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42)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42화(542/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움은 거대한 덩치에 맞게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몬스터였다. 카르페는 장시간을 투자한 끝에 움을 쓰러뜨릴 수 있었다.
“끼르…… 끼르르륵…….”
쿠우우웅!
움의 거대한 몸이 쓰러지며 거대한 진동이 발생했다.
“후우우. 더럽게 튼튼하네.”
저 단단해 보이는 외피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다. 카르페가 혀를 내둘렀다.
“거의 40분은 두드린 것 같은데…… 방어력만 따지면 지금까지 잡았던 몬스터들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거 같은데요?”
-좀 많이 튼튼한 축에 속하긴 하지. 그리고 더 어이없는 건 저놈이 보스 몬스터가 아니라는 거야.
“어? 아니었어요?!”
카르페가 깜짝 놀랐다. 저 미친 덩치의 벌레가 보스 몬스터가 아니라고?
-그래. 저 벌레는 엘리트 몬스터다. 일반 몬스터처럼 흔한 건 아닌데…… 그렇다고 보스처럼 일정 필드에 한 개체만 존재하는 그런 것도 아닌 중간 보스 같은 놈이지.
천마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 나우카 계곡에는 저 노란 꽃의 군락지가 여러 군데 있는데, 움이라는 거대 벌레는 그 근처로 항상 한두 마리씩 주둔한다는 모양이었다.
“보스 몬스터도 아닌데 이렇게 강하다니.”
-레벨값 하는 거지. 아마 레벨 240쯤 될걸?
“흐음. 레벨로 생각하면 또…… 그 아무튼 다행히 여기에는 한 마리만 있었네요.”
-그래. 아무튼 벌레도 잡았으니 아이템 수거하고, 꽃도 채집해야지.
“즐거운 파밍 시간이 왔구나.”
카르페는 움이 사라진 자리로 다가가서 아이템을 살펴봤다.
띠링.
[움의 외피] [분류 : 가공 소재] [등급 : 유니크+] [특수한 외골격을 가진 벌레 종의 외피입니다. 뛰어난 물리, 마법 방어력을 가지고 있으나 그만큼 가공하기가 까다롭습니다.] [움의 다리] [분류 : 둔기, 퀘스트] [등급 : 유니크] [물리 공격력 : 120] [움의 몸은 무척이나 단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유달리 단단한 부분이 존재하는데, 그런 부분 중 하나가 떨어져 나온 결과입니다. 무척 단단하기 때문에 둔기로도 활용 가능하나, 높은 공격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추가 옵션 : 손상되지 않음]*특수한 가공법으로 개조가 가능한 아이템입니다.
“……응?”
움은 두 가지 아이템을 드랍했는데 그중 한 가지 아이템이 조금 이상했다.
“소재 아이템은 그렇다 치는데…… 움의 다리? 이건 뭐지?”
240레벨 몬스터가 드랍한 무기 아이템인데 공격력이 120밖에 안 된다. 추가 옵션도 고작 하나뿐인 데다가 등급은 이상하게도 유니크였다.
“개조 가능 아이템이라서 등급이 높은 건가? 아니면 퀘스트 아이템이라서? 흐음…….”
-오. 다행이군. 한 방에 드랍됐어.
“응? 중요한 아이템이에요?”
-그래.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닌데, 있으면 퀘스트 진행에 도움이 꽤 되는 아이템이지. 잘 챙겨 둬라.
“알겠습니다. 후. 그런데 잡은 고생에 비하면 드랍템이 후하진 않네요.”
-뭐, 보스 몬스터는 아니니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유니크+ 등급 소재 하나 먹었으면 선방한 거야.
움의 드랍템을 전부 회수한 카르페는 이번에 노란 꽃 군락으로 다가갔다.
띠링.
[롤리아나스 꽃] [등급 : 유니크+] [분류 : 연금술 소재, 약초] [나우카 계곡에서만 자생하는 특수한 꽃입니다. 특정 독에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움’이 무척이나 아끼는 꽃입니다.]“보통 꽃이 아니었군요. 해독 효과를 가진 약초라……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것 같기도 하고.”
포자독이 넘실거리는 계곡. 그리고 해독초. 딱 봐도 관계성이 있어 보였다.
[마도 공학 스킬이 활성화됩니다.] [연금술 소재를 보다 손쉽게 채집할 수 있습니다.]다행히 유니크+이라는 등급에 비해 채집 난이도가 높진 않아서 카르페는 손쉽게 모든 꽃을 채집할 수 있었다.
“좋아. 그럼 지금부터는 뭘 찾아야 하나요? 움 또 잡아요?”
-아니, 노란 꽃은 그만하면 됐어. 지금부터는 다른 걸 찾아야지.
“다른 거? 어떤 거요?”
-스포일러임.
“…….”
-흐음. 어디 보자. 노란 꽃에서 그리 멀지는 않을 텐데…… 일단, 저쪽으로 가 보자.
* * *
카르페는 천마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계곡을 배회했다.
독 필드라는 특성 때문인지 이곳에서는 독과 관련된 몬스터가 대부분이었는데, 해금을 보유한 덕분에 그리 큰 위협이 되진 않았다.
다만, 몬스터 레벨이 레벨이다 보니 다수가 몰리면 위험할 가능성이 있었다. 카르페는 차근차근 몬스터를 정리해 나가며 천마가 안내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얼마나 이동했을까. 카르페는 곧 지금까지보다 훨씬 우거진 숲 지역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됐군. 제대로 온 것 같아.
“그래요?”
-아마 조금만 더 진행하면 신호가 올 것도 같은데…… 아, 지금부터는 무기를 바꿔 들어. 아까 움 잡고 얻은 다리로.
“아하. 여기서부터 그 다리에 반응하는 퀘스트가 뜨나 보네요.”
-그래. 정확해.
카르페는 건틀릿을 해제하고 움의 다리를 장착했다.
그렇게 다시 깊은 숲속으로 나아가자 천마가 말했던 대로 신호가 나타났다.
슈욱! 파바바박!
카르페의 진행 경로 앞으로 화살 몇 대가 날아와서 바닥에 박힌 것이다.
동시에 앞쪽에서 바람을 타고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까지다. 인간. 어떻게 바람 장벽을 뚫고 이곳까지 도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앞은 인간에게 허락된 장소가 아니다.>
“……어?”
<그 이상 앞으로 다가오면 이번에는 화살이 네 녀석을 벌집으로 만들 것이다. 돌아가라.>
강렬한 기시감.
카르페는 지금 이 상황과 비슷한 것을 언젠가 겪어 본 적이 있음을 깨달았다.
카르페가 반사적으로 중얼거렸다.
“……설마. 엘프?”
-흐. 정답이다.
지금으로부터 몇 달 전, 카르페가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마도왕의 두 번째 유물을 얻기 위해 숨겨진 엘프의 숲을 방문했을 때, 이와 같은 상황을 겪었었다.
‘아니, 상상도 못 했네. 이런 독 지대에 엘프가 살고 있다고요?’
-그래. 내가 말한 적 있었지? 라세가 오픈하고 1년쯤 되면 엘프가 거주하는 지역이 하나둘 발견된다고. 여기가 그중 한 곳이야.
놀랍게도 이번 나우카 계곡의 히든 퀘스트는 바로 엘프가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
카르페가 중얼거린 ‘엘프’라는 소리에 목소리는 조금 당황한 듯했다.
그러다 무언가를 결심했는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탓!
나무 위쪽에서 뛰어내린 세 명의 엘프가 카르페 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왔다. 모두가 활에 시위를 건 상태였다.
특이한 것은 가장 선두에 있는 엘프는 맨얼굴인 데 반해, 뒤에 서 있는 두 명의 엘프는 방독면 비슷한 것을 뒤집어쓰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곳에 우리가 있다는 건 어떻게 알고 찾아왔지? 인간에겐 알려지지 않은 곳일 텐데.”
그중 선두에 선 남성 엘프가 카르페를 경계하며 물었다.
훤칠한 키에 어깨너머까지 긴 금발을 기른 엘프였는데, 냉혹한 표정도 그림 같아서 과연 판타지 속 미의 종족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거, 재수 없게도 생겼구만. 카아악. 퉤!
‘……추해요. 형.’
“인간. 대답해라. 어떻게 이곳을…… 응?”
카르페에게 활을 겨누던 엘프는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곤 눈을 커다랗게 떴다. 그 시선은 정확하게 카르페의 손을 향해 있었다.
“……그건, 설마 움의 다리? 인간. 설마 움을 사냥한 것인가?”
“어, 그렇긴 한데…….”
“그, 그렇다면 혹시 움의 근처에 있던 노란색 꽃은?”
“전부 채집했는데?”
“이럴 수가!”
카르페의 대답에 엘프들은 크게 당황하더니 이내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음에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은 것이, 아무래도 정령을 통해 자신들끼리 의견을 나누는 것 같았다.
스윽.
이윽고 엘프들이 활을 거뒀다. 그러곤 여전히 경계가 섞여 있긴 했으나 훨씬 더 정중해진 태도로 카르페에게 말했다.
“……인간. 활을 겨눈 것은 사과하겠다. 하지만, 우리로서도 외부인을 경계하는 건 당연한 일. 이해해 줬으면 좋겠군.”
“그야 뭐, 당연한 거지.”
카르페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자 엘프 측은 조금 더 긴장을 푸는 기색이었다.
“이곳에는 무슨 볼일이지? 혹, 길이라도 잃은 것인가?”
“응? 아니, 그게…….”
-대충 맞다고 해.
“……맞아. 픽시라는 이상한 몬스터랑 조우했는데, 그 녀석들이 날 이런 곳으로 날려 버렸어.”
“픽시!”
“그 공간을 뛰어넘는 요정들 말인가.”
“운이 좋지 않았군. 인간. 그 희귀한 말썽쟁이에게 휘말렸다니.”
급조한 변명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잘 먹힌 것 같았다.
“사정은 알았다. 만약 나가는 길을 원한다면 도움을 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 대신에 이쪽도 부탁을 하고 싶다.”
“부탁?”
“그래. 인간. 그대가 채집한 노란 꽃…… 롤리아나스 꽃을 우리에게 넘겨주지 않겠는가?”
그 순간 카르페의 눈앞으로 퀘스트창이 등장했다.
[바람 계곡의 엘프 (1)] [당신은 놀랍게도 바람 계곡에서 은밀히 살아가는 엘프족을 발견했습니다! 바람 계곡의 엘프는 다른 엘프에 비해 뛰어난 독 내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서서히 몸을 침식해 나가는 포자독을 가까스로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롤리아나스 꽃을 건네주십시오. 엘프는 은혜를 결코 잊지 않는 종족입니다.] [퀘스트 수락 시 : 바람 계곡 엘프족 호감도 소폭 증가, 바람 계곡 엘프 마을 출입 가능, 관련 퀘스트 개방] [퀘스트 거절 시 : 바람 계곡 엘프 관련 퀘스트 미발생]“아.”
“부탁하겠다. 인간. 그대가 가진 롤리아나스 꽃은 포자독을 중화하는 데 꼭 필요한 재료다. 아직 어린 엘프에게는 그것이 꼭 필요하다.”
천마가 채집하라고 했던 노란 꽃은 이곳 엘프들과의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 시작 아이템이었던 것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예상대로 돌아가자 천마가 우쭐하며 입을 열었다.
-흐흐. 어떠냐. 그 찾기 힘든 엘프의 마을로 프리패스하는 기분이.
‘여윽시 천마비급입니다. 제가 형 없으면 어떻게 게임하겠습니까.’
-그래도 딱 출입까지야. 이후 마을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퀘스트는 편법 없이 정공법으로 클리어해야 해. 그렇게 해서 일정 호감도 이상이 되면 드디어 고대하던 에픽 아이템 퀘스트로…….
천마가 한창 기분 좋게 말을 이어 가던 그때, 선두에 선 엘프가 갑자기 크게 당황하기 시작했다.
“……인간. 어째서 그대에게 동족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인가?”
“응?”
그 순간 다시 카르페의 눈앞에 알림창이 등장했다.
띠링.
[타이틀 : 엘프의 구원자가 활성화됩니다.] [당신은 플레이어 최초로 한 엘프 마을을 구원하였습니다. 모든 엘프 종족과의 호감도가 최대치로 고정됩니다.]“아.”
-아.
맞다. 참. 이게 있었지.
“혹시 그대는 다른 동족과 만난 적이 있는가?”
“어…… 한 번 세계수를 구한 적이 있긴 한데.”
“이럴 수가!”
“종족의 은인! 그러고 보니, 세계수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귀한 손님이 오셨다! 자넬! 서둘러 장로님께 알려라!”
띠링.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퀘스트 시나리오가 대폭 조정됩니다.] [연계 퀘스트 바람 계곡의 엘프 (12)로 이어집니다.]-……개 같은 똥겜이 또! 내가 이거 하려고 얼마나 굴렀는데! 크아아악!
억울함이 잔뜩 묻어난 천마의 외침이 계곡에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