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64)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64화(564/581)
이번 국가 대항전의 꽃은 누가 뭐라고 해도 1 : 1 자유대전이다.
그래서일까. 다른 총목과 달리 자유대전은 국가 대표 선발전부터 인터넷 시청이 가능했다. 그것도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국가 대표 선발전을 전부 볼 수 있었다.
“……으음. 이건 또 예상외의 결과로군.”
커다란 침대에 누워 있는 거한 사내.
라세 플레이어 군터 라우헬.
공식 세계 랭킹 1위의 유저이자, 10대 길드 더 썬 길드의 길드 마스터였다.
그는 태블릿으로 한국의 국가 대표 선발전을 모니터링하다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국인인 그가 시차를 무시하고 한국의 경기를 관람하는 이유는 당연하게도 천마 때문이었다.
천마의 압도적 1위일 게 뻔했지만, 그래도 몇몇 경기에서 천마의 정보라도 얻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8강 첫 경기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한국은 천마와 천검만 주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봉두난발의 중년 사내. 영의.
공식 랭킹에는 한 번도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자였지만, 라세에는 공식 랭킹을 등록하지 않은 인물이 더 많았으니 8강 인원 중에 그런 사람이 있어도 하등 이상하지 않았다.
문제는 생각보다 너무 강하다는 것
너저분한 아저씨가 순수 격투술로 천마를 압도하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이게 진짜 현실인가 의문이 들 지경이었다.
“신경 써야 할 사람이 늘었군.”
그렇다고 싸우면 질 것 같으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순수 격투 외에 다른 분야는 전혀 무지한 것 같았으니까. 스킬을 적당히 활용하면 될 일이었다.
“……이번 국가 대항전은 아주 재미있겠어.”
이어지는 한국 국대 선발 8강전 2번째 경기를 잠시 살펴보던 군터는 이내 흥미를 잃어버리고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케이트? 난데. 이번 국가 대항전에 관련해서 할 말이……”
* * *
쿵!
“승부가 결정되었습니다! 8강전 두 번째 경기! 승자는 카이호 선수입니다!”
“와아아아-!”
“와, 진짜로 카이호가 이겼다!”
“카이호! 절대가련 카이호! 오직 너만을 사랑해!”
8강전 두 번째 경기는 남녀 선수의 혼성경기였는데 치열한 접전 끝에 여성 검사 플레이어 쪽이 승리를 손에 넣었다.
원래부터 인기가 많은 플레이어였는지 여기저기서 그녀에 대해서 수군거리고 있었다.
“카이호 진짜 실력이 엄청 성장했네. 원래도 강하긴 했는데 솔직히 국내 탑 8 안에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뭐야. 너 방송 안 봤냐?”
“무슨 방송?”
“카이호가 강해진 비결이라고 자기 방송에서 썰 푼 적 있는데 그걸 안 봤음?”
“모르지. 세상 사람들이 다 너처럼 스트리머 채널 죄다 챙겨 보진 않잖아.”
“몇 달 전에 카이호가 오락실에서 ‘카이호를 이겨라!’ 이벤트 한 적 있었거든? 그때 우연히 은거기인 빡고수 센세랑 한판 붙었단 말야.”
“카이호가 이겼나?”
“아니, 무참하게 깨졌지. 근데 그게 무슨 깨달음을 줬나 봐. 그날 이후 갑자기 움직임이 좋아져서 pvp 랭킹 쭉쭉 올렸다던데.”
“……이게 무협 소설이냐? 깨달음 같은 소리하네.”
“본인이 그렇다잖아.”
카이호는 과거 공식 랭킹 1,000위권의 유저로 PVP로는 국내 스트리머 중 손꼽히는 인지도를 가진 플레이어였다.
1,000위권에서 오래 머물렀으나 어느 순간 실력이 일취월장하기 시작하더니 현재 순위는 477위로 급상승! 거기에 더해 기어코 국대 선발의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자, 그럼 잠시 경기장 정비 뒤에 곧바로 3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세 번째 경기는 천화 그룹의 도련님. 천성호. 스카이크로스의 경기였다.
카르페가 살짝 감탄을 티뜨렸다.
“와. 기어코 올라왔네. 조별 리그 겨우겨우 통과했을 때는 설마 싶었는데……”
-뭐, 실력 자체가 떨어지는 건 아니니까 말이지. 템빨 자체는 라세 최정상급이니 대진운만 좋다면 8강도 충분히 가능하지.
예선 조별 리그에서 카르페에게 사정없이 쥐어터진 임팩트가 커서 그렇지, 사실 스카이크로스 또한 녹록치 않은 유저였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실력자 중 한 명이었다.
쾅! 콰아아앙!
“크큭! 버러지! 내 레전더리 앞에 무릎을 끓어라!”
-……아직도 저딴 소리 하는 거 보면 덜 맞긴 했어. 네가 더 죽여 놨어야지!
“……결승에서 붙게 되면 그렇게 할게요.”
-뭐,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그렇겠죠.”
3경기가 끝나면 이어지는 4경기에는 천검이 출전한다.
만약 천성호가 8강 경기에서 승리한다 치더라도 준결승에서는 천검과 붙어야 한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천검과의 승부가 벌어진다면 천성호가 승리할 확률은 한없이 0에 가깝다. 결국 참교육은 천검의 몫이었다.
“이익! 이 하찮은 놈이 감히이이……!”
“거, 남의 집 귀한 아들에게 하참니 뭐니 하지 말고 제대로 집중하면서 합시다! 합! 거합일도!”
콰앙-!
천성호의 검과 상대의 검이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잠깐의 방심이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그런 차이.
하지만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결국 ‘아이템의 차이’ 였다.
콰아앙-!
“헉……헉. 이제 주제를 좀 알게 되었겠군.”
“젠장…… 빌어먹을!”
살짝 모자란 실력을 템빨로 커버한 천성호가 3경기를 가까스로 승리했다.
“3경기가 끝났습니다! 접전 끝에 스카이크로스 선수의 승리! 자, 그럼 잠시 뒤 4경기로 이어집니다!”
8강전의 마지막 경기는 천검과 남성 마법사 유저의 승부였다.
그리고 너무나도 허무하게 천검의 승리로 끝이 나고 말았다. 상대도 8강에 진출한 만큼 나름의 실력이 있었지만, 천검이 장기인 속검으로 실 새 없이 몰아치자 상대는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펼치지 못하고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천검님! 제발 발로 한 번만 밟아 주세요!”
“……사양하겠습니다.”
패배한 플레이어의 순수한 요구가 묵살되며 그렇게 8강전이 종료. 준결승 라인업이 확정되었다.
천마 vs 카이호.
스카이크로스 vs 천검.
“자아! 그럼 곧이어 준결승 첫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천마 선수 대 카이호 선수!!”
와아아아아-!
우레와 같은 함성이 장내에 울려 퍼진다. 천마는 말할 것도 없었고 카이호 역시 상당한 인기를 자랑했기에 응원전은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천마 펀치! 원샷 원킬 가자!”
“카이호! 할 수 있다. 천마도 사람이야 사람! 이길 수 있어?”
“사람 아닌 거 같던데……”
그렇게 시작된 준결승 첫 경기.
카르페는 카이호를 마주하는 순간, 기묘한 기시감에 사로잡혔다.
“어라…… 어디서 본 사람 같은데. 같이 싸운 적이 있나?”
-응? 그럴 리가. 내가 너랑 쭉 붙어 있었는데 카이호랑 역인 적은 없는데?
“그래요? 그런데 왜 이렇게 익숙하……아!”
맞은편의 카이호가 자세를 잡는 순간, 카르페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오락실에서 만난 그 사람이구나.”
-아. 맞아.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다고 했지.
분명, 한조와 놀러 다니다가 도착한 오락실에서 본 사람이었다.
“그때 무슨 연승 저지 이벤트 같은 거 했었는데, 제가 저지 했었어요.”
-기묘한 인연이군
“그러게요.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상호 간, 짧게 목례를 마친 후 카르페 또한 자세를 잡았다. 카이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 한 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앗!”
카르페와 달리 카이호는 카르페를 알아보지 못했다. 애초에 로브를 둘러쓰고 있기도 했고 그 당시 오락실에서 자신을 천마라고 밟힌 것도 아니었으니까.
“하앗!”
짧은 기합과 함께 카이호가 카르페를 향해 달려들었다. 동시에 그녀의 검에 빠직거리는 뇌전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전력으로 가요! 뇌일섬!”
벼락의 기운이 서린 찌르기.
속도와 파괴력을 모두 잡은 카이호의 장기 기술이었다.
쐐애액!
공기를 찢으며 검이 카르페의 이마를 향해 뻗어간다.
이윽고 짐이 카르페에게 당기 직전, 카르페의 손이 검보다 더 빠르게 움직였다
덥썩.
“……어라?”
카이호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고 말았다.
자신의 혼신의 찌르기가 카르페의 한 손에 붙잡혀 옴짝달싹 못 하고 있었으니까.
“……어? 어라?”
이게 말이 되나?
횡으로 베는 검을 잡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찌르기를 손으로 잡는다고?
“물리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옷!”
“마법의 세계에서 물리를 따지면 안 되죠.”
“아니,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이 칼을 맨손으로 잡……아?”
그러고 보니 전에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몇 달 전, 오락실에서 있었던 자그마한 이벤트.
불현듯 나타난 의문의 고수가 자신의 검을 맨손으로 잡았었다. 우연인지 지금과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었다.
순간, 카이호의 두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설마! 천마님이 투신님…… 꽥!'”
퍼억!
카르페의 주먹이 카이호의 복부에 박혀 들었다. 치명타가 터진 것인지, 카이호는 그 공격 한 방으로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거, 여자한테도 가차 없구만.
‘경기장에 선 순간, 우리는 모두 동등한 전사다! 전사에게 손대중은 모욕일 뿐이니! 전력을 다해서 죽인다!’
-……
8강전의 첫 경기가 예외였을 뿐이지, 천마는 천마였다. 준결승 무대 역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한 번에 끝내 버리고 말았다.
NPC의 승리 선언이 울려 퍼진다.
“준결승 첫 번째 경기! 천마 선수의 압승입니다. 과연 이 선수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존재할까요? 자, 그럼 준결승 마지막 경기 곧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천마와 카이호 경기만큼은 아니었지만, 두 번째 준결승 역시 간단하게 승부가 나고 말았다.
“커, 커억……”
“좋은 승부였습니다.”
천검의 짐이 천성호의 목을 뀌뚫었다.
개인의 기량 자체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인데다가 아이템의 수준도 크게 차이가 없었으니 너무나도 자명한 결과였다.
와아아아아-!
천검! 천검!
천마! 천마! 천마!
결승전의 무대가 확정되는 순간, 천마와 천검이 이름이 연신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자아!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국대 선발전의 마지막 경기! 수많은 강자들 중 최후의 두 명이 무대에 오릅니다!”
경기장의 양쪽 끝에서 카르페와 천검이 경기장으로 오른다.
“후우.”
카르페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어전지 묘한 기분이었다. 설마 그 천검과 같은 무대에서 싸우게 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리고 그런 감정은 천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카르페에게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천마…… 아니, 카르페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금 이 경기가 국대 선발 결승이 아닌, 본경기의 결승이라 생각하겠습니다.”
“……저 역시 최선을 다할게요.”
“후후.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천검이 살며시 웃었다.
자신보다 더한 강자가 흘러넘치는 국가 대항전 본무대에서는 카르페와 싸울 수 있을지 없을지도 미지수였다. 그녀는 하늘이 주신 이 기회를 결코 허투루 넘길 생각이 없었다.
스윽.
그녀가 손을 움직이자 검집에서 소리도 없이 검이 뽑혀 나왔다.
카르페 역시 주먹을 들어 올려 자세를 잡았고.
“자, 그럼 지금부터 결승전을 시작하겠습니다!”
NPC의 경기 개시 선언과 함께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