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70)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70화(570/581)
“이거…… 아이템 맞죠?”
-흐음. 희한한 게 튀어나왔군
두 사람의 표정이 기묘해진 이유는 드랍된 아이템의 형태가 일반적인 아이템과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꾸물꾸물,
검은색의 무언가가 바닥에서 꾸물거리고 있었다. 마치 생명처럼 말이다. 언뜻 보면 검은색 슬라임 같지만 슬라임처럼 젤리 형태가 아니라 검은 안개 같은 느낌이었다.
카르페가 조심스럽게 검은 기운을 집어 들자, 곧 눈앞에 아이템 정보창이 떠올랐다.
띠링.
[니스의 조각] [등급 : 레전더리] [분류 : 재료, 퀘스트 아이템] [이제는 시대를 짐작하기도 어려운 머나먼 옛날. 아크룩스 대륙과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 잠깐 열렸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지옥의 위대한 존재로부터 떨어져 나온 조각입니다. 염소의 형상을 한 악마가 이것에 반응할지도 모릅니다.]“니스의 조각? 하여간 이놈의 게임은 조각이니 파편이 이런 걸 왜 이렇게 종아하는 걸까요?”
-흐음. 니스와 지옥이라. 딱하고 떠오르는 게 없는데. 하지만 염소의 형상을 한 악마라고 하면 떠오르는 게 있지.
“오. 그건 저도 있어요. RPG 좀 했다 하면 모를 수가 없죠 그건.”
염소의 형상을 악마라는 건 그만큼 유명한 존재였다. 세상에 퍼진 유명한 악마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말이다.
“바포메트(Baphomet). 라세에도 있었군요.”
-그렇지. 그리고 멀리 가서 찾을 필요도 없이 바로 근처에 있다.
“잉? 진짜요? 어디에 있는데요?”
-여기 아래에.
천마는 그렇게 말하며 아래를 가리켰다.
-지옥문 던전 최하층 보스가 바포메트야.
“아하.”
카르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맥스인지 맥발롬인지 하는 녀석은 이곳 지옥문 던전에서 이 물건을 입수한 듯싶었다.
“최하층이면…… 200레벨 사냥터죠? 지금 플레이어 수준으로는 갈 수가 없는 곳이네요.”
-뭐, 그렇지. 정말 극소수의 유저가 아니라면 꿈도 못 꾸는 곳이지.
그리고 카르페는 그 극소수의 유저에 해당됐다
‘흐흐. 아주 좋네요. 그냥 킬 수 채울 겸 레벨링 하러 온 곳에서 새로운 걸 찾았네.”
-그런데 이건 아이템 주제에 왜 이렇게 꾸물거리는 거야? 기분 나쁘게.
“음. 자세히 보니까 좀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그 순간이었다. 카르페의 눈앞에 새로운 알림창이 나타났다.
띠링.
[플레이어의 부하 ‘쿠리’가 특정 아이템에 격렬하게 반응합니다.]“어?”
-응?
쿠리의 격렬한 반응이라고?
살짝 당황한 카르페가 서둘러 쿠리를 소환했다. 그러자 룸의 공간을 찟고 쿠리가 뿅 하고 등장했다.
“끄아아앙! 카르페 님 보고 싶었던 거다요! 쿠리는 그동안 잊힌 게 아닌가 너무 불안했던 거다요!”
쿠리가 헤어진 이산가족과 재회한 것마냥 격한 반가움을 표현해 왔다.
“……응? 무슨 소리야? 잊히긴 뭐가 잊혀져? 어제도 룸에서 봤었잖아?”
“물론 그렇지만 그렇지가 않다요! 쿠리는 체감상 3개월 이상의 오랜 시간 뒤에 나온 느낌인 거다요!”
“미안. 솔직히 무슨 느낌인지 모르겠네. 아무튼 하루 동안 잘 지냈어?”
“잘 지낸 거다요! 쿠리의 부하들과 함께 열심히 나쁜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있는 거다요!”
(구) 최최하급 악마이자 (현) 마신의 후예이신 쿠리는 현재 카르페의 룸에서 행복한 인간계 라이프를 보내고 있었다.
쿠리가 최근 가장 흥미 있어 하는 것은 ‘대장 놀이’였는데 바로 룸 속 공간에 있는 다람쥐 부대를 이끌고 룸 광산을 탐험하는 것이었다.
“좋은 광석을 많이 쌓아 둔 거다요. 나중에 꼭 확인해 보는 거다요!”
“그래. 늘 고마워. 쿠리는 착한…… 아니, 최고로 나쁜 악마야.”
“너무 칭찬하면 부끄러운 거다욧! 아, 그나저나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요!”
쿠리는 카르페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바닥에서 꾸물거리고 있는 검은 기운을 향해 다가갔다.
“찾았다요! 카르페 님! 이걸 어디서 발견한 거다요?”
“보물 고블린이 주고 갔어.”
“보물 고블린? 아! 저번에 말해 준 트레저 님 이다요?”
“아니, 그런 진짜 보물 고블린은 아니고 사람인데…… 뭐, 아무튼 크게 중요한 건 아니고 이거 아는 물건이야?”
“아니다요. 모르는 물건이다요. 그런데 너무 익숙한 느낌이 드는 거다요.”
“익숙한 느낌?”
-흐음. 쿠리가 익숙하다는 거 보면 마계와 관련이 있는 모양인데…… 아이템 설명에 나온 지옥이 마계를 의미하는 거였나? 명계를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잘못 짚었군.
아무래도 머나먼 옛날 마계에서 넘어온 물건인 모양이었다.
“니스라는 이름 들어 본 적 있어?”
“으음…… 잘 모르겠다요. 그런데 그것도 매우 익숙한 느낌이 든다요. 아주 친근한…… 쿠리잇?!”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니스의 조각이 쿠리를 향해 엉겨 붙기 시작했다.
“끄아앙! 왜 이러는 거다요! 쿠리는 착한 악마다요. 착한 악마는 맛이 없는 거다요. 먹지 말라요!”
-……얘는 마신의 후예가 됐어도 어째 달라지는 게 없냐.
“끄앙! 카르페 님! 군사님! 도와 달라요!”
하지만 호들갑떠는 쿠리의 걱정과 달리 검은 기운은 그냥 엉겨 붙었을 뿐, 그 이상의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꾸물 꾸물.
“쿠, 쿠리 잡아먹는 거 아니다요?”
“그냥 쿠리가 맘에 든 거 같은데?”
“깜짝 놀란 거다요! 이상한 꾸물이다요.”
쿠리는 검은 기운을 떼어놓으려고 파닥거렸으나 검은 기운은 떨어지지 않았다. 이내 포기한 쿠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쿠리잇…… 이상한 거에 붙잡혀 버렸다요. 그런데 편안한 기분이 든다요.”
-흐음. 뭔가 해가 되는 느낌은 아닌데
‘그러게요. 쿠리에게 반응을 하는 거 보면…… 마신과 관련된 무언가일 가능성이 높을 거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대박이다.
설마 나들이 삼아 방문한 곳에 마신에 관련된 무언가가 있을 줄이야!
-……충분히 가능성은 있지. 이곳 최하층 보스가 바포메트인거 보면 아마 던전 자체가 마계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고.
“형도 확실히는 모르는 거죠?”
-그래. 내가 아는 한은 그래. 애초에 여기 지하 보스가 바포메트인 걸 제외하면 크게 특별하진 않은 곳이니까.
애초에 플루토 길드가 통제 중인 곳이다 보니 천마 역시 지난 회차 중에 깊게 알아보진 않았다. 그냥 두 번 정도 최하층의 보스를 잡은 정도였다. 이곳에서만 드랍되는 아이템들도 평범한 플레이들 기준에서나 귀한 거지 천마에게는 그냥저냥인 물건들이었다.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최하층 바포메트를 목표로 잡고 진행해야겠네요.”
물론, 원래 목적이던 레벨링과 플루토 사냥도 다 챙기면서 말이다.
니스의 조각을 쿠리에게 넘긴 카르페가 나머지 하나의 아이템을 확인했다.
“카. 우리 보물 고블린 제법이네.”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검이다. 바로, 맥스가 장비하고 있던 바로 그 검이었다.
띠링.
[+8 성스러운 천둥검] [등급 : 레전더리] [분류 : 무기] [착용 제한: 레벨 150 이상. 6성 이상 검술 계열 마스터리.] [고대의 신이 벼락으로 벼려낸 한 자루 검입니다. 신성한 벼락 앞에서 악에 깃든 존재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근력 + 10 손재주 + 3 마나 + 7
[추가 옵션 : 적중 시, 높은 확률로 ‘체인 라이트닝’ 발동. 체인 라이트닝의 공격력은 착용자의 마법 공격력에 비례해서 강해집니다.] [추가 옵션 : 적중 시, 높은 확률로 ‘홀리 크로스’ 발동. 홀리 크로스의 공격력은 착용자의 물리 공격력에 비해서 강해집니다.] [추가 옵션 : 사용자의 레벨에 비해서 성장합니다.]보물 고블린…… 아니, 맥스가 드랍한 아이템은 무려 레전더리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대박이네. 템귀라고 듣기는 했는데 설마 레전더리를 들고 있었어?”
-라세도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으니까. 진짜 최상위 유저들 중 몇몇은 레전더리를 들고 있어도 이상하진 않지.
“카. 옵션도 괜찮네요. 이거 저한테 딱인데요?”
물리, 마법 오토 스킬이 내장된 마법검. 물마 양쪽으로 두루 강한 카르페를 위한 맞춤 무기라 해도 믿을 수준이었다.
“아, 이놈 얼른 리젠 얼른 안 되나? 또 잡고 싶은데.”
-……진짜 그놈은 잘못 걸렸네.
천마는 정말로 보물 고블린이 되어 버린 맥스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냈다.
* * *
그리고 맥스가 사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
콰앙!
“x발! 그래서 그 새끼가 도대체 누구냐고!!”
당연하게도 플루토 길드의 수뇌진은 비상이 걸렸다.
맥스가 일방적으로 얻어터지다 로그아웃 당한 사실은 숨기고 싶다고 해서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맥스가 실시간으로 방송을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자기의 앞마당에서 길드의 최고 에이스 중 한 명인 비 오는 날 개 맞듯 처맞고 그대로 로그아웃 당한 것이다.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하지도 못한 채로.
“어떤 놈들의 수작질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개짓거리를 벌일 놈들이 없는데?”
10대 길드인 플루토에게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같은 10대 길드에서나 할수 있는 짓이지만…… 그것도 말이 안 되었다.
10대 길드가 10대 길드 건드려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같이 죽자는 거야?”
플루토 길드의 길드장. 하데스가 이를 빠득 갈았다. 처음 보고를 들었을 땐, 무슨 질 나쁜 농담인 줄 알았다.
기분 좋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에 들려던 차였는데…… 이게 무슨 개 같은 상황이란 말인가.
현재 하데스는 ‘배후령의 봉인’과 관련된 모종의 퀘스트를 진행 중이었기에 발을 밸 수가 없었다. 때문에 화상 회의로 다른 간부진들에게 윽박지르는 게 고작이었다.
“어떤 새낀지 알아내서 철저하게 처리해라. 이건 이득의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의 문제야!”
“저, 길드장님…… 저희 분석팀에서 알아낸 게 있습니다.”
그 말에 하데스가 화를 조금 누그러뜨렸다.
“후. 그래 그래도 밥값은 하는 놈이 있군. 그래서 그놈 정체라도 알아냈나.”
“네. 추측이긴 한데 거의 확실합니다. 맥스 님이 사망할 때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1 : 1로는 군터가 와도 어느 정도 승부가 된다는 맥스이다.
그런 맥스가 족도 못 쓰고 당했다. 그것도 로브에 쓴 묵빛의 건틀릿을 낀 무투가 직업에게!
“……해서 저희 분석팀은 그 정도의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무투가는 딱 한 명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
어째서일까. 분석팀의 말에 급격한 불안감이 엄습하는 건.
하데스는 애써 기분을 부정하며 입을 열었다. 어전지 목소리가 떨려 왔다.
“……그래서 누군데?”
“천마……일 것입니다. 아주 높은 확률로요.”
“이런 x발……”
그 새끼가 도대체 왜!!! 우리랑 아무런 은원관계도 없을 텐데!
“어떤 새끼야! 어떤 미친 새끼가 천마에게 시비를 걸었어! 천마랑은 최대한 얽히지 말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잖아!”
“그,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
털썩.
하데스는 그만 눈앞이 아득해지고 말았다.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