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7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470화(470/581)
마침 적당한 타이밍이었는지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
[천검 류세아 : 아! 안녕하세요. 그럼 같이 가시는 건가요?] [나 : 네. 좋은 던전이 있다니 저도 참여하고 싶네요. 아, 그새 자리가 채워졌으면 어쩔 수 없구요.]자신에게 말해 놓고 하루 만에 파티원을 구했을 리는 없었지만, 예의상 그렇게 말을 던졌다.
천검의 반응이 아주 격렬했다.
[천검 류세아 : 아뇨! 자리 있습니다! 많이 있습니다. 없어도 바로 만들겠습니다!] [천검 류세아 : 시렌에게 바로 전달할게요. 바로 옆에 있어요.]그리고 잠시 뒤에 바로 에덴 길드의 마스터인 시렌에게서 귓말이 날아들었다.
[시렌 : 카르페 니이임!!! 이게 얼마 만이에요!] [나 : 아, 네. 오랜만이네요. 시렌 님.] [시렌 : 에이. 님이라니요. 딱딱하게! 이제 저희 정도면 절친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때요? 지금부터 경칭생략으로 편하게?] [나 : ……그건 좀.]악마 침공 이벤트 이후로 오랜만의 대화였지만, 그녀는 여전히 하이텐션을 자랑하는 인간이었다.
그렇게 안부 차 몇 마디를 주고받는데 그녀가 갑자기 새된 비명을 질렀다.
[시렌 : 악! 이놈 방패 관통 스킬 있는데?!] [시렌 : 죄송해요! 카르페 님. 지금 천검이랑 같이 파티 사냥 중이라서…….] [시렌 : 혹시 잠시 뒤에 제노니아에서 보실 수 있으세요? 아, 오해하시면 안 되는 게 제가 결코 카르페 님을 등한시하는 게 아니라요! 지금 상황이 조금, 진짜 조금 바빠서…… 악! 세아야! 뒤! 뒤! 뒤! 조심!]찢어질 듯한 그녀의 목소리가 귓말을 타고 카르페의 고막을 때렸다.
[나 : ……조금 바쁘신 게 아니라 많이 바쁘신 거 같은데요. 저는 괜찮으니 일단 사냥 마무리부터 하세요. 제노니아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시렌 : 네엡! 감사합니다. 그럼, 다시 연락드릴게요!]그 말 이후 그녀로부터의 귓말이 끊어졌다.
-방금 에덴 측이랑 귓말한 거야? 좋은 던전?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아, 그러고 보니 자세히 설명을 안 했네요. 그게 그러니까…….’
카르페는 지난날 천검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간략하게 말해 주었다.
-흠. 그랬군. 레벨링을 위한 파티 사냥이라. 뭐, 나쁘진 않다만.
하지만 말과 달리 천마의 표정은 떨떠름해 보였다.
-굳이 그런 게 필요하냐? 걔들이 어떤 던전을 들고 오든 내가 알려 주는 곳이 더 괜찮을 텐데?
‘그야 그렇겠죠.’
여러 회차를 거쳐 만들어진 천마비급인 만큼 그보다 뛰어난 레벨링 루트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르페가 굳이 파티 사냥을 고려한 건 다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 최상위 유저들 수준 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게요.’
-아하.
직업 시나리오상 다른 유저들과의 대립각이 선 만큼, 미리미리 대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
‘뭐, 에덴 길드랑 싸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다른 최상위 유저들 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충분하겠죠.’
-흐음. 단순히 수준 파악이면 랭커들 사냥 영상만 찾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에이. 아무리 그래도 직접 보는 거랑은 또 다르지.’
자고로 직관으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그런 카르페의 설명에도 천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그걸 확인한다고 크게 의미가 있나? 어차피 보고 나서 ‘이제 그만. 대충 알았다. 너희들의 레벨……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이러고 말지 않을까.
‘어허. 사람이 그럼 못 써. 이 바닥 겸손해야 한다.’
-겸손도 어느 정도 수준이 맞아야 하는 거지.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좋은 거죠. 뭐, 그리고 꼭 실력 파악 말고도 배후령의 분위기 같은 걸 알 수 있을지도 모르고.’
에덴 길드원들, 특히 길드 마스터인 시렌의 경우는 배후령 스킬을 익혔을 정도로 배후령과의 친밀도가 높은 플레이어다.
그런 유저들은 ‘악의 존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지, 혹시 배후령들이 넌지시 단서라도 줬을지에 대해서도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흠. 그런 거라면야.
카르페의 설명에 천마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떠나는 건가?”
“그래. 일단 확인할 건 했으니까. 이제 부지런히 사냥해야지.”
“좋은 마음가짐이다. 탑의 관리자인 네 녀석이 강해지는 만큼 우리도 편해질 테니.”
“후예! 갈 땐 가더라도 요리 좀 해 주고 가!”
“……후우. 네 녀석은 관리자로서의 체통이란 것도 없느냐? 내가 다 부끄럽군.”
“뭐래! 이 바보 고블린아! 먹는 게 세상에서 젤 중요한 거야!”
“알았으니까 싸우지 마. 아리스에게 부탁해 볼게.”
“……흥. 딱히 관심이 있는 건 아니다만,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이 몸도 먹어 주도록 하지.”
“너 줄 거 없다고!”
카르페는 마도탑에서의 일을 마무리한 후, 제노니아의 수도 제논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딸랑.
“여깁니다.”
제논의 한 주점 구석에 자리 잡고 있던 카르페는 익숙한 얼굴이 들어오자 손을 들었다.
천검과 시렌.
두 사람은 카르페가 앉아 있던 테이블로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카르페 님. 오랜만이에요.”
“카르페 님! 엄청 보고 싶었어요!”
인사에서부터 두 사람의 성격이 보였다.
늘 침착한 천검. 그리고 텐션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시렌이 붙임성 좋게 카르페에게 말을 걸었다.
“이게 얼마만이죠? 직접 보는 건 악마 침공 이벤트 이후로는 처음인 거죠?”
“그렇죠.”
“와. 시간 빠르다. 벌써 그렇게 됐네. 저희가 그때 참 많은 도움을 받았죠. 다시 한번 감사 인사 드립니닷!”
당시 카르페의 활약상은 1인 캐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이었고, 순전히 임시 길드원으로 들어온 카르페 덕분에 길드 공헌도 1위는 에덴 길드가 손에 쥘 수 있었다.
“뭘요. 저도 받을 거 다 받으면서 용병 뛴 건데요.”
“에이. 그래도 저희가 받은 게 훨씬 크죠.”
참고로 당시 길드 세력 공헌도 1위로 받은 보상은 다름 아닌 ‘공대 개설권’이었다.
덕분에 에덴 길드는 카르페에 이어 서버 두 번째로 성신국의 공대 개설권을 얻은 길드가 되었다.
카르페에게는 전혀 필요 없는 물건이라 그 몫만큼 골드로 대신 받았었는데…… 그게 아주 짭짤한 액수였다.
“덕분에 저희 길드도 필드 보스들 엄청 잡았거든요! 평소에는 엄두도 못 내던 거였는데!”
“잘됐네요.”
“말도 마세요! 아, 맞아. 그중에 특히 최고였던 게…….”
“저기. 시렌? 조금 진정해.”
천검이 흥분해서 폭주하려던 시렌에 제동을 걸었다.
“아, 카르페 님. 죄송해요. 반가워서 그만.”
“아뇨. 괜찮습니다.”
“큼. 수다는 나중에 떨기로 하고 일단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시렌은 그렇게 말한 후, 누가 들을세라 목소리를 죽였다.
“실은 저희가 특수한 던전을 찾아냈거든요.”
“특수한 던전?”
“네. 바로 이거에요.”
시렌은 그렇게 말하면서 인벤토리에서 하나의 석판을 꺼냈다.
석판에는 공룡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새겨져 있었다.
“공룡 석판? 이게 던전이라고요?”
“맞아요. 정확히는 던전으로 통하는 열쇠죠. 이걸 어떤 장소에 끼워 넣으면 던전 포털이 생성되거든요. 히히. 신기하죠?”
“아하.”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옆에 있던 천마가 놀랍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어, 뭐야? 시간 석판? 이걸 왜 얘들이 가지고 있어?
‘응? 형이 아는 물건…… 아, 생각해 보니 형이 모르는 물건을 들고 있는 게 더 이상한 거구나.’
마도왕처럼 신화급 히든 직업 같은 게 아닌 이상, 천마가 모르는 정보는 드물었다.
‘저게 뭔데요?’
-석판에 기록된 특정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쉽게 말해서 일종의 타임머신이라고 해야 하나?
‘헐.’
-뭐, 진짜 그 시간대로 이동해서 역사를 바꾼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 시대 환경을 잠깐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인스턴스 던전이다.
‘신기하네. 진짜 라세는 별게 다 있구나.’
시간 여행 석판? 그런 재밌는 아이템이 있었다니!
-공룡 석판이면…… 확실히 3차 전직 이후 던전으로는 탁월하군. 나쁘지 않아. 아니, 오히려 좋아. 그런데 왜 저걸 왜 지금 쟤들이 들고 있지? 저건 꽤 나중에나 발견되는 물건인데?
그 순간, 마치 천마의 말을 듣기라도 한 듯, 옆에 있던 천검이 입을 열었다.
“사실, 저희가 악마 침공 이벤트로 받은 보상은 공대 개설권뿐만이 아니에요. 성신교와의 호감도가 오른 덕분에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검의 설명에 따르면 성신교와의 호감도가 일정 이상이면 발동하는 퀘스트 중에 이 ‘공룡 석판’을 얻게 되는 퀘스트가 있었다고 한다.
-아하. 그래서 지금 타이밍에 석판을 손에 넣은 거군. 결국 네가 스노우 볼 굴린 거구만?
‘일이 이렇게 되네…….’
카르페가 에덴 길드원으로 참여해서 이벤트를 캐리해 줬기에 에덴 길드와 성신교의 호감도가 올랐고, 그로 인해 이 석판을 얻게 된 것이다.
“단순한 던전이 아닙니다. 이 석판을 이용하면 엄청 먼 과거로 이동할 수 있어요.”
“오오.”
천마에게 설명을 이미 들어서 놀랍지 않았지만, 카르페는 적당히 호응해 줬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가 꽤 실망할 것 같았다.
하지만 반대로 조금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과거의 특정한 시간.
그렇다면 혹시 800년 전으로 갈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그리고 만약 800년 전 위신 전쟁 당시로 이동했던 거라면…… 이들이 배후령의 진실에 도달했다는 소리일까?
그런 궁금증을 담아 카르페가 슬쩍 물었다.
“과거의 시간대면 구체적으로 어디로 가는 건가요? 고대?”
“후후. 궁금하시죠? 놀라지 마세요. 이건 바로…….”
카르페는 800년 전만 아니면 어떤 시간대라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이어지는 시렌의 말에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중생대요.”
“……예?”
“제대로 들으셨습니다. 중생대예요. 공룡 나오는 그 중생대. 여기 공룡 보이시죠?”
“어, 음…….”
스케일이 너무 큰데?
800년은 커녕 8,000만 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물론, 여긴 지구가 아니었으니 8천만 년 전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지구의 중생대랑 비슷한 곳이에요. 그 유명한 공룡 영화랑 똑같음!”
“……지구나 여기나 공룡 시대 때는 비슷한가 보네요.”
“네. 맞아요. 아까 저희가 조금 바쁘다고 했었죠? 실은 그 던전에서 랩터 무리와 싸우고 있었거든요. 사전 답사 삼아서요.”
“아하.”
에덴 길드원들이 파악한 ‘공룡 시대 던전’의 정보는 대충 다음과 같았다.
1. 무조건 4인 파티로만 참여 가능한 인스턴스 던전.
2. 3차 직업 이상만 입장 가능.
3. 주 등장 몬스터는 공룡. 대부분이 대형 몬스터이며 그에 걸맞게 무지막지한 피통을 자랑함. 야수 계열 스킬을 사용하며 특정 개체는 속성 스킬을 사용.
“사실 저희 길드에서 두 번, 그 던전에 도전했었는데요.”
그리고 에덴 길드는 그 두 번 모두 공략에 실패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행이 너무 더뎌서 중도에 포기하고 나온 것이었다.
“공룡들이 너무 튼튼해요. 길드에서 최고 화력들로만 파티를 꾸렸는데도 잡는 데 한 세월이라니까요?!”
시렌이 이런 불합리한 던전이 어딨냐고 테이블을 탕탕 두드렸다.
천검 역시 드물게도 그녀의 말에 동조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파티원 네 명을 전부 극딜러로 꾸릴 수도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공룡이 어디 튼튼하기만 하겠는가. 거대한 질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을 버티려면 시렌과 같은 극탱커도 당연히 파티에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저희가 아는 플레이어 중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가지신 카르페 님께 말씀드린 겁니다.”
“그렇게 된 거군요. 그럼 지금 바로 가시는 건가요?”
“아닙니다. 재입장 대기 시간이 일주일인 던전이라…… 일주일 뒤에 입장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이런.”
그러고 보니 방금 전, 사전 답사를 다녀왔다고 했던가.
카르페의 입장에서는 ‘사전 답사? 그런 게 왜 필요하지? 그냥 들어가서 다 쳐 죽이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에겐 그게 아니었다.
고레벨일수록 한 번의 죽음이 큰 페널티로 다가오는 만큼, 사전에 최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사정은 이해했습니다.”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시렌이 헤헤 웃었다.
“헤헤. 이 경우는 당연히 저희가 버스를 타는 그림이니 모든 템 우선권을 카르페 님에게 드릴 거구요. 당연히 방송 수익도…….”
“아, 방송. 그렇죠. 라이브로 진행하실 생각인가 보네요.”
“네엡. 3차 전용 미공개 던전이니 반응이 좋을 거예요.”
“그렇군요. 아, 잠깐 일주일 뒤?”
카르페의 머릿속에 뭔가가 번뜩 지나갔다.
일주일 뒷면…… 카르페의 최종병기 로이어드의 개조가 완료되는 시점이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진다.
“좋네요. 하겠습니다.”
공룡과 거대 메카.
남자라면 가슴이 웅장해질 수밖에 없는 두 조합에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