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06)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06화(506/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9성 스킬 만천화우가 발동합니다.] [한 번에 투척할 수 있는 무기의 숫자와 비례하여 마나가 소모됩니다. 무기가 크고 무거울수록 더욱 많은 마나가 소모됩니다.]촤르르륵.
카르페가 만천화우를 발동하자, 인벤토리에 들어 있던 무기가 죄다 사출되었다.
작은 비수나 표창 같은 무기부터 시작해서 배틀 엑스까지.
이쯤 되면 암기술이라고 부르는 게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으나, 일단 만천화우는 암기술 스킬이 맞았다.
<……!!!>
온갖 무기의 비가 무방비 상태의 블랙 킹 슬라임에게 쏟아져 내렸다.
기분 좋게 거대 호랑이를 소화시키던 블랙 킹 슬라임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깜짝 놀랐으나, 쏟아지는 만천화우를 피해 낼 방법은 없었다.
투척된 무기들이 슬라임의 점액질을 파고들며 데미지를 가하기 시작했다.
퉁. 퉁. 푸욱!
어떤 것들은 제대로 파고들지 못하고 그대로 튀어나왔지만, 어떤 것들은 점액질을 뚫고 데미지를 주었다.
<?!!>
만천화우가 모두 쏟아지고 나자, 킹 슬라임은 고통에 찬 온몸을 비틀었다. 여기저기에 떨어져 나온 점액질이 흩어져 있었다.
“음…… 뭔가 좀 미묘한데요?”
카르페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데미지가 없는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난 데미지를 준 느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떨어져 나온 점액질이라고 해 봤자, 블랙 킹 슬라임의 거대한 몸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홀리 세크리파이스 뺨 후려치는 딜링기라더니?”
-야, 상대가 상대잖아. 블랙 킹 슬라임이면 물리 공격 내성만 거의 90% 가까이 붙어 있을걸? 그걸 뚫고 저 정도 데미지라도 준 게 대단한 거지. 레벨도 너보다 높은 보스 몹인데. 설마 스킬 한 방에 200레벨 보스가 원킬 날 거라 생각한 건 아니지? 양심 터진 새캬.
“……그렇게까진 생각 안 했죠.”
빈사까지는 생각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천마의 말대로 물리 내성 90%가 상대로 이 정도라면, 어마어마한 데미지이긴 했다.
“그럼 여기서 이것저것 실험 좀 더 해 보…… 응?”
치이이익!
[블랙 킹 슬라임의 산성 점액질로 인해 무기가 손상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방치 시, 무기가 영구 손실됩니다.]점액질에 박혀 있던 무기들이 타고 있었다!
“이, 이 새끼야! 그게 돈이 얼마짜린데! 죽어라! 영구동토!”
실험이고 나발이고 일단 무기부터 구해야 했다.
* * *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강적이었군.”
사실 패턴 자체는 어려운 게 아니었는데, 무식하게 튼튼한 게 문제였다.
블랙 킹 슬라임은 물리 내성뿐만 아니라, 마법 내성까지 두루 갖춘 녀석이었기에 아무리 때려도 쉽게 쓰러지질 않았던 것이다.
그러는 중에도 무기는 손상되고 있었으니…… 카르페가 결국 솔로 레이드를 마쳤을 때는 만천화우에 사용된 무기 중 15개가 영구 사용 불가 판정을 받고 말았다.
“……이거 진짜 돈지랄 스킬이네요. 신중하게 써야겠다.”
-그래도 스텟 페널티가 있는 건 아니니까, 만천화우 날리고 마나 회복한 다음 홀리 세크리파이스까지 쓰면…… 속성만 제대로 타면 진짜 보스 녹이기도 가능하겠는데.
“그것도 나중에 해 봐야겠다.”
보스 레이드를 마치고 드랍템을 수거한 카르페가 천마에게 물었다.
“그런데요. 형. 그 국가 대항전은 언제 시작하는 거예요?”
-딱 구체적이진 않아. 네가 다녀온 모임 기준으로 빠르면 1달 뒤. 늦으면 3달 뒤쯤. 평균 2달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금까지 내가 겪어 본 경험으론 그래.
“헐. 생각보다 많이 남았네. 한 2주 정도 뒤에 바로 시작할 줄 알았더니.”
-뭐, 이번에는 메인 스트림으로 넘어가는 기간도 좀 길었으니 더 밀릴 수도 있고.
“흐음…… 혹시 형도 국가 대항전 참여해 본 적 있어요?”
카르페는 물으면서도 당연히 부정의 대답이 돌아올 것이라 예상했다. 그 자리에서 들은 설명에 의하면 국가 대항전이 생각보다 귀찮은 점이 좀 있었으니까.
국가 대항전은 각 나라의 상위 랭킹을 딱 끊어서 국대로 발탁하는 게 아니었다. 무조건 랭킹 순으로 선발하는 건 차별의 소지가 있었기에 참가를 희망하는 플레이어는 어김없이 ‘예선’을 치러야만 했다.
그 예선 과정이 지난 권속 페스티벌처럼 딱 한 번에 끝나는 것도 아니었던지라, 귀차니즘이 심한 천마가 적극적으로 참여했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천마가 명예욕이 강한 타입인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당연히 참여해 봤지.
“어…… 진짜요? 형 의외로 애국심이 넘치는 타입?”
-그래 보이냐?
“아뇨. 절대요.”
애국심 넘치는 천마라니 무슨 그런 해괴한 조합이 있단 말인가. 천마는 자고로 나라를 엎으려고 하는 게 국룰이거늘.
카르페가 즉답하자, 천마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왜요? 국가 대항전 보상이 좋았어요?”
-좋기야 하지. 메달을 따면 현실에서도 주지만, 게임 내에서도 메달을 주는데 이게 또 꽤 괜찮은 옵션의 목걸이 아이템이란 말이야.
“오. 그래요? 근데, 메달이 목걸이 아이템이면 굳이 여러 개 따 봤자 의미 없겠네요. 어차피 낄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니까.”
-메달 자체로만 보면 그렇지. 그래도 메달 외에 다른 보상도 있으니까 당연히 더 따면 좋긴 해. 아, 그렇다고 메달을 무한정 딸 수 있는 건 아니다. 한 사람당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의 숫자가 정해져 있으니까.
“엑? 그래요?”
카르페가 놀라자, 천마가 뻔히 다 보인다는 듯 혀를 찼다.
-쯧쯧. 당연한 거지. 한 유저가 모든 종목 다 참여할 수 있게 하면 어떻게 되겠냐? 극소수의 인간들. 너 같은 인간들이 죄다 메달 독식할 거 아니야.
“그럼 안 돼?”
-되겠냐. 새캬! 다 같이 즐기자는 세계인의 축제에서 그딴 상황이 벌어지면, 이벤트 벌여 놓고도 욕만 잔뜩 처먹을 거 아냐! 이럴 거면 도대체 왜 국대전 했냐는 말 100% 나오지.
“세상 사람들 인심 팍팍하구만.”
-세상 사람들 인심이 팍팍한 게 아니라 네 양심이 펑펑 터진 거…….
“그럼 한 사람이 몇 종목까지 참가할 수 있는데요?”
-그것도 회차마다 좀 변하더라. 2개에서 5개까지. 아, 단체전은 별개라서 그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겠네.
“흠. 편차가 크네요. 아무튼 이야기가 잠깐 샜는데, 형은 무슨 목적으로 참가한 거예요?”
명예 때문도 아니고 애국심 때문도 아니다.
거기다 메달권 보상이 눈이 돌아갈 만큼 좋은 것도 아니라면, 천마는 왜 굳이 국대전에 참가했는가.
카르페의 물음에 천마가 조금 씁쓸하게 대답했다.
-별 이유 없어. 그냥 모든 것에 매달려 봤던 거지.
“네?”
-국가 대항전에서 우승하면 이 빌어먹을 회귀가 끝날지도 모른다. 뭐 그렇게 생각한 거지.
“아.”
-예전에 봤던 소설 중에 그런 거 비슷한 게 있었거든. 월드컵 우승 못 하면 강제 회귀당하는 소설.
한 재능 넘치는 한국 축구선수가 회귀를 끝내기 위해 월드컵 우승을 노린다는 그런 소설이었다.
“……판타지 장르인가? 한국이 어떻게 월드컵 우승을 해요?”
-못 하지. 그래서 소설 주인공도 브라질로 귀화하더라. 어떻게든 월드컵 우승해 보려고.
“똑똑한 주인공이네. 그게 맞…… 어, 잠깐만.”
카르페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천마에게 물었다.
“그럼 형도 국가 대항전 우승하려고 다른 곳으로 귀화했어요? 미국으로?”
-난 안 했지. 귀화할 필요 없이 그냥 한국 종합 우승시켰거든.
“미친…….”
-후. 이게 또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장대한 대서사시다. 소설로 치면 3권 분량도 우습지.
하지만 듣다 보니 뭔가가 이상했다.
방금 전 천마가 한 말에 따르면, 한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종목의 숫자가 정해져 있는 건 확실하다.
그런데 무슨 수로 우승을 시킨다 말인가?
한 사람이 아무리 기고 날 뛰어도 머릿수에서 밀리면 답이 없는 구조인데?
“이상한데요? 그런 제한이 있으면 원 맨 캐리가 불가능하잖아요.”
-불가능하지.
“그럼 어떻게?”
-키웠다.
“네?”
-싹수 좀 보인다 싶은 한국 유저들한테 죄다 접근해서 전부 키워 줬다. 업어 키운 국대. 선수 겸 감독이 바로 나였지.
“……와.”
회귀 4회 차 당시의 천마는 어떻게든 국가 대항전에서 우승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작정하고 인맥을 만들었다.
한국인 랭커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정보 주고, 아이템 주고, 같이 파티 사냥 다니면서 경험치 퍼 먹이고!
업어 키웠다는 표현이 정말 하나도 틀리지 않을 만큼 죄다 퍼 주면서 버스를 태운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천마의 4회 차에서는 공식 랭킹 1등부터 10등 사이에 한국인만 5명이라는 미친 결과가 탄생하고 말았다. 100위권 이내에는 스무 명 이상이었다.
-10대 길드 소속 랭커들에게 정보 뿌리는 대가로 한국으로 귀화시키고…… 뭐, 그런 짓까지 하다 보니 10대 길드 전체에 찍히기도 했지. 지금 생각하니 추억이구만.
“……그렇게까지 하면서 우승을? 아니, 우승한다고 회귀한다는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잖아요. 월드컵 그건 그냥 소설인데.”
-그렇긴 하지. 다만…… 그 당시는 나도 정신적으로 좀 많이 몰려 있었거든.
정말 실낱같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아니, 설령 가능성이 0의 망상이라도 ‘혹시, 어쩌면?’이라고 생각할 만큼 당시 천마는 심적으로 몰려 있었다.
-결국 눈물, 피, 땀 다 뽑아 가면서 우승시켰는데도 회귀는 하더라. 뭐, 당연한 거긴 하지만.
“뭔가, 안타깝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한 그런 이야기네요.”
-그래도 영 얻은 게 없는 건 아니야. 너, 내가 이상할 정도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냐?
“……있긴 하죠.”
7번의 회귀를 통한 10년 이상의 게임 지식.
당연히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수밖에 없긴 한데, 그걸 고려하더라도 천마의 정보는 좀 비정상적으로 디테일한 게 있었다.
개인이 밝히지 않으면 절대로 알 수 없는 그런 정보도 천마는 꽤 많이 알고 있었으니까.
“아, 그럼 설마 그게?”
-그래. 내가 버스 태워 주거나 아이템 퍼주는 대가로 그런 정보를 수집한 거지.
“진짜 대단하시네요. 평소에도 대단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오늘은 눈이 부실 지경이네.”
천마. 그는 신인가?
그렇다. 귀신(鬼神)도 신(神)이긴 하다.
-하는 말이랑 속마음이랑 다른 거 같은데.
“그럴 리가요. 억울합니다. 오랜만에 천마앙복 함 해?”
-……됐다.
그렇게 천마에게서 국가 대항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카르페가 룸으로 귀환했다.
* * *
“후예님! 후예님! 크, 큰일이에요!”
“네?”
룸으로 귀환한 카르페를 가장 먼저 맞이해 준 사람은 엘리스였다. 엘리스는 그녀답지 않게 잔뜩 흥분한 상태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그건 가면서 말씀드릴게요! 자, 자 이쪽으로!”
하지만 정작 말과 달리 엘리스는 가는 도중에 조금의 설명도 하지 않았다.
급하다면서, 그저 카르페를 어디론가 이끌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바로 케세라의 내부였다.
“케세라? 케세라에 문제가 생긴 건가요?”
“아, 아뇨. 그런 건 아닌데요…….”
엘리스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했다.
카르페와 케세라의 허락을 얻은 엘리스는 케세라를 어떻게 개량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케세라의 내부를 샅샅이 뒤져 봤다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런 탐색 중에 케세라 선내 어떤 공간에서 비밀스러운 상자를 발견하고 말았다.
“상자? 그런 거라면 케세라 거 아닐까요?”
“저도 그런 줄 알고 케세라 님께 여쭤봤는데, 자기도 전혀 모르는 상자라고 하시더라고요. 자신도 처음 보는 상자가 몸 안에 있었다면서 울상을 지으셨어요.”
-오호. 이거 냄새 좀 나는데.
엘리스는 이후, 모든 인형들을 찾아가 이 상자에 대해서 아는지 물어봤고, 인형들은 직접 확인해 보겠다면서 전부 케세라의 선내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일곱 인형이 전부 케세라의 선내로 모이는 순간, 상자가 저절로 열리고 말았다.
“상자 안에 뭐가 들어 있었는데요?”
“일기예요. 드렛슈 님이 후예님을 위해 남긴 것 같아요.”
“어디죠?”
“선내 2층…… 앗.”
카르페는 엘리스의 말을 전부 듣지도 않고, 2층으로 올라갔다.
굳이 2층을 전부 뒤질 필요도 없었다. 이미 한곳에 인형들이 전부 모여 있었으니까.
“오셨습니까. 주군. 다치지는 않으셨습니까?”
“마스터! 마스터! 여기 와서 이것 좀 봐!”
인형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작은 상자가 있었다.
그리고 그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얇은 책자. 카르페가 그것을 집어 드는 그 순간이었다.
띠링.
[퀘스트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마도왕의 일곱 인형이 ‘천공의 케세라’ 내에 집결할 것)] [당신은 마도왕의 모든 유산을 성공적으로 회수하였습니다.] [직업 스토리 퀘스트가 갱신됩니다.] [위신을 쓰러뜨리기 위한 힘. ‘멸신(滅神)의 힘’ 퀘스트가 생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