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6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66화(366/581)
[마도왕 드렛슈의 기억 파편이 ‘마도 공학’ 스킬을 사용하였습니다.] [스킬의 사용자가 ‘마도 공학’ 스킬의 창시자입니다. 스킬 발동 시, 반드시 크리티컬이 발생합니다.] [마도 공학의 ‘분해 – 추출’ 기능이 특정 마력에 반응합니다.]파지지직.
“윽.”
드렛슈의 손과 눈이 맞닿은 곳에서 푸른색 스파크가 튀었다. 그의 입에서 고통에 찬 짧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뭐야, 이거?
‘추출’이라는 말에서 설마 싶었는데 정말로 자신의 눈을 뽑아 버리려는 건가? 15금 게임에서 이런 연출이 나온다고?
카르페가 놀라서 말문이 막히건 말건 드렛슈는 묵묵히 작업을 진행했다.
파지지지직!
“으, 크윽!”
방금 전보다 한층 더 격렬한 스파크가 튀었고, 이내 거짓말같이 조용해졌다. 드렛슈는 천천히 눈에서 손을 뗐다. 감은 눈에서 한 줄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후우우. 처음 해 보는 작업이라 조금 불안했지만 그래도 성공했군요. 자,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됩니다.”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닌 거 같은데요. 괜찮으세요?”
“음? 무엇이 말이지요?”
“그 눈이…….”
“아? 아아! 이건 괜찮습니다. 별거 아니에요.”
누가 봐도 별거인 광경이었으나 드렛슈는 태연자약했다.
“실제 제 눈을 추출한 건 아니니까요. 눈 안에 있던 신안을 끊어 내서 추출했을 뿐입니다. 워낙 고정이 단단해서 추출 과정에 상처가 조금 나긴 했습니다만.”
지금 눈에서 흘러내리는 핏줄기는 그 반동이지 실제로 눈이 크게 손상된 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
“어, 그렇군요. 그건 엄청 다행이네요.”
“하하.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실 정말 눈이 뽑혀도 상관없는 일입니다. 어차피 곧 사라질 몸이니 그렇게라도 사용할 수 있으면 다행이죠.”
“……네?”
“중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것보단 이게 더 중요하죠.”
드렛슈는 그렇게 말하며 움켜쥔 손을 천천히 폈다.
그 손에는 에메랄드빛의 작은 보석 같은 게 있었다. 500원짜리 동전 정도의 크기였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약간 사람의 눈동자 형태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이게 신안인가요? 겉보기에는 그냥 에메랄드 같네요.”
“하하. 그렇게 보이지만 보석 같은 광물은 아닙니다. 순수한 마력의 결정화를 이룬 모습이죠. 자세히 보시면 아지랑이 같은 게 보이실 겁니다.”
“그러네요. 뭔가 피어오르네. 증발 중인 건가?”
드라이아이스처럼 정확하게 뭔가가 보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와 비슷한 느낌으로 증발하는 모양새였다.
“네. 맞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증발이 아니라 ‘세계의 수정(修整)’이라고 부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죠? 이건 세계의 법칙을 위배하는 종류의 것이라고요.”
“그랬었죠.”
“세계는 이레귤러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세계는 자신이 짜 두었던 법칙, 대규율에 어긋나는 것을 수정하려는 성질이 있죠. 제 몸에 숨기고 있을 때는 괜찮았지만, 이렇게 밖으로 꺼내 놓으면 금세 세계의 수정을 받아 사라지게 된답니다.”
“네? 그럼 어서 빨리 가공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네. 서둘러야 합니다.”
드렛슈의 손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르페가 구해 놓은 묘안석과 늪지 드레이크의 눈, 그리고 드렛슈가 준비한 아리아드네의 눈물에 ‘드래곤의 눈’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마법 부여.”
[마도 공학 ‘마법 부여’가 발동합니다.] [스킬의 사용자가 ‘마도 공학’ 스킬의 창시자입니다. 스킬 발동 시, 반드시 크리티컬이 발생합니다.] [레전더리 등급 아이템 ‘드래곤의 눈’의 업그레이드 조건을 모두 만족하셨습니다.] [업그레이드가 진행됩니다!]파아앗!
목걸이를 중심으로 마법 소재가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그 모든 것이 한데 섞이며 강렬한 빛을 토해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끝이 나야 할 업그레이드였으나 드렛슈는 쉬지 않고 다시 스킬을 발동했다.
“소재 추가 합성.”
[마도 공학 ‘합성’이 발동합니다.] [현재 아이템 마법 부여가 진행 중입니다. 추가 합성 소재를 선택해 주십시오. 선택한 합성 소재와 다른 소재 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을 경우 합성이 실패합니다. 실패할 경우, 소재가 소실됩니다.]“후우. 자, 그럼…….”
드렛슈는 들고 있던 신안을 드래곤의 눈 쪽으로 조심스럽게 가져다 댔다.
그러자 다시 한번 푸른색 스파크가 튀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마법 소재입니다.] [마도 공학의 결과물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실패 시, 모든 재료가 소실됩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실제로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드렛슈였지만, 카르페에게도 스킬의 현재 상황이 알림창으로 보였다.
보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거리는 경고창이었지만, 드렛슈의 행동은 거침이 없었다. 진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니, 잠깐만요. 드렛슈. 지금 너무 급한 거 아닌가요?”
“후후. 그렇게 보이십니까? 모처럼의 기회이니 후예분께도 알려 드려야겠군요.”
드렛슈가 히죽 웃었다.
“합성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느낌이 아주 좋아요!”
“오오오! 느낌 중요하죠!”
-……느낌 같은 소리 하네! 미친 것들아! 확률이란 개념을 부정하는 놈이 왜 이렇게 많아! 마법의 주인이라고 불리는 놈이 그래도 되는 거냐고!
“된다! 갑니다! 합성!”
[합성이 시작됩니다.]방금 전, 마법 부여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거대한 에너지가 터져 나왔다.
신안이 합성 재료로 추가되자, 드렛슈를 중심으로 강렬한 바람이 발생하며 주변의 것들을 날려 버리기 시작했다.
“제법 반응이 거세군요! 하지만 아직 입니다!”
드렛슈가 재차 마력을 쏟아붓자 다시 알림창이 등장했다.
[스킬의 사용자가 ‘마도 공학’ 스킬의 창시자입니다. 합성 실패 시, 아이템이 파괴될 확률이 대폭 감소합니다.]-……왜 이렇게 막 나가나 했더니, 믿는 구석이 있긴 했군.
“스킬 창시자 버프 쩐다. 나도 날로 먹고 싶다.”
그런 카르페의 발언을 하늘이 듣기라도 했던 것일까.
띠링.
[플레이어와 동일한 직업을 극한까지 연마한 자를 목격했습니다.] [보상으로 스텟이 상승합니다.] [영구적으로 근력 1, 체력 3, 손재주 4, 마력 3이 증가합니다.] [더없이 높은 경지를 이룩한 장인의 솜씨를 목격했습니다.] [손재주 스텟이 영구적으로 4 증가합니다.]“어?”
-……이제 태클 걸기도 지친다. 븅딱 같은 게임 같으니라고.
휘이이잉-!
거세게 휘몰아치던 바람이 사그라들기 시작한다.
이윽고 폭풍이 완전히 그쳤을 때, 드렛슈의 손에는 형태가 완전히 달라져 버린 목걸이가 들려 있었다.
드렛슈가 싱긋 웃었다.
“성공입니다.”
띠링.
[고대 마법사의 신안(神眼)] [등급 : 에픽+] [착용 제한 : : Lv. 100 이상] [마법 방어력 : 110] [세계는 거대한 법칙 아래에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의 율법. 태초의 법칙은 신조차도 벗어날 수 없는 절대적인 규율이지만 아주 드물게 예외가 발생하곤 합니다. ‘신안’이라 불리는 특수한 능력은 세계로부터 보호받는 정보를 엿볼 수 있는 힘입니다.] [법칙을 비껴가는 두 가지의 요소가 합성되며 강력한 시너지가 발생했습니다. 특수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권능이 아이템에 깃들었습니다.]– 마력 +30
[추가 옵션 : 상대방의 잔여 HP, 스킬, 장착 아이템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9성 스킬, 에픽 등급의 아이템 확인 가능). 해당 기능은 사용자의 MP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추가 옵션 : 모든 ‘자연스럽지 않은 현상’을 간파합니다. (은신, 환영, 세계의 틈 등)] [추가 옵션 : 트랩 아이템 자동 간파(선택 발동 가능)]*거래 불가
*해당 아이템은 특정 조건하에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
-…….
눈앞에 떠오른 아이템 정보창에 그만 할 말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드렛슈 역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는지,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아니, 이건 제 생각보다 더 괜찮은 물건이 되었…….”
“드…….”
“네?”
“드렛슈 만세! 아크람에 영원한 빛이 있으라! 크아아아아!”
카르페가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었다.
* * *
“와, 다시 봐도 말이 안 나오네.”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온다. 어떻게 이렇게 원하는 옵션만 골라서 뽑혔을까.
일단, 지금까지 드래곤의 눈으로 볼 수 없었던 9성 스킬과 에픽 등급의 아이템 역시 이제 확인이 가능하게 되었다.
서빙제의 파편 때처럼 이제 상대가 어떤 9성 스킬을 숨기고 있진 않을지 더 이상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단순히 이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났지만, 나머지 두 가지 옵션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환영의 간파. 그리고 트랩 아이템의 간파.
카르페의 ‘해금’으로도 완벽하게 풀 수 없는 두 가지였다.
지금까지 당한 트랩 아이템과 환영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그런 고생은 영영 안녕이었다.
해금과 신안의 조합이라면 카르페는 그 어떤 이상 현상에서도 완벽하게 대응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초카르페가 되었다. 이제 강제 이벤트 같은 종류만 아니면 함정은 신경 쓸 필요가 없게 됐네요. 아, 선택 발동이 가능하다는 거 보니 의도적으로 걸릴 수도 있는 거 같고.”
-……아니, 뭐 그래. 다 그렇다 치는데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건 또 뭐야? 여기서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하하. 그렇습니다. 이왕 하는 거 조금의 여지를 더 뒀죠. ‘신안’처럼 세상의 법칙을 엿볼 수 있는 무언가를 또 발견하시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게 하고 싶다고 되는 거야?
“하하. 저니까요.”
실로 광오한 말이었으나 드렛슈라는 인물은 그렇게 말할 자격이 있었다.
“후후. 마지막 순간이 이토록 즐거울 것이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조금 지칩니다만…… 드릴 것이 아직 남았습니다. 내기에 진 대가를 치러야죠.”
“내기? 무슨 소리예요?”
-후. 네가 환영들이랑 싸우고 있을 때, 나 역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는 뜻이지. 넌, 진짜 배후령 잘 만난 줄 알아라.
“???”
드렛슈는 잠시 사라져 어딘가에 다녀왔다. 다녀왔을 때는 그 품에 각종 아이템이 그득했다.
[고대 마법왕의 특제 HP 포션 x317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고대 마법왕의 특제 MP 포션 x411개를 획득하셨습니다.] [고대 마법왕의 특제 호두 파이 x37개를……] [고대 마법왕의 특제 레지스트 포션……]마도왕이 개발한 소모품과 버프 물약은 물론.
드렛슈가 직접 제작한 아티팩트까지.
그 모든 것들이 전부 히어로 등급 이상의 명품들이었다.
“…….”
이쯤 되니 무섭다.
아낌없이 주는 드렛슈라니?
이렇게 퍼 줄 정도면 앞으로 만날 흑화 드렛슈는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버거운 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자, 드릴 건 다 드린 것 같고…….”
드렛슈의 목소리에서 힘이 사라져가고 있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군요.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