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93)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93화(393/581)
고생 뒤에 찾아온 달콤한 보상 타임. 카르페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었다.
기간티아 센티피드 퀸의 사체가 사라진 곳에는 세 가지의 아이템이 드랍되어 있었다.
“오? 창이네?”
오랜만에 재료가 아닌 장비템이 되어 있었다. 센티피드 퀸의 껍질처럼 거무튀튀한 삼지창이었는데 창날에 은은하게 푸른빛과 녹빛이 묻어 있었다.
띠링.
[빙독창 – 센티피드] [등급 : 유니크+] [착용 제한 : 150레벨 이상] [물리 공격력 : 1,600 ~ 2,000] [마법 공격력 : 800 ~ 1,300] [고대 벌레 종의 힘이 담긴 신비한 마법창입니다. 고대 종이 오랜 시간 품어 온 마나의 속성이 깃들어 독과 얼음의 기운을 내포하고 있습니다.]근력 +7
마력 +7
[추가 옵션 : 물리 공격 시, 높은 확률로 대상을 상태 이상 ‘중독’에 빠지게 합니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맹독’에 빠지게 합니다(해당 옵션은 중복 적용 가능합니다).] [추가 옵션 : 물리 공격 시, 높은 확률로 대상을 상태 이상 ‘빙결’에 빠지게 합니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동상’에 빠지게 합니다(해당 옵션은 중복 적용 가능합니다).] [추가 옵션 : 장착 시, ‘벌레 여왕의 피어’가 발동합니다. 착용자의 레벨 이하의 ‘벌레’ 몬스터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치게 됩니다.]* 착용자의 레벨보다 몬스터의 레벨이 높으면 높을수록 상태 이상 확률이 감소합니다.
“와.”
카르페가 짧게 감탄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옵션이 준수했기 때문이다.
“이거 생각보다 좋은 거 같은데요?”
-흐음. 그렇네. 꽤 괜찮은 옵션이야. 보통 이런 디버프 부여 무기는 공격력이 부족해서 서브 무기로 활용하는 게 보통인데, 이건 메인 공격력도 괜찮군. 현 시장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겠어.
“그 정도에요? 레전더리도 아닌데?”
-희소성만 따지자면 레전더리에 뒤지지 않지. 이건 고유 몬스터의 드랍템이니까.
창의 이름과 옵션에서 알 수 있듯 이런 아이템은 딱 정해진 몬스터만이 드랍하는 이름 그대로 ‘유니크’ 아이템이다.
게다가 센티피드 퀸이라는 몬스터는 마도왕의 직업 시나리오 퀘스트에만 등장하는 몬스터였으니 다른 유저들이 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뭐, 다른 퀘스트를 통해서 조우할 가능성도 있긴 하다만, 거의 없다고 봐야지.
“크. 요놈. 생각보다 물건이었구만.”
레벨 성장 옵션이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그것만 있었다만 카르페 자신이 써도 썩 괜찮은 놈이었다.
“아, 이게 내단이구나.”
그리고 두 번째 전리품은 원래 목표라 할 수 있는 놈의 내단이었다.
띠링.
[고대 벌레 여왕의 독단(毒丹)] [등급 : 레전더리] [분류 : 퀘스트 아이템, 소모품] [고대의 영물이 품고 있던 독단입니다. 강력한 음기와 독기가 절묘하게 조화되어 있으나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강력한 독성으로 인해 중화과정 없이 복용할 경우, 사망하게 됩니다. 특수한 중화방법이 필요합니다.] [불안정한 상태의 독단입니다. 작은 충격에도 독의 조화가 깨질 수 있습니다. 취급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해당 아이템을 보유한 상태로 전투 시, 낮은 확률로 독단의 기운이 손실됩니다. 독단의 손실률이 클수록 효과는 떨어집니다.(현재 독단의 손실률 : 0%)] [차가운 기운과 같이 보관할 시, 손실 확률이 대폭 감소합니다.]
“아, 이래서 조심하라고 경고했던 거구나.”
-……내단 주제에 까탈스럽네. 지가 무슨 개복치도 아니고.
“그러게요. 웃기는 놈이네.”
하지만 퉁명한 말투와 달리 독단을 집어 드는 카르페의 손길은 아주 조심스러웠다.
“냉기와 있으면 안정된다라…… 아!”
카르페는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서리 소환!”
카르페가 얼음의 상급 정령 서리를 소환하자 그 옆으로 눈사람이 뿅! 등장했다.
처음 중급 정령일 때에 비해서 크기가 커진 상태였다. 룸의 기능으로 원정 경험치를 독식하고 있는 상태였기에 조금만 더 성장하면 실전 투입도 가능할 듯 보였다.
“서리야. 이거 줄 테니까 잠시만 보관하고 있어.”
“(*_*)”
“보관만 하는 거야. 먹으면 큰일 나.”
“(ㅠ_ㅠ)”
서리는 독단이 탐이 났는지 울상을 지었다.
냉기가 담긴 소재로 성장을 하는 얼음 정령의 특성상, 여왕의 독단은 서리에게 먹음직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긴 했다.
그래도 먹는 건 안 된다. 퀘스트도 퀘스트지만, 맹독을 품고 있는 걸 함부로 먹였다간 서리가 어떻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먹으면 큰일 나. 지지야. 지지.”
“(ㅇ_ㅇ)”
서리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카르페가 독단을 꺼내자 서리는 자신의 머리 위로 독단을 둥둥 띄워 버렸다.
[고대 벌레 여왕의 독단이 냉기와 접촉해 크게 안정됩니다.]“좋아. 일단 내단은 해결했고…….”
한시름 던 카르페가 마지막 전리품을 확인했다. 마지막 전리품은 아주 익숙하면서도 흐뭇한 물건이었다.
손바닥 크기의 직사각형 물체.
바로 스킬팩이다!
[상급 스킬팩을 획득하셨습니다.] [상급 스킬팩 개봉 시, 3성에서 8성 사이의 스킬 중 랜덤의 스킬 카드 한 장을 획득하실 수 있습니다.]“캬. 그놈 생긴 것과 다르게 부자몹이었구만. 또 잡고 싶…… 음. 그건 아닌가.”
놈이 마지막에 시전했던 꿈틀꿈틀 정신공격을 생각하면 또 잡고 싶진 않았다. 다시 잡는다고 드랍률이 지금 같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테니…….
-상급 스킬팩이라. 스킬팩 드랍은 오랜만이군. 지금 바로 깔 거야?
“아니, 형. 그게 무슨 뽑알못 같은 소리예요. 뽑기는 시기와 장소가 가장 중요하다고 몇 번이나 말을 해야 해!”
-…….
“이런 벌레가 드글드글거리는 곳에서 까면 오려던 복도 달아나!”
-오늘따라 염병 농도가 짙네. 기분 안 좋은 일 있니?
“아무튼 지금은 아니에요. 일단 독단부터 가져다줘야지.”
카르페는 전장을 정리한 후, 콜카 마을로 귀환했다.
* * *
“오오. 무사히 가져오셨군요! 역시 그분의 후예이십니다.”
렛슈가 카르페가 가져온 독단을 조심스레 받아들자 눈앞에 알림창이 등장했다.
띠링.
[전직 퀘스트 1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해당 독단을 중화하는 데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독기가 너무 강해서 공정이 까다롭지요.”
“그렇군요. 그럼 그 동안 다른 녀석들 내단을 구해 오면 되겠네요.”
마환의 제작에 필요한 내단의 수는 총 네 개. 그중 하나를 구했으니 이제 세 개가 남았다.
“허허. 의욕적인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다리셔야 할 듯합니다.”
“……네?”
당장이라도 다음 퀘스트 몬스터를 향해 달려가려던 카르페로서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는 말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런 건 아닙니다. 다만 시기의 문제이지요. 내단을 품은 또 다른 영물이 출현에는 특정 조건이 있습니다.”
센티피드 퀸의 출현 조건에 썩은 소고기가 필요했던 것처럼 다음 영물에도 조건이 필요했다.
“다음 영물은 만월(滿月)이 뜨는 밤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이지요. 바로 내일 밤입니다.”
“……아니, 달도 안 보이는 곳에서 만월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허허. 그게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밤하늘에 보름달이 걸릴 경우, 보름달의 빛이 동해룡의 표면을 자극하게 된다.
그렇게 자극을 받은 동해룡은 내부에 특수한 향을 풍기는 마나를 뿜어내게 되는데, 다음 영물은 그 특수 마나에 반응하여 모습을 드러낸다는 모양이었다.
“……설정 한번 참. 그럼 두 번째 영물 말고 다른 영물을 먼저 잡으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 또한 어렵습니다. 다른 영물의 출현 방식은 더욱 까다롭고, 시간이 걸리지요.”
“쓰읍…… 어쩔 수 없네요.”
카르페는 아쉬움에 한숨을 뱉었다.
그래도 다음 보름달이 내일 밤이라 다행이다. 최악의 타이밍일 경우 꼼짝없이 30일을 기다려야 할 판이었으니까.
“그럼, 그동안 뭘 한다…….”
“괜찮으시면 저희 마을을 둘러보시지요.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시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으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 순간 카르페의 눈앞으로 다시 알림창이 등장했다.
띠링.
[지금부터 콜카 마을의 주민으로부터 퀘스트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오. 그거 좋은 생각이네요.”
새로운 지역의 숨겨진 마을.
틀림없이 좋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저, 혹시 한 가지만 여쭤봐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저, 혹시 근처에 터가 좋은 곳이 있을까요?”
“……예?”
“그 뭐라 해야 하지? 왠지 성스러운 기운이 흐를 것만 같고, 왠지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고, 뭔가 행운이 넘칠 것만 같은 그런 장소?”
“…….”
* * *
“오, 여기구나.”
카르페의 말도 안 되는 물음에 렛슈는 잠시 당황했으나, 이내 정말로 그럴싸한 장소를 추천해 줬다.
-……어이가 없네. 진짜 그런 장소가 있다고?
렛슈가 알려 준 정보를 따라 도착한 장소는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곳이었다.
그 속이 훤히 보일 만큼 투명한 바닷물.
그리고 그 바닷물 중앙에 있는 아주 자그마한 섬. 아니, 섬이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민망한 크기였다. 5평이 채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이었으니까.
“와, 공기가 달콤하네요. 짠 내가 하나도 없네.”
그 어느 누가 보더라도 이곳이 보통 장소가 아님을 알 수 있는 그런 풍경이었다.
단순히 기분만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랬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한 성소입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HP/MP의 회복속도가 200% 증가합니다.]“성소! 좋아. 이런 곳을 원했다.”
카르페는 그렇게 말한 후,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가장 깊은 곳도 허리밖에 수심이 차지 않는 곳이었다.
그렇게 바닷물을 가르며 중앙에 있는 작은 섬에 도착했다.
작은 섬의 중앙에는 어떤 여성으로 보이는 조각상이 있었는데, 오랜 풍파를 맞아 해조류와 따개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허허. 마침 그런 장소가 있군요. 저희 어인족들이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아마 고대의 유적 같은데 자세한 것은 저도 모르겠군요.’
렛슈는 이곳을 소개할 때 그런 식으로 말했다.
고대의 유적. 신비한 성소!
그렇다. 카르페가 그토록 원하던 ‘터’가 마련되었다.
카르페가 인벤토리에서 스킬팩을 뽑아 들고 여신상 앞에 고이 놓았다.
그리고 절을 하기 시작했다.
-……뭐 하는 짓인데 이건 또?
“뽑기 전에 감사의 108배 간다!”
-진짜 미쳤니?
“아, 할 거라고!”
그리고 카르페가 약 18번의 절을 마친 그 순간이었다.
“……어?”
갑자기 어디서부터 시선이 느껴졌다.
카르페가 등 뒤로 시선을 돌린 그 순간.
“어머? 계속 더 하지 그러니?”
정말 눈곱만큼의 전조도 없이 등 뒤에 푸른 머리칼의 여인이 서 있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