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Star Player's Lucky Draw RAW novel - Chapter (581)
뽑기로 강해진 10성급 플레이어-581화(581/581)
<그, 그건! 메에-!>
카르페가 아이템 정보를 확인하기도 전에 바포메트가 격렬하게 반응했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 검붉은 색의 결정.
카르페가 결정을 집어 들자 눈앞으로 아이템 정보가 떠올랐다.
띠링.
[융합된 불완전한 지옥 불화산의 정수] [등급 : 에픽 +] [분류 : 소모품, 마법 소재] [사용 제한 : 야수 형 개체, 화염 적성] [아크룩스 대륙과는 또 다른 세계인 마계에는 혹독한 환경의 대화산이 존재합니다. 그곳 화산의 어떤 심처에는 화산의 기운이 고이는 특이한 장소가 있습니다. 극도로 밀집된 화산의 기운은 물질화를 이루게 되고, 그렇게 자그마한 결정으로 탈바꿈합니다.] [불화산의 정수는 지옥불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해당 결정은 특정 개체에게 일부 소화되어 특이한 형태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그 효과가 크게 감소된 상태입니다.] [켈베로스의 내단과 융합되어 영약화 되었습니다.] [복용 시, 높은 확률로 8성 이상의 화염 스킬을 획득합니다. 잠재력에 따라 추가 스킬 획득이 가능합니다.] [복용 시, 일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12시간 이내로 섭취하지 않을 시, 효과가 절반으로 감소합니다.]“……엥?”
무려 에픽 + 등급의 영약!
평소라면 동서남북으로 울부짖었어야 할 일이지만, 카르페의 표정은 뭔가 미묘했다.
“……사용 제한이 야수 형 개체라고? 어째서?!”
-흐음. 아이템 설명 읽어 보면 켈베로스가 반쯤 소화해서 변질된 모양인데. 그 탓인가? 아니면, 놈의 내단과 융합돼서?
“이럴 순 없어어어-!”
카르페의 절규가 구슬프게 울려 퍼졌다.
카르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정수를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다시 한번 눈앞에 알림이 나타났다.
[복용 제한으로 인해 섭취할 수 없습니다.]카르페가 무시하고 입 안에 영약을 던져 넣었으나, 무엇인가에 막힌 듯이 튕겨 나왔다.
[복용 제한으로 인해 섭취할 수 없습니다.]“끄아악! 어째서! 왜! 내가 입에 넣겠다는 니가 뭔데 막아! 니가 뭔데!”
[복용 제한으로 인해 섭취할 수 없습니다.]“해금! 해금! 해금!!! 해금 이 새끼야 일 좀 해! 왜 이럴 때만 잠잠해!”
-스킬한테 말 걸지 마. 미친놈아.
“흑흑. 왜 영약을 줘도 먹지를 못하니.”
마치 나라를 잃은 충신처럼 슬퍼하는 카르페 곁으로 바포메트가 슥 하고 다가왔다.
<메에. 만약 먹을 수 있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낫다. 인간.>
“응? 어째서?”
<지옥불의 정수는 복용자의 신체를 변모시킨다. 만약, 네놈이 적성이 잘 맞는다 쳐도 네 몸은 양기에 특화된 몸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럼 좋은 거 아냐? 화염 계열 스킬들 데미지가 전부 올라갈 것 아냐.”
<그렇겠지. 하지만 반대로 음기와 관련된 모든 스킬이 봉인될 것이다.>
“……어? 진짜로?”
<틀림없다. 메에-! 운이 좋아 봉인을 피하더라도 대폭 약화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건 곤란했다. 당장 카르페의 밥줄 주력기인 영구동토가 날아가 버린다는 소리가 아닌가.
<메에. 인간 냄새가 나는군. 얄팍한 얼음의 존재와 계약을 맺었구나. 그렇다면 그 계약마저 끊어질 터. 어지간한 얼음의 존재는 지옥불에 다가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얼음의 정령왕 쯤 된다면 또 모를까.>
“이런.”
-흠. 아이템 설명에 나와 있던 일부 부작용이란 게 이걸 말하는 거였나. 그건 곤란하지.
“그러게요.”
서리와의 계약 해지. 그건 영구동토를 잃는 것보다도 더 뼈아픈 손실이다. 카르페의 최종오의인 듀얼 합일이 봉인된다는 소리였으니까.
“으음……그럼 이걸 어쩌지. 마법 소재니까 재료로 써 먹어야 하나?”
<메에! 말도 안 되는 소리! 그 귀한 것을 어찌 그런 식으로 허비하려고 하느냐!>
“아니, 그럼 어떻게 해? 내가 먹을 수도 없는데?”
<메에에-! 먹을 수 있는 존재에게 먹이면 되지! 바로 눈앞에 있지 않느냐!>
“……응?”
<메에. 메에.>
바포메트가 염소 주제에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너한테 달라고?”
<……달리 누가 있는가. 화염 적성이 있으면서 동시에 야수인 존재! 바로 이 바포메트 님이지 않은가!>
“맞긴 한데…….”
카르페의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도대체 뭐가 이쁘다고?!
<메에에. 시간이 지나면 양기만 세어나갈 뿐이다. 그럴 바엔 나에게 넘기는 게 낫지 않겠느냐. 그리한다면 순식간에 힘을 되찾고 충실하게 쿠리 님을 섬기겠지.>
“그럴 바엔 차라리 쿠리에게 먹이는 게 낫지 않을까?”
“쿠리잇? 쿠리가 먹을 수 있는 거다요? 쿠리에게는 화염에 관한 적성이 없는 거다요? 게다가 쿠리는 야수도 아니다요?”
“그래도 명색이 마신의 후예잖아. 그런 자잘한 조건 따위는 무시할 수 있지 않을까? 말 나온 김에 한번 시험해 보지. 뭐.”
카르페가 쿠리에게로 정수를 내밀었으나.
[조건을 만족하지 못해 복용할 수 없습니다.]“끄아앙! 뜨겁다요! 뜨겁다요! 그런 걸 삼켰다가는 쿠리가 홀랑 타버리고 말 것이다요!”
“……마신이란 거 의외로 약하구나. 아니, 잠깐만?”
화염 적성과 야수형? 카르페의 머리에 한 명의 후보가 스쳐 지나갔다.
“세실리아!”
“아으으. 힘들다. 응? 마스터 왜?”
“이리 잠깐만 와 봐. 혹시 이거 먹을 수 있겠어?”
적마의 세실리아.
겉보기에는 인간과 다를 바가 없지만, 세실리아는 순수한 인간이 아니다. 반인반용의 용인이었다.
“……용은 어찌 보면 야수로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 화염 적성이야 말할 것도 없고.”
“용이라니! 실례네! 흐응. 아무튼 이걸 먹을 수 있냐는 거지?”
세실리아는 카르페가 내민 정수를 이리저리 만져 보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응. 이거 먹을 수 있을 거 같아. 엄청 좋은데?”
“어, 진짜?! 그럼 세실리아가…….”
“그런데 온전히 소화하기는 조금 힘들 것 같아. 마스터. 아까 그 커다란 멍멍이의 영향을 너무 받아 버렸어.”
드렛슈나 엘리스 정도는 아니지만, 세실리아 또한 고대로부터 살아온 위대한 마법사 중 한 명이다. 평소 가볍고 태평한 태도 때문에 잊기 쉽지만 그녀가 쌓은 마법적 지식은 상당한 수준!
세실리아는 정수와 자신과의 상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야수의 몸에 맞게 변해 버렸네. 내가 억지로 섭취할 순 있지만, 그래서는 효과가 원래의 절반. 아니, 어쩌면 그 이하 정도일 거야. 그래서는 조금 아깝지 않을까?”
“끄응…….”
효과가 떨어지더라도 세실리아에게 먹일 것인가. 그게 아니면 온전한 효과를 위해 재수 없는 염소에게 먹일 것인가.
동일하게 적용됐다면 고민도 하지 않을 일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메에-! 좋다. 인간. 정수를 넘겨준다면, 내가 그동안 모아 왔던 재보들을 너에게 넘겨주마!>
“그건 이미 마르바스가 다 털어 간 거 아냐?”
<그, 그건 확인하기 전까지 모르는 것이다!>
-……확인하기 전까지 모르는 걸 왜 교환조건으로 거는데?
그렇게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을 때, 카르페의 그림자 속에서 묵향이 쑥 고개를 내밀었다.
“뀨웃?”
그리고는 카르페 밑으로 쪼르르 달려와서 지옥불의 정수를 향해 코를 킁킁거렸다.
“뀨웃! 뀨우우웃!”
“……응?”
-어? 먹고 싶다는 거 같은데?
천마의 말에 묵향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네. 왜 향이를 바로 못 떠올렸지.”
신화 급 존재인 태초의 타미아스. 묵향.
8가지 원소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마법 다람쥐. 당연히 그 8가지 속성 중에는 ‘화염’ 속성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람쥐는 야수형이다!
“먹을 수 있겠어! 막 좋은 냄새가 나?”
“뀨웃!”
“좋아! 먹어!”
<아, 안 돼! 메에-!>
바포메트가 울어대거나 말거나 묵향은 자그마한 앞발로 정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조금의 고민도 없이 입에 털어 넣고 말았다.
“뀨웃?!”
묵향의 볼이 빵빵해지면서 두 눈동자가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뀨우우우우웃!”
뜨거워서 놀란 것이 아닌 너무 맛있어서 소리를 지른 묵향이 그대로 정수를 삼켜 버렸고.
파앗!
“우왓!”
이내 묵향의 몸에서 붉은빛과 함께 열기가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
잠깐의 시간이 지나자, 열기와 빛이 사라졌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묵향의 모습이 바뀐 것은 없었다.
하지만.
띠링.
[태초의 타미아스 묵향이 ‘융합된 불완전한 지옥 불화산의 정수’를 흡수합니다.] [매우 높은 적성으로 정수를 완벽하게 소화합니다!] [권속 묵향 속에 잠들어 있던 태초의 힘이 변모된 정수의 힘을 온전하게 끌어냅니다.] [권속 묵향의 전 스테이터스가 영구적으로 + 10 증가합니다. 마력 스테이터스가 추가로 + 10 증가합니다.] [축하합니다! 권속 묵향이 9성 스킬 ‘ 염신지체 (炎身之體) ’를 획득합니다.] [놀라운 잠재력으로 권속 묵향이 추가로 스킬을 획득합니다.] [축하합니다! 권속 묵향이 9성 스킬 ‘지옥불 – 게헨나’를 획득합니다.]“……어?”
-미친?
“뀨우우웃! 뀨웃?!”
신난 묵향이 길게 울음을 터뜨리자 입에서 화염이 솟아났다. 그 광경에 묵향 스스로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다.
<메에……이, 이렇게 부러울 수가…….>
“으으. 이렇게 부러울 수가…….”
-넌 왜 부러워해! 미친놈아!
* * *
켈베로스가 남긴 것은 지옥불의 정수만이 아니었다.
레전더리 등급 소재인 ‘불화산 켈베로스의 가죽’ 또한 얻을 수 있었고, ‘삼두견의 송곳니’라는 이름의 레전더리 + 등급의 창도 얻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은 카르페는 합일 페널티가 끝날 때까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메에에. 여기다.>
“와, 이런 곳에 동굴이 있네.”
<메에! 흥!>
그렇게 반쯤 삐친 바포메트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곳.
불화산 으슥한 곳에 숨겨진 곳에 있는 동굴 앞에 도착했다. 어찌나 교묘하게 숨겨져 있었는지, 바포메트의 안내가 없었다면 찾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곳에 마신 니스가 남긴 유산이 있다고?”
<니스가 아니라 니스 님이다! 흥! 그렇다. 메에. 마르바스가 이곳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말이지.>
“후우. 그러길 바라야겠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카르페 일행이 동굴 안으로 발걸음을 한 걸음 내딛는 순간, 그 기대는 무참히 박살 나고 말았다.
띠링.
[‘????’의 실험장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머나먼 옛날, 한 고대 악마가 무언가를 지키던 장소입니다. 하지만, 그 악마가 어떤 이유로 실종된 후, ‘????’가 새롭게 동굴을 차지해 수많은 실험을 자행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실험장의 주인은 결코 침입자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메에. 기어코 놈이!>
“뭐, 그래. 이럴 거라고 예상은 했지. 후. 가 보자고.”
카르페가 숨을 가다듬은 후, 던전 안으로 입장했다.