 잡을 때마다 이걸 떨구는 건가.”
-꼭 그런 건 아니야. 내가 잡았던 아가레스는 저런 건 안 떨궜거든.
“그래요? 뭔가 다른 조건 같은 게 있나?”
카르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인장을 인벤토리에 갈무리했다. 일단 지금 당장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아이템이었다.
“크흐흐. 그리고 이게 남았네.”
카르페는 에픽 등급 극마검을 봤을 때만큼 흐뭇한 미소로 마지막 전리품을 바라보았다.
손바닥 정도 크기의 직사각형 물체.
바로 스킬팩이었다. 아주 심플하면서도 확실한 보상이다.
흔하다면 흔할 수도 있는 보상이었으나, 카르페의 입이 찢어지는 건 스킬팩의 등급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띠링.
[8성 스킬팩] [8성 스킬 중 하나가 확정적으로 등장하는 스킬팩입니다.]“뽑기는 언제나 옳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