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48)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48화(548/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띠링.
[문양 ‘사자혼 – 약’이 특정 개체에 의해 강제로 개방됩니다.] [문양 : 사자혼(獅子魂) 약(弱)] [등급 : 신화] [문양 제한 : 크로가의 인정을 받은 자] [전 스테이터스 +10] [HP 3,000 증가] [풍 속성 공격력 50% 증가] [공격, 이동 속도 10% 증가] [야수형 몬스터로부터 받는 모든 데미지 20% 감소] [권능 ‘사자혼’ 발동 가능]<사자혼>
– 문양 사자혼을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문양을 활성화한 상태로 스킬에 피격당할 시, 피격당한 스킬을 그대로 습득할 수 있습니다(개체의 고유 스킬 또한 습득할 수 있습니다).
– 사자혼을 통해 습득한 스킬의 위력이 2배 증가합니다. MP 소모가 2배가 됩니다. 스킬 습득에 소모되는 스킬 포인트가 2배가 됩니다.
– 해당 기능은 재사용할 수 있으며 재사용 시 새롭게 스킬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스킬 습득 시, 기존에 습득한 스킬은 삭제됩니다(소모된 스킬 포인트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 어린 크로가의 권능입니다. 해당 문양으로 습득할 수 없는 스킬이 소수 존재합니다.
* 해당 문양에 특정 몬스터가 반응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 해당 문양은 ‘남풍마 크로가’에 의해 거둬질 수 있습니다.
알림과 함께 카르페의 이마에서 약한 빛이 방출되더니 이내 사자의 문양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확인한 남풍마가 씨익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재밌군. 아주 재미있어. 그건 분명 나의 권능이다. 하지만 난 인간 따위에게 내 권능을 부여한 기억이 없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
사실 카르페는 지금까지 이 상황을 맞닥뜨리기 전, 마음속으로 몇 번 시뮬레이터를 돌려 본 적이 있었다.
북염존의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남풍마와 만나는 것이 필연적이다. 그렇다면, 그때 남풍마는 자신의 사자혼을 보고 어떻게 반응을 할 것인가?
감히, 과분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화를 낼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죽여 버리고 알림창 마지막에 나와 있듯이 문양을 거둬 가 버릴 것인가?
아니면 반대로 흥미를 가질 것인가.
일단, 지금까지의 반응을 보면 그리 적대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도 보자마자 끔살당하는 엔딩은 아니네요.’
-흠. 지금부터가 문제로군. 어떻게 입을 털어야 이걸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하지만 카르페의 시뮬레이션으로 예상하지 못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남풍마가 카르페의 예상보다 훨씬 더 성질이 급하고 또 전능하다는 점이었다.
남풍마는 굳이 카르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뭐, 굳이 대답할 필요는 없어. 내가 직접 확인하면 될 일이니까.”
“……뭐?”
“이런 이야기지.”
덥석.
남풍마는 그 말을 마친 직후, 커다란 손으로 카르페의 이마를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윽?!”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다. 이대로 머리가 터지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합일이 해제되어 페널티 상태에 돌입한 카르페로서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페널티 상태가 아니었더라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말이다.
우웅.
이마를 움켜쥔 남풍마의 손에서 따뜻한 기운이 방출되어 카르페의 문양 속으로 스며들어 갔다.
띠링.
‘……통찰? 이거 어디서 비슷한 걸 겪어 본 것 같은데…… 아!’
카르페는 이것과 비슷한 경험을 어디서 했는지 떠올렸다. 바로 로한 대제를 제일 처음 만났을 때였다.
당시 로한은 사슬에 묶인 채로 카르페에게 ‘관조’를 사용해 정보를 읽어 들였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몹시 흡사했다.
‘아니, 뭐, 기억을 불러와? 별 미친 재주가 다 있네!’
-설마 계정 정보를 읽고 있는 건가? 무슨 지가 운영자 캐릭도 아니게 이게 뭔…….
털썩.
채 10초도 지나지 않았건만, 남풍마는 볼일을 다 봤다는 듯 카르페를 그대로 놓아 버렸다. 그는 아주 기분이 좋아 보였다.
“흐하. 흐하하하하! 재밌군! 정말 재미있어! 시공간을 이동하여 과거의 나를 만나고 왔다라?”
남풍마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카르페를 쳐다보았다. 이제는 숫제 잡아먹을 기세였다.
“벌레치고는 제법이구나. 제아무리 갓 태어났다 한들 감히 어린 이 몸에게 상처까지 입히고 말이지. 아주 유쾌해. 이토록 웃어 보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어.”
한참을 웃어 대던 남풍마는 카르페를 향해 말을 이었다.
“좋아. 결정했다. 이번 실험 대상은 너다. 충분히 소질이 있어 보이는군. 설마 인간에게서 그런 소질이 보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말이지.”
“……뭐? 실험?”
“하하. 역시 세상은 재미있어. 아직도 이 내가 모르는 것이 존재하는가.”
남풍마는 카르페를 향해 말을 하고 있었으나 대화를 나누는 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좋을 대로 떠들고 있을 뿐이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불길한 말과 함께 남풍마가 한걸음 내딛는 그 순간이었다.
<키아아아아아아악-!>
방금 전까지 호수 위에서 몸부림치던 이무기가 갑자기 폭주해서 날뛰기 시작했다.
극심한 고통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이무기는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는 듯 사방팔방 모든 것을 헤집기 시작했다.
콰앙! 쾅!
주변 풍경이 박살 난다.
이윽고 이무기의 흉폭한 아가리가 근처의 남풍마를 향해 날아들었다.
“……버러지가. 감히.”
파앙!
무시무시한 기세로 달려들던 이무기가 허공의 무언가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잠시의 유흥 따위가 감히 천지 분간도 못 하고 제 주인을 물려고 들어?”
스윽.
남풍마가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폐기다. 널 대체할 새로운 것은 이미 찾았다.”
남풍마가 검지 하나를 들어 허공에 스윽 그어 버리자 이변이 발생했다.
서걱.
<……카악……칵.>
정확히 이무기의 목 부근. 세계수의 줄기만큼이나 두꺼워 보였던 이무기의 목이 순식간에 사선으로 베이고 말았다.
이내 목이 분리된 이무기의 사체가 호수 속으로 풍덩 풍덩 떨어졌다.
거대한 물보라가 발생하여 크로가 쪽으로 밀려왔으나 그 물보라도 허공의 무언가에 막혀서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흥. 쓸데없이 시간만 잡아먹었군.”
“…….”
-……진짜 살벌하네.
손가락 하나로 보스 몬스터를 폐기해 버린 남풍마가 다시 한번 카르페를 향해 다가왔다.
“자, 다시 시작하겠다.”
“잠깐! 도대체 뭘…….”
“더 이상의 물음은 허가하지 않겠다. 너는 그저 견디면 된다. 그게 네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다.”
그 말을 끝으로 남풍마의 손이 다시 움직였다.
푸욱.
“……쿨럭!”
남풍마의 오른손이 카르페의 복부를 관통하여 파고들었다.
가상현실 게임이기에 고통은 거의 없었다. 다만, 자신의 복부가 관통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심적으로 상당히 쇼크였다.
“제엔장…… 그래. 역시 곱게 끝날 리가 없었나…….”
-……후우. 그래. 남풍마는 사해 중에서도 가장 성질이 더러운 것으로 유명하니까.
신기한 것은 합일 해제의 페널티로 극도로 약화된 카르페가 방금 공격으로 죽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마도 크로가가 모종의 수를 쓴 모양이었다.
띠링.
[남풍마 크로가의 혈액이 체내로 침투합니다.] [플레이어가 조건을 만족하고 있습니다(문양 : 사자혼).] [뛰어난 적합성입니다. 높은 확률로 크로가의 혈액이 플레이어의 몸에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미친?”
뭐를 주입한다고?
크로가의 피? 이 고작 몇 방울만으로 이 일대를 독포자 밭으로 만들어 버린 그 피??
카르페가 기겁해서 뭔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크로가가 입을 열었다.
“호. 아직도 입을 열 수 있나? 하하.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군. 너는 충분히 내 분신이 될 자격이 있다.”
“쿨럭. 그딴 거…… 되고 싶지 않은데.”
“너의 의사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그렇게 정한 것이 중요하다.”
-……너 무슨 사해 한정 페로몬이라도 뿌리고 다니냐? 서빙제도 그렇고 이놈도 그렇고 무슨 죄다 이따위로 나와!
크로가는 손으로 카르페의 복부를 관통한 채, 그대로 허공으로 카르페를 들어 올렸다.
“받아들여라. 그리고 너의 가능성을 내게 보여라. 네 안에 있는 미지. 그것이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구나. 크하하핫!”
그 말이 마지막이었다.
풍덩!
크로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카르페를 호수 속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카르페는 천천히 호수 속으로 가라앉으며 떠오르는 알림을 보았다.
[특수 개체로 인한 강제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문양 : 사자혼이 진화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남풍마 크로가의 혈액이 주입됨으로써 신체가 일부 개조됩니다.] [주의하십시오. 일부 기능이 영구히 소실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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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이 발동합니다.]* * *
“흠.”
카르페를 호수 속으로 던져 버린 크로가는 물끄러미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건 뭐였지?”
크로가는 제일 처음 그 인간에게 접촉했을 때, 그러니까 과거의 자신이 부여한 권능을 통해 기억을 읽어 들였을 때를 떠올렸다.
태초 권능 통찰.
크로가가 태어날 때부터 보유했던 능력으로, 접촉한 대상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마저 일부 들여다볼 수 있는 그만의 능력이었다.
문양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읽어 낸 것도 바로 이 통찰 능력의 일부였다.
“……감히 내 힘을 이겨 내다니.”
사실 크로가는 단순히 카르페가 그 문양을 어떻게 얻어 냈는가만을 알아내려 했던 게 아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그야말로 카르페의 모든 것을 알아내기 위한 심산으로 통찰을 발동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크로가의 그런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해금이 발동합니다.]카르페 속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크로가의 통찰에 격렬하게 저항한 탓이었다. 크로가로서는 난생처음 겪어 보는 일이었다.
“……마치 나와 비슷한 근원을 가진 힘이었는데.”
고작 인간에게 그런 힘이 허락된다고? 세계의 대행자도 아닌데?
결국 크로가가 알아낸 것은 고작해야 아주 적은 과거의 일뿐이었다.
그중에는 속을 알 수 없는 재수 없는 사마귀. 서빙제와 엮인 정보도 일부 있었다.
“흥. 네놈도 저 인간에게서 무언가를 본 건가. 좋다.”
재미있다. 이토록 흥분되는 감정은 근 몇천 년 동안 단연코 처음이었다.
만약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힘을 가진 인간이…… 자신의 피를 온전히 받아들인다면.
“그렇다면 진정한 해답에 도달할 수도 있겠지.”
사해. 자신과 똑같은 천형(天刑)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태초의 괴물들.
그들을 속박하는 억겁의 굴레를 끊어 줄 해답이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크로가는 카르페가 가라앉은 호수를 잠시간 쳐다보다가 그대로 몸을 돌려 어딘가로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