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19)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19화(519/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떠오르는 5장의 카드.
카르페는 사람이 이렇게 행복한 표정을 지을 수 있나 싶을 만큼 환하게 웃었다.
“내가 이거 하려고 게임을 한다.”
-……뽑기에 미친 놈 같으니. 뭐, 이 광경을 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스킬팩이 아니다. 무려 7~9성 스킬팩이다!
-아무리 안 좋은 게 떠도 7성이니 적어도 꽝을 뽑을 일은 없…….
“갈!!! 이 귀신이 지금 부정 타게 그 무슨 나약한 소리란 말인가!”
카르페가 천마를 크게 꾸짖었다.
“꽝이 없기는 뭐가 없어요! 7성이나 8성 뜨면 그게 꽝이지!”
-아니, 그게 왜 꽝인데? 그 정도만 되도 충분히 대박이잖아? 오픈 1년 차라도 7성 스킬 구하는 건 쉽지 않은데…….
“하. 나약하기 그지없는 생각이네요. 과거, 대한민국의 레전드 야구 선수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스포츠 세계에서 2등은 꼴등하고 똑같다!
마찬가지로 7~9성 팩에서 7, 8성이 뜬다는 것은 꽝이랑 다름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무조건 9성을 뽑아야 한다. 그게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 버렸다.”
-……진짜 미친놈의 발상이네. 모든 스포츠인에게 사과해라. 나쁜 새끼야. 2등도 잘한 거야!!!
“행운은 겁쟁이를 싫어하는 법. 저는 무조건 9성만을 바라겠습니다.”
후우.
카르페가 길게 숨을 내쉬었다. 메피스토 따위와 싸울 때랑은 비교도 되지 않는 압박감이 온몸을 옥죄어 온다.
“간다! 첫 장!”
카르페가 힘차게 오픈한 카드의 첫 장!
파앗! 하고 금빛 이펙트가 터져 나온다. 7성 스킬의 이펙트였다.
[홀리 세크리파이스 – 7성]“아니, 미친…… 얘는 왜 자꾸 나와?”
-아, 이제 큰일 났죠? 첫 끗발이 개 끗발이죠?
“아직이다. 반복! 다음 장 간다!”
그렇게 카르페가 온 마음을 담아 오픈한 카드 쇼의 결과는 바로.
“이럴 수가…….”
띠링.
[소지량 증가(특대) – 8성]77778이라는 성적으로 마무리되고 말았다.
“7~9성인데, 9성이 안 나온다니…… 이거 사기 아닌가?”
-이 정도면 잘 떴지. 새캬. 배가 처 불러 가지곤…… 야, 이런 스킬팩이 으레 그렇듯 확률이 똑같은 게 아니야. 대충 7성이 85퍼, 8성이 14퍼, 9성이 1퍼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 거라고.
“1퍼면 떠야 하는 게 맞잖아!”
-맞긴 하지. 처맞는 말.
“끄응. 소지량 증가…… 이건 또 애매한 게 나왔네요. 이름만 봐도 어떤 능력인지 짐작이 가네.”
-뭐, 그렇긴 하지.
스킬의 이름 그대로 플레이어가 들 수 있는 무게의 양을 증가시켜 주는 패시브 스킬이다.
-이름이 그래서 그렇지, 엄청 좋은 스킬이다.
“어, 그래요?”
-그래. 특대면 소지량 증가류 중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데…… 스킬 포인트 전부 넣으면 거의 3배까지 증가해.
이 스킬의 묘미는 특정 직업군과의 시너지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이다.
-소지 무게의 비례해서 데미지가 증가하는 스킬 같은 게 있거든. 그런 스킬 있으면 소지량 스킬은 필수 중의 필수지.
“오. 별 스킬이 다 있네…….”
-그뿐만 아니라, 상인 계열 직업에도 필수 중의 필수지. 많이 팔려면 많이 들어야 하니까.
그냥 일반 플레이어가 써도 나쁘지 않다. 물약을 많이 들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사냥 유지력이 올라간다는 소리였으니까.
“흠. 그렇게 듣고 보니 썩 나쁘지 않은데…….”
-좋은 거라니까. 그 정도면 절하면서 써라.
“후, 그럼 이제 마지막 보상이네요.”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아이템은 메달이었는데, 이게 꽤 의미심장한 아이템이었다.
[사교도의 징표] [분류 : ???, 퀘스트] [어떠한 조직을 상징하는 징표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조직은 이 징표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징표를 알아보는 누군가에게 고급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딱 봐도 사교도와 관련된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사교도라는 건 꼭 이번 메피스토 교단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과거에 만났던 프리스트처럼, 이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사교도들이 있었다.
그리고 사교도들이 모시는 신들이란 바로 배후령들.
앞으로 배후령과 싸워야 할 카르페의 입장에선,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후. 이게 끝인가? 유저 최초로 배후령을 쓰러뜨린 보상치고는 좀 아쉬운데.”
아니, 솔직하게 말해서 많이 아쉬웠다.
-뭐, 7성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그리고 최초 업적이라고 꼭 에픽 이상의 보상이 뜨는 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죠. 이제 슬슬 돌아가서 다음 퀘스트 진행해야겠네요. 응? 향이는 어디 갔지?”
-저깄네. 늘 하던 땅파기 놀이 중이구만.
천마의 말대로 묵향은 땅을 열심히 파면서 흙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항야. 그만 놀고 가자.”
“뀨웃!”
카르페의 부름에 묵향이 귀를 쫑긋 세운 후, 카르페의 어깨에 올라탔다.
……자리를 떠날 때까지도 카르페와 천마는 알 수 없었다.
묵향이 열심히 땅굴을 파고 있던 장소가 메피스토의 강신체가 사라진 자리였단 것을.
그리고 그 볼에 무언가를 집어넣었단 사실을 말이다.
* * *
유저의 배후령이 소멸했다!
이전까지 전례가 없던 사례는 빠른 속도로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귀한 정보라면서 숨기려는 자들도 많았지만, 그건 애초에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는 정보였다.
메피스토펠레스가 7성이라는 고티어의 배후령이긴 하나, 전세계적으로 보면 뽑은 사람이 적지 않았던 탓이다.
-자고 일어났더니 배후령 사라졌던 썰 푼다.txt
-배후령이 사라질 수도 있는 거였음?? 구라 아니고?
└ㄹㅇ임. 친구가 배후령 메피스토였는데 사라지고 갑자기 관련 퀘도 다 취소됐다 함.
└겜 조졌네;; 그럼 앞으로 배후령 없이 겜해? 와, 이건 라세에 소송 걸어야 하는 수준 아니냐?
└ㄴㄴ 전혀 아님. 대신 7성 배후령권 뿌렸음 ㅋㅋ
└ㅁㅊ. 그런 게 어딨어?
└여기 있다고 합니다. 나 메피스토 유저였는데 갓라세 찬양하는 마음 밖에 안 든다.
각종 라세 커뮤니티는 성향을 불문하고 메피스토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엌ㅋㅋㅋㅋㅋ 이거 뭐임?? 환생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인벤에 배후령 7성 확정권이 들어오넼ㅋㅋㅋ
└확정권에서 뭐뜸?
└탈 7성 선두주자 쿠 훌린 뜸 ㅋㅋㅋ 뜨자마자 바로 소리 지름.
└랜서가 신다.
└와 ㅈㄴ 부럽다…….
└쿠 훌린 먼저 축하드립니다. ㅎㅎ 혹시 길드가 없으시거나 현 길드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무적함대’ <– 여기로 쪽지 한 번 부탁드릴게요.
-저도 확정권에서 롤랑 뜸 ㅋㅋㅋ 호감도도 꽤 높게 잡혀 있네. ㅋ 지구 최고 갓겜 라세 ㅇㅈ 합니다.
-평생 충성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아니 ㅋㅋㅋㅋ 근데 웃긴 게 메피스토는 진짜 얼마나 똥 배후령이었던 거냐? 소멸해서 억울하다는 놈이 단 한 놈도 없넼ㅋㅋㅋㅋㅋㅋ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런 애들은 정신 나가서 커뮤할 정신이 없는 게 아닐까.
└아…… 그런 슬픈 사연이.
└└그래도 전체적으로 핵 쓰레기 배후령인 건 맞는듯. 메피 유저들 단체 축제행.
└개부럽다…… 내 배후령도 구린 걸로 유명한데 소멸 안 하나.
주 이야기는 메피스토 유저들이 어떤 새로운 배후령을 뽑았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어느 정도 상황이 지나자 사람들은 본질적인 것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이 일어난 이유가 뭐임?
-배후령이 이렇게 갑자기 소멸할 수 있는 거면 다음이 내 차례가 될 수도 있다는 소리 아닌가? 무섭다 ㄷㄷ
-이번엔 폐급 배후령이라서 다행이긴 한데…… 9성 배후령 뽑은 애들은 진짜 쫄릴 듯?
-쫄 거 없음. 나 라세 직원인데 이거 밸런스 패치의 일종임.
└직원무새가 또…….
└이 새끼는 어딜 가도 보이네. 마, 진짜 직원이면 사원증 인증이라도 하든가.
└└너 같으면 하겠냐? 바로 짤리는데. 믿든가 말든가 알아서 하고. 아무튼, 라세 내부에서도 배후령 간 밸런스 박살 난 거 잘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진짜 구제 안 되는 배후령들은 이번처럼 삭제하고 확정권으로 새로 지급해 주는 거임.
└ㅋㅋㅋ 사기꾼 새끼. 입 터는 거 보소. 지금까지 방치하다가 갑자기 밸런스 패치를 왜 함?
-ㅇㄱㄹㅇ. 라세가 오픈한지 1년 넘도록 패치 한 번도 안 한 거 다 아는 사실인데 패치 ㅇㅈㄹ ㅋㅋ.
└얼마 전에 메인 스트림 알림 못 봤냐? 그건 배후령과 관련된 뭔가가 열렸다는 소리다. 지난번 메인 스트림 이후로 배후령 사이에서도 다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설정임.
-이 집 소설 잘 쓰네.
갑자기 등장한 의문의 익명인이 직원임을 자처하며 관련된 썰을 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혀 믿지 않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직원은 자기 할 말만 묵묵하게 했다.
그런데 썰을 풀면 풀수록 뭔가 좀 더 그럴듯한 이야기가 되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ㅅㅂ. 진짠가? 그러고 보니 그거 관련된 썰을 들은 적이 있는 거 같긴 한데.
-안녕하세요. 입벤 기자입니다. 혹시 관련된 썰 자세히 말씀 가능하신가요? 여기서 이러시지 마시고 오픈톡 알려 드리겠습니다.
└어휴. 직원무새에 기자무새까지 다 튀어나왔네.
└정보 독식하려는 개수작 부리지 말고 꺼져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구만.
-음…… 아무튼 직원이라는 놈 말을 믿는다 치면, 이제 배후령들끼리도 싸울 수 있어서 잘못하다 뒤지면 진짜로 배후령도 소멸된다 이거임?
-배후령 세계도 살벌하네.
└ㅇㅇ. 근데 밸런스 패치용 설정이라 진짜 괴상한 것들만 삭제될 거임. 잘 안 일어날 거니까 걱정 ㄴㄴ.
└야, 안 돼! 내 배후령도 존나 구리다고! 제발 죽이고 확정권으로 바꿔 줘!!!
타닥타다닥.
“흠. 이쯤 하면 됐나?”
라세 입벤에 접속해서 적당히 여론 조작을 마친 천마가 기지개를 쭈욱 켰다.
“어휴. 이제 하다 하다 별짓도 다 하네.”
이번 메피스토의 소멸이 일개 유저가 벌인 짓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않을 테지만, 천마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커뮤니티에 거짓 정보를 뿌렸다.
“뭐, 효과가 거의 없다 쳐도 따로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
키보드 몇 번 두드리는 거야 그리 큰 노력도 아니다.
어차피 카르페가 접속 종료하면 딱히 할 일도 없었으니 적당한 소일거리였다.
풀썩.
천마는 룸 속 자신의 방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이미 사이버 귀신이 된 천마였지만, 이곳 룸 속 방은 유일하게 육체를 되찾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렇게 천마가 평화롭게 쿠션을 만끽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그 평화는 다른 불청객들에 의해 깨지고 말았다.
도도도. 톳톳톳.
“뀨웃! 뀨우우웃!”
“군사님! 쿠리와 묵향 선배가 놀러온 거다요! 심심한 거다요!”
“……둘 다 냉큼 꺼져.”
“쿠리는 속지 않는다요! 카르페 님이 말해 주길, 군사님은 츤데레라고 했다요. 츤데레는 말하는 것과 속마음이 완전 반대라고 했다요!”
“그 미친놈이 또 무슨 헛소리를…… 후우.”
천마는 툴툴거리면서도 굳이 쫓아내진 않았다. 순전히 귀찮아서였다. 아무튼 그러했다.
“여기는 신기한 게 많아서 좋은 거다요! 쿠리는 이번엔 저곳을 탐험할 것이다요!”
“어지르지 마라. 털 뭉치. 아, 헬스 기구 주변은 다칠 수 있으니까 조심하고.”
“뀨웃! 뀨우웃!”
“아오. 넌 그만 좀 달라붙어! 너 좋아하는 티나나 미라쥬랑 놀…… 응? 너, 그건 뭐냐?”
천마는 자신의 목에 들러붙은 묵향의 뒷목을 잡고 떼어냈다. 묵향의 볼이 평소보다 빵빵했다.
“도토리 숨겨 놓은 건 아닌 거 같은데…… 너 아이템 주워 먹었어?”
“뀻!뀻!”
천마의 말에 묵향이 고개를 끄덕였다.
묵향은 아이템 수집 기능이 달린 펫이다 보니, 열심히 전투를 벌인 다음 카르페와 천마도 모르게 아이템을 수집한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다.
“그래? 뭔데, 한번 보자.”
묵향이 이렇게 직접 찾아왔다는 건, 지금까지 한 번도 수집하지 않은 아이템이라는 뜻이었다. 기존에 획득했던 아이템을 굳이 확인시켜 줄 필요는 없었으니까.
천마의 말에 묵향이 자신의 볼 주머니에 들어 있던 아이템 하나를 툭 뱉었다.
“……엥?”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푸른 보석이었다.
천마로서도 처음 보는 형태의 보석.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템을 집어 드는 순간, 알림이 등장했다.
띠링.
[배후령의 정수 (7성 –메피스토펠레스)] [분류 : ???] [배후령을 이루는 근간. 정신의 힘이 미약하게 담긴 정수입니다. 특정 퀘스트 혹은 특정 직업을 가진 플레이어가 배후령을 처치할 시, 드랍됩니다.]“배후령의 정수? 이건 또 무슨…… 왁?!”
그 순간이었다.
파앗!
천마가 집어 든 배후령의 정수가 밝은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천마의 몸으로 쑤욱 흡수되어 버렸다.
그리고 또다시 떠오르는 알림.
[특정 조건을 만족하셨습니다!] [배후령의 정수가 특정 배후령(이레귤러)과 반응합니다. 배후령의 힘 일부가 흡수됩니다!]“아니, 진짜 이거 뭔데…….”
알림을 확인한 천마는 그렇게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