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8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480화(480/581)
[축하합니다!]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로부터 살아남으셨습니다!] [위대한 업적! 플레이어의 업적이 계정 정보에 기록됩니다.] [보상으로 타이틀 ‘럭키 가이!’를 획득하셨습니다!]일단 가장 먼저 나타난 알림은 업적 관련 알림이었다.
……그야 사해로부터 살아남은 거니까 위대한 업적이 맞긴 한데.
<보상 타이틀 이름이 럭키 가이라니…… 뭔가 놀리는 것 같네요.>
-타이틀 이름이 좀 잘못되긴 했군.
<오. 형이 생각해도 그렇…….>
-럭키이? 럭키이이? 럭키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이게 단순히 ‘운이 좋았나 보군!’ 하고 넘어갈 상황이냐? 럭키 가이가 아니라 ‘양심 빅뱅 대폭발 뭐든 날로 처먹는 야만 짐승 가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어야지!
<…….>
-이게 말이 되는 전개냐? 사해잖아. 사해! 세계관 끝판왕들이잖아! 왜 그 흉악한 것들이 너한테는 뭘 못 줘서 다들 안달이냐고! 북염존이랑 동해룡은 그렇다 쳐. 왜 믿었던 남풍마마저…….
평소에 맺힌 게 많았던 것일까.
천마는 거의 울음에 가까운 한탄을 쏟아 냈다.
……천마는 과연 남풍마의 뭘 믿고 있었던 걸까.
<진정하세요.>
-진정? 그건 뉘집 개 이름이냐?
<현실을 부정해 봤자 무슨 이득이 있어요. 그냥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이게 다 형 덕에 일어난 일이니까.>
-……뭔 소리야?
<형이 얼음 만져서 깨졌잖아. 그거 아니었으면 내가 날먹도 못 했지.>
-아악! 그건 그냥 우연이라고!!! 억! 그르르륵…….
핏대를 세우고 소리치던 천마가 뒷목을 잡고 쓰러지고 말았다.
천마가 조금(?) 유난스러운 반응을 보이곤 있었지만, 카르페가 생각해도 확실히 이번 건 심한 감이 있긴 했다.
<……이쯤 되니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사실 사해들끼리 모의 작당하고 한 놈 찍어서 트루먼 쇼 찍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 지금까지 자신이 얻었던 모든 기연은 사해들의 안배였고, 자신은 그저 사해들이 깔아 놓은 판 위에서 춤추는 배역이었던 게 아닐까?
-……진짜 말도 안 되는 헛소리긴 한데, 이토록 계속 날로 먹는 거보다 카르페 쇼가 진행 중이라는 쪽이 설득력 넘치는 거 같기도 하고…… 으으.
천마는 자신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괴롭다는 듯 머리를 붙잡았다.
<음. 근데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감사합니다. 절해야 하는 게 아닐까? 배역이면 뭐 어때! 이렇게 꿀잼인데!>
-에이씨…….
저를 주인공으로 뽑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카르페는 남풍마가 사라진 쪽으로 꾸벅 인사를 한 후, 다음 알림을 확인했다.
<지금부터가 진짜지.>
방금 전 타이틀 보상은 그저 살아남은 것에 대한 보상일 뿐, 메인 디쉬는 따로 있었다.
남풍마가 직접 머릿속에 넣어 준 무언가.
지금부터 그것을 확인해 봐야 했다.
띠링.
[어린 크로가의 강렬한 의지가 당신에게 심어집니다.] [문양 ‘사자혼(獅子魂) 약(弱)’을 획득하셨습니다.]<……어?>
-엑? 뭐? 문양이라고? 그게 갑자기 왜 여기서 나와?
문양은 드루이드 직업 계열이 3차 전직까지 마친 이후에 개방할 수 있는 특수한 장비 슬롯이다.
원래는 드루이드 계열 직업만 획득할 수 있는 특수 슬롯이었으나, 카르페는 이미 흑화 드렛슈와의 이벤트를 통해 등 쪽에 ‘흑염’이라는 다른 문양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또 하나의 문양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와. 생각도 못 한 게 떴네. 어디 한번…….>
카르페가 문양 효과를 확인하려는 그때, 그보다 앞서 다른 알림이 나타났다.
[인형합일의 지속 시간이 종료되었습니다.] [동시 합일 중인 정령합일 또한 강제 해제됩니다.] [합일 스킬의 페널티로 신체 능력치가 큰 폭으로 감소합니다.]파앗!
카르페의 몸에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거대 메카의 신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원래의 카르페가 나타났다.
“으헉!”
-왜 그래?
“아, 아뇨. 갑자기 페널티가 몰려와서 적응이 안 되네요. 이건 좀 심한데…….”
인형합일 스킬 자체의 페널티가 지속 시간 종료 시, 신체 능력 90% 다운이다. 이동 속도와 공격 속도를 포함한 전 능력치가 맛이 가 버리는 셈이다.
그리고 정령합일 또한 비슷한 페널티를 가지고 있다. 두 가지 모든 페널티가 한 번에 몰려오자 카르페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와, 죽겠다. 꼼짝을 못 하겠네요.”
지나가던 슬라임이 툭 하고 건들기만 해도 그대로 사망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마스터. 괜찮은가?>
“(@[email protected])”
그런 카르페의 옆으로 미니 모드 상태인 로이어드와 서리가 다가왔다.
“그래. 괜찮아. 너희들은?”
<당분간 전투는 힘들 것 같다. 이 형태 그대로 힘을 회복해야 할 것 같군.>
“(^ㅡ^)”
“그래. 중복 합일이라고 영구적 페널티가 있는 건 아닌가 보네.”
둘 역시 전투가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권속이라 그런지 카르페보다는 상태가 좋아 보였다.
“좋아. 그럼 다시…….”
철퍽.
카르페는 움직이지 않는 몸을 그대로 땅에 뉘이면서 다시 문양의 효과를 확인했다.
띠링.
[문양 : 사자혼(獅子魂) 약(弱)] [등급 : 신화] [문양 제한 : 크로가의 인정을 받은 자] [전 스테이터스 +10] [HP 3,000 증가] [풍속성 공격력 50% 증가] [공격, 이동 속도 10% 증가] [야수형 몬스터로부터 받는 모든 데미지 20% 감소] [권능 ‘사자혼’ 발동 가능]<사자혼>
– 문양 사자혼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문양을 활성화한 상태로 스킬에 피격당할 시, 피격당한 스킬을 그대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개체의 고유 스킬 또한 습득할 수 있습니다).
– 사자혼을 통해 습득한 스킬의 위력이 2배 증가합니다. MP를 2배로 소모합니다. 스킬 습득에 소모되는 스킬 포인트가 2배가 됩니다.
– 해당 기능은 재사용할 수 있으며 재사용 시 스킬을 새롭게 획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스킬 습득 시, 기존에 습득한 스킬은 삭제됩니다(소모된 스킬 포인트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 어린 크로가의 권능입니다. 해당 문양으로 습득할 수 없는 스킬이 소수 존재합니다.
* 해당 문양에 특정 몬스터가 반응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해당 문양은 ‘남풍마 크로가’에 의해 거두어질 수 있습니다.
“……어?”
-……???
카르페는 자기가 글을 잘못 읽었나 싶어서 몇 번이나 옵션을 확인했지만, 당연하게도 잘못 읽은 게 아니었다.
“신화?! 와! 신화 등급 문양!”
흑화 드렛슈로부터 얻은 문양 ‘흑염’이 레전더리 등급이었는데 이건 무려 2단계 윗등급인 신화!
“역시 사해다! 스케일부터가 남다르시다!”
-아니, 등급이 문제냐? 이게? 권능 저건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너무 선 넘었잖아!
기본 스테이터스 증가량, HP 증가량 등 각종 옵션들 역시 어디하나 빠지는 게 없었으나, 역시 중요한 것은 가장 마지막에 있는 ‘권능’이었다.
“그러니까 이게 제가 제대로 해석한 게 맞으면, 얻어맞은 스킬을 그대로 복사할 수 있다 이거죠?”
-그런 거 같은데? 아니, 이게…… 이게…….
“스킬이! 복사가! 된다고!”
설명을 보면 스킬 등급의 제한이 없다. 즉, 9성 스킬도 복사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사실, 여기까지였다면 천마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기스럽긴 해도 신화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어떻게 납득할 수준이었으니까.
그런데 복사한 스킬의 위력이 2배가 돼?
개체 고유 스킬도 복사 가능?
그런데 입맛대로 지우고 다른 스킬을 또 복사할 수 있다고?
야!!!
-……이놈의 게임이 진짜 미쳤나? 뭔, 이딴 문양을 만들어 놨어! 유사겜 수준…… 후. 욕하기도 짜증 난다. 그냥 섭종해라. 앞으로도 이 새키한테 다 퍼줄 게 뻔한데 게임 운영 왜 함? 걍 장사 접어. 라세 이 새키들아!
물론, 페널티가 없는 건 아니다.
다른 건 다 제쳐 두더라도 스킬 습득에 스킬 포인트가 2배가 든다는 것은 아주 치명적인 페널티였다.
하지만 그 대상이 카르페인 게 문제였다.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포인트 재벌이 바로 카르페였으니까.
“허허. 인형들 스킬을 맞춰 주고도 스킬 포인트가 남아서 어디다 쓸까 했더니 참…….”
이렇게 딱 쓰기 좋으라고 맞춤 문양을 주고 말이야! 어!
이렇게 노골적으로 밀어주면 아무리 카르페라 하더라도 조금은 양심이……는 개뿔.
“카르페 쇼 각본가가 누군지 모르겠는데 진짜 감사합니다……. 착하게 양심적으로 살겠습니다.”
-…….
“아, 사실 저는 혹시 근원체 짭 같은 거 하나 던져 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것도 충분히 괜찮네요.”
-양심적으로 살겠다고 말한 지 3초 지났다. 새캬. 입만 열면 거짓말이네. 진짜.
상상 그 이상의 보상.
목숨 걸고 사해에 도전한 성과가 폭발했다.
우우웅.
“어?”
-어? 야, 너 이마에…….
카르페의 이마 정중앙.
크로가가 합일 상태인 카르페의 이마에 발톱을 박아 넣었던 바로 그 부위에 뭔가가 떠올랐다.
-야.
“네? 왜요?”
-너 마빡에 문신 새겨졌는데? 음…… 무슨 노비 같다야.
“엥?”
깜짝 놀란 카르페가 인벤토리에서 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살폈다.
“이, 이게 뭐야?!”
천마의 말대로 카르페의 이마에는 하나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사자의 얼굴.
마치, 고전 용자물의 사자 문양 같은 게 자신의 이마에 새겨져 있었다.
“으아, 이게 뭐야! 유치해!”
-사자왕 카르페…… 가슴이 웅장해진다.
“아니, 아무리 문양 성능이 좋아도 그렇지. 이런 걸 어떻게 이마에 새기고 다녀요!”
-멋있구만 뭘. 노(奴) 아닌 걸 다행으로 여겨라.
큰 힘에는 큰 책임…… 아니, 큰 쪽팔림이 따르는 법.
천마는 속이 좀 풀린다는 듯 낄낄 웃었다.
“……하아. 두건이라도 쓰고 다녀야 하나.”
카르페가 한숨을 내쉬며 문양을 만지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현재 ‘사자혼’ 문양이 비활성화 중입니다. 비활성화된 문양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스르륵.
그 말과 함께 카르페 이마의 사자 얼굴이 사라져 버렸다.
“와…… 살았다.”
-쓰읍. 에이. 이게 사네…… 응?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던 천마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야, 저거 뭐냐?
“뭘요?”
-저기. 남풍마가 사라진 쪽에 떨어진 거.
“응?”
카르페가 천마가 가리킨 곳을 쳐다보자 거기에는 아이템 같은 게 반짝이고 있었다.
“헉.”
이게 다가 아니구나! 뭔가가 또 있었어!
카르페는 전력으로 그쪽을 향해 달려…… 가려 했지만, 페널티 때문에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끄윽…… 왜 아이템이 떨어져 있는데 먹질 못하니!”
카르페는 아이템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가기 시작했다.
-……페널티 10분쯤 뒤에 풀리잖아. 그냥 그거 좀 기다리면 될 것 가지고 뭘 기고 있어?
“아, 그러네……. 눈이 돌아가서 그만…….”
그 순간이었다.
쿵!
“어?”
어디선가 육중한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아마도 근처에 공룡 몬스터 한 마리가 돌아다니는…….
-야! 야! 뭐해! 빨리 기어!
“끼에에에에엑!”
-저거 놓치면 억울해서 잠 못 잔다! 죽더라도 먹고 죽어!
카르페는 젖 먹던 힘을 짜내면서 땅바닥을 기었다.
……카르페의 평범한 하루가 그렇게 끝을 맺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