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67)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67화(567/581)
길다면 길었던 국가 대표 선발전을 끝마친 카르페가 기지개를 쭈욱 폈다.
“으음. 그럼 오늘은 뭘 해야 하나.”
신경을 쏟고 있던 것이 끝나고 여유가 생기자, 그건 또 그거대로 고민이 되었다.
“퀘스트도 지금은…… 조금 멈춘 상태고.”
사실 카르페에게는 메인 퀘스트라 할 만한 것이 있었다.
드렛슈의 기억파편이 알려 준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배후령’ 에 대해 가장 큰 비밀을 알고 있을 거라 추측되는 ‘길리안트 제국’ 왕성에 접근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광부 일을 하며 11강 철왕좌와 친분을 쌓아 올렸다.
이제 철왕좌를 후견인으로 해서 길리안트 제국 왕성에 데뷔하는 것만 남은 상황이었지만……
‘으으음. 널 소개할 만한 적절한 자리가 좀처럼 없네. 조금만 더 기다려 봐.’
‘……그런 자리가 꼭 필요한 거예요? 그냥 대충 아무렇게나 하면 되지 않나?’
‘어허! 귀족들의 사교 모임이란 게 그렇게 단순한 게 아니지. 어쭙잖은 자리에서 소개를 해 봐야 잡아 보일 뿐이다. 안 할 기면 몰라도 할 기면 확실하게 하는 게 낫지.’
‘그렇군요.’
-그래. 믿어 봐라. 확실하게 해 준다니까?
사실 철왕좌의 평소 이미지가 사교 귀족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지만…… 본인이 그렇다니 그냥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었다.
“사교도 배후령이나 더 찾아다녀 볼까요?”
-그것도 나쁘진 않긴 한데…… 너무 심하게 압박하면 배후령 쪽에서도 뭔가 낌새를 느끼고 준비를 하게 될 거다.
“듣고 보니 그것도 그러네.”
메피스토와 동탁. 이미 두 사교도의 배후령이 카르페의 손에 사라졌다.
배후령이 약화되는 것도 아니고 존재 자체가 소멸되는 대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필시 배후령들 사이에서도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을 것이다.
“제 존재에 대해서 눈치챘을 것 같지는 않지만요.
-뭐, 그래도 조심해서 나뿔 거 없다는 거지. 사교도가 만나고 싶다고 턱턱 만날 수 있는 게 아니기도 하고,
배후령 둘을 소멸시켰으니 잠시간 상황을 지켜보자.
그렇게 방침을 정하자 자연히 시선은 다른 쪽으로 향했다.
-배후령 사냥도 보류하고 국가 대항전도 대충 한 달 뒤라면.. 지금 할 만한 건 레벨링밖에 없나.
“음. RPG의 숙명 같은 것이죠. RPG에서 캐릭 만렙 이전에 끝이란 없는 법이니.
-뭐, 라세에 만렙 같은 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냥 또 사냥. 그것이 곧 RPG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선 단순히 몹을 때려잡는 것만으로는 효율적이지 않았다.
이제 눈이 한껏 높아진 카르페의 입장에서는 단순 레벨링만으로는 조금 아쉬운바!
“경험치도 좋고 득템도 되면서 거기에 뭔가 플러스알파로 미래에 대한 큰 그림까지 그릴 수 있는 그런 게 있으면 딱 좋겠다.”
-시즌 377호 짭소리네. 어째 하루를 조용히 넘어가는 날이 없냐?
“천마 비급에 그런 게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양심 터진 놈아. 그런 형편 좋은 게 딱 하고 있을 리가…… 음? 아니, 잠깐만.
뭐 이런 놈이 다 있냐는 눈으로 카르페를 쳐다보던 천마가 순간적으로 고개를 가웃거렸다.
-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진짜요?!”
-사실 거기는 일반적으로는 그리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닌데…… 너 새로운 스킬 하나 얻으면서 갈 만한 곳이 됐네
“스킬? 어떤 거요?”
-이번에 북염존 퀘스트 클리어하고 얻은 9성 스킬. 블러드 머더러.
“아.”
천마의 말에 카르페가 스킬창을 활성화했다.
띠링.
[블러드 머더러 Lv.1(M) -9성] [습득 제한 : Lv. 150 이상] [피에 미친 살인귀. 살인귀의 몸에 밴 지워지지 않는 혈향은 인간의 본능적인 공포를 일깨우기에 충분합니다.]Passive
-플레이어를 200명 처치할 때마다 모든 스테이터스 + 1 증가.
(최대 10까지 증가. 동일한 플레이어를 처치 시, 한 번으로 카운트 됩니다. 일정 레벨 이하의 플레이어 처치 시, 카운트가 되지 않습니다.)
-인간형 개체에게 물리, 마법 방어 관통력 20% 증가. 만약 대상이 플레이어라면 10% 추가 증가
-인간형 개체에게 물리, 마법 데미지 30% 증가. 만약 대상이 플레이어라면 20% 추가 증가.
-날붙이 장비로 인간형 개체를 공격 시, 높은 확률로 대상을 상태이상 ‘출혈’ 에 빠트립니다. 출혈 상태의 대상을 공격시, 데미지 50% 증가.
-인간형 개체로부터 받는 데미지가 5% 감소합니다.
*해당 스킬의 효과는 일부 투기장 콘텐츠에서 비활성화 또는 효과가 반감됩니다.
스킬 팩에서 뽑은 새로운 패시브 9성 스킬.
오로지 PVP에 특화되어 있어서 어쎄신 계열 캐릭들이 죽고 못 사는 그런 스킬이었다. 카르페는 천마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바로 알아겠다.
“아, 그럼 이번 목표는 PK 가능 지역에 있는 사냥터로 가겠다는 거군요?”
-뭐, 요약하면 그렇게 되겠지.
“흐음. PK라. 아무리 스킬 강화 때문이라곤 하지만 무차별 막피는 취향이 아닌데.
-쓰읍. 날 뭘로 보고. 내가 아무리 그래도 막피를 추천하겠냐? 판이 좀 크게 벌어질 수도 있지만…… 뭐, 지금 너라면 크게 상관없겠지.
천마는 자신만 믿으라는 듯 씨익 웃어 보였다
* * *
천마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곳은 대륙 남쪽 길리안트 제국 근처에 위치한 대규모 지하던전이었다.
“여기에요?”
-그래. 다 왔다. 정식 명칭은 따로 있긴 한데 유저들 대부분이 ‘지옥문’ 이라고 부르는 던전이야.
라세에는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은 던전이 있었지만 던전은 크게 입장 방식에 따라 두 가지의 부류로 나뉘었다.
인스턴스 던전. 그리고 개방형 던전.
인스턴스 던전이란 것은 던전에 입장할 때, 플레이어 1인 또는 플레이어와 파티를 맺은 소수의 플레이어들만이 그 던전 공간에 존재하는 분리된 공간의 던전을 말한다.
즉, 아무리 많은 플레이어가 그 던전에 도전한다고 해도 던전 내에서 그들과 마주칠 일이 없었다. 각각 독립된 던전 공간에서 플레이를 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와 대비되는 개념이 바로 개방형 던전이다.
인스턴스 던전과 달리 이곳에 있는 모든 유저가 한 공간을 공유하며 서로 몬스터 경쟁을 하는 던전.
구조 자체가 사건 사고가 많을 수밖에 없는 그런 던전이었다
그리고 카르페 역시 몇 번 개방형 던전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읽힌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이 지옥문 던전은 개방형 던전이라는 거죠?”
-그렇지. 그것도 라세 쪽에서 아주 대놓고 그런 쪽으로 의도한 던전이지
지옥문 던전은 총 10개 층으로 구성된 지하던전이었는데 층마다 등장 몬스터의 레벨이 10씩 증가하는 구조로 되어 있였다.
초입인 지하 1층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레벨은 110레벨대. 그리고 마지막 10층은 200레벨대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식이다.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리 특이한 것도 아니지만 지옥문 던전이 사람들에게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이 던전은 입구가 오직 딱 하나야. 지상의 입구뿐만이 아니라 지하로 내려가서도 다음 층으로 가는 입구도 오직 하나뿐이지. 모든 문제는 거기서 시작이 되는 거야.
“아하.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네요. 입구는 하나뿐인데, 공교롭게도 그 던전에서 나오는 아이템 중에 엄청 희귀한 게 있겠죠?”
-정답. 지하 3층 이상부터 드랍 되는 특수 아이템이 있는데 그 아이템이 유니크 아이템의 제작 재료거든. 그거 외에도 여기에서만 드랍 되는 고급 아이템도 당연히 있고.
“역시나.”
카르페가 전부 파악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한된 입구. 그리고 그 던전 속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고급 아이템들.
이런 구조라면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있었다.
“여기 통제 던전이군요. 하. 오랜만인데 이거.”
과거 카르페는 해변 도시 루아나 인근에서 던전을 통제하는 길드와 싸운 적이 있었다.
당시 바람 세트라는 꽤 가성비 좋은 세트 아이템이 드람 되는 장소였는데.
“DK였나? KD였나? 아무튼 그런 이름의 길드였던 거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그런 사소한 놈들은 굳이 기억할 필요 없지. 그런데 여기는 아니야. 그런 송사리 길드랑은 차원이 다른 쪽이 역여 있거든.
“네? 어디 길드랑 엮여 있는데요?
”
-플루토.
“엥? 진짜요?”
카르페가 깜짝 놀라 천마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플루토는 너무나도 유명한 길드였으니까.
10대 길드. 남미 쪽에서 발호한 10대 길드였던 것이다.
“……10대 길드가 던전 통제 같은 막장 짓을 한다고요? 그것도 대놓고?”
-보통은 미친 짓이긴 하지. 그런데 그놈들은 예외야
라세의 10대 길드쯤 되면, 단순히 게임 내 길드 같은 게 아니다. 하나의 회사이고 기업이다. 유저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감상하며 기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업인 이상, 대중의 이미지는 필수적이다. 당연히 사람들에게 비호감으로 찍힐 만한 짓은 하지 않는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말이다.
-그런데…… 간혹 그런 부류들 있잖냐. 대놓고 개막장 저질 컨셉을 밀고 가면서 즐기는 부류들. 개 민폐 짓 하는 거 자체를 콘텐츠로 삼는 애들.
“아. 알 것 같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지금도 인방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소위 잼민이라 불리는 저연령층을 타깃으로 아주 자극적이고 저질스러운 것들을 재밌다고 주력 방송 컨셉으로 삼는 방송인들이 더러 있었다.
-그런 놈들이 모여서 극대화된 게 플루토라고 생각하면 돼. 정말 충격적이게도 그런 식의 방송도 수요가 있거든.
던전 통제나 PK. 그리고 사람들이 생각만 하고 차마 하지 못하는 비매너 플레이들.
플루토 길드는 그런 것들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 준다. 그런 부분이 대리만족이 되기 때문일까. 플루토 길드는 의외로 충성팬들이 많은 길드였다.
-여기까지 말하면 대충 알아들었지?
“당연하죠. 딱 좋네요”
몬스터가 층별로 레벨에 맞게 나오면서, 드랍템도 좋다.
그리고 통제랍시고 허락되지 않은 플레이어를 무차별로 공격하는 집단이 있는 던전?
바로 카르페가 원하는 그 장소였다.
카르페는 던덤하게 던전 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천마가 앞서 말했듯 유일한 던전 통로였는데 그곳에는 마치 경비병인 것 마냥 몇 명의 유저가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멈추십시오. 이곳은 제한 구역입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선한 인상의 남성이 카르페를 제지했다.
다짜고짜 칼부터 날아올 줄 알았던 카르페로서는 의외인 부분이었기에 일단 입을 열었다.
“어째서?”
“이곳은 저희가 관리 중인 곳입니다. 몬스터가 많아서 아주 위험하죠. 그러니 유저 분들의 안전을 위해서 임의적으로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저쪽은 그냥 들어가는데?”
카르페가 가리킨 곳에는 어떤 유저 무리들이 던전 아래로 내려가고 있었다
카르페의 말에 남성이 씨익 웃었다
“아, 저쪽 분들은 ‘소정의 후원금’을 내신 분들이라서요. 출입 금지 구역이지만 그런 경우에 한해서 잠시 금지가 풀립니다.”
“간단해서 좋네. 돈 내면 된다는 거지?”
“이런. 이해가 빠른 분이라 다행입니다. 만약 이상한 분이라면 피곤해질 번했는데 말이죠.”
“어떻게 피곤해지는데?”
“뭐, 이렇게?”
후웅!
서글서글 웃던 청년이 돌연 카르페를 향해 검을 휘둘러왔다.
그 순간 카르페의 눈앞으로 알림창이 나타났다.
띠링.
[다른 플레이어로부터 선공을 받으셨습니다.] [지금부터 ‘카론’ 길드원과 전투에 돌입합니다.] [선공으로 인한 정당방위 시스템이 성립 중입니다. 카론 길드원을 쓰러뜨릴 시 PK 페널티를 받지 않습니다.]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그런 알림이었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