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3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34화(534/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쿠웅.
[아이언 킹 스네일을 처치하셨습니다.] [레벨 업! 보상으로 보너스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거대 달팽이의 신비한 쇠 껍데기’를 획득하셨습니다.] [‘수상할 정도로 끈적거리는 점액질’을 획득하셨습니다.]“후우. 징글징글한 놈. 더럽게 튼튼하네.”
이곳 늪지대의 몬스터들은 유독 방어에 특화된 녀석이 많았는데, 보스 몬스터는 거기서 한술 더 뜨는 방어력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방어력에 비해 공격 쪽이 강한 것은 아니라 위기라 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저 장기전이 되었던 터라 조금 심신이 지쳤을 뿐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을 더 잡아먹었네요. 오늘 접속 시간 끝나기 전에 예선전 몇 개는 체험해 보고 싶었는데.”
지금 남은 시간으로는 한 개 종목 정도를 해 볼 수 있을까 말까였다. 카르페는 서둘러 대도시로 귀환했다.
“와. 사람 봐. 미어터지네요.”
-명색이 라세 첫 국대전이잖냐. 그리고 예선 첫날인 것도 한몫하고 있을 거고.
라세의 대도시는 어느 곳이라 할 것 없이 수많은 유동 인구를 자랑했지만, 지금은 평소보다 배 이상 가까운 사람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이유는 당연히 국대 선발 예선 때문. 국대 선발 예선에 참여하기 위해선 특수 NPC를 찾아가야 했는데, 그 NPC가 대도시에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야, 야! 밀지 마! 내가 먼저 왔어!”
“음…… 어떤 종목을 참가해야 하지…….”
“종목은 좀 정하고 줄 서! 뒷사람 기다리는 거 안 보이냐? 카페 가면 카운터에서 메뉴 고민할 놈이네 이거!”
“헐. 님 어케 알았음? 나 진짜 그러는데.”
“자랑이다. 진상 새캬!”
도시 중앙 광장 쪽에 수많은 인파가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게 정녕 줄어들 수 있는 줄인가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길이였으나 별수 없었다. 카르페도 여러 라인 중 그나마 짧아 보이는 라인 뒤쪽에 줄을 섰다.
그래도 생각만큼 대기 줄이 길진 않았다. 인파도 많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접수 NPC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약 15분 정도를 기다리자 카르페의 순서가 찾아왔다.
“어서 오십시오. 플레이어님. 라스트 세이비어를 즐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대 선발 예선전에 참여하시겠습니까?”
이곳 광장에는 기존에는 없던 NPC와 접수 데스크가 생성되어 있었는데, 라세의 일반적인 NPC와는 다른 유형의 NPC들이었다.
스스로가 게임 세계의 부품이란 것을 인식하고 있는 NPC들. 경매장의 NPC들과 마찬가지로 특수한 NPC들이었다.
그래서일까. 분명 아름다운 얼굴이건만, 어쩐지 일반적인 NPC들과 비교해선 얼굴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플레이어님? 접수를 진행하시겠습니까? 접수를 원하시는 게 아니시라면 뒷사람을 위해 자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아, 아뇨. 참여가 맞습니다.”
“네. 그러시군요. 그럼 접수를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국가 대항전 이벤트는 30레벨 이상의 플레이어만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30레벨 이상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곳 구슬 위에 손을 올려 주세요.”
접수 NPC는 그렇게 말하며 투명한 구슬을 가리켰다. 점술사들이 점을 볼 때 사용하는 그런 크기의 구슬이었다.
카르페가 손을 올려놓자, 구슬은 미미한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계정 정보를 스캔하여 플레이어님의 국적을 확인 중입니다. 확인했습니다. ROK. 레벨 조건 확인. 공식 랭킹 비등록 확인.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떤 종목을 참여하실지, 직접 선택해 주십시오.”
그 순간, 카르페 눈앞에 홀로그램 같은 것이 좌악 펼쳐졌다. 이번 국가 대항전의 개인 종목 목록이었다.
“어디 보자…… 아, 여기 있다.”
카르페는 종목 목록 중, 파워 게이징 항목을 터치했다.
“네. 참여하겠습니다.”
“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후, 상세한 설명은 시험장의 NPC로부터 들으실 수 있습니다. 부디 즐거운 게임 되시길.”
접수양의 말을 마지막으로 카르페의 몸이 광장에서 사라졌다.
* * *
“어서 오세요! 플레이어님! 파워 게이징 시험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아아아!”
시험장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또 한 명의 NPC가 카르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전, 접수 NPC와 얼굴은 같고 머리 형태만 다른 NPC였다.
다만, 텐션은 완전히 달랐는데 접수 NPC는 사무적이고 담담했던 것에 반해, 이곳 시험 NPC는 아주 활발했다.
“이곳 시험장은 오로지 플레이어님만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눈치는 신경 쓰지 마시고 마음껏 실력을 보여 주세요!”
“1인 1실로 시험이 진행된다는 말이네요?”
“그렇죠! 비유하자면 일종의 인스턴스 던전인 셈이네요! 보안은 중요하니까요.”
“오호.”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예선전 같은 게 공개된 장소에서 진행된다면 플레이어의 전략, 전술이 사전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파워 게이징 종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까욥?!”
“아, 네.”
“넷!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카르페는 이미 천마에게 들어서 대충 알고 있었지만, NPC양의 반짝이는 두 눈을 보니 차마 필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파워 게이징은 이름 그대로 강력한 한 방! 을 겨루는 종목이에요. 어떤 장비, 어떤 스킬을 쓰셔도 좋습니다! 강하기만 하면 돼요!”
다만 그렇다고 정말로 제한이 없는 건 아니고, 몇 가지 제약이 있긴 했다.
“권속을 소환할 수는 없습니다. 권속을 사용하는 직군 플레이어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권속 전용 종목도 있으니 그쪽을 참여해 주시는 걸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흐음.”
이건 카르페에게 꽤 큰 제약이었다.
티나와 아리스의 버프, 그리고 묵향의 속성 디버프 필드는 딜 수치를 무지막지하게 상승시킬 수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도핑은 최대 5가지가 허용됩니다. 아, 버프 스크롤도 도핑에 포함되니 어떤 도핑을 할지는 신중히 결정하세요!”
음식이나 물약 등, 일정 시간 동안 능력치나 데미지를 상승시키는 버프류 아이템은 5개로 제한된다.
“그 밖에 다른 제한은요?”
“없습니다! 혹시 다른 질문도 있으신가요?”
카르페는 잠시 생각하다 궁금한 것을 물었다.
“소모성 스킬도 가능한가요? 예를 들면 홀리 세크리파이스 같은 것들요.”
“어…….”
NPC양도 설마 이런 질문이 나올 줄은 몰랐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아하하. 가능은 한데요…… 별로 추천해 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이벤트라고 하지만, 소모된 스킬 포인트와 스킬 카드는 반환되지 않거든요.”
“그렇겠죠.”
강력한 한 방! 이라고 하면 역시 홀리 세크리파이스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예선에 한 방 쓰고, 본선에서 또 한 방 쓰고, 그렇게 국대로 발탁된 후에 국대 본선에서 또 쓰고…… 한 번으로 끝나는 종목도 아닌데 매 순간, 홀리 세크리파이스를 사용하는 미친 인간이 있을 리가 없었다.
정말로 스킬 포인트가 흘러넘쳐 썩어 돌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럼 시험에 참여하시겠어요? 아, 참고로 이곳은 특수한 공간이라 모든 스킬 쿨타임이 사용 즉시 초기화됩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몇 번이고 도전해 주세요!”
“어, 스킬 쿨 초기화? 그러면…….”
“노파심에 말씀드리자면, 이곳 밖에서 사용했던 스킬 쿨타임은 밖으로 나가는 순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답니다! 밖에서 강력한 스킬을 사용하고 몬스터를 잡은 후, 이곳에서 초기화시키고 다시 밖에서 써먹는 그런 나쁜 편법은 통하지 않는 것이에요!”
“……큼.”
-야, 저 NPC 사람인 거 같은데? 날먹충 본질 바로 꿰뚫어 버리고 경고하네. 지린다.
“……시험 시작할게요.”
머쓱해진 카르페가 그렇게 말하자 NPC양이 높은 텐션으로 외쳤다.
“네엡! 그럼 바로 시작할게요! 나와 주세요! 슬라임 군!”
퍼엉!
그녀의 외침과 함께 시험장 중앙에 커다란 슬라임이 소환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형태의 슬라임이었다. 흰색의 슬라임이었는데 거대한 크기라는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NPC양의 의기양양한 소개가 이어졌다.
“어때요? 놀라셨죠! 이 아이가 플레이어님의 데미지를 측정해 줄 슬라임 군. 정식 명칭 ‘샌드백 슬라임’이랍니다!”
“……이름 진짜 너무하네.”
오로지 얻어맞기 위해 태어난 슬라임. 어쩐지 꾸물거리는 그 모습마저 짠해 보였다.
“샌드백 슬라임 군은 그 어떤 속성에도 100% 데미지를 받도록 설정되어 있답니다. 그러니 자신의 주력 속성으로 최대한 강하게 때려 주세요.”
꾸물꾸물.
……그만 꾸물거려! 불쌍하게 느껴지잖아!
“자, 그럼 준비되셨으면 말씀해 주세요.”
“준비됐습니다. 바로 시작할게요.”
“……네? 정말요? 도핑이라든가 스킬 세팅 같은 건 안 하셔도 괜찮으세요?”
“네. 일단은요.”
국대 선발 예선의 진행 기간은 4일이다.
그 기간 동안 시험은 몇 번이고 참여할 수 있었다.
파워 게이징 종목의 경우, 그 기간 동안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하나의 점수만으로 본선 진출자를 뽑는다.
한마디로 딱 한 번만 잘하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아, 참고로 본선의 경우는 딱 세 번의 기회를 줘서 그중 가장 높은 기록만 취급한다.
‘그것도 역도랑 똑같네요.’
카르페가 아무런 버프도 없이 시험을 친다고 하자, NPC양은 의문을 표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만약 다시 하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짝!
그녀가 박수를 치자, 벽 한쪽에 전광판 같은 것이 나타났다.
거기에는 플레이어의 아이디로 추정되는 것과 그 옆에 숫자가 쓰여 있었다.
“현재 파워 게이징 예선 종목에 참여 중인 유저분들의 실시간 기록이랍니다! 상위 100위에 입상한 유저분들에게는 본선 진출과 별개로 소정의 상품이 있으니 열심히 해 주세요!”
“보너스 이벤트 같은 거네요.”
“맞아요! 아, 그 밖에도 777, 7777, 77777 수치를 기록하신 분께도 상품을 증정하고 있답니다! 운이 좋다면 가능하실지도요?!”
전광판의 기록은 정말 실시간으로 바뀌고 있었다.
현재 1위가 기록한 수치는 56,117이었다. 아이디는 ‘킹왕짱’. 들어 본 적 없는 아이디였다.
“5만이면 높은 건가?”
“상당한 수치네요! 플레이어님 말씀대로 누군가가 홀리 세크리파이스라도 터뜨린 것일지도요!”
그리고 그 순간, 갑자기 1위 기록이 갱신되었다.
(New!) 현재 1위 83,295 – 봉선
“아.”
-……상위 랭커는 예선전 스킵 권한이 있는 걸로 아는데, 저 컨셉러 놈은 굳이 힘자랑을 하고 싶나 보군.
“그 기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죠.”
전 세계인에게 자신의 힘을 수치로 보여 준다! 이 어찌 뽕이 차지 않겠는가.
“주사위 토스.”
카르페는 콜카니언 방어구 세트의 옵션을 활성화했다.
[주사위가 힘차게 돌아갑니다.] [어디선가 행운의 바람이 불어오는 느낌이 듭니다.]“오.”
저 행운의 바람 알림은 가끔 등장하는 녀석이었는데, 저 문구가 나타난 경우 주사위가 무조건 4 이상만 등장했다.
[주사위가 멈췄습니다! 주사위 숫자 5!] [콜카니언 방어구 세트의 효과로 공격력이 50% 증가합니다.]숫자 5. 상당히 좋은 결과였다.
“흠. 일단은 이 정도로 하고. 그럼…….”
카르페가 샌드백 슬라임을 향해 손을 뻗어 스킬을 발동했다.
“다크 매터!”
암속성 계열 9성 스킬!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어두운 구체가 샌드백 슬라임에게 작렬했다.
콰아아아앙-!
어마어마한 폭발음과 함께 샌드백 슬라임이 비틀거렸다. 얼굴에는 (X_X) 표시가 나타났다.
띠리리리.
그리고 이내 얼굴의 표시가 숫자로 변했다.
[146,771점] [현재 랭킹 1위 기록입니다. 아이디를 등록해 주십시오. 아이디는 임의로 설정 가능하며 원하지 않을 시, 비공개로 할 수 있습니다.]그 알림에, 카르페는 미리 생각해 뒀던 키워드를 말했다.
“천마.”
[플레이어 ‘천마’ 님의 기록이 작성됩니다.]전광판 제일 위에 천마의 이름이 박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