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5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58화(358/581)
레이크 메갈로돈은 엘리트(Elite) 등급 몬스터다.
보스 몬스터는 아니지만, 어떤 의미로는 보스 몬스터보다 더 희귀한 몬스터. 아이템으로 치면 +등급 같은 약간 번외 포지션의 몬스터다.
개체 수가 적어서 발견하는 게 쉽지 않다는 천마의 설명이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놈은 플레이어가 아주 익숙해 보였다.
플레이어가 호수에 입수하는 그 순간.
수중이라는 새로운 필드 환경에 플레이어가 혼란스러워하는 틈을 타, 순식간에 습격을 감행한 것이다.
기껏해야 상어의 지능이었으나, ‘이곳에 들어온 지상 생명체는 몸이 느려진다.’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는 소리였다.
카카칵!
레이크 메갈로돈은 물살을 가르며 순식간에 카르페에게 도달했다.
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카르페의 목덜미를 노리며 커다란 이빨을 드러낸 순간.
“공격 루트가 뻔해!”
콰앙!
카르페가 그대로 메갈로돈의 턱을 올려쳤다.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멋진 카운터였다.
[완벽한 타이밍으로 카운터를 성공하셨습니다. 5.5초간 레이크 메갈로돈이 스턴 상태에 빠집니다.]달려드는 속도가 빨랐던 만큼 카운터 데미지도 남달랐고, 크리티컬이 터지면서 스턴 상태에 돌입했다.
레이크 메갈로돈은 자신이 얻어맞고 뒤로 튕겨 나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지? 지상 생물들은 물속에서 느려지는 게 아니었나?
아니면 설마, 느려진 게 이 정도란 말인가?
띠링.
[해금이 발동합니다.] [물의 저항이 무효화됩니다. 신체 속도가 원래대로 회복됩니다.]메갈로돈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카르페에겐 라세 최고의 디버프 무효화 스킬이 있었다.
-하여간 미친 스킬이라니까. 필드 효과 페널티까지 무효화하면 어쩌자는 거야.
화염 정령 쉼터의 찌는 듯한 열기도.
화이트 크라운 마운틴의 살을 후비는 냉기 환경에서도 카르페는 아무런 문제 없이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 이 수중 저항도 마찬가지!
카르페는 필드 효과로 발생하는 디버프조차 무효가 가능했다.
“뭐, 그렇다고 다 풀리는 건 아니지만요.”
-이놈의 해금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다만 수중 필드의 효과 중, 화염 스킬의 데미지가 감소하는 것과 전격 스킬 발동 시 주변에 광역 데미지가 발생하는 효과는 해금으로도 무효화되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아무튼 그런 사소한 건 제쳐 두고, 일단 눈앞의 이놈부터!”
팍!
카르페가 창룡보를 밟으며 튕겨 나가는 메갈로돈에게 따라붙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어지는 주먹질.
“마선침투경!”
메갈로돈의 거대한 몸, 아가미 부근에 카르페의 주먹이 꽂혔다.
동시에 마선침투경의 적중 효과가 터졌다.
[마선침투경이 적중했습니다. 5초간 대상의 물리, 마법 방어력 50% 감소. 추가로 속성 방어력이 30% 감소합니다.] [‘태초의 위광’이 적용 중입니다. 범위 내, 적 속성 내성과 방어력이 70% 감소합니다.]우선, 태초의 위광과 마선침투경의 조합을 사용해 메갈로돈의 속성 방어력을 바보로 만들어 버렸다.
원래대로라면 이 상태에서 약점 속성인 전격 공격이 들어가야 했으나 위험한 관계로 다른 스킬을 선택했다.
“영구동토!”
[필드 ‘수중’의 효과로 얼음 스킬의 위력이 50% 증가합니다.]쩌저적!
카르페의 바로 앞에 생긴 거대한 얼음 파도가 메갈로돈을 향해 쏘아졌다.
위력이라는 것에는 사출 속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인지, 평소의 영구동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메갈로돈에게 도달해 그대로 녀석의 몸을 얼리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제야 스턴에서 완전히 회복한 레이크 메갈로돈이 힘껏 몸을 움직였다. 이 장소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필사의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그런 몸짓과는 달리 메갈로돈의 거대한 몸은 그대로 땅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꼬리랑 지느러미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헤엄치는 게 가능하겠냐.”
평소보다 한층 더 강력해진 영구동토가 이미 메갈로돈의 몸을 1/3 이상 얼려 놓은 상태였다.
수 속성 몬스터의 경우, 빙결 속성에 대해서도 꽤 높은 속성 저항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미 속성 방어력이 삭제가 된 수준이라 그마저도 의미가 없었다.
영구동토의 도트 데미지가 실시간으로 메갈로돈을 갉아먹어 갔다.
“희귀한 엘리트 몬스터라…… 흐흐. 뭘 떨굴지 기대되는구만.”
카르페가 스산하게 웃으며 발버둥 치는 메갈로돈에게 다가갔다.
“?!?!?!”
발성 기관이 없는 상어로서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발버둥 치며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마저도 물속이라 보이지 않아 더욱 애처로운 몸짓이었다.
퍼버버벅!
* * *
“엘리트니 뭐니 하면서 겁주더니 생각보다 시시한 놈이었네요.”
-……까다로운 놈 맞다고. 네가 너무 이상한 놈일 뿐이야!
레이크 메갈로돈은 120레벨 언저리로 빠른 속도를 무기로 치고 빠지는 식의 전투를 펼치는 몬스터다.
게다가 조금이라도 불리한 상황이 되면 도주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았다.
카르페의 카운터가 너무 정확하게 들어가서 허무하게 잡히긴 했으나 천마의 설명대로 까다로운 몬스터가 분명했다.
-괴물 같은 놈이 괴물 같은 스킬까지 들고 있는데 게임이 그렇게 쉽지…….
“캬, 게임 참 잘 만들었다니까.”
카르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레이크 메갈로돈이 남긴 전리품을 수거했다.
가죽으로 만들어진 부츠 하나와 재료 아이템 하나였다.
[호수 상어의 튼튼한 이빨] [등급 : 히어로+] [좀처럼 보기 힘든 호수 상어의 이빨입니다. 바위조차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단단하고 또한 아주 가볍습니다. 제작 재료로써 높은 가치를 지닙니다. 수집품 상인에게 비싼 가격으로 거래됩니다.] [샤크 스킨 부츠] [등급 : 유니크] [분류 : 신발] [물리 방어력 : 10] [마법 방어력 : 10] [상어의 피부로 만들어진 특수한 신발입니다. 상어의 비늘은 특수한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물의 저항이 최소화된다고 합니다. 방어력이 낮은 대신 물과 관련된 지형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됩니다.]– 민첩 +5
[추가 옵션 : 수중, 뻘, 습지 등 물과 관련된 지형에서 이동 속도 페널티가 삭제됩니다.]제작 재료는 희귀하다는 점을 빼면 평범했으나 부츠는 다소 특이했다.
“방어력도 거의 없고 추가 옵션도 딱 하나인 걸 보니 스위칭 용도인가 보네요.”
-그래. 대신 효과가 명확한 만큼 수요는 많은 편이야. 꽤 비싸게 팔리는 놈이니까 잘 챙겨 놔.
“이 정도면 시작 득템이 괜찮은 편이네요.”
카르페는 기분 좋게 아이템들을 인벤에 집어넣은 후, 다시 탐색을 재개했다.
그렇게 약 30분.
처음 들어오자마자 상어가 습격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전투는 발생하지 않았다.
“몹이 엄청 없네.”
-그래서 말했잖아. 인기가 없는 사냥터라고. 움직이기도 불편한데 몹도 없으니 누가 오려고 하겠냐. 그렇다고 특별한 퀘스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이곳에서만 나오는 특수 소재를 구하는 게 아니면 얼씬도 안 하는 쪽이 정상이라는 게 천마의 설명이었다.
“……확실히 탐색이 느리긴 하네요.”
카르페는 속도 감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곤 하나 권속들은 아니었다.
평소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진행 속도.
그냥 권속들을 역소환한 채로 혼자서 수색할까 싶은 생각도 했지만, 결국 길은 아리스가 찾아야 했으므로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뭐, 좀 느리더라도 차분하게 진행하는 수밖에…….”
권속들 역시 이대로 소환되어 있는 것을 원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묵향.
지상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수생 환경에 아주 즐거워하고 있었다.
짧은 다리로 헤엄을 치면서 주위를 돌아다녔고, 물고기와 어울려 놀았다. 물고기들 또한 묵향이 신기했는지 묵향 주변을 계속 맴돌았다.
-그래. 당연히 신기하겠지. 깊은 물 속을 돌아다니는 다람쥐라니. 나도 그런 건 스펀지x에서 밖에 못 봤다.
“……물고기 입장에서 보면 엄청 신기하긴 하겠네.”
그리고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리스가 카르페에게 다가왔다.
“주인님.”
“응?”
“잡을까요?”
“……뭘?”
“물고기 말입니다. 저 종은 특히 구이로 먹으면 아주 맛있는 종입니다.”
“뀨웅?!”
자신과 같이 어울려 노는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는 소리에 묵향이 깜짝 놀랐다. 이내, 큰 두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하자 아리스가 조금 당황했다.
“아, 아니. 이건 그, 저 그게 아니라…….”
“……아리스. 조금 무심한 발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오해예요. 티나 님! 저 물고기는 티나 님께서 생전에 가장 즐겨 드셨던 종이라 말씀드린 건데…….”
“뀨웅?!”
“오, 오해입니다. 향! 저는 기사 신분에 맹세코 그 물고기들을 먹지 않을 것입니다! 아리스! 왜 오해를 부르는 발언을 하시는 겁니까!”
“죄, 죄송해요…… 티나 님. 제가 잘못했어요.”
이번에는 티나의 타박을 들은 아리스의 두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도대체 뭐하냐? 쟤들. 꽁트 찍냐?
“그러게요…….”
뭐, 권속들 사이에 나름대로 우호를 다지는 행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카르페는 피식 웃은 후,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응? 마스터! 저기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가장 먼저 이상을 감지한 것은 아리스가 아닌 세실리아였다.
마법에 조예에 깊은 그녀가 익숙한 마력 패턴을 잡아낸 것이다.
“으음. 이 짜증 나고도 진득한 마력 패턴! 마스터! 드렛슈의 기운이 맞는 거 같아!”
“……찾아내는 방식이 좀 슬프긴 한데, 아무튼 잘 찾았어.”
세실리아가 말한 방향 쪽으로 길을 진행하자, 아리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한 것 같습니다. 주인님. 지형이 눈에 익어요.”
“그래? 물속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지형이 유지가 되나?”
“아무래도 그 부분은 드렛슈 님의 마법적 조치가 있은 탓이겠지요. 아, 저깁니다! 저기, 새 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있는 곳입니다.”
아리스가 가리킨 곳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었다. 아리스의 말대로 어떻게 보면 새 모양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바위의 바닥 부근에,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구멍이 있었다.
-……이게 동굴이라고? 내가 지금까지 동굴의 정의를 잘못 알고 있었나? 이걸 도대체 무슨 수로 찾으라고 만들어 놓은 거야?
“어떻게 찾기는. 권속들 있으면 이렇게 쉽게 찾는 거지. 아무튼 생각보다 빨리 찾아서 좋네요.”
카르페가 그 자그만 구멍에 손을 올리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해당 던전은 특정 직업 전용 공간입니다. 조건을 만족하지 않은 직업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자격을 확인합니다. ‘마도왕의 의지를 잇는 자’, 그리고 ‘마도왕 드렛슈의 유물을 보유한 자’.] [마력 패턴 확인 결과,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특수 히든 던전 ‘기억의 관’에 입장하시겠습니까?]“제대로 찾았네. 입장한다.”
팟!
고개를 끄덕이는 그 순간, 카르페의 몸이 순식간에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