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39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398화(398/581)
드디어 시작된 마지막 내단 몬스터와의 전투.
바다뱀 우두머리와의 전투는 카르페 기준으로 제법 난이도가 있는 편이었다. 거대한 덩치에 걸맞은 괴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뭘 처먹고 컸는지 껍질은 더럽게 질겼다.
물리, 마법 내성이 두루 뛰어나고 체력도 많다. 꼬리치기 한 방에 로이어드가 주르륵 밀려날 만큼 힘이 좋았고, 각종 상태 이상과 포이즌 브레스를 뿜어 댔다.
아마 카르페가 아닌 다른 유저였다면 천운이 따라야 겨우 사냥할 만한 녀석이었을 테지만…….
“스펠 버서크! 마선침투경!”
[플레이어 카르페의 마법 공격력이 증가합니다. 마법 방어력이 크게 감소합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 마법 방어력 감소가 무효화됩니다.] [마선침투경이 적중합니다. 대상의 방어력, 속성 방어력이 크게 감소합니다.]온갖 사기 스킬과 사기 권속을 보유한 카르페에게는 ‘아 조금 까다롭네.’ 정도의 수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선방깎 후폭딜’을 몇 차례 퍼부으니 약 한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바다뱀 우두머리를 처리할 수 있었다.
띠링.
[축하합니다. 심해 서펜트를 처치하셨습니다.]그렇게 처치한 마지막 내단 몬스터의 시체가 사라졌고, 거기에는 몇 가지 아이템이 드랍되어 있었다. 내단을 포함한 제작 소재 아이템들이었다.
퀘스트 몬스터를 처리한 카르페는 곧장 렛슈의 공방으로 이동했고.
[퀘스트 아이템 ‘심해 서펜트의 내단’을 NPC에게 건넸습니다.]“오오. 이것이!”
렛슈는 카르페가 내미는 내단을 떨리는 손으로 받아들었다.
“정녕 해내시었군요.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렛슈의 감격한 목소리로 연신 고개를 숙여 왔다. 그만큼 바다뱀들이 어인족의 골칫거리였다는 방증이었다.
“우두머리가 죽었으니 놈들의 세가 크게 줄었을 것입니다. 이로써 저희도 행동반경을 좀 더 넓힐 수 있겠지요.”
물론, 우두머리가 쓰러졌다고 해서 바다뱀이 멸종한 건 아니다. 그 많은 바다뱀을 전부 잡을 순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자연스럽게 새로운 바다뱀 우두머리가 탄생할 것이고 어인족을 다시 위협할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지의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 중요했다. 시간을 들여 방비를 구축한다면 우두머리가 새로 탄생한다 하더라도 이전 같은 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영약 외에 후예님께 드릴 것이 있습니다. 자, 이쪽으로 오시지요.”
“네? 갑자기요?”
“허허. 마을을 위협하던 적을 무찔러 주셨으니 응당 감사를 드려야지요. 말로만 하는 감사는 그 가치가 덜한 법입니다.”
-오우. 뭘 좀 아는 영감님이네. 그래. 감사의 표시는 돈으로 하는 게 정석이지.
딱히 관련 퀘스트를 받은 것도 아니었는데 추가 보상이라니.
아무래도 렛슈와의 호감도가 높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듯했다.
렛슈는 공방 어느 한쪽으로 카르페를 이끌었다. 거기에는 금속으로 보이는 거대한 덩어리가 놓여 있었다.
색은 거무튀튀했다.
“이건 뭔가요?”
“‘콜카니언’이라고 부르는 금속입니다. 저희 어인족의 특산물이라 해야 할까요? 튼튼하고 마법 전도율이 좋아서 고급 장비에 적합한 금속이지요.”
띠링.
[심해 마금속 콜카니언] [등급 : 유니크] [심해 어인족들의 체내에서 생성되는 희귀한 금속입니다. 강도가 뛰어나며 가볍습니다. 아주 먼 옛날에는 인류가 콜카니언을 목적으로 어인족을 사냥했다고 전해집니다.]“아, 희귀 금속이구나. 그런데 콜카니언…… 어디서 들어 본 듯한 단어인데?”
-그러게. 어디서 들어 봤…… 아, 그거구나!
천마는 뭔가를 떠올렸는지 박수를 한 번 쳤다.
-지금 로이어드 말고 원본 로이어드 제작에 사용됐다던 금속. 그 금속의 이름이 콜카니언이었어.
‘아, 맞아. 그거였구나. 어디서 들어 봤나 했더니.’
카르페는 감탄하며 다시 콜카니언을 쳐다봤다.
그 마도왕 드렛슈가 골렘 제작으로 사용한 금속이다. 틀림없이 최고급 소재일 게 분명했다.
“아니, 그런데 체내 생성? 금속을요?”
“허허. 저희 어인족의 특징이지요. 후예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저희 어인족은 주로 해조류나 어류, 패류 등을 주식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심해의 생물들은 대부분 아주 극미량의 금속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요.”
어인족은 몸은 그러한 극미량의 금속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어인족들은 식사 후, 소화되지 못한 금속 성분들을 체내 어딘가에 모아 두는데 어인의 몸속에서 분비되는 특수한 액이 그러한 금속을 굳혀서 크기를 불려 나간다.
그렇게 일정 크기 이상 쌓인 금속은 체외로 배출하게 되는데 그 금속 덩어리가 바로 ‘콜카니언’이었다.
렛슈가 콜카니언을 어인족의 특산물이라고 한 것은 이러한 의미에서였다.
-아니, 지들이 무슨 진주조개도 아니고…….
‘재밌는 설정이네요. 이게 생명의 신비…… 아니, 잠깐만.’
렛슈의 설명에 고개를 주억거리던 카르페가 문득 어떠한 의문을 떠올렸다.
‘체외로 배출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통로로?’
-그거야 뻔한 거 아냐? 당연히 또……ㅇ
‘어허. 거기까지. 나 조금 이따가 밥먹어야 함.’
어인족의 모티브는 사향 고양이였던 걸까.
카르페는 조금 찜찜한 표정으로 금속을 쳐다봤다.
하지만 이어지는 렛슈의 설명에 의하면 다행스럽게도 그건 아니었다. 어인족은 콜카니언이 쌓이면 모래를 섭취하는데 그 모래로 콜카니언을 감싸서 입으로 토해낸다는 모양이었다.
겉보기에는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그들이었지만,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이종족은 이종족이었다.
“자, 받으시지요. 후예님께서 요긴하게 사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히 받을게요.”
띠링.
[콜카니언 2kg을 획득하셨습니다.]“자, 드릴 것도 드렸으니 다시 영약의 제조로 들어가겠습니다.”
렛슈는 카르페가 건넨 심해 서펜트의 내단에 몇 가지 용액을 조합하기 시작했다.
“일단 일차적인 처리는 마쳤습니다. 허나 독기가 중화되는 시간이 필요하니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하겠군요.”
“시간이요? 얼마나 걸릴까요?”
“최대한 빠르게 잡아도 이틀은 걸릴 것입니다.”
“이런.”
카르페의 예상보다 좀 더 긴 시간이다. 아쉬움에 뒷목을 긁적이자 렛슈가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 후예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영약의 제조에는 조금의 조급함도 있으면 안 됩니다. 특히 지금같이 독물들을 이용할 때는 더욱더 그렇지요. 심혈을 기울여 제작할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지요.”
“아뇨. 최선을 다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아무튼 그렇게 이틀의 시간이 떴다.
그 시간 동안 무얼 할까. 카르페는 잠시간 고민 끝에 콜카 마을의 NPC를 상대로 퀘스트를 하기로 했다.
어인 NPC의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퀘스트 보상으로 ‘콜카니언’을 얻을 수 있다는 렛슈의 말 때문이었다.
“그래. 숨겨진 마을! 그리고 숨겨진 마을에서만 얻을 수 있는 희귀한 아이템! 이게 바로 RPG의 묘미다!”
‘마도왕의 후예’라는 신분 특성상, 마을 주민들의 호감도는 상당히 높았다.
마을 주민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퀘스트를 얻은 카르페는 열심히 퀘스트를 수행해 나갔다.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마을 밖을 돌아다니는 몬스터들의 퇴치.
해조류나 패류의 채집.
특정 지역까지 NPC의 호위 등등.
일반적인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퀘스트를 수행해 나가며 보상을 챙겼다.
그중에서 조금 특이했던 퀘스트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신전 청소’ 퀘스트였다.
콜카 마을의 외곽에는 자그마한 신전, 아니 신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작은 사당 같은 게 있었는데 놀랍게도 이 신전은 드렛슈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장소였다.
-드렛슈를 기리기 위한 신전을 청소하는 드렛슈의 후예라…….
“쉽게 보상을 얻을 수 있으면 뭐든 하는 거죠. 다행히 먼지 쌓인 거 외에는 별거 없네.”
신전 바닥을 청소하는 도중 갑작스레 튀어나온 ‘변종 갯강구’들과 전투가 벌이기도 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나 대신 청소해 줘서 고마워! 형아! 약속대로 이걸 줄게!”
[콜카니언 300g을 획득하셨습니다.] [심해 어인들의 특제 ‘김’을 획득하셨습니다.]“콜카니언이 꽤 모였네요. 이 정도면 방어구 싹 다 새 걸로 바꿔도 되겠는데?”
-괜찮군. 어차피 슬슬 바꿔야 할 타이밍이긴 했으니까. 엘리스나 로한에게 물어보고 만드는 쪽으로 추진해 봐.
현재 카르페는 투구인 ‘호레울의 지혜’와 신발인 ‘섬광 부츠’를 제외하곤 ‘엘레멘탈 세트’를 장착하고 있었다.
슬슬 레벨도 오른 만큼 좀 더 고급 장비를 착용할 필요가 있었다.
“아니, 근데 콜카니언을 모으면 모을수록 드는 생각인데. 드렛슈가 날강도였네요. 진짜.”
카르페가 이틀간 퀘스트를 수행해 본 결과 퀘스트를 클리어해도 얻을 수 있는 콜카니언은 아주 소량이었다.
최초에 렛슈에게서 받은 콜카니언만 kg 단위였고 나머지는 전부 다 g 단위.
“그런데 드렛슈 이 인간은 통짜 콜카니언으로 로이어드를 만들었다 이거지?”
도대체 얼마나 삥을 뜯었으면 그만한 양이 나오냐고!
사실 안 봐도 상황이 뻔했다.
목숨도 구해 줬겠다. 새로운 정착지도 소개해 줬겠다. 그 빌미로 미칠 듯이 뜯어냈겠지!
“누구는 방어구 몇 개 만드는 것도 허덕이는데…… 드렛슈는 정말 전설이다.”
-드렛슈 욕하는 게 재밌는 건 알겠는데 슬슬 시간 다 되지 않았냐?
“아, 그렇죠.”
약속했던 이틀의 시간이 지났다.
퀘스트를 끝마친 카르페는 다시 렛슈의 공방으로 걸음을 옮겼고.
“어서 오십시오. 후예님. 마침, 영약이 완성된 참입니다.”
“오오. 이거군요!”
렛슈의 손에는 자그마한 목함이 들려 있었다.
목함을 건네받은 카르페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목함을 열었고.
끼익.
작은 소리와 함께 향긋한 향이 공간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그 독물들로부터 이런 영약이 탄생했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은 향기였다.
띠링.
[‘고대 마도왕의 영약 – 마환’을 획득하셨습니다.] [퀘스트 정보가 갱신됩니다.] [영약을 복용 시, 3차 전직 퀘스트가 마무리됩니다.]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지금 바로 먹으면 되나요?”
“허허. 아닙니다. 물론 지금 드셔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겠으나 제대로 효과를 보시려면 특정 장소에서 드셔야 하지요.”
“그렇군요. 그 장소라 함은?”
“이곳에서 멀지 않습니다. 혹시 마을 외곽에 있는 신전을 보셨습니까?”
“아, 네. 한번 다녀오기도 했죠.”
“그렇다면 이야기가 쉽겠군요. 이 영약은 그곳에서 복용하셔야 최대의 효과가 나옵니다.”
“그래요? 신기하네요.”
무슨 놈의 영약이 장소까지 탄단 말인가.
카르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렛슈 역시 난감한 듯 웃었다.
“사실 저 역시 정확한 원리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드렛슈 님께서 제게 알려 주실 때, 그렇게 하라고 알려 주셨지요.”
-흐음. 이거 냄새가 좀 나는구만.
‘아무래도 그렇죠?’
사실, 카르페는 이번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작은 의문을 품고 있었다.
신화 등급 직업의 3차 전직 퀘스트.
당연히 미칠 듯한 난이도를 자랑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현실을 어떠했는가. 퀘스트 몬스터 네 마리를 처치하는 게 전직의 전부였다.
물론,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몬스터들이 쉬운 몬스터들은 아니다. 평범한 플레이어라면 한 마리 한 마리 목숨을 걸어야 했을 테니까.
하지만 신화급 퀘스트의 몬스터라고 하면? 난이도에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그중 한 마리는 스스로 처리하지도 않았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이렇게 쉽게 끝나는 건 말이 안 되죠.’
무언가가 더 있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신전’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카르페는 확신했다.
“그럼 가 볼까요.”
드렛슈의 자그마한 신전.
아마도 마지막 퀘스트가 기다리고 있을 그 장소로, 카르페가 걸음을 옮겼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