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5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51화(551/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북염존은 생각했다.
고생과 성과는 비례해야 하는 법이었으니, 이 정도 보상은 줘도 괜찮을 것이라고.
‘운이 좋다면 괜찮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겠지.’
다른 사해들이 주목하고 있다면, 필시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봐야 했다.
그런 인간과 관계를 유지해 둬서 나쁠 건 없었다.
화정을 생산하는 데 그리 많은 힘을 소모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가능하면 최대한 편의를 도와줄 생각이었다.
……라고 생각했었다.
시행 횟수가 70이 넘어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띠링.
[플레이어의 몸에 북염존의 화정이 흡수됩니다.] [확률 판정 중…… 판정 완료!] [94% 확률로 화정이 폭주를 일으킵니다!] [플레이어의 레벨이 10만큼 감소합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 화정 폭주가 무효화됩니다.]“아아아악! 왜 이렇게 안 뜨냐고오오!!!”
어김없는 실패!
놀랍게도 카르페는 방금 전의 시도까지 포함해서 총합 75번을 전부 실패했다. 3%의 확률을 단 한 번도 뚫어 내지 못한 것이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분명 똑같은 확률인 대폭주는 75번 동안 무려 4번이 터졌다는 것!
이쯤 되면 울부짖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런 망할 똥겜! 이게 말이 돼? 어떻게 75번 중에 한 번이 안 뜨냐고!”
-평소의 날먹 업보가 이렇게 돌아오는가…….
“맞아. 이건 말이 안 돼. 주작! 확률 주작이다! 와, 라세 놈들 그렇게 안 봤는데 이렇게 대놓고 확률 주작을 치네? 참을 수 없다. 내일 당장 본사 찾아간다!”
-……짠하구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건 본인이 잘 알지?
“그게 아니면 어떻게 한 번이 안 붙냐고! 3%면 확률이 적은 것도 아닌데! 100번 하면 3번은 뜬다는 소리잖아!”
-허허. 그럼 남은 25번 중에 3번 뜨겠지. 아님 말구. 핫하.
“그만 좀 깐족거려. 이 잡귀야! 북염존님. 다음 화정 부탁드리겠습니다.”
“으, 으음…… 그래. 여기.”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뜬다. 느낌 왔다! 지지뜬! 지지뜬!”
카르페는 북염존이 건네는 화정을 그대로 입에 털어 넣었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과정이었다.
그리고.
[3% 확률로 화정이 대폭주를 일으킵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와, 이게 뜨네. 너 진짜 쩔기는 개쩌는구나.
“아아아악!!! 이 미친 게임이 진짜!!!”
76번 시도. 0 / 71 / 5를 기어코 기록하고야 말았다.
“흐윽. 흑. 나는 쓰레기야. 살 가치가 없는 똥손 벌레야……. 존재 가치를 잃어버렸어. 살고 싶지 않아.”
“아니…… 너무 풀 죽지 말고 좀 더 해 봐.”
“……감사합니다. 그럼 이번에야말로 기필코.”
그렇게 다시 시간이 흘렀다.
100번째 시도.
“…….”
“……진짜 대단한데. 이건 내 예상 밖이다. 너, 여러 가지 의미로 상식을 부수는 놈이구나.”
이쯤 되니 북염존조차 떨떠름한 얼굴로 카르페를 쳐다봤다.
기어코 100번을 채우고 말았다. 지금까지 성공 횟수는 0! 대폭주 6! 실패 94!
“크아아악 3%라면서! 100번 하면 3번은 나와야 하는 거잖아!”
-야. 생각해 봐. 똑같이 3%인 대폭주가 6번 떴잖아. 그럼 결국 합쳐서 6번인 거니까. 제대로 된 거 아닐까?
“닥쳐요. 좀!”
-껄껄. 숫자는 거짓말 안 하는 거 알지? 200번 하면 6번 뜬다 이 말이야.
“……진짜?”
-뭐, 아닐 수도 있고. 푸헿.
“에이, 씨!”
이제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다.
“……표기 오류 아닌가?”
3%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사실은 0.3%라든가. 개발자의 실수로 확률을 잘못 입력한 게 아니라면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3% 맞아. 설마 내가 만든 화정을 내가 모르겠냐?”
“북염존님이 착각하신 게 아닐까요? 진짜, 진짜 3%라고요?”
“맞다니까. 후우. 너 혹시 무슨 확률의 신이나 도박의 신이랑 척진 적 있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도박의 신이랑은 사이가 좋은 편인데…….”
그 순간이었다. 자신이 언급되는 걸 느낀 도박의 신이 알림창으로 자신의 존재를 어필했다.
[도박의 고대신이 당신을 가여워합니다.] [도박의 고대신이 당신을 축복합니다. 앞으로 뽑기와 관련된 행위 10회 동안 약간의 행운이 깃듭니다.]“오오오! 역시 케록 님!”
카르페는 언제 절망했냐는 듯 금세 기운을 차렸다.
“왔다! 피버 타임! 지금 지르면 뜬다! 이번엔 진짜다.”
-이걸 또 속네. 인마. 너 뽑기 가챠 게임 많이 해 봤다면서? 저게 다 상술이지.
기간 한정, 시간 한정 픽업! 이니 하는 건 실제로 눈곱만큼도 아니고 병아리 눈물만큼 확률이 오르는 게 이 바닥 국룰이다. 당연히 체감이 되지 않는다.
뻔한 상술. 그야말로 눈에 뻔히 보이는 그런 개수작이지만…… 이미 뽑기에 몰입한 인간에게는 그런 게 보이지 않았다.
“크흐흐. 확률 업의 힘을 모르는 멍청한 잡귀가 다 있었네. 지금 킹갓황대라세 의심하는 거? 라세가 확률 오른다 했으면 진짜 오르는 거야.”
-……너 라세 욕한 지 1분도 안 지났다.
“딱 보십쇼. 바로 9성 스킬 띄워 버릴 거니까. 북염존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기.”
카르페는 북염존이 건네는 화정을 넙죽 받아먹었다.
……그렇게 10번.
[화정 대폭주!] [해금이 발동합니다!]“크아아아악!”
-캬. 지렸다. 확률 업 맞네! 어떻게 10번 동안 대폭주가 2번이 뜨냐?
[도박의 신 케록이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이건 말도 안 돼……. 주작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럴 수가…… 이건 사기라고.”
-사기는 평소에 네가 하고 다니는 날먹 짓이 사기고.
주작. 사기. 카르페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단어는 오직 그것들뿐이었다.
사실, 카르페만 이러는 게 아니다. 뽑기 겜, 아니 뽑기 겜이 아니더라도 확률과 관련된 어떤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가라도 이런 생각을 해 보는 게 정상이었다.
‘아니? 이거 진짜 사기 아님??? 50% 확률인데 연속 7번 실패하는 게 말이 됨??? 근데 왜 반대로 7번 연속 성공하는 경우는 없냐? 이게 주작이 아니고서야 말이 되냐?’
‘아니 미친 새끼들아! 픽업이라면서! 픽업인데 왜 딴 게 처 뜨고 지랄이냐! 픽뚫도 어느 정도라야지. 연속 다섯 번 픽뚫이 시바! 이건 트럭 보내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와. 게임사가 돈독이 올랐네. 어떻게 이렇게 대놓고 확률 사기를 치냐……. 이런 놈들의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
이게 뽑기 게이머의 평균적인 사고 흐름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진실은 확률 주작 같은 건 없다. 표기된 확률은 정확하다. 어지간히 미친 회사가 아니라면, 그런 걸로 사기를 치진 않는다.
……울부짖는 유저들은 그저 운이 없을 뿐이었다.
-실전으로 배우는 독립시행 이론 맛이 어떻습니까? 좀 맵지요?
“조응히. 하라그…….”
-야야. 이빨 너무 꽉 깨물지 마. 그러다 깨지면 너 손해다.
평소 당한(?) 것이 많았던 천마는 전력으로 깐족댔다.
아, 시원하다!
1%면 충분히 할 만하다느니, 3%면 거저 주는 거라느니…… 확률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에 그동안 얼마나 속이 답답했던가.
그런 놈이 드디어 숫자에 고통을 받는다. 천마는 살면서, 아니 죽어서도 이렇게 통쾌했던 순간이 없었다.
“……다시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10번의 시도.
결과는 당연하게도 10번 전부 실패. 이제 더 이상 우울해질 것도 없었다.
-야야.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엔 대폭주는 안 떴다.
“흐즈믈르그…….”
“너, 진짜 이상한데? 몸에 문제 있는 거 아니냐?”
“그런 거 아닙니다. 전 지극히 정상이에요. 제 생각에는 화정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표기 오류 같은데요?”
“아니, 화정에는 문제없다니까? 네 문제야!”
“저도 문제없어요!”
-둘 다 문제없지. 하지만 그럼에도 이딴 상황이 나올 수 있는 게 확률이란 거다. 바보들아.
이제 약이 오른 건 카르페뿐만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실패를 거듭하자 북염존도 약이 바짝 올라 카르페에게 화정을 퍼먹였다.
“아, 이 고물 몸뚱어리! 도대체 얼마나 처먹어야 성공하는 건데!”
“……제가 묻고 싶습니다.”
“이제 오기다. 뜰 때까지 먹인다.”
“바라던 바입니다.”
이게 가챠쇼인지 먹방쇼인지 구분이 안 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131번째 시도.
파앗!
카르페의 몸에서 붉은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3% 확률로 화정이 몸에 자리 잡습니다!]“크아아아아아! 드디어 불량 화정을 이겨 냈다! 131번 중에서 한 번 성공! 이로써 3% 확률은 표기 오류이고 실제 확률은 0.76%임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냈다!”
“와! 드디어 성공했구나! 이 망할 몸뚱이!”
-잘들 논다. 등신들.
감격의 눈물을 한 사발 쏟아 낸 카르페가 떨리는 손으로 상태창을 불러 왔다.
[북염존의 화정이 자리 잡음으로써 신체가 성장합니다.] [근력이 47 증가합니다.] [체력이 33 증가합니다.] [민첩이 28 증가합니다.] [손재주가 17 증가합니다.] [마력이 51 증가합니다. [최대 HP 15% 증가합니다.] [최대 MP 2% 증가합니다.] [축하합니다! 8성 스킬 캘러미티 인페르노를 획득하셨습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스킬입니다. 강화를 진행하시겠습니까.]“……십.”
너무 안 떠서 그만 잊고 있었다.
지금 카르페가 몸을 던진 이 뽑기 게임은 뽑는 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는 걸 말이다.
“……리트라이 가죠. 이건 아닙니다.”
“……그 짓거리를 또 하겠다고?”
“아니, 저도 웬만하면 만족하고 넘어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이건 진짜 아닙니다.”
“으음…….”
확실히 북염존이 보기에도 이건 좀 심하다 싶었다.
“설마하니 8성 스킬보다 9성 스킬이 더 안 뜨거나 그런 건 아니죠?”
“아니, 그거 확률은 똑같아.”
“그러면 더더욱 이걸로 만족할 순 없죠.”
“그렇긴 하다만…….”
북염존은 조금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근데, 슬슬 내가 기력이 딸리거든? 이 화정이란 게 그렇게 무한정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너무 과하게 만들어 내면 내 진기까지 손상을 입을 수가 있어.”
“네?”
카르페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그, 그럼요?”
“앞으로…… 대충 50개? 조금 무리하면 70개까진 어떻게 되려나?”
“아니, 그럴 수가! 북염존님 명예를 걸었잖아요! 최고로 좋은 보상 주겠다며!”
“나도 네 운이 이렇게 쓰레기일 줄은 몰랐지! 당연히 그 전에 적당한 거 뜰 줄 알았다!”
“저, 라세 시작하고 운 없다는 소리 처음 들어 봅니다. 너무 굴욕적이야!”
손이 덜덜 떨린다.
무제한 뽑기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시행 횟수가 정해져 있었다니!
“라세는 정말 개 같은 게임이다.”
-……애초에 그게 무한정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양심 터진 거 아니냐? 뽑기 기회 200번을 주는 건데 그걸 슬퍼해?
“저 손 떨리니까 조용히 해 주세요. 흥분해서 누가 한 명 때릴지도 몰라. 저 멸신의 힘 있어서 배후령 타격 되는 거 아시죠?”
-…….
“그래. 생각하면 내 태도의 문제였어.”
무제한 뽑기라는 걸 알아서 뽑기 한 번 한 번에 염을 담지 않은 게 실수였다.
나태하고 오만했다.
“경건하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카르페가 화정을 다시 하나 삼켰다.
그리고 그 순간.
파앗!
“어?”
“오?”
-잉?
방금 전과 다른 자줏빛 화염이 카르페의 몸에서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