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32)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32화(532/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천마에게서 발산되는 빛이 서서히 가라앉으며 알림이 등장했다.
[배후령 ‘천마지존’이 정수를 흡수하여 새로운 배후령 스킬을 획득합니다.] [8성 스킬 – 황금 탐욕을 습득하셨습니다!]“어?”
-응?
카르페와 천마의 머리 위로 동시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스킬이 등장한 것이다.
“황금 탐욕? 아니, 무슨 진법 스킬이나 그 검은 기운 같은 스킬 같은 게 뜰 줄 알았더니?”
-흐음. 그러게. 그래도 8성 스킬인 거 보면 꽝은 아닐 것 같은데.
“뭔 소리예요? 9성 아니면 다 꽝이지! 진짜 뽑기인의 마인드 세팅이 안 되어 있으시네. 형이 그런 애송이 같은 마음가짐이니까 9성이 안 뜬 거잖아!”
-…….
“후우. 이번만 봐드립니다. 다음부턴 잘 하십쇼.”
-왜 나는 네 터진 양심을 봐주기가 이렇게 힘이 들까…….
카르페는 천마의 한탄을 뒤로하고 상태창을 열어 스킬을 확인했다.
띠링.
[황금 탐욕 – 8성] [배후령 동탁은 황금에 대해 광증인 집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황금이야말로 그가 지닌 힘의 근원이며, 전부입니다.]-Passive : 몬스터로부터 획득하는 골드가 영구적으로 10% 증가합니다.
-Passive : 인벤토리에 100만 골드 이상을 보유했을 시, 100만 단위로 능력치가 증가합니다(최대 1천만 골드까지 증가합니다). 또한 1천만 골드 이상 보유 시, 모든 공격력 및 방어력이 10% 증가합니다(단, 사망 시 보유 골드의 10~30%만큼 강제 드랍됩니다).
“엥?”
-허? 이건 또 굉장히 희한한 스킬이 나왔네.
황금 탐욕은 패시브 능력만 달린 순수 패시브 스킬이었다.
획득 골드 증가. 이건 많은 게임에서 등장하는 옵션으로, 게임 장르를 가리지 않고 꿀옵션으로 통하는 능력이다.
“획득 골드 증가…… 확실히 쓸 만하긴 하죠.”
-쓸 만한 정도가 아니잖아. 돈이 복사가 되는 건데.
“으음…… 그렇긴 한데요.”
문제는 카르페가 골드에 크게 구애되는 플레이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플레이어들이라면 눈이 뒤집힐 만한 옵션이긴 했으나, 카르페는 이미 100층짜리 탑의 주인이다. 골드는 자연히 따라오는 것이었다.
“저는 그거보다 아래 옵션이 훨씬 좋네요.”
-재밌는 능력이긴 하네.
인벤토리에 보유한 골드 액수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는 옵션. 황금 탐욕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는 능력이었다.
1골드 = 1달러로 교환되는 라세 경제 시스템에서 1천만 골드면 한화로 약 14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사실 풀 효과를 발휘하기는 지극히 어려웠지만…… 카르페는 그게 가능했다.
“능력치 증가에 뎀증까지 붙어 있는 최상급 패시브네요. 물론, 페널티가 있긴 하지만.”
-꽤 강력한 페널티긴 한데…… 뭐, 너라면 크게 상관없을 것 같긴 하군.
사실, 어마어마한 페널티긴 하다. 일반적으로 유저가 사망할 시에 드랍되는 골드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이 황금 탐욕 스킬은 최고 30%까지 떨구게 만들어 버렸으니까.
1천만 골드를 가지고 있으면 300만 골드가 증발하는 것이다. 한화로 40억이다!
“……죽으면 40억 증발은 선 많이 넘은 거 같은데.”
-뭐 쫄리면 패시브 포기하고 은행에 돈 넣어 두든가. 누가 인벤토리에 천만 골드 넣고 다니라고 칼 들고 협박함?
“저 정도 옵션이면 협박하는 수준 아니에요?”
저걸 어떻게 포기하냐고.
카르페는 귀환하는 즉시 은행에 맡겨 놨던 골드를 죄다 꺼내기로 마음먹었다.
“배후령의 정수라고 무조건 9성이 뜨는 건 아니었네요.”
-그래. 배후령의 고유 스킬 중 하나가 등장하는 모양이군.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선방했죠. 솔직히 방진 같은 전쟁 스킬보다는 이런 게 더 성향에 맞기도 하고…… 오. 맞아. 드랍템도 챙겨야지.”
정수에 정신이 팔려서 그렇지, 동탁의 드랍템은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내뿜고 있었다.
금괴.
……이걸 단순히 금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커다란 금괴였다. 동탁이 정수와 함께 남긴 유이한 드랍템이었다.
카르페가 금괴에 손을 댄 그 순간이었다.
띠링.
[대량의 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1,100,000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아.”
아무래도 금괴는 그동안 동탁이 보유한 골드 중 일부가 드랍된 형태인 듯했다.
100만 골드였으나 황금 탐욕의 효과로 10% 증가한 110만 골드. 천마가 방금 말한 것처럼 돈이 복사가 됐다.
“다른 드랍템이 없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이 정도면 괜찮네요.”
배후령을 토벌하고, 괜찮은 패시브 스킬도 얻었다. 그리고 대량의 골드까지.
그리고 공헌도도 충분히 쌓았으니 이만하면 목적을 완벽하게 이룬 셈이었다.
“그럼 이제 돌아갈…… 응?”
그때였다.
산 아래쪽에서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후발대가 도착했나 보군.
“후발대? 아, 맞다. 그렇죠. 참.”
봉선이 패잔병을 쫓는다고 꾸린 후발대가 도착한 것이다.
이 넓은 산에 기지가 여기만 있는 건 아닐 테니, 봉선의 토벌대와 또 다른 동탁교도가 맞붙은 모양이었다.
“뭐, 저기에 낄 필요는 없겠네요.”
-그래. 어차피 배후령도 소멸했으니 크게 힘도 못 쓸 거다.
“저쪽에서 어그로 가져가 주면 좋은 일이죠.”
카르페는 마지막으로 산채를 한번 살펴본 후, 산채를 떠났다. 동탁 토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 * *
그리고 다음 날.
지난번 메피스토가 소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소문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여러 유저가 한 배후령을 공유하는 라세 시스템 특성상, 배후령의 소멸은 숨기고 싶다고 숨길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으니까.
라세 입벤 배후령 게시판은 실시간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님들 제가 초특급 정보 알아 옴ㅋㅋㅋ 7성 배후령 하나 또 소멸했다 함.
└ㄹㅇ? 이번 소멸은 누군데?
└비밀임ㅋ 나만 알 거임ㅋㅋ
└미친놈인가? 그럴 거면 왜 말을 꺼냄?
└왜 꺼내기는ㅋㅋㅋ 바로 이런 반응 보려고 꺼내는 거짘ㅋㅋㅋㅋ
└└ ㅉㅉ 관종 놈 놀아주니까 좋댄다ㅋㅋ 어디서 뒤늦게 정보 주워듣고 꺼드럭거리네ㅋㅋㅋ 야. 이미 동탁 소멸한 거 싹 퍼진지가 언젠데 뒷북 ㅅㄱ
└……엥? 십ㅋㅋ
– (게시자가 삭제한 게시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어그로가 없을 순 없었으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건실한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ㅁㅊ. 배후령 또 소멸했네.
-메피스토 소멸한 지 얼마 안 되지 않음? 진짜 배후령 세계에서 무슨 시나리오 진행되고 있는 느낌인데?
-동 태사! 어찌 천하를 눈앞에 두고 먼저 가시었소! 통탄스럽다. 큰 별이 졌구나!
└삼빠 중에서도 제일 질이 안 좋다는 동빠놈이 있네 ㄷㄷ
-그래도 이번 소멸은 지난번처럼 완전 뜬금없는 건 아님. 충분히 단서 있음.
-그렇지. 토벌대가 있었으니까.
삼국의 길드장이자, 공식 랭킹 2위인 봉선이 ‘동탁’ 토벌대를 꾸렸다는 건 이미 유명한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토벌대가 성공적으로 동탁 사교도들을 토벌했다는 소식 역시 퍼진 후였다.
성공적인 동탁교도 토벌, 그리고 이어서 소멸한 배후령 동탁.
이 두 가지 사안을 연관 짓지 않는 게 오히려 더 이상했다.
-봉선이 동탁 잡은 거 아님?
-참여했던 사람 말로는 딱히 그런 건 아닌 거 같았다는데…… 아, 간부로 보이는 놈은 잡았다고 함.
-그 간부가 동탁과 연결된 핵심인 거 아닐까?
└맞는 듯? 그럼 봉선이 동탁 잡은 거네. 와, 고증 지렸다.
-봉선이 이 후레자식이 기어코 애비 목을 따 버렸네 ㅋㅋㅋ
-배후령에 대해서는 뭐 시원하게 밝혀진 게 없으니 죄다 추측일 수밖에 없긴 해.
-아오 이 답답한 빡대가리들아. 형이 딱 알려 준다. 라세 세계에서 배후령이 어떤 취급을 받냐? 우리들한테는 그냥 뽑기 컨텐츠지만, 라세 NPC들한테는 신으로 취급받는다. 그리고 신은? 당연히 신앙에 비례해서 그 힘이 정해진다. 근데 봉선 토벌대가 그 신도들을 다 썰어 버렸으니 신앙이 약해졌겠지??? 그리고 신앙이 약해진 신은 어떻게 된다? 소멸된다! 이게 이번 사태의 정답이다.
└이 새끼 뭐임? 갑자기 뜬금없이 나와서 소설을 쓰고 있네.
└근데 그런 거치고는 좀 그럴싸한 것 같지 않음? 말은 되는 거 같은데.
-ㅋㅋ 말이 되기는 개뿔. 나 게임하면서 진짜 수도 없이 죽었는데 그럼 내 배후령은 왜 소멸 안 됨?
└그건…… 니가 그 배후령에게 정말 티끌만 한 가치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ㅎ
└너, 어디 사냐? 쥐어터지고 싶냐?
└너 같은 애한테 뽑힌 배후령 속도 좀 터질듯 ㅎ
└[email protected]#%^[email protected]$ 놈아!!!
└작작 때려라. 애 죽겠다.
-유저는 죽어도 부활하잖아. 그러니까 신앙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
-그럼 NPC들이 주로 믿는 배후령들만 해당되는 건가? 메피스토랑 동탁 둘 다 사교도였으니까…… 말은 되는데?
-그럴싸하다. 난 이게 맞는 것 같음.
-이거네. 글 쓴 놈 천재냐?
정확한 근거라고는 전혀 없는 추측.
하지만 인간이란 원래 휩쓸리기 쉬운 동물이다. ‘그럴싸한데?’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드는 순간, 그게 기정사실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ㅋㅋ 좋다. 사교도 배후령 뽑은 놈들 각오해라. 지금부터 나는 사교도만 토벌할 거임 ㅋㅋ 응. 느그 배후령 조만간 소멸~
-소멸하면 오히려 좋은 거 아님? 배후령 확정 뽑기권 주잖아.
└꼭 그렇지도 않음ㅋㅋ 내 친구 동탁이었는데 이번에 소멸되고 받은 뽑기권에서 더 최악 배후령 나옴ㅋㅋㅋㅋ
└동탁도 구린 배후령으로 유명한데 그거보다 더 최악이면 도대체 뭘 뽑은 거냐…… 전생에 나라 팔아먹음?
-그런데 이게 진짜면 의도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을 거 아님? NPC들 때려잡으면 배후령 리셋 쌉가능해지는 건데.
-10대 길드쯤 되면 진짜로 가능할듯?
-10대 길드님들! 저 사교도로 분류되는 배후령 뽑았는데 제발 리셋 좀 시켜 주세여!!! 저희 본거지 제보함!!!
-ㅅㅂ놈들아 안 돼! 사교도 배후령이라고 다 구린 거 아니라고!!! 리셋시키지 마!!
그렇게 ‘사교도들을 때려잡자!’라는 이상한 기조가 형성되는 가운데…… 누군가가 또 떡밥을 투척했다.
-야! 야! 진짜 대박 소식 떴다!
└아, 뒷북놈들 왤케 많냐. ㅂㅅ야. 동탁 소멸한 거 너 빼고 다 안다. 대박은 개뿔.
└아니, 그딴 잡소식 말고 진짜 대박 소식임. 지금 당장 게임 들어가 봐라! 라세에서 직접 공지 올림!
-……엥?
-ㅁㅊ. 진짜네? 공지 떴다!
누군가가 올린 글에 게시판에서 뒹굴 거리던 이용자들이 게임에 접속했다.
그리고 그 누군가의 말은 진실이었다. 유저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지가 발송된 것이다.
띠링.
[안녕하세요. R.A.S.E입니다. 라스트 세이비어를 즐겨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본사는 플레이어 분들의 전체적인 수준이 일정 이상 도달했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배후령 시나리오를 개방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새로운 이벤트를 진행하려 합니다.] [라스트 세이비어 최강의 국가는 어디인가. 모두가 궁금하시지 않으셨나요?] [지금까지 쌓아 온 역량을 펼칠 최고의 무대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국가 대항전입니다! 라스트 세이비어 최강의 국가를 가리는 대형 이벤트가 곧 진행될 예정입니다. 자세한 일정은 아래 내용을 참조……]그리 길지 않은 공지였으나, 그 내용은 전 유저를 흥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어? 진짜로?
-미친. 진짜다! 국대전 일정 떴다!!
-축제다!!!!
국대전이 개최된다는 소식에 배후령이 소멸했다는 사소한 사건 따위는 순식간에 묻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