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2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28화(528/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이카 산에 자리 잡은 동탁교도의 산채(山砦)는 지리적 이점을 살린 최고의 요새다.
요새를 둘러싼 네 방위 중에서 동, 북, 서 삼면은 거대한 암벽이 지켜 주고 있었고, 유일한 출입구라 할 수 있는 남쪽 방향 역시 급격한 경사 지형이라 오르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굳건한 요새의 힘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제국군을 격퇴했던가!
동탁교도들 전원이 이카 산 요새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어떤 적이 쳐들어오더라도 격퇴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불과 몇 초 전 전까지는 말이다.
콰아아아아앙-!
“크아아악!”
“이, 이게 대체?!”
무언가 번쩍인다 싶더니, 돌연 하늘에서 거대한 빛의 기둥이 내려와 산채를 강타했다.
이카 산 요새 전체가 빛날 만큼 거대한 빛이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말로는 한참이나 부족했다. 평범한 벼락 따위는 결코 이런 파괴력을 보여 줄 수 없었으니까.
그 어떤 동탁교도도 설마 하늘에서 공격이 떨어질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공격이긴 한 건가? 너무 불가해의 현상이라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
화르르륵.
하지만 산채가 불타고 있는 건 엄연한 현실이었다. 동탁교의 주교는 현시점에서 내릴 수 있는 최적의 명령을 내렸다.
“젠장! 일단, 부상병들을 옮겨라! 그리고 불부터 꺼…….”
그 순간, 하늘에서 두 번째 빛의 기둥이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아앙-!
“크아아아악!”
“신벌! 신벌이다!”
“동 태사께서 노하셨다!”
“……빌어먹을! 전부 동굴 안으로 피신하라! 뭉쳐 있지 마라!”
언제 머리 위로 폭격이 떨어질지 모르니, 현재로서는 피신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어째서 이런 일이…….”
상황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우리의 신과 적대하는 다른 신의 신벌인가? 하지만 이런 식으로 신벌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제국 측이 마음먹고 토벌을 왔는가?
하지만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이 현상은 누가 보더라도 마법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기사의 나라에서 마법을? 이것 역시 신벌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가설이었다.
“그럼 도대체 뭐냐!”
답답한 마음에 소리쳐 봤지만, 답이 나올 리가 없었다.
그러는 중에도 화염은 산채를 착실하게 태워 나가고 있었다. 여기저기에 부상당한 신도들이 널브러져 있었으나, 차마 누구 하나 선뜻 나서서 구해 오는 사람이 없었다.
밖으로 나가는 순간, 또 공격이 떨어지면 어쩌지?
그런 공포가 그들의 발을 묶은 것이다.
“젠장…… 젠장! 제엔장!”
그렇게 이도 저도 못한 채로 약 30분의 시간이 지났을 시점.
“……이제 끝난 건가?”
두 번째 포격 이후 더는 포격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말로 끝났다는 생각에 동탁교 측에서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서둘러 부상병들을 옮기고 불이 붙은 건물부터 수습…….”
콰아아아아앙-!
그 순간, 기다렸다는 듯 세 번째 포격이 떨어져 내렸다.
“크아아아악! 도대체 어떤 놈의 소행이란 말이냐!!! 반드시 찢어 죽이고 말겠다!!!”
주교의 비통한 외침만이 불타는 산채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 * *
“바로 이거지.”
높은 상공. 카르페는 케세라의 내부에서 그 광경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상상 이상으로 끝내주네요. 와, 일방적으로 후드려 패는 게 뽕맛이 장난 아니네.”
-사정거리 긴 무기가 깡패인 건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니…… 판타지 세계관에선 오죽하겠냐.
당연한 말이지만, 동탁교도의 산채에 떨어져 내린 빛의 기둥은 카르페의 소행이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엘리스와 로한이 합동 연구로 개발한 ‘함포’의 결과물이었다.
띠링.
[암스트롱 사이클론 포] [등급 : 유니크] [착용 제한 : 천공의 케세라] [위대한 마도 공학자들이 제작한 비공정 전용 마도 공학 함포입니다. 자연에 존재하는 마나를 자동으로 포집, 저장하여 사출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형태의 함포입니다. 현재 룸의 레벨, 연구자의 숙련도가 낮아 고등급의 함포를 장착할 수 없습니다. 추후, 룸 업그레이드를 통해 고등급의 함포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하루 세 번 사용 가능(첫 발사로부터 한 시간 이내 전부 사용해야 합니다). 재충전 쿨타임 : 10일] [해당 공격으로 쓰러뜨린 적에게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기본 경험치의 5%로 제한됩니다. 또한 아이템은 드랍되지 않습니다.]* 함포의 이름은 사용자 임의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암스트롱 사이클론 포!
엘리스와 로한이 카르페의 어설픈 설명만을 듣고 제작한 역작이었다. 참고로 이름만은 카르페가 직접 지었다.
“역시 엘리스야. 완성도 높은데. 어이!”
“선장님! 멋진 공격이었어요! 엘리스도 대단해요! 이런 멋진 걸 달아 주셔서 너무 감사해…… 하읏. 흐잉. 또 깨물었어…….”
“후후. 앞으로 노력해서 좀 더 멋진 녀석을 달아 줄게.”
-……너네 대화가 좀 이상하다?
[플레이어에 대한 천공의 케세라의 호감도가 증가합니다!]-…….
대화는 그렇다 치고, 실제로 암스트롱 포의 위력은 보는 바와 같이 막강했다.
비록 고레벨의 상대는 아니었지만, 100레벨 중반쯤의 상대는 충분히 원킬로 보낼 수 있는 위력을 선보인 것이다.
“후. 이대로도 좋긴 하지만…… 조금만 더 선을 넘었으면 완벽했을 텐데 말이죠.”
-그건 진짜 선 넘은 거지. 양심 터진 새캬.
암스트롱 포는 절륜한 위력에 비례해서 단점 또한 만만치 않은 녀석이었다.
일단, 필드가 아닌 곳에서는 사용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사용 횟수와 기나긴 쿨타임 제한은 차치하더라도 포격 범위가 생각보다 넓지는 않았다.
적들이 옹기종기 몰려 있다면 몇백 명이고 쓸어버릴 수 있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우는 잘 없으니 아주 잘 조준해야 100명쯤 증발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방금 전, 두 번째 포격은 놈들이 경계 상태였던지라 첫 번째에 비하면 반도 되지 않는 숫자만을 처치했다. 세 번째는 더 적었고.
“그래. 뭐, 범위까지야 그렇다 쳐야죠. 이런 일방적인 공격이 범위까지 크면 너무 사기니까. 하지만…….”
카르페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외쳤다.
“경험치를 5%만 주는 건 선 넘었지! 너무 짜잖아! 아이템도 당연히 드랍돼야지!”
-아니, 선 넘은 건 네 양심이라니까?! 이걸로 경험치랑 템 처먹을 생각을 하는 놈은 세상천지에 너밖에 없을 거다!
천마도 참지 못하고 소리치고 말았다.
10일에 세 번, 광역으로 몬스터를 쓸어 담을 수 있는 전략 병기를 쓰면서 경험치랑 템을 다 처먹겠다고?
-……라세 일부 사냥터는 몹이 어마어마하게 밀집되어 있는 곳도 있지. 그런 곳에다 지금 포 갈기면서 경험치랑 템까지 수급한다고 생각해 봐라. 어떻겠어?
“좋죠.”
-너는 좋겠지!!! 근데 게임사는 안 좋다고!
“젠장! 왜 이 똥겜은 이상한 곳에서만 밸런스를 찾는 거야!”
-……불쌍하긴 하다.
“그쵸?! 형이 생각해도 좀 너무하죠?”
-아니, 너 말고.
“???”
천마는 밸런스를 추구했다는 이유로 똥겜 소리를 들은 라세에게 마음속으로 애도를 표했다.
-난 솔직히 경험치 5%도 안 줄 줄 알았다. 그 정도면 그냥 만족해.
“에이. 진짜 더럽게 쪼잔한 게임이라니까.”
-……후우. 그리고 경험치랑 템만 안 주지, 다른 건 다 주잖아.
“그건 그렇죠.”
사실, 이 궤도 포격의 진정한 목적은 경험치랑 템 따위가 아니었다.
카르페의 시야 한쪽, 그곳에는 정말로 무수한 알림이 수도 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띠링. 띠링. 띠리리링!
[동탁교도 ‘신평’이 플레이어의 공격으로 사망하였습니다.] [플레이어의 스킬 ‘멸신의 힘’ 효과가 발동합니다.] [신도가 사망함으로써 배후령 ‘동탁’의 격과 힘이 극히 미미하게 손실됩니다.] [동탁교도 ‘남궁형’이 플레이어의 공격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신도가 사망함으로써 배후령 ‘동탁’의 격과 힘이……]이와 같은 알림이 정말 끝도 없이 올라오는 중이었다.
아마 동탁 본인은 정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맞은 심정일 터.
[길리안트 제국이 규정한 사교도를 처치함에 따라 공헌도가 증가합니다.] [공헌도가……] [배후령의 신도를 처치함으로써 스킬 ‘멸신의 힘’의 숙련도가 극히 미미하게 증가합니다.] [숙련도가……]천마의 말대로, 경험치와 아이템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전부 정상적으로 들어왔다!
카르페는 그 수많은 알림을 도저히 전부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스킵해 버리고 말았다.
-이제 어쩔 거야?
“슬슬 저도 움직여야죠. 사실, 이대로 그냥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저들은 암스트롱 포를 하루 세 번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걸 모른다.
그러니 이대로 가만히만 있어도 피를 말려 버릴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며칠은 잠을 못 자지 않을까.
-……악마나 할 법한 발상이네.
“그런데 그건 좀 밋밋하단 말이죠. 결국 목적은 동탁을 잡는 거니까요.”
카르페는 초상집 분위기에 한 번 더 불을 지르기로 결심했다.
* * *
“젠장…… 젠장…… 빌어먹을!”
현재 동탁교도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었다.
숨는 것.
튼튼한 암벽 밑이나 건물 밑으로 숨어서 저 정체불명의 포격을 피하는 게 전부였다.
“도대체 어떤 씹어 먹을 놈의 짓이란 말인가!”
“어떤 악독한 놈이 이런 지독한 짓을…….”
이렇다 할 방법이 없으니 그저 욕설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악몽은 바로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
콰아아아앙-!
“젠장. 또?!”
“아니, 아니다! 포격이 아니라 적습이다! 어떤 놈이 산채 내부로 진입했다!”
“뭣?!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녀석이구나! 이 동민 님이 직접…….”
“……어?”
침입자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반응하려던 동탁교도들은 무언가를 깨달았다.
“……밖으로 나가도 되나?”
“이게 무슨…….”
언제 어느 타이밍에 쏘아질지 모르는 정체불명의 포격.
만약, 침입자를 상대하러 나갔다가 그게 쏘아진다면?
또다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게 너무나도 자명했다.
“도대체 어찌해야…….”
콰아아아앙-!
그러는 와중에도 침입자는 차곡차곡 산채와 신도들을 해치우고 있었다.
“주, 주교님! 명을 내려주십시오.”
“젠장! 나라고 이 상황에서 뾰족한 수가 있을 리…….”
우우웅.
그 순간이었다. 동탁교 주교의 목에 걸려 있는 황금의 목걸이가 거세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 * *
케세라에서 내린 카르페가 산채 내부를 들쑤시던 그때.
띠링.
[배후령 ‘동탁’이 현 상황에 극심한 분노를 표출합니다.] [배후령 ‘동탁’이 자신의 사도의 몸에 강제로 임합니다.] [강신이 이루어집니다! 주의하십시오. 배후령 동탁은 당신을 향해 강력한 살의를 표출할 것입니다!]“왔구나.”
카르페가 목표로 했던 진정한 메인 보스.
배후령 레이드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