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57)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57화(557/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
띠링.
[퍼펙트 히트!] [정확한 포인트에 완벽한 힘으로 타격했습니다. 광석의 품질이 크게 증가합니다.] [평범한 철광석을 획득하셨습니다.] [반복이 발동합니다. 추가로 철광석을 획득합니다.]“흠. 역시 광산 초입은 광석 자체가 그저 그렇네요.”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 그래도 초입이라고 해서 꼭 안 좋은 광석만 있는 건 아니야. 운만 좋으면 충분히 상급 광석도 얻을 수 있다더라.
“……하여간 이놈의 운빨똥망겜은 무슨 국가 대항전에도 운 요소를 집어넣어 놨네.”
-그러게 말이다. 그나저나…… 저 양반은 어쩔 거야?
천마가 뒤쪽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이상한 아저씨가 바위 뒤쪽에 숨어 이쪽을 슬금슬금 쳐다보고 있었다.
……자기 딴에는 열심히 숨는다고 숨는 것 같은데 워낙 어설퍼서 숨는 의미가 없었다. 카르페가 아니라 조금이라도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 챌 수밖에 없는 그런 어설픔이었다.
카르페가 슬쩍 뒤를 돌아보자 화들짝 놀라며 숨는 꼴이 뭔가 웃기면서도 귀여웠다.
“으음. 글쎄요. 딱히 악의가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은데.”
-뭐, 저 양반이 그럴 성격이 아니긴 하지. 좀 꼬장꼬장하긴 해도 근본이 나쁜 사람은 아니야.
“오. 아는 사람이에요?”
-그래. 지난 회차 중에 꽤 신세를 졌던 사람이다.
“신세?”
-내가 아는 장인들 중에는 가장 솜씨가 좋은 플레이어야. 아마, 이번에도 정상적으로 플레이를 진행했다면 의뢰 한두 번 정도는 했었겠지.
“형이 의뢰를 맡긴다고요? 그 정도의 장인이에요?”
-그렇지. 순수 생산직으로서의 솜씨만 고려하면 너는 상대도 안 돼. 어쩌면 너도 들어 본 적 있을걸? 강용탁이라고…… 저 양반 현실에서는 인간문화재거든.
“인간문화재? 진짜요?!”
카르페는 진심으로 놀랐다. 저 어설퍼 보이는 아저씨가 국보급 인재라고?!
듣고 보니 강용탁이라는 이름도 들어 본 것 같았다. 분명 ‘도검 제작 명인!’이라는 주제로 나온 방송을 인터넷 짤로 본 기억이 있었다.
“아니, 근데 현실의 도검 장인이 라세에서도 의미가 있어요? 어차피 리듬 게임으로 제작하는 거 아니에요?”
-그게 꼭 그렇지도 않아. 너도 알다시피 라세는 현실에서의 능력이 게임에도 꽤 영향을 주는 게임이니까.
실제 현실에서 검도나 펜싱 같은 걸 했으면 라세에서도 검을 능숙하게 다루기 쉽다. 상위 랭커에 운동선수 선출이 많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천검 역시 펜싱을 했었고 카르페가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그런 이점은 꼭 운동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야. 라세가 대장장이 기술에 리듬 게임 시스템을 도입한 건, 인류의 99.99%는 실제 대장장이 일을 안 해 봤으니 그걸 배려해서 어쩔 수 없이 시스템을 도입한 것에 불과해.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점이 발생한다.
실제로 장인 일을 해 본 0.01%의 인간은 그냥 역차별을 당해야 하는 것인가? 그들은 리듬 게임 시스템이 없어도 실제로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자들인데?
-라세가 또 그렇게 정이 없진 않지. 실제로 리듬 게임 시스템 없이 제작이 가능한 장인은 그런 보정 시스템을 OFF로 할 수 있어.
“……그건 또 처음 알았네.”
제작 보정 시스템을 OFF로 설정하면, 그때는 진짜 현실에서처럼 쇠를 두드려 아이템을 제작해야 한다.
물론, 완벽하게 현실과 같아지는 건 아니고 주조에 필요한 시간 같은 건 게임스럽게 대폭 축소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보정 상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난이도가 된다.
그리고 라세는 항상 어려운 일을 해냈을 때,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라오는 게임이었다.
-그런 시스템 보정 없이 아이템을 제작하게 되면 아이템 이름 앞에 [수제]라는 수식어가 붙어. 경매장에서 몇 번 본 적 있지?
“아, 그게 그렇게 제작된 물건이었구나. 하나같이 더럽게 비싸던데…… 이유가 있었군요.”
-그리고 보통 그런 식으로 제작된 아이템은 최소 반 등급에서 한 등급 이상 뛰어난 성능을 보여 줘. 만약 수제로 레전더리급 아이템을 띄운다면 에픽급 성능이 튀어나올 수도 있다, 이 말이지.
“와. 등급 하나 차이면 진짜 엄청난데요.”
-뭐, 레전더리 아이템은 아무리 저 양반이라도 만들기가 어렵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론상으로는 그렇단 얘기지.
“……그런데 그런 대단한 장인분이 도대체 왜 제 스토커 짓을 하고 있는 거예요?”
-글쎄. 그것까지는 잘……. 너, 뭐 혹시 인터넷에서 저 양반 욕이라도 했냐?
“무슨 미친 소립니까.”
-뭐, 별거 아닌 이유겠지.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선 가장 꼰대니까…… 감히 몬스터랑 푸닥거리나 하는 천한 것이 신성한 장인의 영역을 넘본다고 감시하러 온 게 아닐까?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인간문화재쯤 되시는 분인데 설마 그런 끔찍한 이유겠어요.”
-야. 네가 저 양반 성격을 몰라서 그래. 내가 저 인간이랑 친해지겠다고 샤바샤바한 거 생각하면 아오 진짜……!
* * *
조금의 시간이 더 흘러 카르페는 광산의 최심부라 할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크에에엑?!”
자연히 몬스터의 수준도 훨씬 더 올라갔지만…… 그래 봤자 카르페에게는 준비운동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애초에 장인들의 경쟁 종목이었기에 몬스터 수준이 높게 책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무기력 트랩을 밟으셨습니다.] [해금이 발동합니다. 무기력증이 해제됩니다.]트랩 또한 훨씬 더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으나 그 역시 해금 앞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 확실히 깊숙이 들어오니까 고급 광석이 등장하네요.”
광산 초반부의 채광 포인트와는 그 크기부터가 달랐다.
광산 초입부의 포인트는 대충 곡괭이를 휘둘러도 찍힐 수준이라면, 지금 이곳의 포인트는 그래도 골프공보다 살짝 큰 정도였다.
진마금 때의 10원짜리 크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이 정도면 상당히 집중해서 곡괭이를 휘둘러야 했다.
“후우. 그럼 시작해 볼까.”
카르페가 곡괭이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입구 때와는 달리, 광물 토룡의 가죽장갑까지 장착해서 세트 효과까지 챙긴 상태였다.
“…….”
잠시 호흡을 멈춘 채, 포인트를 노려본다. 그리고 잠시 후, 곡괭이를 뒤로 젖혀 최적의 힘으로 포인트를 찍는다.
까앙!
경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카르페의 눈앞으로 알림창이 등장했다.
[퍼펙트 히트!] [완벽한 힘의 분배로 히트 포인트를 가격하였습니다. 채광까지 필요한 히트 포인트 수가 1 감소합니다.]까앙! 까앙!
조용한 동굴 속에 곡괭이 소리가 울려 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과물이 나타났다.
[‘약한 마력을 머금은 은철 원석(700g)’을 획득하셨습니다!] [완벽한 채광으로 보다 높은 품질의 광물을 채광하셨습니다.] [반복이 발동합니다. 원석을 하나 더 획득합니다.] [광물 토룡 가죽 세트의 효과가 발동됩니다. 원석을 추가로 하나 더 획득합니다.]일타삼피!
한 번의 채광으로 세 개의 원석을 획득하니, 남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광석이 쌓여 갔다. 결국 채광을 시작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 시점에선 신발 하나는 충분히 만들고 남을 만큼의 광석을 얻을 수 있었다.
“흠. 조금만 더 챙길까요? 혹시 실패하면 하나 더 만들게.”
-뭐, 아직까진 시간 여유가 있으니 그래도 상관없겠지.
“그나저나 저분은 아직도 따라오시네.”
강용탁은 여전히 카르페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곳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 자신을 쫓아왔을 때는 조금 못마땅한 표정이었으나, 지금은 그런 표정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뭔가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저분도 뭐 이것저것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수제로 만들면 시간도 더 걸리지 않나?”
-뭐, 알아서 하겠지. 네가 걱정해야 할 정도로 경지가 낮은 사람도 아니야.
“흐음…….”
카르페는 자신의 발밑에 굴러다니는 은철 원석을 쳐다보았다.
강용탁이 훌륭한 장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그건 어디까지나 장인의 영역에 국한한 것이다. ‘광부’로서의 재능이 인간문화재인 건 절대 아니었다.
그가 아무리 뛰어난 채광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카르페만큼의 효율을 보일 수는 없는 게 당연했다.
“그렇다면 호감작 좀 해 놓는 것도 좋으려나?”
-뭔 소리야?
“이왕 캐는 거 조금 더 여유롭게 캐서 나눔도 좀 한다 이거죠.”
시스템의 보정을 받지 않고, 수제로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 그건 카르페가 아무리 뛰어난 피지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아니, 실제로 몇 년을 매진하면 가능할지도 몰랐으나 적어도 단기간에는 불가능한 영역이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인재와의 친목을 도모하는 건, 나쁘지 않은 생각이리라.
천마조차 구걸하다시피 아이템 제작을 의뢰했다는 사람이었으니까.
까앙! 깡!
카르페가 곡괭이를 휘두를 때마다 발밑으로 원석이 쌓여 간다.
카르페는 어느 정도 충분히 광석을 챙긴 후, 바닥에 남아 있는 원석을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자리를 떠났다.
“…….”
그리고 카르페가 자리를 떠난 그곳에 강용탁이 나타났다. 그는 바닥에 떨어진 은철 원석을 물끄러미 지켜본 후, 조용히 중얼거렸다.
“……실로 장인의 경지라 할 만하구나.”
대가는 대가를 알아보는 법. 강용탁쯤 되는 사람이면 하나를 봐도 열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까지 오는 동안 봐 왔던 천마의 곡괭이질.
그건 절대로 단순히 겉핥기로 이록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뼈를 깎는 노력. 혹은 그에 준하는 폭발적인 재능.
그것들 중 어느 하나라도 가지고 있어야만 보여 줄 수 있는 아름다운 곡괭이질이었다. 그리고 둘 중 어느 것이든 존중받아 마땅했다.
“용탁아. 용탁아. 이 아둔한 놈아. 사람을 겉으로만 판단하지 말라고 그렇게 제자에게 일렀거늘……. 정작 너는 그러지 못하고 있었구나.”
천마는 절대로 고작 인기 따위를 얻어 보겠다고 이 종목에 참가한 게 아니었다. 그는 충분히 대가라 칭할 수 있는 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내가 쫓아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이렷다.”
그게 아니라면 이토록 많은 원석을 남기고 갔을 리 없었다. 대충 봐도 신발 하나쯤은 넉넉하게 만들고도 남을 양이었다.
장인이라면 자신의 작업 장면은 으레 숨기고 싶어 하기도 하건만, 천마에게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아니, 그러기는 커녕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허허.”
그는 머쓱한 웃음을 터뜨린 후, 원석을 주워 자리를 떠났다.
대놓고 으스대며 광석을 나눠 줄 수도 있었음에도 아무런 말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필시, 자신을 무안하지 않게 하려는 배려이리라.
카르페도 모르는 사이, 용탁의 마음속에서 카르페의 호감도가 미칠 듯이 상승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