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49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490화(490/581)
퍼억! 퍽! 퍼버벅!
일방적인 구타가 이어졌다. 카르페를 습격했던 자는 제대로 된 반항도 하지 못한 채 죽도록 얻어터졌다.
“이, 이럴 수…… 컥!”
사실 두 사람 사이에 이런 일방적인 구도가 나올 만큼 실력 차가 있는 건 아니었다.
이곳에 참가한 이들은 예외 없이 3차 전직을 마친 자들이었으니까. 실제로 습격자가 카르페보다 레벨이 20 이상 더 높기도 했다.
물론, 카르페가 레벨을 초월하는 강함을 가지고 있다곤 하지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3차 직업 간의 전투라면 어느 정도 싸움이 성립해야 정상이었다.
퍽! 퍼억!
-그래. 방심하면 맞아야지. 어쩌겠어.
처음의 일격.
잠깐의 방심이 부른 첫 일격이 너무 정타로 들어간 게 문제였다.
호흡이 무너지고 밸런스가 뒤틀린다. 첫 일격을 해소하기도 전에 연타가 몰아치니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호, 호흡을 되찾아야…… 커헉!’
습격자는 정신을 다잡으려 했지만, 다시 한번 명치를 파고드는 카르페의 주먹에 눈을 까뒤집고 말았다. 천마가 안쓰럽다는 듯 혀를 찼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실수한 것도 아닌데.
이번 흑익의 퀘스트는 암왕좌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특수 퀘스트다.
시험 참가자 중 오직 성적 1위에게만 기회가 주어지는 퀘스트인데, 설마 일부러 성적을 낮게 유지하는 자가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하겠는가.
-이게 억까지. 불쌍한 놈.
‘아니, 형은 아까부터 왜 자꾸 저놈 입장에서 공감을 해요! 습격받은 건 난데!’
-머리로는 네 편을 드는 게 맞다는 걸 알지만, 가슴이 아니라고 하는 걸 어떡해.
카르페 정도의 실력자가 상대라면, 한 번 넘어간 흐름이 되돌아오는 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에 가까웠다.
퍼버버벅!
그리고 당연하게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 이토록 허무하게…….”
풀썩.
습격자가 회색 재로 변하며 사라지자, 카르페의 눈앞으로 알림창이 등장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여섯 번째 깃털을 처치하셨습니다.] [흑익의 증표x19를 획득하셨습니다.]“6번이었구나. 나름 1등 후보였네.”
-그래서 그런지 증표도 많군. 19개면 거의 네가 들고 있는 양에 3배인데?
“그러게요.”
흑익의 증표는 첫 배틀 로얄뿐만 아니라 수업에서 상위 성적을 달성하면 받을 수 있었다.
일부러 성적을 중하위 수준으로 유지한 카르페는 총 6개의 증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로써 25개가 되었다.
“음…… 이거 근데 이제 쓸모가 있나? 어차피 케세라만 획득하면 되는데…….”
카르페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흑익의 증표를 챙겼다.
“자, 그럼 이제 진짜 끝났으니…… 묵향 소환!”
“뀨웃!”
카르페의 부름에 묵향이 그림자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향아. 어제 봤다는 봉인지까지 안내해 줄래?”
“뀨웃! 뀨!”
착!
묵향은 맡겨만 달라는 듯 카르페에게 경례를 한 후, 앞장서서 쪼르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 뒤를 따라 카르페가 점점 더 산 깊은 곳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 * *
“보고드립니다. 부익주.”
한 명의 흑의인이 한쪽 무릎을 꿇고 부익주에게 말했다.
“시험 개시 2시간 경과. 현재 참가자 중 8명이 탈락하였습니다.”
대륙 최고의 암살 집단인 흑익의 실전 시험이다.
당연하게도 여기서의 탈락은 곧 사망을 의미했다.
“생각보다 적군. 사망한 깃털들은 몇 번이지?”
“6번. 29번. 37번. 39번. 41번. 46번. 47번. 50번. 이상입니다.”
“음? 6번이?”
부익주의 음성에 살짝 놀라움이 깃들었다. 그의 기억에서 6번은 꽤 우수한 인재였으니까.
“의외로군. 설마 계획보다 일찍 교관이 개입한 건 아니겠지?”
“아닙니다. 다른 깃털과의 교전으로 인한 사망입니다. 상대는 38번이었습니다.”
“……38번?”
이번 보고에 부익주의 인상이 살짝 찌푸려졌다.
“38번에게 그 정도의 역량이 있었다고?”
“네. 제가 직접 목격했습니다. 참가자들의 이목 밖에서 지켜보느라 자세하진 않지만…… 기습을 허용한 듯했습니다.”
“쯧. 멍청한 놈이었군.”
실전에서는 그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아무리 인재라도 사망했다면 그뿐인 일이다.
“38번이라…… 그러고 보니 두 명의 이방인 중 한 명이었군. 그래도 나름 한 수는 있다 이건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의 그 38번에 대한 보고입니다만.”
“뭐지?”
“38번이 정상으로 가는 경로를 이탈하여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다른 경로라. 단순히 조금 어긋난 걸로 보고하진 않았을 테고…… 그래. 어디로 향하고 있지?”
“‘그분’이 봉인된…….”
퍼억!
부익주가 보고하던 단원을 걷어차 버렸다.
“내 앞에서 그따위로 말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명심해라. 그건 그냥 괴물이다.”
“……실언하였습니다. 38번은 ‘그것’이 봉인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흠.”
수하의 보고에 부익주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것이 봉인된 장소는 흑익 내부에서도 극비로 치부되는 곳이다. 정확한 장소를 아는 자는 이곳에서도 채 10명이 되질 않았다.
“우연인가?”
“속하가 판단하기엔 그렇습니다. 마력의 흐름이 이상한 곳이니, 민감한 사람이라면 그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럴 가능성이 크겠군.”
그것이 봉인된 장소는 옛부터 마력의 흐름이 이상한 곳이었다.
과할 정도로 많은 마력이 모이는 곳이라 그 주변으로 몬스터가 몰리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다.
“38번. 마력 감응에 소질이 있는 놈이었군. 관련 스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어.”
“제지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내버려 둬라.”
“네? 하지만 그대로 두면…….”
“그래. 죽겠지. 하지만 뭐가 문제지? 스스로 제물이 되길 원한다는데 굳이 말릴 이유가 어디에 있나?”
“…….”
흑의인이 입을 다물자 부익주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네가 그 이방인을 마음에 들어 했었나?”
“……조금 신경이 쓰였을 뿐입니다.”
보고자. 아니, 카르페가 처음 침입을 시도했을 때, 그걸 막아섰던 7부대 부단장 ‘시더’가 조용히 대답했다.
“시더. 넌 옛날부터 정이 많았지. 그게 독이 될 거라 수차례 충고하지 않았나.”
“마음속에 새기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도 잘 알고 있겠지?”
“……부익주의 명(命)을 따릅니다.”
시더는 씁쓸한 마음을 숨긴 채, 고개를 조아렸다.
* * *
“뀨웃!”
“오. 여긴가?”
묵향의 안내에 따라 이동한 곳에는 자그마한 동굴이 하나 있었다.
“……확실히 심상치 않은 곳 같아 보이긴 하네요.”
-그렇군. 저 동굴만 아주 이질적이야.
이곳 산은 어딜 가나 온통 빽빽하게 나무가 들어서 있는 생명력 넘치는 천혜의 장소였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동굴만은 그 근처로 어떤 식물도 자라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죄다 말라비틀어져 죽어 있었다.
-긴장해라. 뭔가 굉장한 게 있는 건 확실해 보이니까.
“후우. 그럼 들어갑니다.”
저 멀리서 이곳을 지켜보던 시선도 어느샌가 사라지고 없었다.
한 차례 호흡을 가다듬은 카르페가 동굴로 들어간 그 순간이었다.
띠링.
“어?”
광범위 상태 이상?
카르페가 놀라는 것보다 먼저 해금이 반응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 상태 이상 ‘갈취’가 해제됩니다.]하지만 해금의 범위는 어디까지나 카르페 본인에 한정된다.
갈취의 효과에 깜짝 놀란 묵향이 뀨뀨 울어 댔다.
“뀨우우웃?!”
“그래. 향아. 여기선 돌아가는 게 좋겠다. 상황 봐서 부르도록 할게.”
“뀻!”
카르페의 말에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 묵향이 그림자 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이거 도대체 뭘까요? 사기? 케세라가 그쪽 계열인가?”
-그건 아닐 거 같은데. 엘리스나 인형들이 그런 느낌으로 말한 적은 없잖아. 유물이 아닌 다른 뭔가가 봉인된 곳 아닐까?
“끄응…….”
-뭐, 아직 아니라는 게 확정은 아니니까 들어가 봐야지. 그게 아니더라도 굉장한 게 튀어나올 수도 있잖아?
“그건 그렇죠.”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인 후, 동굴 안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거대한 크기의 철문이 카르페 앞을 가로막았다.
“와. 이게 뭐야? 사기라는 게 눈에 보이는 거였어요?”
-……농도가 진하면 보이긴 하는데. 나도 이만큼 진득한 건 오랜만에 본다.
검은색 철문 틈으로 차가운 기운과 함께, 검은색 아지랑이 같은 게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문의 손잡이에는 커다란 쇠사슬 같은 게 칭칭 감겨 있었다. 마치, 이 안에 있는 무언가가 탈출하는 걸 막는 느낌이다.
“……알림창이 시끄럽네.”
띠링. 띠링. 띠링!
카르페가 문 앞으로 다가갈수록 ‘사기’와 관련된 상태 이상이 자꾸 등장했으나 이내 해금이 발동하여 모든 것이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무슨 본 드래곤이라도 봉인되어 있나? 엘더 리치인 발라크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걔는 스스로 사기를 갈무리할 수 있는 경지니까 그런 거지. 아무튼 뭐가 됐든 간에 언데드가 들어 있는 건 확실해 보이는구만.
“열어도 되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무조건 열 거면서 말은.
철문은 척 보기에도 무시무시하게 두꺼워 보였다. 그런데 그런 철문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찌그러져 있었다.
-……이거 만년한철 같은데 이렇게 찌그러졌다고? 진짜 본 드래곤이라도 봉인되어 있는 거야?
“이제 알겠다. 그림 딱 섰다.”
-……뭔 그림?
“드렛슈의 마지막 유물을 지키고 있는 본 드래곤. 문헌에 남아 있던 보안 장치가 바로 이거였던 거죠.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 카르페가 본 드래곤을 처치하고 마지막 유물 케세라를 차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웅 서사시의 결말이다!”
-…….
“그럼 가겠습니다.”
카르페가 쇠사슬을 향해 해금을 발동하려던 그 순간이었다.
촤르륵.
“엇?”
카르페가 해금을 발동하는 것보다 먼저 쇠사슬이 스스로 풀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철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그그긍.
마치, 어서 들어오라는 듯.
더욱더 진득해진 사기가 밖으로 몰아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저쪽에서 초대하려는 모양인데.
“재밌네요. 좋아. 이런 건 받아 줘야지.”
카르페가 씨익 웃으며 철문 안으로 들어갔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발걸음이었다.
그렇게 약 1분쯤 걸어갔을까.
켈켈거리는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클. 이건 의외로구나. 못 보던 아해가 들어왔어.”
“?!”
카르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 목소리는 들리는데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은 탓이었다.
상대가 카르페의 감각을 웃도는 강자라는 뜻이었다.
그 순간 알림이 등장했다.
띠링.
[히든 에어리어에 진입하셨습니다.] [특수 보스 몬스터와 조우하셨습니다.] [대륙 11강 – 암왕좌 라이오가 당신에게 지대한 관심을 나타냅니다!]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