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6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464화(464/581)
찬란한 빛이 서서히 사그라들며 스킬 카드가 정체를 드러냈다.
띠링.
[9성 스킬 카드 – 소울 브레이커(Soul Breaker)] [습득 제한 : 손재주 250 이상 또는 마력 250 이상]-단일 개체 대상에게 발동하여 대상의 모든 MP를 태웁니다. 적중당한 대상의 MP가 0이 되며, 3분간 MP 회복이 불가능해집니다. 불태운 MP에 비례한 만큼의 데미지를 대상에게 입힙니다.
-적중 대상의 마력 스테이터스가 3분간, 10% 감소합니다.
*시전자의 손재주, 마력 수치에 비례해서 스킬 성공 확률이 증가합니다. 스킬 대상의 마력 수치에 따라 성공 확률이 감소합니다.
*스킬 레벨이 상승할수록 성공 확률, 데미지, 디버프 수치가 증가합니다.
*스킬 대상이 보스, 이벤트 몬스터 또는 플레이어일 경우 스킬 성공 확률이 절반으로 감소합니다.
“와, 라세에도 이게 있구나.”
스킬을 확인한 그 순간, 카르페가 반사적으로 감탄했다.
RPG 장르뿐만 아니라 MP라는 개념이 존재하기만 한다면 높은 확률로 등장하는 계열의 스킬이었다.
게임마다 부르는 명칭은 달랐으나 흔히 ‘마나 번(Mana burn)’이라고 뭉뚱그려 말하는 바로 그 스킬이었다.
-흐음. 꽤 괜찮은 스킬이 나왔군. 직업 전용 스킬처럼 특화 스킬은 아니지만 범용성이 아주 좋은 놈이지.
“마나 번이 나오는 게임치고 마나 번이 사기가 아닌 게임은 없죠.”
적중 대상의 MP를 0으로 만든다.
심플하지만 아주 강력한 효과다.
특히 라세는 스킬 위주의 게임이다 보니 더더욱 빛을 발하는 스킬이었다.
-그냥 몬스터에게 쓰는 것도 쏠쏠하긴 하지만, 특히 PvP에서는 이것만 한 스킬이 없지. 일단 통하기만 하면 거의 확정 킬이니까.
걸리는 순간 샌드백 확정.
스킬을 전부 패시브 스킬로 도배한 평타 변태 캐릭이나, MP 대신 HP나 다른 자원으로 스킬을 발동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3분간 죽도록 맞아야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 시간 동안 맞으면 대부분 죽는다.
-범용성이 높은 좋은 스킬이긴 한데, 스텟 포인트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손재주가 높은 어쌔신이나 혹은 마력 수치가 높은 마법사 계열들이 주로 익히는 스킬이지. 어디 보자, 지금 시점에서 매물로 내놓으면 10억은 가뿐히 넘겠는데.
“……10억이요?”
-뭐, 10대 길드끼리 경매 붙으면 더 올라가겠지. 라세에 존재하는 마나 번 계열 스킬 중에는 이게 제일 좋거든. 다른 마나 번들은 성공 확률이 쥐똥이거나, 태우는 마나가 절반밖에 안 되고 해서 전부 어디 나사 하나씩 빠진 것들이라서.
9성 스킬답게 모든 면에서 흠잡을 곳이 없다. 사실상, 쿼터 라이프처럼 부르는 게 값인 스킬이었다.
“……뭐, 그렇다고 팔 건 아니지만요.”
솔직히 10억이라는 숫자에 조금 움찔하긴 했으나, 스킬을 판다는 선택지는 말이 안 됐다.
“후. 아직도 스스로의 부가 체감이 안 되네. 알바로 최저 시급 받던 인간 강정훈은 더 이상 없거늘.”
이제 남은 건 오직 날먹 화신 카르페뿐.
스킬을 처음부터 끝까지 9성으로 도배해도 모자를 판에 팔기는 뭘 판단 말인가.
돈은 이미 차고 넘치도록 쌓여 있다.
[스킬 습득 조건을 만족하고 있습니다.] [스킬을 습득하시겠습니까? 해당 스킬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스킬 포인트가 2 필요합니다.]“습득한다.”
[축하합니다! 9성 스킬 ‘소울 브레이커’를 습득하셨습니다.]자신에게 맞지 않은 스킬도 아니고, 스킬 포인트도 차고 넘친다. 습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카르페는 추가로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여 소울 브레이커를 마스터 레벨로 올려 놓았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불렀다.
“후. 역시 알피지는 득템하는 맛이지. 이 맛에 게임한다니까. 열심히 구른 보람이 있구나.”
-……열심히 날먹한 보람이 있는 거겠지.
이제 중요한 스킬 뽑기도 끝났으니 보상에서 남은 중요 아이템은 하나뿐이었다.
카르페는 메달처럼 보이는 어떤 물건을 집어 들었다.
띠링.
[마신의 영성] [등급 : 에픽] [착용 제한 : 히든 클래스 ‘마신의 후예’] [분류 : 휘장] [마법 공격력 : 210 ~ 390] [물리 공격력 : 190 ~ 260] [마계의 주인이 자신의 후예를 위해 남긴 보물 중 하나입니다. 착용자의 모든 능력치를 끌어 올립니다.]전 스테이터스 +8
[추가 옵션 : ‘마신의 불사’ 부여. (착용자는 HP를 넘어서는 공격에도 사망하지 않습니다. 불사 발동 시, 1분간 전 능력치 50% 증가. 모든 데미지 면역 상태에 돌입합니다.)] [추가 옵션 : 모든 물리, 마법 공격력 40% 증가] [추가 옵션 : 사용자의 레벨에 비례해서 성장합니다.]*해당 아이템의 착용 제한은 어떠한 경우에도 무효화할 수 없습니다.
“와. 직업 전용 아이템…….”
-쿠리 아이템이었나. 후, 그래. 마도왕도 전직 아이템이 있었으니 이것도 있어야지. 아니, 그런데 옵션이 뭐 이렇게 좋아?
“그러게요. 제가 처음 받았던 에니그마보다도 더 좋네.”
카르페가 마도군주로 처음 전직했을 때 받았던 장갑 ‘에니그마’가 고작(?) 레전더리 아이템이었다.
반면, 쿠리의 전직 아이템은 에픽 등급. 게다가 옵션 역시 말도 안 되게 좋았다.
“이게 한 세계의 유일신 클라스인가. 가슴이 웅장해진다.”
-야, 아이템 설명 마지막 줄 보이지? 괜히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쿠리 달아 줘라.
“……그런 생각 안 했는데요. 생사람을 잡으시네.”
-뭐, 그럼 다행이고.
카르페는 천마를 한 번 째려본 후에 쿠리를 불렀다.
“쿠리. 이건 네 거야.”
“멋진 메달이다요! 그걸 쿠리 가슴팍에 다는 거다요?”
“그래. 내가 달아 줄게.”
“부탁하는 거다요!”
쿠리의 말대로 마신의 영성은 퍽 멋들어진 메달이었다.
붉은빛이 감도는 금 같은 금속에 멋진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아마, 마신을 나타내는 상징일 것이다.
저걸 가슴팍에 달면 모 영화 히어로의 아크 리액터 뺨치는 멋짐이…….
쑤욱.
“……어?”
“쿠리?”
카르페가 쿠리의 가슴팍에 메달을 달아 주려는 순간, 카르페의 손이 쑤욱 쿠리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아, 맞다. 참. 얘 털 뭉치지.
상식적으로 털 위에 메달을 달 순 없는 노릇.
카르페가 손을 뺐을 때, 그 손에는 메달이 없었다. 당연하게도 털에 묻힌 메달은 눈에 보이지 않았다.
[부하 쿠리가 ‘마신의 영능’ 아이템을 장착했습니다.]“어, 음…… 잘 어울리네.”
“쿠리이…….”
쿠리의 커다란 눈에 살짝 눈물이 맺혔다.
* * *
마신의 보상 상자에서 나온 메인 보상은 거기에서 끝이었다.
다만, 아이템이 더 있었는데 그 대부분이 성장에 도움이 될 만한 소모 아이템들이었다. 그 성능도 남달라서 시중에 유통되는 다른 소모품들과 비교해서도 훨씬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역시 마신. 자신의 후예를 위해서 많은 것을 준비해 뒀구나.
-흐음. 그럼 지금부터는 다시 사냥인가? 로이어드 출격까지는 일주일이 남았으니 적당한 사냥터를 찾으면 되겠군.
“레벨링하긴 해야죠. 근데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게 두 가지 정도 있습니다.”
일단 하나는 쿠리에 대한 것이다.
“디맨션 게이트 오픈. 룸으로.”
지지직.
카르페가 스킬을 발동하자, 허공에 균열이 생성되었다.
“자, 들어가자. 이제 쿠리도 들어갈 수 있을 거야.”
“정말이다요! 쿠리의 손이 통과한다요!”
마계에서 처음 시도했을 때는 쿠리가 룸으로 넘어갈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마신의 후예로 전직하면서 차원 이동 제한이 사라졌으니까.
카르페의 ‘룸’ 역시 통과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곳이 선배들이 머무는 곳이다요!”
“어서 오십시오. 쿠리. 환영합니다.”
“뀨웃! 뀨!”
“와아! 이제 쿠리도 이곳에서 지내는 거야?”
<음홧홧! 식구가 느는 것은 좋은 일이지!>
쿠리가 룸으로 입성하자 인형들이 쿠리를 반겨 주었다.
쿠리가 적당히 권속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을 지켜본 후, 카르페는 쿠리를 데리고 공방으로 찾아갔다.
“로한 님.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부탁? 으음? 그 이상한 생물체는 뭐지?”
“쿠리라고 합니다. 설명하자면 긴데, 요약하자면 마신이에요.”
“……지금 뭐라고 했는가?”
“후예님. 너무 많이 요약하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악마라는 말씀이시죠?”
“쿠리는 악마지만 카르페 님에게 충성을 맹세했다요. 그러니까 착한 악마다요.”
“착한 악마…… 으음. 이해해 볼게요!”
“고맙다요. 안경 선배!”
“어머? 후후. 재밌는 아이네요.”
적당히 인사를 나눈 후, 카르페가 본론을 꺼냈다.
“쿠리와 저는 일반적인 권속 관계가 아니라서요. 혹시 소환 역소환이 가능한지 묻고 싶습니다.”
“그렇군. 이해했다.”
부하는 권속과 달리 소환과 역소환을 행할 수 없었다. 플레이어에게 귀속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즉, 카르페가 로그아웃을 하는 순간 쿠리는 카르페가 접속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였다.
카르페는 일단 그 부분을 해결하고자 했다.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 하지만 이 경우에는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요?”
“권속 관계는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수준까지는 접근한 상태로군. 아마 그대에게 신적인 존재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룰러’ 로한 대제.
권속에 관해서는 그 마도왕보다도 높은 권위자가 바로 그였다. 그는 조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카르페와 쿠리의 관계를 알아봤다.
“이 정도면 크게 법칙을 위배하지 않아도 가능하다. 그 이상한 마신을 두고 가면 조치를 해 주도록 하겠다.”
“쿠리는 이상한 마신이 아니다요! 잘생긴 선배!”
“실로 흥미롭군. 그대여. 기회가 된다면 조금 연구해 봐도 되겠는가?”
“카르페 님! 잘생긴 선배가 쿠리를 해부하려 한다요! 눈빛이 이상한 거다요!”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로한 님. 아, 해부는 안 돼요.”
“그런가…… 아쉽군.”
“끄아아앙?! 이거 정말 괜찮은 거 맞다요?!”
“걱정 마라. 마신이여. 권속에 관한 한 이 몸은 신조차도 능가할지니.”
카르페는 그렇게 쿠리를 맡긴 후,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지금부터 갈 곳은 쿠리가 동행할 수 없는 장소였다.
“어서 오세요. 형제님.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아, 그렇지. 원래는 이게 메인 의뢰였지. 워낙 다사다난하다 보니 깜빡했군.
카르페가 향한 곳은 바로 성신교의 본거지인 세인트루할.
마계로 떠나기 전, 성녀가 의뢰했던 ‘마계 탐색’ 의뢰를 끝내기 위해서였다.
성녀는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카르페를 반겨 주었다.
아니, 평소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마치 헤어진 가족을 10년 만에 찾은 느낌이었다.
“정말, 정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형제님! 제발 저 좀 살려 주세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보다 직접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안내할게요.”
그렇게 카르페는 성녀를 따라 어떤 접객실 안으로 들어갔고.
“아니, 왜 자꾸 도망 다니는 거야? 오빠라고 부르라는 게 그리 이상한 요구…… 어? 오랜만이네. 동생!”
거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껄렁한 신이 소파에 기댄 채로 병나발을 불고 있었다.
성신 루할. 그가 카르페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그래. 이쯤이면 올 줄 알았지. 기다리고 있었다.”
“……저를요? 왜요?”
“뭐, 보상도 줄 겸 겸사겸사.”
루할은 그렇게 말한 후, 카르페를 보고 웃었다.
“너, 나랑 일 하나 할 생각 없냐?”
동시에 카르페 앞으로 알림창이 떠올랐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