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4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444화(444/581)
그렇게 전투가 끝났다.
땅속에 파묻힌 로이어드는 모두의 도움을 받아 겨우 땅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발라크의 리버스 그래비티가 큰 도움이 됐다.
<이제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모두의 도움에 감사한다.>
“로이어드. 이번엔 너무 무모했습니다. 굳이 감수하지 않아도 될 위험이었습니다.”
“티나 님의 말씀이 맞아요. 어째서 그런 거죠? 제 기억으론 당신은 좀 더 진중한 성격이었던 걸로 아는데요.”
티나와 아리스, 용사 듀오가 타박하자 로이어드가 움찔했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드물게도 기어들어 갔다. 찔리는 점이 있다는 방증이었다.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싸움이 존재하는 법이다. 그런 상황이 왔을 경우 목숨을 거는 게 무엇이 이상한가.>
“충분히 이상해요. 목숨이 없는 광물을 위해 목숨을 걸다뇨.”
“로이어드. 이번 일은 당신이 반성해야 합니다. 목숨까지 잃진 않겠지만, 최악의 경우 로이어드가 역소환되어 전장을 이탈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만약, 그 후에 다른 강력한 적이 등장했다면 어쩔 생각이었습니까. 그대는 일행을 수호하는 방패이지 않습니까. 방패는 자리를 지키며 불필요한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으음…….>
티나의 말이 너무나도 정론이었기에 로이어드는 반박할 수 없었다.
그저 도와달란 의미로 카르페를 빤히 쳐다볼 뿐이었다.
‘저 기분 잘 알지.’
원래 로망이란 게 그렇다.
객관적으로만 보면 한없이 미련하고 무의미한 것이 사실이지만…… 어쩌겠는가. 머리가 아닌 심장! 가슴이 시켜서 몸이 멋대로 움직인다는데.
카르페는 진마금을 지키기 위한 로이어드의 마음에 십분 공감했다.
당장 자신만 하더라도 누군가가 스킬팩을 공격하면 깜짝 놀라서 몸이 먼저 반응했을 테니까!
하지만 반대로 티나의 입장 역시 이해가 간다. 인형들의 첫째이자, 인형들의 실질적인 리더로서 방금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티나는 애초에 그런 성격이었으니까.
띠링.
[돌발 이벤트 발생!] [권속 간의 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신은 권속들의 마스터로서 권속의 질서를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권속 간의 갈등을 해결하세요.]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시 보상이 주어집니다.]-오?
“어? 이거 되게 오랜만에 보네.”
지금까지 딱 두 번 발생했던 돌발 이벤트가 오랜만에 다시 등장했다.
처음은 묵향, 티나 그리고 미라쥬가 태극태청단이라는 영약을 서로 먹겠다면서 다툼을 했었고, 두 번째는 정령계에서 다툼이 발생했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 다툼.
권속을 이끄는 직업이라면 랜덤하게 발생하는 그런 이벤트 퀘스트였다.
-뭐,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해결될 일이겠네.
“확실히 그랬었죠.”
권속들의 호감도가 최대치일 경우, 이런 갈등 이벤트는 플레이어의 개입 없이 저절로 해결된다.
하지만 카르페는 가만히 지켜보기보다는 직접 개입하는 것을 택했다.
“아마 로이어드는 날 지켜 주려고 끼어든 걸 거야. 저 지렁이 속도가 엄청 빨랐잖아? 내가 미처 피하지 못할 수도 있었으니 지켜 준 게 아닐까?”
<……확실히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군.>
“과연. 그렇군요. 그렇다면 그대의 판단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로이어드. 제 실수로군요.”
<아니다. 티나의 말 역시 충분히 일리가 있다. 나 역시 깊이 새기도록 하겠다.>
그렇게 카르페의 개입으로 갈등이 해결되고, 로이어드가 슬쩍 카르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마스터. 내 삶의 최고의 행운은 아마도 마스터를 만났다는 점일 것이다.>
“에이. 뭘 또 그렇게까지. 로망을 위한 본능적인 움직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범주지.”
<감사한다. 이 강철의 로이어드. 내 육신과 영혼이 바스러지더라도 마스터를 지켜 보이겠다.>
띠링.
[돌발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클리어하셨습니다.] [보상으로 권속 ‘광휘의 티스타니아’의 HP가 400 증가합니다.] [보상으로 권속 ‘강철의 로이어드’의 HP가 500 증가합니다. 체력 스테이터스가 +2 상승합니다.] [권속 강철의 로이어드의 성격이 조금 더 ‘신중’해집니다.] [갈등 해결 보상으로 플레이어의 경험치 획득량과 아이템 획득 확률이 영구적으로 1% 증가합니다.]“오?!”
-헐. 미친. 이번에는 보상이 듀얼로 떴네. 방장 사기겜 수준…….
“듀얼?”
-권속 직업 돌발 이벤트에서 경험치 영구 버프랑 템드랍 영구 버프 동시에 뜨는 걸 듀얼이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이런 권속 갈등 이벤트의 보상은 랜덤이다. 대개는 HP나 MP가 아주 조금 오르거나 운이 좋으면 스텟이 오르거나 하는 정도로 끝난다.
하지만 그 보상 중에서도 최상위로 치는 게 경험치 버프와 템드랍 버프. 그 두 개가 동시에 뜨는 걸 듀얼이라 불렀고 모든 권속 직업의 워너비 중 하나였다.
-뭐, 그런 확률적 버프보다는 확실히 눈에 보이는 스텟 증가가 더 낫다는 사람도 꽤 있긴 하다만.
“진짜 뭘 모르는 사람이네.”
RPG에서 렙빨 템빨보다 중요한 건 없는 법이거늘. 그깟 스텟 1, 2에 연연하다니!
-……그건 네가 스텟이 하도 남아도는 놈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아, 아무튼 너무 좋네요. 달다 달아.”
너무 달아서 알림창만 보고 있어도 이가 썩을 지경이었다.
‘이 이벤트는 아무런 전조 없이 랜덤으로 뜨는 거라 했었죠? 어떻게 자주 뜨도록 유도 못 하나?’
-양심 터진 소리 작작 좀 해라. 이건 권속 직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좀 약하다 보니 거기에 대한 보상 개념으로 있는 거야. 너는 원래 처먹어서는 안 되는 거라고!
‘쓰읍. 아쉽네. 하긴. 이런 이벤트를 랜덤이 아닌 의도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면 밸런스가 황천으로 가 버릴 게 뻔하긴 하네.’
-……후우.
게임의 밸런스를 제일 앞장서서 황천으로 보내는 놈의 말인지라, 천마는 그저 한숨을 쉴 뿐이었다.
“아무튼 이건 이거고. 챙길 건 챙겨야죠.”
카르페는 쓰러진 데블 어비스 웜 시체로 다가갔다.
거기에는 두 가지 아이템이 드랍되어 있었다. 하나의 재료템과 하나의 장비 아이템이었다.
띠링.
[마계 거대 지렁이 가죽을 획득하셨습니다.]일단, 재료템은 보스 몹을 잡으면 으레 드랍되는 히어로 등급의 소재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진짜는 따로 있었다.
-호. 재밌는 게 나왔네.
“그러게요. 이거 딱 봐도 귀해 보이는데.”
데블 어비스 웜이 드랍한 장비는 장갑 아이템이었다. 겉보기에는 별로 특별한 외관이 아니다. 두텁고 칙칙한 가죽 장갑. 하지만 옵션은 범상치 않았다.
띠링.
[광물 토룡의 가죽 장갑] [등급 : 유니크] [착용 제한 : ‘광부’ 직업 또는 ‘채광’ 스킬 보유자. 레벨 150 이상] [물리 방어력 : 500] [마계의 깊은 산 어느 곳에서는 탐욕스럽게 광물을 먹어치우는 웜들의 서식처가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곳의 몬스터는 광부에게 도움이 되는 물건을 품고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열심히 광석을 캐서 광물을 바치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근력 +4
체력 +5
손재주 +7
* 2부위 세트 아이템입니다.
* ‘광석 토룡의 가죽 헬멧’과 동시에 장착 시, 세트 옵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게 생산직 템이 뜨네.”
앞서도 말했지만, 생산직 관련 아이템은 다른 전투 직업들의 아이템에 비해서 드랍률이 훨씬 낮았다.
그런 현실이다 보니 유니크 등급의 생산직 아이템은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일 정도.
그나마 곡괭이나 망치처럼 생산직의 무기 장비는 유니크 등급 매물이 간혹 뜨기도 하지만, 장갑 같은 부위가 유니크로 뜨는 건 정말 부르는 게 값일 정도였다.
“게다가 세트 아이템이네.”
-흐음. 아무래도 이 어비스 웜이 낮은 확률로 드랍하는 장비 세트 아이템인가 본데. 유니크 세트 아이템이면…… 2세트 다 갖추면 레전더리 보다 효율이 좋을지도 모르겠어.
“크으. 아깝다. 두 부위 전부 드랍됐으면 베스트였는데.”
-……뭔 말만 하면 양심이 터져 버리니 말을 못 하겠네.
“아무튼 오랜만에 좋은 득템이네요. 당장 써먹을 수 있기도 하고.”
아직 진마금의 채광은 끝나지 않은 상태.
여기서 장갑을 교체한 후에 다시 작업을 진행하면 아까보다 훨씬 더 효율 좋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
마침, 주변에 어비스 웜이 일으킨 낙석 탓에 진마금 덩어리가 많았다.
카르페가 새로운 장갑으로 스위칭하는 순간, 문득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어, 잠깐만…… 세트 피스가 가죽 헬멧?”
헬멧이면 당연히 머리 부위다.
그리고 카르페는 머리 부위에 한정해서 다른 세트 아이템을 대체할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마신기 호레울의 지혜!
카르페는 즉시 마신기로 광부 헬멧을 스위칭했고, 그 순간 새로운 알림이 등장했다.
띠링.
[‘광물 토룡의 가죽 세트’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2세트 장착 시 : 채광 속도 30% 추가 상승
* 채광 시, 낮은 확률로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합니다(대부분은 좋은 이벤트이나 극히 낮은 확률로 좋지 않은 이벤트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건 또 뭔가 희한한 게 튀어나왔네요.”
-흐음. 채광 속도 증가는 뭐 그렇다 치고. 이벤트 발생은 확실히 희한하긴 하군.
“좋은 이벤트라는 게 대체 뭘까요?”
-뭐, 그거야 어느 정도 뻔하지. 한 번 채광으로 광석 두 개가 드랍된다 거나 평소보다 좀 더 질 좋은 광석이 드랍된다 거나, 희귀 광석이 드랍된다 거나 그런 식이겠지.
“아하…… 그럼 안 좋은 이벤트는?”
-흐음. 글쎄. 나도 광부 관련으로 이런 아이템은 처음 봐서……. 그래도 광부랑 관련된 최악의 이벤트라 해 봤자, 광산 붕괴 정도 아니겠어?
“그거 엄청 심각한 거 아니에요?!”
-에이. 아이템 설명에 ‘극히 낮은’이라고 설명하는 건 보통 1% 이하인 경우가 많다. 신경 쓸 확률이 아니다.
“1%면 충분히 할 만한 수치라고!”
-그래. 맞다. 참. 너 뇌가 썩어 있었지.
물론 그렇다고 이걸 안 할 수도 없었으니 카르페는 가슴을 졸이며 작업을 시작해 나갔다.
캉! 카앙! 캉!
“와, 이거 진짜 속도 장난 아니네.”
장갑을 얻기 전과 비교해서 거의 채광 속도가 2배는 빨라진 느낌이다.
카르페는 흥이 올라 진마금 원석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띠링.
[질 좋은 진마금 원석을 획득……] [반복이 발동……]“하. 진짜 광부로 전직할까…… 응?”
땀 흘리면 얻는 결실. 가슴마저 상쾌해진다.
<마스터. 내가 지켜보고 있겠다. 그 누구라도 설령 드렛슈 님이 지옥에서 돌아와서 방해하더라도 내가 전력으로 지키겠다.>
-……지옥에 있는 건 확정인가?
“그래. 맡겨 둔다.”
그리고 카르페가 다시 한번 진마금 광석을 내려찍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아이템 효과로 특별한 이벤트가 발생합니다.] [???의 고대신이 당신의 채광을 흐뭇하게 지켜봅니다.] [고대신의 가호가 일시적으로 당신의 곡괭이에 깃듭니다.]“……어?”
-엥?
그렇게 카르페의 곡괭이가 다시 한번 휘둘러지는 그 순간.
까아아앙!
방금 전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효과음과 함께.
팟!
갑자기 진마금 원석에서 황금빛이 터져 나왔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